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를 돕기위해 말씀드리자면,저희부대는 하루에 3~4번 많게는 4~6번 정도 초소경비를 나가게 되지요.. 한번 초소경비를 서게되면 2시간을 서있게 되는데..교대를 하기위한 시간까지 합치면,3시간정도를 소비하게 되는겁니다..야간 근무를 2번을 서게 될 수 도 있는데 그때는 잠을 거의 못자게 되는거죠.. 그래서 였을까요? 항상 비몽사몽간에 경계근무를 서고, 피곤한 상태여서인지.. 유난히 귀신을 본 부대원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이등병때..말년병장이 제게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이 부대가 어떤 부댄지 니 아나? 여가 바로 내다리내놔~ 카던 그 전설의 부대아이가~" 어릴적 이불 뒤집어 쓰고 보던 그 전설의고향..부모님 약을 구하기위해 무덤을 파고 시체의 다리를 잘라 귀신에게 쫒겼다던 그 전설... "풋~" 순간 속으로 싱거운 웃음이 났습니다. 신병을 놀리는 고참들 얘기를 많이 접했던 저로서는 수준낮은 농담이라 여기고 고참이 그저 실없이 보이기만 했습니다.. 태어나서 한번도 귀신의 그림자도 못봤던 저로서는, 귀신을 본다는건 그저 몸이 허약한 사람들이 헛것을 보는 것쯤으로 치부해 버렸던 터라 실제로 귀신을 많이 보았다는 선임병들의 얘기가 그다지 신빙성있게 들릴리가 없었지요,..
그러던 어느날.. 신병이라 경계근무가 잡혀있지 않았던 저는 10시 취침이후 깊은 잠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웅성웅성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여려명의 비명소리가 한순간에 들려왔습니다. 엉겹결에 내무반원들을 따라 소리가 난 옆 내무반으로 가보니 하얗게 질려있는 병사 4~5명이 천장을 가리키고 있고,나머지 대원들도 비명소리에 대부분 깨어 있는 상태였습니다..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은..도대체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묻기 바쁘고,비명을 질렀던 4~5명은 서로 "너..도...봤..지...?"라는 말만 계속하고 있었습니다..이상한 낌새를 차린 소대장이 달려왔고 집단 원산폭격으로 상황은 종료되었습니다. 그리고,다음날이 되서야 전날의 일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제대를 일주일 남긴 병장이 신병들 몇명을 모아놓고 내무반불을 모두 끈 상태에서'분신사바'를 했던 것이죠. 이런저런 얘기들을 묻던도중 뭔가 이상한 기분에 천장을 올려다보니 흰옷을 걸친 40대쯤의 창백한 남자가 자기들을 내려다 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한사람도 아닌 4~5명의 병사가 동시에 봤다면 과연 헛것을 본것인지..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만,점점 알수없는 긴장감이 다가오고.. 그렇게 저의 이등병생활이 끝나갈 때쯤..그 실체를 제가 직접 보게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순찰을 나가던 어느날이었습니다. 순찰은 고정근무와는 다르게 우리 관할구역의 초소들을 산의 능선을 타고 하나씩 돌며 순찰일지에 이상유무를 싸인을 하고 돌아오는 식입니다.
새벽 2시.. 군용우비를 입을 만한 비는 아니고,부슬부슬 비가 내리던 그날..저는 김상병과 함께 작은 랜턴하나에 의지하며 첫번째 초소를 지나고 있었습니다.첫번째 초소에서 우리는 잠시 비를 피해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김상병은 그날따라 유난히 친절하게 대해주었고,제게 담배를 건네며 "막내야..담배피우고...내가 ,,좀..피곤한데..혼자 한바퀴 금방 돌고..여기로 다시 오면 안될까?.. 알겠지? " 그 당시엔 고참의 부탁이란 없을 때였습니다.말투는 부탁처럼 들렸으나 그건 곧 명령이었죠.. 귀신을 그동안 접해보진 못했지만,초소를 나서는 순간 두려움이 물밀듯이 밀려왔습니다. 달빛조차 없는 새벽.. 6.25.당시 치열한 접전이 있었던 곳이라 곳곳에는 무덤들이 즐비하고,가장 두려웠던 것은 끊임없이 들어왔던 폐쇄된 402초소가 순찰구역내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 . . . 한때는 경계근무를 서던 초소였던 402초소...장병들의 잦은 귀신목격과 내무반에서 다소 먼 거리로 인해 폐쇄된 그 곳은 유독 장대같은 풀이 사람키를 넘게 자라있었습니다..제초작업을 해도 어김없이 풀이 초소를 뒤덮어 순찰일지에 사인을 하기 위해서는 입구를 가로막은 풀들을 헤치고 초소안으로 들어가야만 하는 상황이었죠.. 보슬비에 달빛도 없는 새벽..꺼질듯 말듯 굵은 볼펜 크기의 작은 손전등 하나에 의지한채..저는 김상병을 원망하며 산등성이를 따라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습니다..김상병이 쉬고있는 초소가 점점 멀어져 갈수록..402초소는 점점 가까워오고 있었고..평소 귀신이라고는 가위에도 눌려본 적이 없는터라 저는 애써 불안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습니다.. "그래..귀신이 어딨겠어..기가 허한 사람들이나 보는거지..." 그러나 걸음을 더할수록...402초소가 다가올수록...불안감은 더해만 갔습니다..노래를 불러 볼까했으나 아무도 없는 산속에 내 목소리가 울리는것이 더 무서웠고,..눈 찔끈감고 재빨리 뛰어도 볼까 했으나 그 소리에 산짐승들이라도 튀어나올까 두려워 그 또한 자신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가운데 저는 어느덧 능선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대공초소에 도달했습니다...그곳은 산정상의 평지처럼 이루어진 곳으로 멀리 시내의 불빛들과 부대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었습니다..그리고...402초소를 가기 바로 전 초소이기도 했구요... 저는 띄엄띄엄 보이는 마을의 불빛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휴....이제 초소 두개만 돌면 된다...." 대공초소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50~70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402초소와 다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거친 뒤 평지에서 만나게 되는 401초소를 거치면 전 군용차가 다니는 전용도로를 따라 김상병이 쉬고있는 초소까지 한걸음에 뛰어가리라 마음을 먹고... 그 내리막길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대공초소와는 달리 주위에 칠흑같은 어둠과 수풀로 둘러쌓인 초소로 내려가는 길은 생각보다 오래걸리지 않았습니다..
드디어...402초소 앞에 도달한 순간...미리 꺼내놓은 볼펜을 입에물고 한손으로는 손전등을..다른손으로는 풀을 헤치고 초소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후다닥~~"
하는 소리에 전 그만 입에 물고있던 볼펜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제 인기척에 놀란 고라니가 산 밑으로 뛰어내려가는 소리였습니다...
그때의 기분이란 정말...말로 표현하기 힘든 공포스러운 심정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 물체가 고라니었다는 것에 대한 안도와 또 다른 한편으로는 빨리 이곳을 벗어나려는 심정이 교차하는 상황이었죠.. 전 입구에 떨어뜨린 볼펜을 줍기위해 허리를 숙였습니다...
그때....
저는 왼쪽에서 저를 바라보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걸어내려온 길편에서 내쪽을 바라보고 있는 그 무언가를... 다리가 마비되고,등골이 오싹해지는 상황에서... 전 그 물체를 향해 왼쪽으로 고개를 돌릴수가 없었습니다...어렴풋이 흰색옷을 입은 것으로 판단되었으며 느낌으로 보아 김상병이 저를 따라온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미치자...저는 정면만을 응시한채 서둘러 초소안으로 들어가 떨리는 손으로 순찰일지를 찾았습니다... 초소는 사각형으로 이루어져 입구를 제외하고 3개의 작은창이 나 있었습니다...그 중 순찰일지는 왼쪽창과 전방에 있는창 사이에 꽂혀있었습니다.. 저는 순찰일지에 서둘러 사인을 마친 뒤...수풀에 살짝 가려져있는 왼쪽창으로 살며시 시선을 돌렸습니다... 다행히 그곳에는 흰색물체도 그 어떤 것도 있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무조건 뛰어나가는 일밖에 없다는 판단에 몸을 돌리는 순간....
전.......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고 말았습니다...
눈을 떠보니 김상병과 일직하사,그리고 분대장과 내무반원들 몇명이 제 앞에 있더군요... 그 순간..전 제가 의식을 잃을 당시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초소를 빠져나가기 위해 몸을 돌리는 순간...
수풀로 막혀있는 입구에... 그 좁은 입구를 가로막은 물체가 저를 보고 서있었습니다.. 그 비좁은 초소에서의 정체모를 사람과의 대면...입구는 하나.... 그 입구를 가득메운 정체모를 사람...피로 범벅이 된 그 얼굴..... 지금껏 제가 본 그 어떤 것보다 끔찍한 형상이었습니다...30cm도 안되는 거리에서 뒤를 돌자마자 마주하게 된 그 얼굴은 아직도 뚜렷하게 기억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평 남짓 작은 초소에 전 다리가 풀려 쓰려져 있었고...
시간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제가 탈영한 것으로 판단한 부대원들이 저를 찾아 헤매다 402초소에서 발견한 것이죠... 내무반으로 돌아와 털어놓은 제 얘기를 믿지 않는 병사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침묵으로 일관하였습니다...한달도 안되어 2번씩이나 나타난 남자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덕분에 김상병과 저는 군기교육대 신세를 지게 되었고... 저의 이등병 시절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본 게 정말 헛것일까요?? 몸이약해 겪었던 일시적인 현상이었을까요? 이때까지도 전 제가 본 것에대해 반신반의하고 있었습니다..
이 일이 있은 후 제가 병장때 후임병과 함께 겪게되는 끔찍한 경험 전까지는 말이죠....
저는 아직도 산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 희바라기
공포의 첫경험...
제가 군생활에서의 귀신을 본 첫 경험담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신병을 놀리는 고참들 얘기를 많이 접했던 저로서는





2년 2개월..군생활을 하며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함과 고통도 많았지만..
어느덧 제대하고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이곳을 통해 잠시 잊고 있었던 그때의 기억을 다시 꺼내게 되는군요..
******************************************************************
우리 부대는 충북에 위치한 부대였습니다..
이해를 돕기위해 말씀드리자면,저희부대는 하루에 3~4번 많게는 4~6번 정도 초소경비를 나가게 되지요..
한번 초소경비를 서게되면 2시간을 서있게 되는데..교대를 하기위한 시간까지 합치면,3시간정도를 소비하게 되는겁니다..야간 근무를 2번을 서게 될 수 도 있는데 그때는 잠을 거의 못자게 되는거죠..
그래서 였을까요? 항상 비몽사몽간에 경계근무를 서고, 피곤한 상태여서인지..
유난히 귀신을 본 부대원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이등병때..말년병장이 제게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이 부대가 어떤 부댄지 니 아나? 여가 바로 내다리내놔~ 카던 그 전설의 부대아이가~"
어릴적 이불 뒤집어 쓰고 보던 그 전설의고향..부모님 약을 구하기위해 무덤을 파고 시체의 다리를
잘라 귀신에게 쫒겼다던 그 전설...
"풋~" 순간 속으로 싱거운 웃음이 났습니다.
수준낮은 농담이라 여기고 고참이 그저 실없이 보이기만 했습니다..
태어나서 한번도 귀신의 그림자도 못봤던 저로서는, 귀신을 본다는건 그저 몸이 허약한 사람들이
헛것을 보는 것쯤으로 치부해 버렸던 터라 실제로 귀신을 많이 보았다는 선임병들의 얘기가 그다지
신빙성있게 들릴리가 없었지요,..
그러던 어느날..
신병이라 경계근무가 잡혀있지 않았던 저는 10시 취침이후 깊은 잠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웅성웅성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여려명의 비명소리가 한순간에 들려왔습니다.
엉겹결에 내무반원들을 따라 소리가 난 옆 내무반으로 가보니 하얗게 질려있는 병사 4~5명이 천장을 가리키고 있고,나머지 대원들도 비명소리에 대부분 깨어 있는 상태였습니다..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은..도대체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묻기 바쁘고,비명을 질렀던 4~5명은 서로
"너..도...봤..지...?"라는 말만 계속하고 있었습니다..이상한 낌새를 차린 소대장이 달려왔고 집단 원산폭격으로 상황은 종료되었습니다.
그리고,다음날이 되서야 전날의 일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제대를 일주일 남긴 병장이 신병들 몇명을 모아놓고 내무반불을 모두 끈 상태에서'분신사바'를 했던 것이죠.
이런저런 얘기들을 묻던도중 뭔가 이상한 기분에 천장을 올려다보니 흰옷을 걸친 40대쯤의 창백한 남자가 자기들을 내려다 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한사람도 아닌 4~5명의 병사가 동시에 봤다면 과연 헛것을 본것인지..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만,점점 알수없는 긴장감이 다가오고..
그렇게 저의 이등병생활이 끝나갈 때쯤..그 실체를 제가 직접 보게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순찰을 나가던 어느날이었습니다. 순찰은 고정근무와는 다르게 우리 관할구역의 초소들을 산의 능선을 타고
하나씩 돌며 순찰일지에 이상유무를 싸인을 하고 돌아오는 식입니다.
새벽 2시..
군용우비를 입을 만한 비는 아니고,부슬부슬 비가 내리던 그날..저는 김상병과 함께 작은 랜턴하나에 의지하며
첫번째 초소를 지나고 있었습니다.첫번째 초소에서 우리는 잠시 비를 피해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김상병은 그날따라 유난히 친절하게 대해주었고,제게 담배를 건네며 "막내야..담배피우고...내가 ,,좀..피곤한데..혼자 한바퀴 금방 돌고..여기로 다시 오면 안될까?.. 알겠지? "
그 당시엔 고참의 부탁이란 없을 때였습니다.말투는 부탁처럼 들렸으나 그건 곧 명령이었죠..
귀신을 그동안 접해보진 못했지만,초소를 나서는 순간 두려움이 물밀듯이 밀려왔습니다. 달빛조차 없는 새벽..
6.25.당시 치열한 접전이 있었던 곳이라 곳곳에는 무덤들이 즐비하고,가장 두려웠던 것은 끊임없이 들어왔던
폐쇄된 402초소가 순찰구역내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
.
.
.
한때는 경계근무를 서던 초소였던 402초소...장병들의 잦은 귀신목격과 내무반에서 다소 먼 거리로 인해
폐쇄된 그 곳은 유독 장대같은 풀이 사람키를 넘게 자라있었습니다..제초작업을 해도 어김없이 풀이 초소를 뒤덮어
순찰일지에 사인을 하기 위해서는 입구를 가로막은 풀들을 헤치고 초소안으로 들어가야만 하는 상황이었죠..
보슬비에 달빛도 없는 새벽..꺼질듯 말듯 굵은 볼펜 크기의 작은 손전등 하나에 의지한채..저는 김상병을 원망하며 산등성이를 따라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습니다..김상병이 쉬고있는 초소가 점점 멀어져 갈수록..402초소는 점점 가까워오고 있었고..평소 귀신이라고는
가위에도 눌려본 적이 없는터라 저는 애써 불안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습니다..
"그래..귀신이 어딨겠어..기가 허한 사람들이나 보는거지..."
그러나 걸음을 더할수록...402초소가 다가올수록...불안감은 더해만 갔습니다..노래를 불러 볼까했으나 아무도 없는 산속에 내 목소리가 울리는것이
더 무서웠고,..눈 찔끈감고 재빨리 뛰어도 볼까 했으나 그 소리에 산짐승들이라도 튀어나올까 두려워 그 또한 자신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가운데 저는 어느덧 능선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대공초소에 도달했습니다...그곳은 산정상의 평지처럼 이루어진 곳으로 멀리
시내의 불빛들과 부대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었습니다..그리고...402초소를 가기 바로 전 초소이기도 했구요...
저는 띄엄띄엄 보이는 마을의 불빛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휴....이제 초소 두개만 돌면 된다...."
대공초소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50~70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402초소와 다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거친 뒤 평지에서 만나게 되는 401초소를 거치면
전 군용차가 다니는 전용도로를 따라 김상병이 쉬고있는 초소까지 한걸음에 뛰어가리라 마음을 먹고...
그 내리막길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대공초소와는 달리 주위에 칠흑같은 어둠과 수풀로 둘러쌓인 초소로 내려가는 길은 생각보다 오래걸리지 않았습니다..
드디어...402초소 앞에 도달한 순간...미리 꺼내놓은 볼펜을 입에물고 한손으로는 손전등을..다른손으로는 풀을 헤치고 초소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후다닥~~"
하는 소리에 전 그만 입에 물고있던 볼펜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제 인기척에 놀란 고라니가 산 밑으로 뛰어내려가는 소리였습니다...
그때의 기분이란 정말...말로 표현하기 힘든 공포스러운 심정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 물체가 고라니었다는 것에 대한 안도와 또 다른 한편으로는 빨리 이곳을 벗어나려는 심정이 교차하는 상황이었죠..
전 입구에 떨어뜨린 볼펜을 줍기위해 허리를 숙였습니다...
그때....
저는 왼쪽에서 저를 바라보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걸어내려온 길편에서 내쪽을 바라보고 있는 그 무언가를...
다리가 마비되고,등골이 오싹해지는 상황에서...
전 그 물체를 향해 왼쪽으로 고개를 돌릴수가 없었습니다...어렴풋이 흰색옷을 입은 것으로 판단되었으며
느낌으로 보아 김상병이 저를 따라온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미치자...저는 정면만을 응시한채 서둘러 초소안으로 들어가 떨리는 손으로 순찰일지를 찾았습니다...
초소는 사각형으로 이루어져 입구를 제외하고 3개의 작은창이 나 있었습니다...그 중 순찰일지는 왼쪽창과 전방에 있는창 사이에 꽂혀있었습니다..
저는 순찰일지에 서둘러 사인을 마친 뒤...수풀에 살짝 가려져있는 왼쪽창으로 살며시 시선을 돌렸습니다...
다행히 그곳에는 흰색물체도 그 어떤 것도 있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무조건 뛰어나가는 일밖에 없다는 판단에 몸을 돌리는 순간....
전.......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고 말았습니다...
눈을 떠보니 김상병과 일직하사,그리고 분대장과 내무반원들 몇명이 제 앞에 있더군요...
그 순간..전 제가 의식을 잃을 당시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초소를 빠져나가기 위해 몸을 돌리는 순간...
수풀로 막혀있는 입구에...
그 좁은 입구를 가로막은 물체가 저를 보고 서있었습니다..
그 비좁은 초소에서의 정체모를 사람과의 대면...입구는 하나....
그 입구를 가득메운 정체모를 사람...피로 범벅이 된 그 얼굴.....
지금껏 제가 본 그 어떤 것보다 끔찍한 형상이었습니다...30cm도 안되는 거리에서
뒤를 돌자마자 마주하게 된 그 얼굴은 아직도 뚜렷하게 기억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평 남짓 작은 초소에 전 다리가 풀려 쓰려져 있었고...
시간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제가 탈영한 것으로 판단한 부대원들이 저를 찾아 헤매다
402초소에서 발견한 것이죠...
내무반으로 돌아와 털어놓은 제 얘기를 믿지 않는 병사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침묵으로 일관하였습니다...한달도 안되어 2번씩이나 나타난 남자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덕분에 김상병과 저는 군기교육대 신세를 지게 되었고...
저의 이등병 시절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본 게 정말 헛것일까요?? 몸이약해 겪었던 일시적인 현상이었을까요?
이때까지도 전 제가 본 것에대해 반신반의하고 있었습니다..
이 일이 있은 후 제가 병장때 후임병과 함께 겪게되는 끔찍한 경험 전까지는 말이죠....
저는 아직도 산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 희바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