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자살할려고 그랬지??

백골200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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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골!!!!!
저는 97년 3월에 강원도 철원에 있는 모사단 백골부대에 입대를 했습니다.. 
그러다 98년 여름에 최전방 GOP에서 근무를 하는데...(유감스럽게도 이번에 철책뚫린곳이 저희부대 근처입니다...) 
아시는분은 다 아시겠지만 GOP는 소대단위(35명 내외)로 근무를 합니다.. 
그 소대안에 취사병이며 보일러병, 통신병, 상황병이 모두 있어야 합니다... 
제가 말씀 드리려고 하는것은 98년 여름쯤 GOP근무가 한참일때 
대대장님 지시로 소대 환경미화가 있었습니다... 
물론 부상은 돼지 한마리였죠.. 
모두가 맏은바 열심히 이쁘게 가꾸고 치장을 하구 있었는데 
제가 맏은 구역은 취사장이였습니다... 
한달고참인 강상병과 함께 취사장을 청소하고 광내고 있는데 
보급이 나온 파리약이 보인겁니다... 
군대의 파리약은 노란색 고체로 되어 있어서 그걸 물에 개어서 써야 하는데 (물에 개면 아주 예쁜 레몬색이 됩니다.) 
그것을 담을 적당한 그릇이 보이질 않아서 은박지로 되어 있는 종지그릇(삼겹살집에서 마늘 구워먹을때 쓰는 그릇)에 담아서 각 테이블마다 두었져... 
웬만큼 마무리를 하고 이제 식사시간...
그날의 메뉴는 (약 8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밥, 미역국, 고등어 튀김, 김치, 멸치볶음 이였습니다... 
맛있게 밥을 먹고 있는데 저는 문제의 그 이상병(저보다 1주일 후임)...
이 상병에 대해서 간략히 말씀을 드릴거 같으면 경북김천에서 막 올라온 경상도 토박이입니다.. 휴가 나가면 가장 먹고 싶은것이 남들은 피자며 불고기 갈비 햄버거등등인데 이 이상병은 특이하게도 자장면이 가장 먹고 싶답니다.. 어느정도로 촌티나는 사람인지 아시겠죠? ^^
이제 본론으로 들어와서 그 이상병과 마주앉아서 밥을 먹고 있는데 가만보니 그 이 상병이 고등어를 파리약에 찍어서 맛있게 먹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순간 소리쳤죠.... 
"야.. 그거 파리약이야!!!!" 
그 순간 모두가 굳었습니다... 
이 상병은 그 파리약을 미역국에 까지 개어서 먹고 있었던겁니다.. 
벌떡 일어나더니 구역질을 하고 취사장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다녔습니다... 
아무렇지도 않다가 내가 그 말을 하니 속이 뒤집혀진겁니다...
"아이고~~~ 나 죽네..."(경상도 사투리)
"윽~~~으~~~윽~~~ 나 이대로 죽으면 어떻한대요? 흑~~흑~~"(경상도 사투리)
한 10분을 데구르르~~ 구르다가 
막 손가락을 넣어도 보고 물도 마시고 했는데 음식물이 나오지 않는 겁니다... 
저는 쓰레기통을 뒤져서 파리약 봉투를 찾은후에 설명서를 읽어보니 복용하였을시 소금물을 마시라고 되어 있더군요 
후다닥 뛰어가서 물 한컵에 소금을 한줌 넣어서 얼른 마시게 했져... 
마시고 한 5분 지나니 바로 효과가 오더라구요 
그냥 마구 개어 내는 겁니다... 
개어내도 속은 계속 미식거린다면서 끙끙 앓더라구요... 
"으~~~ 속이 막 뒤집힙니다...ㅠㅠ"(경상도 사투리)
"아이고~~~ 나 죽네...."(경상도 사투리)
이제 좀 안정이 된 것 같아 제가 물어봤져... 
"야..그거 왜 먹었냐? 그렇게 배고팠어?"
"으~~으~~ 저는 겨자인줄 알고 먹었습니다..."(경상도 사투리)
"야 임마.. 겨자는 탁한 노란색이고 이건 레몬색인데 그걸 몰라?"
"너 근무 빠질라고 일부러 먹었지...ㅡㅡ;"
"아이고~~~ 제가 그렇게 미련한 놈인줄 아십니까? 저는 군용겨자는 그런 색인줄 알았습니다.."(경상도 사투리)
"ㅡㅡ;흐미~~~ 미련한 녀석.."
한긴 군용은 뭐가 틀려도 틀리니 그 녀석한테는 헷갈릴수도 있었겠죠...
전반야 근무투입 시간이 촉박해서 서둘러 준비하고 있는데
소대 왕고참인 이병장이 저에게 물을 한컵 건내주더라고요... 
"이게 뭡니까?"
"소금물이다 소대장님 갖다드려..."
"예???? 그게 무슨말씀이신지..."
"아까 소대장님도 드시는거 봤다...이상병이 난리 피우니깐 취사장을 뛰쳐 나가시더라..."
이게 또 뭔소리랍니까?....
차라리 울고 싶었습니다..
저희는 이상병에게 신경쓰느라 소대장님이 뛰쳐 나가시는걸 미처 못봤던겁니다... 
그때 당시 제가 소대장님 전령이여서 소대장님의 뒤치닥거리를 다 하고 있었거든요... 
소대장실 앞에서 노크를 똑똑했습니다...
들어가니 침상에 누워 계시더라구요...
"그게 뭐냐?"
"소금물입니다..."
"그걸 왜 갖고 왔어?"
"아까 이병장이 파리약 드시는걸 봤다기에...."
"나 안 먹었어... 임마 갖고 나가..."
"그러시마시고 드시지 말입니다..."(군대용어; 다,까)
"그만 나가겠습니다..." 
슬며시 책상에 놓고 나와서 근무 준비를 좀 하다가 들어가보니 컵이 깨끗하더라구요... 
"드셨습니까?"
"이 상병은 괜찮냐?"
"지금은 좀 안정된거 같습니다... 그런데 아직 속이...."
"나도 괜찮아지겠지?"
"ㅡㅡ; 그러기에 진작 드시지 그랬습니까?"
이제 좀 안정이 되나 싶어서 한숨 돌리는 찰라... 
보고는 이미 대대에 까지 올라가서 대대장님 구급차를 타고 급히 저희 소대로 오신겁니다... 
그외에 여러 장교(인사장교, 작전장교, 군수장교등등)모조리 다 온겁니다...
대대장님은 오시자마자 이상병을 찾더니
다른 소대원은 모두 나가있으라고 그러셨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를 옮깁니다...
"너 파리약 왜 먹었어?"
"겨자인줄 알고..."
"거짓말하지 말고...그게 헷갈릴 것인가?"
"진짜입니다..."
"솔직히 대대장한테 털어나봐"
"......"
"요새 뭐 힘든일 있나? 혹시 구타 당했나? 아니면 선임병 중에 심하게 갈구는 사람있나?"
"예???? 무슨 말씀이신지..."
"왜 자살할려고 했어? 솔직히 말해봐..."
"그런게 아닙니다..."
"비밀은 보장된다... 대대장이라 생각지 말고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솔직히 털어놔..."
이때 이상병은 거의 울먹였답니다...
"그게 아니고... 저는 군용겨자인줄 알고....흑...흑..."
"음~~~ 많이 힘들었나 보군..."
"자살은 절대 아닙니다... 군생활도 얼마 안 남았는데 제가 왜 자살을 합니까?
"진짜야? 사실이야?"
"진짜입니다..."
"알았어.... 앞으론 절대 먹지 말도록..."
"예!!! 알겠습니다..."
대대에서는 이선근상병이 자살을 기도하려고 그 파리약을 먹은걸로 생각을 하고 면담을 했던겁니다...(전방 GOP에서는 실탄을 갖고 근무에 투입되기 때문에..자살을 기도하는 일이 아주 가~~~~끔 있거든요...) 
어쨋든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이 되고 저희는 모두 무사히 그날의 일과를 마칠수가 있었습니다.. 
결국 이상병은 근무도 못 나가고 구급차를 타고 대대로 후송되서 위세척을 받았죠...
제가 차마 소대장님도 드셨다는 말씀은 못 드렸습니다..
그 다음날 공문으로 내려온 대대장님의 지시사항 제 11호... 
1항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제 1항-



각 소대에 보급이 된 파리약은 사병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보관을 하여 안전에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 (어제 0소대 0상병이 파리약을 먹고 자살을 기도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사건이 있었음...) 



저희는 그 공문을 받아들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그후 저희 소대의 파리약은 소대원의 손이 닿지 않는 식기 보관함 위 높은 곳에 보관이 되었습니다.. 
경상도 사투리가 참으로 구수하던 경북 김천의 그 이선근상병은 지금은 뭘할지 참으로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