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하니] 배너와 한 판 붙다

서석하2002.10.19
조회302

'yepp' 컬러를 쏴라! 대축제 
네이트 메인 화면 센터에 있는 배너광고다.
이거 골쌔린다.

 

'게임도 즐기고 경품도 받는 색깔있는 이벤트!' 라며 활을 든 캐릭터가 작은 풍선들을
하나씩 쏘아 맞춘다.
것도 세 번이나 연속으로...
풍선이 터지며 풍선속의 선물들이...
여기까진 좋았다.


네 번째!!!
목표물을 노려보며 활 시위를 당기고 결연한 각오로 두 눈에 눈물이 가득하다.
그리고 이를 악무는가 싶더니 점점 얼굴이 벌개지며 소리친다.

 

"제발 마우스 ↑ 좀 올려주세요!!"

 

가만 놔두면 풍선이 아닌 얼굴이 폭발할 듯 싶다.  

 

<배너에 마우스를 올려놓지 않으면 저놈은 이내 얼굴이 터져 죽어버릴거야!!!>

 

처음엔 그렇게 1분여를 지켜보았다.

 

<훔... 저 표정은...!!!> ㅡ ㅡ;;

 

배너속의 캐릭터가 짓고있는 표정은 곧 터져버릴 것(오줌보가) 같은 처절함을 담고 있다.

 

<아...쒸박... ㅡ ㅡ;; 불쌍해서 안되겠네!>

 

인정상 배너위에 마우스를 가져갔다.
역쉬 난 인정이 많은갑다. ㅡ ㅡ;
ㅠㅠ

 

"농담이야 친구. 짱돌 내려놓게." - -;;;

 

처절했던 표정은 이내 간데없고 화살은 시위를 떠나 풍선에 명중하며 대박을 터트린다.

 

<아띠... ㅡ ㅡ;; 저 쉐이 표정연기에 속았어. 이젠 안속는다.> - -+++

 

다시 배너를 노려보며 전의를 불태웠다.
이젠 그 어떤 처절함으로 애원하더라도 마음 약해지지 않으리라 다짐해본다.

 

<씨댕... 이제 안속아.>

 

배너속의 캐릭터는 좀전보다 훨씬 더 진해보이는 붉은색의 얼굴이 되어있다.
게다가 앙다문 저 이빨.
앙다문 이빨에 생각이 미치는 순간, 지난 여름 치과치료를 받았던 기억이 생생해졌다.

 

<저...저 쉐이... ㅡ ㅡ;;; 이빨 버릴텐데...!!!>  ㅡ ㅡ;;;

 

시간을 보니 7분을 지나고 있었다.

 

<아...씨바... - -;;; 약해지면 안되는데...!!!>

 

나는 다시 배너위에 마우스를 올려놓고 있었다.

처절했던 놈의 표정은 자신감에 가득찬 당찬 시선으로 바뀌더니 화살을 쏴 이번에도
대박을 터트린다. - -;;;

 

<개쉑~>  - -+++

 

이젠 진짜 안봐준다.
하늘이 두쪽나도... 네놈이 오줌보 아니라 그보다 더한 것이 터지는 표정을 보여도 정말
안봐준다.

 

다시 시작되었다.
역시 세발의 화살로 풍선을 터트리고 이내 얼굴색이 빨갛게 물든다.
아까와 똑같다.
고개를 뒤로 15도 젖히고 처절하게 부르짖는다.

 

"제발 마우스 ↑ 좀 올려주세요!!"

 

<흥이다.> - -+

 

이젠 녀석의 표정을 살피며 녀석의 고통을 즐긴다.

 

<ㅋㅋㅋ~ 함 참아봐. 팔아프지?> ㅡ_ㅡa

 

이때 엄마가 화장실에 다녀오며 무어라 궁시렁 대신다.

 

"에이...C ~ 힘들어 죽겠네." ㅡ ㅡ;;;

 

<헉...  - -; 엄마가 변비와의 전쟁중인가보다!>

 

꼼짝도 않고 네이트 메인화면을 주시하고있는 나를 보시더니 무얼그리 열심히 보는가
싶어 모니터를 들여다 보신다.
모니터와 녀석의 고통을 즐기고 있는 나를 번갈아 보시더니...

 

"모진뇬...! 저거 누굴 닮아 저리 못됐을까?"

 

하시더니 마우스를 빼앗아 배너위에 올려놓아 놈으로 하여금 활을 당기게 하고는 다시
화장실로 달려가신다.
아마도 화장실에서의 엄마표정이 저랬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ㅡ ㅡ;;


추천은 당신의 행복지수를 높여준다는 헛소문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