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정 멜로 '밀애' 아름다운 불륜?

임정익200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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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정 멜로 '밀애' 아름다운 불륜?

4차례 정사신·매혹적 영상 눈길잡아

 

최근 불륜을 소재로한 영화와 드라마가 넘치고 있다.

'위기의 남자' '고백' '거짓말' 등 드라마와 '정사' '결혼은 미친 짓이다' 등 영화를 통해 시청자나 관객들은 숱한 불륜의 현장을 간접 경험했다.

톱배우 김윤진과 8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종원의 격정적인 정사신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밀애'(좋은영화, 변영주 감독)도 불륜을 다룬 멜로 영화다.

 

하지만 '밀애'에선 기존의 그것들과는 다른 착지점을 향해 움직인 흔적을 볼 수 있다. 불륜이 사랑의 도피처나 일상의 일탈 수단이 아닌, 자신을 가둬놓은 세상을 뛰쳐나가는 용기이자 희망으로 묘사되고 있다.

'밀애'는 남편과 그를 오빠라고 부르는 한 여인에 의해 심신이 황폐화되는 '불륜의 테러'를 당한 김윤진(미흔 역)이 삶의 의미를 포기하기 직전, 섹스를 게임 정도로 생각하는 시골의사 이종원(인규 역)을 만나면서 인생의 반전을 맞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 과정에서 스타에겐 모험이나 마찬가지인 정사신을 4차례나 연기했다. 애초에는 일탈처럼 보이는 이들의 관계는 결국 사랑과 행복 찾기로 채색되며, '아름다운 부도덕'으로 각인된다. 정사신은 사실 그렇게 자극적이지 않다.

첫번째 외도에서 둘은 미묘한 떨림과 어색함을 리얼하게 드러내며 관객들의 시선을 묶어놓았다. 그 다음엔 시시각각 변해가는 둘의 격정적인 감정 상태를 표현하는데 초점을 뒀다.

변영주 감독은 다소 느린 호흡으로 이런 주인공들의 감성을 끌어내려고 노력했다. 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주지만 여성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변 감독은 감정에 솔직한 당당한 여성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밀애'는 격정적인 사랑의 시각적인 매력과 행복한 삶을 찾아가는 내러티브가 공존하는 영화다. 개봉 전부터 도쿄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 초청 받을 만큼 작품성과 완성도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올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피아니스트'에서 로만 폴란스키 감독과 함께 작업한 달리맨 로베르트가 이끄는 폴란드 촬영 팀들의 매혹적인 영상도 영화의 깊이를 더해준다. 11월 8일 개봉.

 

 

일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