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멋집] 돼지고추장불고기

김항준2002.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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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멋집] 돼지고추장불고기
‘자신의 그늘을 사랑할수 있을 때 아픔과 슬픔도 삶의 거름이라 생각하고 힘냅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존재합니다.

’ 문을 들어서면 왼쪽벽에 쓰여진 낙서가 예사롭지 않다.

비단 이 낙서뿐만 아니다.

시각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누구든지 글을 남길 수 있다.

이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면? 그건 기쁨이다.

개업 5년째. 이제 영동시장의 명물이 된 ‘돼지고추장불고기 전문점’(대표 김옥희)은 요리이름이 상호가 돼 버렸다.

흔히 ‘싼 게 비지떡’이라고 하지만 이곳 음식은 전혀 다르다.

가격과 맛이 반비례함을 아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돼지고추장불고기는 1인분에 4,000원. 그런데 여기에 들어가는 재료가 심상치 않다.

먹음직스러운 돼지고기를 고추장에 버무리기 전에 반드시 만들어두는 것이 있다.

바로 한약재로 우려낸 소스. 이것이 맛을 내는 비결. 17가지 한약재를 넣어 24시간 끓인 뒤 냉동보관한다.

고기를 내오기 2시간 전에 이 소스와 고추장을 적당히 섞어 재워놓는다.

그 위에 강원도 청정지역에서 재배한 표고버섯 가루를 뿌린다.

돼지고기가 가진 특유의 느끼함을 없애주면서 표고버섯의 톡특한 향이 맛을 더해준다.



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쪽파무침의 맛이 그만이다.

쪽파는 색다른 양념과 묻혀나오는데 손님들 중에는 이 파무침의 매력 때문에 이곳을 찾기도 한다.

불판 위에서 잘 익은 돼지고추장불고기에 파를 곁들여 먹으면 입안에서는 새로운 맛이 충돌한다.

고추장이 가진 매운맛으로 자칫 돼지고기 고유의 맛을 잃을까봐 애호박을 넣고 구수하게 끓인 된장국을 내오는 것은 주인 아주머니의 속깊은 배려다.

이 집에는 돼지고추장불고기외에 별미 곰장어가 입맛을 달리하는 객들을 맞고,오돌뼈 닭발 주꾸미(이상 6,000원)도 주메뉴로 손색이 없다.

3명의 아줌마가 정성들여 차리는 이 음식들은 함석집이 가진 운치에 벽면 가득 낙서가 어우러져 정겨운 풍경을 자아낸다.

손님이 넘치면 어느새 노천에 좌판이 깔린다.

영업시간 오후 5시부터 오전 5시까지. 예약은 017-349-9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