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김지미씨는 TV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 길어도 두시간이면 끝나는 영화의 빠른 템포에 익숙한 배우로서 도저히 축축 늘어지는 TV 드라마를 볼 수가 없다고 했다. 정말 우리의 TV 드라마는 ‘세월아, 네월아’이다. 한국 TV 드라마처럼 시간관념이 없는 분야는 없다.
예를 들면 MBC TV ‘인어아가씨’에서 은아리영이 복수하는 한 순간을 보기 위해 시청자는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운명처럼 TV 앞에 앉는다. 어떻게 시원하고 짜릿한 장면 한번 볼까 하는 기대로 마마준 남매의 엽기적 행동도 참고, ‘여인천하’ 난정이 찜쪄먹는 은아리영의 비현실적 상황도 참고 또 참는다. 오로지 그 결정적 한 장면 때문이다. 그러나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결과’에 비해 ‘들이는 시간’이 너무 길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다.
이 ‘예정된 횟수’도 하품이 나는데 가끔은 한술 더 뜨는 수도 있다. 즉, 연장전략이다. ‘인어아가씨’가 인기를 끌자 MBC가 예정보다 횟수를 늘이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시청자를 우직한 돌쇠로 보았다 해도 너무 심한 일이다.
물론 조금만 인기를 끌면 연장 방송―좀더 정확히 표현하면 늘이기 방송을 하는 것은 한국 방송사의 역사깊은 드라마전략이다. ‘여인천하’도 인기를 끌자 더 이상 시청자들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늘이고 늘이다 못해 왜곡 변조까지 했다.
이제 ‘인어아가씨’도 착실히 그 전략을 밟을 것이다. 인어아가씨가 ‘공룡아가씨’로 둔갑할 것이 틀림없다. 가뜩이나 무리한 극적 구성, 집성촌을 방불케하는 드라마 설정이 ‘인어아가씨’의 특색이다. 등장인물 전원이 100% 서로 알고 사랑하고 뺏고 뺏긴다. 마마준은 은아리영을 사랑하고 은아리영은 주왕을, 은예영과 마마린은 주왕을 사랑한다. 그리고 그들은 모조리 가족, 친족, 전 가족 등등으로 얽혀있다. 이제 이런 관계 설정 속에서 연장방송을 하면 ‘무리수’는 당연한 결말이다.
처음 ‘인어아가씨’의 제작의도(MBC 인터넷에 떠 있는)는 늘이기 방송이 마침내 종료된 뒤 제작진들이 낯을 붉히며 읽어야 할 것이다. 물론 제작진은 항변할 것이다. 우리 뜻이 아니라고―아랫목 웃목 할 것 없이 포진한 광고의 머릿수를 세는 장삿속과 MBC 뉴스의 손님 끌기를 위한 서비스상품으로서 가치가 인어아가씨의 연장방송의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아쉬울 때 떠날 수는 없는가? 예정보다 빨리 끝내 시청자의 허를 찌르는 ‘서비스’를 할 수는 없는가? 드라마는 어쨌든 한국 방송의 ‘종목 대표주’이다. 시장경제의 화려하고 스피디한 흐름에 한국증시가 반응하듯 한국방송의 드라마도 시청자를 앞서는 전략정도는 갖췄으면 싶다.
드라마 왜 끝낼줄 모를까
영화배우 김지미씨는 TV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 길어도 두시간이면 끝나는 영화의 빠른 템포에 익숙한 배우로서 도저히 축축 늘어지는 TV 드라마를 볼 수가 없다고 했다. 정말 우리의 TV 드라마는 ‘세월아, 네월아’이다. 한국 TV 드라마처럼 시간관념이 없는 분야는 없다.
예를 들면 MBC TV ‘인어아가씨’에서 은아리영이 복수하는 한 순간을 보기 위해 시청자는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운명처럼 TV 앞에 앉는다. 어떻게 시원하고 짜릿한 장면 한번 볼까 하는 기대로 마마준 남매의 엽기적 행동도 참고, ‘여인천하’ 난정이 찜쪄먹는 은아리영의 비현실적 상황도 참고 또 참는다. 오로지 그 결정적 한 장면 때문이다. 그러나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결과’에 비해 ‘들이는 시간’이 너무 길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다.
이 ‘예정된 횟수’도 하품이 나는데 가끔은 한술 더 뜨는 수도 있다. 즉, 연장전략이다. ‘인어아가씨’가 인기를 끌자 MBC가 예정보다 횟수를 늘이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시청자를 우직한 돌쇠로 보았다 해도 너무 심한 일이다.
물론 조금만 인기를 끌면 연장 방송―좀더 정확히 표현하면 늘이기 방송을 하는 것은 한국 방송사의 역사깊은 드라마전략이다. ‘여인천하’도 인기를 끌자 더 이상 시청자들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늘이고 늘이다 못해 왜곡 변조까지 했다.
이제 ‘인어아가씨’도 착실히 그 전략을 밟을 것이다. 인어아가씨가 ‘공룡아가씨’로 둔갑할 것이 틀림없다. 가뜩이나 무리한 극적 구성, 집성촌을 방불케하는 드라마 설정이 ‘인어아가씨’의 특색이다. 등장인물 전원이 100% 서로 알고 사랑하고 뺏고 뺏긴다. 마마준은 은아리영을 사랑하고 은아리영은 주왕을, 은예영과 마마린은 주왕을 사랑한다. 그리고 그들은 모조리 가족, 친족, 전 가족 등등으로 얽혀있다. 이제 이런 관계 설정 속에서 연장방송을 하면 ‘무리수’는 당연한 결말이다.
처음 ‘인어아가씨’의 제작의도(MBC 인터넷에 떠 있는)는 늘이기 방송이 마침내 종료된 뒤 제작진들이 낯을 붉히며 읽어야 할 것이다. 물론 제작진은 항변할 것이다. 우리 뜻이 아니라고―아랫목 웃목 할 것 없이 포진한 광고의 머릿수를 세는 장삿속과 MBC 뉴스의 손님 끌기를 위한 서비스상품으로서 가치가 인어아가씨의 연장방송의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아쉬울 때 떠날 수는 없는가? 예정보다 빨리 끝내 시청자의 허를 찌르는 ‘서비스’를 할 수는 없는가? 드라마는 어쨌든 한국 방송의 ‘종목 대표주’이다. 시장경제의 화려하고 스피디한 흐름에 한국증시가 반응하듯 한국방송의 드라마도 시청자를 앞서는 전략정도는 갖췄으면 싶다.
<조선일보 : 전여옥의 TV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