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으로 죽거나, 돈 많은 남자를 만나 신분상승에 성공하거나, 못된 시어머니 밑에서 눈물 마를 틈 없는 고된 시집살이를 하 게 된다. 때로는 한 인물이 이 세 가지 경우를 한꺼번에 당하게 되며 출생의 비밀은 단골 메뉴. ‘드라마 여주인공’의 고정된 이미지다.
드라마가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현실과 똑같은 인물을 만들어 내라는 것은 무리한 주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비현실적이고 극 단적인 여성의 설정은 드라마의 극적 전개를 위해 꼭 필요해서라기보다는 여성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반영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최근 시작된 일련의 드라마에서 이런 드라마적 전형성을 벗어난 여주인공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뼈와 살을 갖춘 입체적인 인물이며 당면한 문제를 주체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으로 설정 돼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의 출연을 현실적 여성상의 등장으로 해석해도 좋을까.
◆이혼녀와 호주제〓지난주 시작한 MBC 주말 드라마 ‘맹가네 전성시대’(김남원 연출·박예랑 극본)의 맹금자(채시라 분)는 성 이 다른 남매를 키우는 이혼녀로 그려진다. 금자는 아이의 양육 비를 받아내기 위해 고심하고 남매가 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수모를 겪기도 한다. ‘맹가네…’를 연출하는 김남원 PD는 “혼자 사는 여자, 성이 다른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갖고 대하는가를 노골적으로 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자는 이런 불편함 때문에 24시간 고민하지 않으며 ‘주책없이’ 3번째 사랑을 기다릴 만큼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다. 이혼녀에 대한 사회적 편견, 한계에 굴하지 않는 금자의 모습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우울하고 무기력한 이혼녀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신데렐라 신화 뒤집기〓MBC 월화 드라마 ‘현정아 사랑해’(안판석 연출·정유경 극본)의 경우 외피는 신데렐라 신화 그대로다. 재벌3세 김범수(감우성 분)와 독립프로덕션 PD 이현정(김민선 분)의 만남. 현정은 자신들의 사랑 앞에 놓인 장애를 숙명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강제 출국 당하는 남자를 구하러 공항으로 달려나가고, 자신을 흉보는 남자의 어머니 앞에 불쑥 나타나 입장표명을 하기도 한다.현재 8부까지 진행된 이 드라마는 앞으로도 씩씩한 여주인공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한다. 신데렐라가 유리 구두를 벗고 뛰는 모습에 새로운 여성상을 각인할 수 있을지.
◆연상의 여인, 미혼모〓현재 4부까지 방송된 KBS 월화 드라마 ‘고독’(표민수 연출·노희경 극본)의 조경민(이미숙 분)은 14 세 연하의 민영우(류승범 분)를 사랑하게 된다. 40세의 미혼모로 딸 하나 키우며 살아가는 경민은 기업이미지 컨설팅 회사의 이 사로 26세의 신입사원과의 애틋한 감정을 키워나간다. 그동안 드라마속 여주인공들의 평균 나이보다 월등히 높은 것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아들뻘이 되는 남자와의 사랑, 미혼모라는 설정은 파격적이다.
이러한 인물들의 출연이 드라마속 여성상의 진일보를 의미하는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듯하다. 경실련 미디어워치의 김태현 간사는 “이혼녀, 미혼모 등 그동안 금기시돼 왔던 소재를 방송에서 다룰 수 있게 됐다는 것은 일단 긍정적”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이러한 여성들의 묘사가 단순한 ‘설정’이나 배경으로 끝나지 않고 여성들이 실제로 겪는 어려움을 얼만큼 건드려 줄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드라마 여주인공’이 강해진다
불치병으로 죽거나, 돈 많은 남자를 만나 신분상승에 성공하거나, 못된 시어머니 밑에서 눈물 마를 틈 없는 고된 시집살이를 하 게 된다. 때로는 한 인물이 이 세 가지 경우를 한꺼번에 당하게 되며 출생의 비밀은 단골 메뉴. ‘드라마 여주인공’의 고정된 이미지다.
드라마가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현실과 똑같은 인물을 만들어 내라는 것은 무리한 주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비현실적이고 극 단적인 여성의 설정은 드라마의 극적 전개를 위해 꼭 필요해서라기보다는 여성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반영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최근 시작된 일련의 드라마에서 이런 드라마적 전형성을 벗어난 여주인공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뼈와 살을 갖춘 입체적인 인물이며 당면한 문제를 주체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으로 설정 돼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의 출연을 현실적 여성상의 등장으로 해석해도 좋을까.
◆이혼녀와 호주제〓지난주 시작한 MBC 주말 드라마 ‘맹가네 전성시대’(김남원 연출·박예랑 극본)의 맹금자(채시라 분)는 성 이 다른 남매를 키우는 이혼녀로 그려진다. 금자는 아이의 양육 비를 받아내기 위해 고심하고 남매가 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수모를 겪기도 한다. ‘맹가네…’를 연출하는 김남원 PD는 “혼자 사는 여자, 성이 다른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갖고 대하는가를 노골적으로 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자는 이런 불편함 때문에 24시간 고민하지 않으며 ‘주책없이’ 3번째 사랑을 기다릴 만큼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다. 이혼녀에 대한 사회적 편견, 한계에 굴하지 않는 금자의 모습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우울하고 무기력한 이혼녀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신데렐라 신화 뒤집기〓MBC 월화 드라마 ‘현정아 사랑해’(안판석 연출·정유경 극본)의 경우 외피는 신데렐라 신화 그대로다. 재벌3세 김범수(감우성 분)와 독립프로덕션 PD 이현정(김민선 분)의 만남. 현정은 자신들의 사랑 앞에 놓인 장애를 숙명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강제 출국 당하는 남자를 구하러 공항으로 달려나가고, 자신을 흉보는 남자의 어머니 앞에 불쑥 나타나 입장표명을 하기도 한다.현재 8부까지 진행된 이 드라마는 앞으로도 씩씩한 여주인공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한다. 신데렐라가 유리 구두를 벗고 뛰는 모습에 새로운 여성상을 각인할 수 있을지.
◆연상의 여인, 미혼모〓현재 4부까지 방송된 KBS 월화 드라마 ‘고독’(표민수 연출·노희경 극본)의 조경민(이미숙 분)은 14 세 연하의 민영우(류승범 분)를 사랑하게 된다. 40세의 미혼모로 딸 하나 키우며 살아가는 경민은 기업이미지 컨설팅 회사의 이 사로 26세의 신입사원과의 애틋한 감정을 키워나간다. 그동안 드라마속 여주인공들의 평균 나이보다 월등히 높은 것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아들뻘이 되는 남자와의 사랑, 미혼모라는 설정은 파격적이다.
이러한 인물들의 출연이 드라마속 여성상의 진일보를 의미하는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듯하다. 경실련 미디어워치의 김태현 간사는 “이혼녀, 미혼모 등 그동안 금기시돼 왔던 소재를 방송에서 다룰 수 있게 됐다는 것은 일단 긍정적”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이러한 여성들의 묘사가 단순한 ‘설정’이나 배경으로 끝나지 않고 여성들이 실제로 겪는 어려움을 얼만큼 건드려 줄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