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영화속 특수부대

김지영200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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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람보','더 록','델타포스','네이비 씰'….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세월따라 노래따라' 제작된 헐리웃의 대표적인 액션영화들.
델타포스그것도 맞지만 정확한 답은 바로 특수부대나 그 부대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라는 점입니다. 까까머리 중학교시절 울룩불룩 근육질의 몸에 M60기관총의 실탄을 둘둘 말고 적진 깊숙이 들어가 1당 100으로(실제로 1당 1000이상 될 겁니다) 싸우던 '람보'를 보고 감탄하던 때가 있었죠.

돌이켜보면 '미국=초강국', '미국특수부대=선(善)'이라는 공식과 황당한 전투장면에 쓴 웃음이 나오지만 당시만 해도 미국과 구 소련의 냉전이 한창이던 만큼 이런 류의 영화는 '악의 축'인 구 소련과 '팍스 아메리카'를 세계적으로 전파하는 광고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70년대 '록키'로 무명의 설움을 청산한 실베스타 스탤론은 '람보'로 또 한번 헐리웃 스타로 등극하게 됐죠. 어찌보면 헐리웃 스타 중 냉전의 가장 큰 혜택을 본 배우가 바로 그가 아닐까요.

이번엔 헐리웃 영화속에 등장하는 특수부대의 얘기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영화속의 특수부대=유사시 적진에 홀홀단신으로 침투해 각종 첨단무기와 장비로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하는 특수부대원들의 활약상은 오래전부터 헐리웃의 단골소재였죠. 1982년 제작된 '람보'(원제:RAMBO-FIRST BLOOD, 감독:테드 코체프, 주연:실베스터 스탤론, 리처드 크렌나)는 1편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후 90년대까지 모두 4편이 줄줄이 제작됐습니다. (갈수록 식상한 줄거리에 시들해지긴 했지만…). 미 특수부대인 '그린베레' 대원으로 월남전에 참전한 주인공 존 람보는 귀국후 전우를 찾아 록키산맥의 한 마을을 찾죠. 그러나 그의 남루한 행색에 마을 보안관이 말썽을 일으킬까봐 누명을 씌워 감옥에 가두면서 일은 커집니다. 과거 월남전의 악몽이 떠오르면서 람보는 경찰서를 때려부수고 탈출해 총격전을 벌이죠.

급기야 모든 도로가 차단되고 매스컴은 연일 이 사건을 대서특필하고 주 경비군까지 동원하는 등 야단법석이 나고(앗싸!)…. 그러나 람보는 '불굴의 의지'로 수많은 병력에 맞서 천부적인 게릴라전을 펼칩니다. 결국 옛 상관의 설득으로 항복하면서 람보는 베트남전 이후 '찬밥신세'였던 미국 참전군인들의 설움과 불만을 터뜨리죠. "우리는 명령대로 가서 싸우다 죽거나 다쳐서 조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조국은 우리를 외면햇다."

그린베레
'그린베레'(Green Berret)의 정식명칭은 '미 육군 특수부대'(Us Army Special Forces)입니다. 2차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7월 미국과 캐나다군의 혼성부대로 출발한 '제1특수임무전대'가 전신으로 알려져있는데 당시 주로 독일군의 후방을 교란하는 특수작전이 주 임무였죠. 이후 종전과 함께 해채됐던 이 부대는 그 뒤 한국전쟁을 계기로 '제10특수전 그룹'이 창설되면서 미 육군 특수부대가 부활했고 이후 1특전단, 7특전단 등이 잇달아 창설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미 육군 특수부대가 그린베레로 불리게 된 계기는 1961년 케네디 대통령이 당시까지 공식 착용이 금지됐있던 '녹색 베레모'의 외부 공개를 허용하면서 부터입니다.

특히 케네디 대통령은 "특수부대야말로 미국 이익의 보호에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등 미국 특수부대의 기틀을 잡는데 크게 기여했죠. 실제로 그린베레의 본산인 포트브랙에 있는 특수전 훈련 및 연구센터는 '존 F 케네디 센터'로 불립니다.

월남전 중 그린베레는 베트콩 소탕작전의 자문, 베트공을 견제하기 위한 산악부족의 특수부대 양성, 적의 정보수집 등을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영화속의 그린베레는 '엄청' 잘 싸우는 부대로 묘사됐지만 실제 임무는 좀 다릅니다. 정보 수집, 미국의 이익에 맞는 외국게릴라 조직, 미국 우방국의 특수부대 훈련 등에 더 치중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의 테러와의 전쟁을 치른 아프카니스탄에도 많은 그린베레 대원들이 이런 임무를 띠고 파견됐죠. 이들은 당시 아프칸을 다스리던 탈레반정권에 반대하는 북부동맹을 비롯한 부족들을 포섭한 뒤 이들을 훈련시켜 탈레반과 싸우도록 했습니다.

한 마디로 그린베레의 역할은 '군사외교관, 특수부대 및 게릴라 훈련교관, 미국의 눈과 귀'로 불릴만큼 종합적이고 다양하죠. 이를 반영하듯 그린베레의 훈련에는 해외에서의 완벽한 현지적응을 위한 외국어와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을 위한 고도의 의료기술이 포함돼있습니다.

현재 그린베레는 제1,3,5,7,10 특전단이 현역으로, 19,20특전단이 주방위군 편제의 예비역으로 구성돼있고 이 중 1특전단은 아시아, 태평양 담당, 3특전단은 아프리카, 5특전단은 중동, 7특전단이 중남미, 10특전단이 유럽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아프칸전에는 5특전단이 대거 참전했죠. 우리나라에는 1특전단 소속의 대원들이 다수 파견돼 활동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네이비
90년 제작된 '네이비 씰'(원제:NAVY SEALS, 감독:루이스 티그, 주연:찰리 쉰)이란 영화 기억나세요. 프란시스 포드 코플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1979)에 출연했던 아버지(마틴 쉰)를 이어 올리버 스톤 감독의 플래툰(1986)에 출연했던 찰리 쉰. 영화관에서 플래툰을 봤을땐의 감동이아직도 생생합니다. 특히 웅장하고 비장한 음악은 지금 들어도 가슴에 와 닿더군요. 사실 이 때만해도 '부전자전'에 꼭 맞게 찰리 쉰은 나름대로 연기력을 인정받아 촉망받는 배우로 평가됐습니다. 이후 마약에 깊이 빠지면서 '못말리는 람보' 등 B급 패러디영화나 액션영화로 전락해 안타까왔습니다.

네이비씰은 현존하는 특수부대 중 가장 인지도가 높고 실력도 최고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1962년에 창설된 이 부대는 주로 적의 항구나 해안에 은밀히 침투, 상륙작전에 장애물이나 적함. 기뢰 등을 폭파하는 UDT(수중폭파대)의 임무에 공수낙하와 적후방교란, 게릴라전 등 특수전 임무를 결합했죠. 네이비 씰이 창설된데는 역시 해군 출신으로 특수전을 강조했던 케네디 대통령의 역할이 컸습니다. '씰'이란 '바다표범'이란 뜻 이외에 'SEa, Air, Land'의 약자로 하늘과 바다, 땅 등 어디서든 임무수행이 가능한 '전천후 특수부대'라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그린베레는 게릴라 훈련, 정보수집 등이 임무지만 네이비씰은 '직접 싸우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실제로 베트남전 당시 씰 제1팀은 메콩강 하구와 늪지대 등의 지형을 철저히 파악한 뒤 베트콩 게릴라들의 출몰지역에 매복해있다 기습하는 방식으로 큰 전과를 올렸죠. 또 80년대 이후 그라나다와 파나마 침공, 걸프전에 이르기까지 주요작전에 모두 참가해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세계 최정예 특수부대인만큼 그 훈련과정도 인간의 한계를 넘을 만큼 혹독하기로 유명하죠. 7주간의 훈련중 대부분이 탈락하고 선발이후에도 2년간의 훈련과정에서 60%가 탈락합니다. 특히 7주간의 훈련중 '지옥주'라고 불리는 6일간 훈련생들은 수십kg짜리 보트를 메고 다녀야 하고 항상 체력한계를 시험하는 가혹한 기합과 훈련을 받습니다.

현재 2000여명인 네이비씰은 크게 제1해군 특수전단 산하의 1,3,5팀(아시아 태평양 지역 담당)과 제2해군 특수전단 산하의 2(중동,아프리카,유럽담당),4(남미 중심의 대서양 남부담당),8팀(카리브해와 지중해 일대 담당) 등 두 부류로 나뉩니다.

그리고 '데브그루'(DEVGRU:Development Group)로 불리는 별도의 팀이 있는데 이 팀은 원래 6팀으로 80년대 맹활약을 펼쳤지만 이후 너무 과격한 훈련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해체된 뒤 재편성됐습니다. 또 다른 미국의 특수부대인 '델타포스'와 함께 강력한 대테러 전투력을 가진 이 팀은 다른 팀에 비해 그 훈련과 역할이 극히 비밀에 붙여져있습니다.

96년 '더 록'(감독:마이클 베이, 주연:숀 코너리, 니콜라스 케이지)에서 숀 코너리는 영국군의 특수부대인 SAS요원으로 알카트라스 감옥에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다 화학무기로 인질극을 벌이는 해군장교 에드 헤리스와 맞서죠.(사실 전 에드 헤리스의 고뇌에 찬 연기가 더 좋았습니다)
헐리우드 영화속 특수부대
영국 육군의 SAS(Special Air service)는 현존하는 특수부대의 '원조'로 불립니다. 대부분의 특수부대들은 SAS를 참고했을 정도니까요. 2차대전때 창설된 SAS는 주로 사하라사막과 유럽에서 독일군과 맞서 큰 전과를 올렸죠. 그러나 종전후 '특수부대'를 싫어한 보수적인 군 수뇌부의 결정으로 해체된 뒤 1947년 소련의 위협에 대비해 재창설됐지만 그 역량과 수준은 한참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1948년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말레이시아에서 공산게릴라들이 극성을 부리자 이를 진압하기 위해 영국군은 과거 SAS의 전통을 잇는 부대를 만들어 대항,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SAS의 진가를 확인한 영국군은 정식으로 '제22 SAS연대'라는 이름으로 부대를 창설했는데 이후 이 부대는 영국이 개입된 각종 국제분쟁의 '해결사'로 활약했습니다.

또 1969년부터 북아일랜드의 테러와 종교분쟁의 현장에서 성공적인 대테러작전과 치안유지를 통해 명성과 노하우를 쌓았구요.

SAS는 대테러와 게릴라전 뿐만 아니라 유사시 적 후방에 침투, 파괴공작과 게릴라 훈련 등 전술 전략적으로 모든 작전을 수행합니다. 일례로 걸프전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부대가 SAS였고 9·11테러 이틀 뒤에도 SAS는 다른 어떤 나라 부대보다 아프카니스탄에 도착해 현지 정보수집과 특수작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SAS는 21,22,23 SAS 연대로 구성돼있는데 이중 21과 23연대는 예비군 개념이고 실제 22연대가 핵심 그룹입니다. 22연대는 또 수상,산악,공수,차량작전 등 4개팀으로 나눠지며 이들은 순환배치를 통해 어떤 임무도 수행할 수 있도록 각종 군사기술을 습득하죠.

SAS가 되려면 총 3단계의 훈련을 거쳐야 하는데 1단계는 3주간 수십kg짜리 배낭을 메고 20시간내 60km를 주파해야 합니다. 여기서 60∼70%가 탈락한다는군요.

2단계는 '정글코스'로 풍토병과 울창한 밀림속에서 매일 억수같은 비를 맞으며 훈련이 진행되는데 여기서 다시 절반이상이 탈락합니다. 이후 3단계는 '탈출 및 은신코스'로 극한 상황에서 적의 추격을 따돌리는 방법과 포로가 됐을 때 적의 고문을 견디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군요.

86년에 만들어진 영화 '델타포스'(원제:the delta force, 감독:메나헴 골란, 주연:척 노리스, 리 마빈)는 미국 민항기를 납치한 아랍계 테러리스트에 맞선 미국 특수부대 델타포스의 활약을 그리고 있습니다. 1977년 미 육군의 대표적인 대테러부대로 창설된 '델타포스'의 본명은 '1st SFOD(special forces operational detachment)입니다. 이 부대의 주임무는 해외에서 미국에 대한 테러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는 것이죠. 현재 소속은 미국 통합특수전사령부(USSOCOM)에서 여러 특수부대와 함께 배속돼있습니다. 이 부대가 창설된 것은 1960년대 한 그린베레 장교가 영국의 SAS를 본 뒤 상부에 건의한 것이 계기가 됐답니다. 때문에 영국의 SAS는 델타포스의 원조격이죠. 현재 대원수는 800명이고 창설 당시 군 교도소 건물을 개조해 사령부로 쓰다 최근에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특수부대로선 세계 최고 수준의 훈련시설과 사령부를 보유중이라고 하네요.

그러나 델타포스는 80년 이란인질구출 작전에 실패, 한동안 '2류 딱지'를 붙이고 다녀야 했습니다.당시 이로 인해 지미카터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했죠. 그러나 이후 각종 인질구출작전에 성공하고 최근 아프칸전쟁에도 투입돼 큰 활약을 벌였습니다.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