히딩크 잇따른 살해위협…감독직 사임고려

임정익200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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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잇따른 살해위협…감독직 사임고려

“나는 살 수 없다.”

한국의 월드컵 4강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PSV 아인트호벤 감독(56)이 라이벌팀의 극성 팬들로부터 거듭되는 살해위협을 받고 감독직 사임을 고려하고 있다고 10일(한국시간) 스페인 스포츠 일간지 AS가 보도해 비상한 관심을 낳고 있다.

11일 예정된 라스팔마스와의 친선경기를 위해 스페인을 방문 중인 히딩크 감독은 9일 그란 카나리아에서 스페인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나를 직접 겨냥한 암살위협이 매우 심각하다. 나는 이런 상황에서 살 수가 없다”고 밝혔다.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의 라이벌팀 지지자들이 총알이 든 우편물을 보내는 등 한동안 뜸했던 살해 협박이 다시 시작됐다고 전하며 이 같은 심경을 피력했다고 AFP통신도 전했다. 네덜란드로 돌아가 팀을 맡은 지난 8월 시즌 직전 처음 살해협박 편지를 받아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처럼 사임의사를 공식석상에서 내비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자신이 90년대 초반 스페인에서 감독생활을 할 때도 이처럼 섬뜩한 협박은 없었다고 전하며 고국에서의 감독직 수행이 심각한 수준으로 위협받고 있는 상황임을 전했다.

두 개의 총알이 든 문제의 우편물에는 “(월드컵 4강성적을 낸) 한국에서처럼 PSV에서도 성공하거나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성적을 낸다면 당신을 총알 한 방에 날려버리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히딩크 감독은 말했다. 네덜란드 경찰은 PSV 아인트호벤 라이벌 팀의 일부 극성팬이 히딩크 감독에게 협박편지를 보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수사에는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PSV는 현재 네덜란드 1부리그에서 6승1무로 시즌 개막 이후 무패가도를 달리며 선두에 나서 있으며 챔피언스리그 본선리그 A조에선 1무2패로 4위에 처져 있다.

히딩크 감독은 그동안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시절 협박을 받았던 적이 한번 있었고 이 협박 때문에 해외진출을 고려하게 됐다. 협박은 스페인이나 터키처럼 축구열기가 뜨거운 곳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다. 그러나 한번도 공포를 불러일으킨 적은 없다”면서 “분노와 실망에 동시에 휩싸였다”고 말해 왔다.

 

스포츠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