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하니] 열 여덟살의 자서전(8)

서석하200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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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운명적인 만남4)

 

"자 이리 앉으시죠?" ^___________^V

 

<헉...!!! 이 쉐이가 사람 감동 시키려고 하네!> ㅡ ㅡ;;

 

녀석이 의자를 빼서 내가 앉도록 해주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가서 물 좀 사올테니..."

 

녀석은 매점을 향해 뒤뚱거리며 달려갔다.
녀석은 생긴 것과는 달리 세련된 매너를 가지고 있었다.
단지 호감가는 상대에게 보여지기 위한 의도된 것이 아닌 지극히 자연스러운...

 

<그래! 사람이 어떻게 밥만먹고 살아. 가끔은 떡볶이도 먹고 순대도 먹는거야!>

 

이왕 이렇게 꼬인 거 오늘은 순대먹는날 쯤으로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녀석이 물병을 들고 달려오고 있었다.
뭐가 그리 좋은지 여전히 입에 귀에 걸려있었다.
 
녀석은 파라솔 테이블 위에 포장해온 정식을 늘어놓았다.
그리고는 내 접시를 당겨다가 스테이크를 먹기좋게 잘라주었다.

 

<이따식이 증말... ㅡ ㅡ;; 사람 부담스럽게 하네!>

 

"좀 식었지만 먹을만 할겁니다."
"이집 정식은 소스맛이 특이하거든요."

 

녀석의 말은 사실이었다.
정말 감칠맛 나는 소스와 적당히 숙성시킨 피클맛이 환상적이었다.

 

"고기도 젤 좋은 안심을 사용해 달라고 특별히 부탁했었거든요."

 

녀석은 고급스런 음식을 즐기는 미식가일거라고 생각되었다.
우람해 보이는 체격도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이겠지!

 

"태기...너 권태기 맞지?"

 

식사를 거의 마쳐갈 무렵 우리 곁을 지나던 신사 한 분이 녀석의 어깨를 툭치며 말했다.
녀석은 뒤돌아 보다가 의자에서벌떡 일어나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학교에 있어야 할 시간인데 어쩐일이냐?"
"죄송합니다. 선생님."
"제겐 오늘이 대학진학 못잖게 중요한 날이라서..." ㅡ ㅡ;;;
"아냐, 뭐 죄송할 것 까지야..." - -;
"공부밖에 모르는 수재의 또 다른 모습이 믿기지 않았을 뿐이야."
"이거 괜히 즐거운 시간을 방해한 것 같은데..."
"그럼 계속 즐거운 데이트를 즐기라구... 난 이만..."  ^^;

 

신사는 나와 태기를 번갈아 보다가 손을 흔들어 보이며 돌아섰다.
녀석은 돌아서 가는 신사의 뒷 모습에 깍듯하고도 정중한 인사를 했다.

 

"울 학교 수학새임이세요." - -;
"그건 관심없고 수재는 또 뭐죠?" ^^?
"걍 공부좀 하면 누구한테나 그렇게 말하곤 해요." ㅡ ㅡ;
"신경쓰지 마세요."

 

녀석이 다니는 학교에 대해서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수학새임이란 분의 말을
그냥 흘러 들을 수만은 없었다.

녀석의 학교가 명문 S대 최고 진학률을 기록하고 있는 학교이기 때문이었다.
충분히 연구 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녀석이란 생각이 들었다. 

 

"미안해요. 불청객 때문에 즐거워야 할 식사가 방해를 받아서..." ㅡ ㅡ;;
"다음에는 제대로 한 번 대접할께요."
"다음에 언제요?" ^^
"정확히 한 달 후에..." - -;;
"제 초대를 거절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서... 약속할 수 있어요."
"왜 하필이면 한 달 뒤죠?"
"제가 가난해서 한 달 용돈을 모아야 오늘같은 만찬을 즐길 수 있습니다." ㅡ ㅡ;

 

씨파... ㅠ ㅠ
녀석의 말에 감동먹고 말았다.
한 달간의 용돈으로 나를 위한 만찬을 준비했었다니... ㅡ ㅡ;;;

 

"약속해 주세요."
"다음 초대에도 응해 주시겠다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녀석이 환하게 웃어보였다.
웃는 모습은 여전히 고삿상의 돼지머리다. ㅡ ㅡ;

 

"고마워요. 다음에는 비발디의 사계를 들으며 만찬을 즐기도록 하자구요."  ^_________^

 

녀석과 놀이기구를 타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녀석과는 전철역에서 헤어졌다.
녀석은 내가 탄 전철이 떠날 때 까지 차창밖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아!!! 띠바... 이...이게 아닌데...!!!> ㅡ ㅡ;;

 

나는 속으로 이게 아닌데를 연신 뇌까리면서 출발하는 전동차 뒤쪽으로 밀려나는
녀석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고 있었다.

 

즐거우셨다면, 좌충우돌의 나래양과 태기군의 다음이야길 빨리 보고 싶다면...

추천은 기본인 거 아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