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은 대청마루에 앉아 오월의 따뜻한 햇살을 쬐고 있다. 햇살이 춘향의 피부에 반사되어 반짝거려 춘향의 얼굴을 한송이의 꽃보다 더 밝게 빛난다. 한참 햇살을 맞고 있는데 바닥에 대고있는 손쪽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느낌이 들어 손을 들어보니 어떻게 이곳으로 왔을지도 의심스러운 나비 애벌래 한마리가 춘향의 손등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보통 여인네들은 이런것에 질색하지만 춘향은 덤덤한듯 꿈틀거리는 애벌래를 손으로 잡아 마당 풀숲에 놓아준다. "잘 커야한다. 누가 널 힘들게 하더라도 꼭 나비가 되어 화려하게 날개짓하는 그날을 위해 어떤 어려움이라도 견디어야 해. 알겠지?" 춘향은 애벌래에게 격려라도 하는듯 말하고는 애벌래가 가는곳을 지켜본다. 애벌래가 나뭇잎새에 가려져 안보일때쯤 춘향의 어멈이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춘향아. 게서 뭐하느냐?" 월매는 눈부신 햇살에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춘향은 뒤돌아서 어멈에게 향한다. "햇살이 너무 좋죠?" "그래.. 하지만 너무 눈부셔서 자꾸 눈가가 찌그러지는구나." "난 이런날 너무 좋은데 어머니는 아닌가봐요?" "좋지. 좋지만...여튼 오늘같은날은 좀 싫다. 아! 너 그일은 잘되고 있는거냐? 그 사또 도련님 말이야.." "오늘 서신을 주신다고 하셨어요." "그래? 아직 일을 꾸민지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서신을 나눠받기로 했다니 그날 니 말이 허황된 꿈은 아니었구나." 춘향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우며 한달전 그믐날 밤을 회상했다. 그날은 달도 없는 그믐날이었고 주위엔 귀뚜라미나 개구리 소리도 나지 않는 고요한 밤이었다. "춘향아 이 밤중에 무슨말을 하고 싶다는 것이야?" 머리를 풀고 자리에 누우려는 찰라 춘향이 방문것이 의아한듯 월매가 물었다. "어머니께 미리 말씀드려야 할것 같아서 늦은밤이지만 이렇게 찾아와 말씀드려요." "그래 무엇이냐?" "어머니 저 혼인을 생각하고 있어요." "혼인이라고?" 월매는 춘향의 갑작스런 결정에 놀랐지만 진지한 표정의 춘향을 보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혼인이라.. 그래 니 나이가 그리 빠른것도 아니지... 나도 생각하지 않은것은 아니다. 그럼 당장 내일부터라도 매파를 통해 알아보마. 근데 너도 알고는 있겠지만 우리같은 신분은 혼인을 하더라도 첩밖에 될수없다는것을.... 그래도 내가 매파한테 웃돈을 주더라도 좀 젊고 대갓집의 첩으로 들어갈수있게끔 할테니 걱정은 하지 말아라" 월매는 춘향을 위로하듯 그렇게 말했지만 그리 속이 편하지만은 않다. 자신의 신분때문에 하나밖에 없는 귀한딸이 늙은 양반의첩으로 들어가는것이 안타까울뿐이었다. 그런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질 찰라 춘향이 입을 열었다. "어머니.. 저는 첩으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럴것같으면 제가 혼인하겠다는 말은 하지도 않았어요. 제가 하고싶은말은 정실부인으로 혼인을 하고싶다는 것이에요." 춘향의 말에 월매는 할말을 잊은체 멍한히 춘향을 바라보고 있다가 말한다. "... 어떻게 그게 가능하겠느냐.." "제가 생각해논게 있어요. 그것이 잘 풀린다면 저도 대갓집 정실부인이 될수 있어요." 말도 안되는 춘향의 말을 월매는 믿을수 없었지만 자신의 딸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우선 춘향의 말을 들어보기로 하였다. "그 계획이 무엇이냐?" 춘향은 말을 하기전 밖에 누가 없는지 기척을 살핀다. "처음엔 그분의 눈에 먼저 들어야해요. 그래서 그다음 그분이 연락을 하면 바로 만나지 않고 한동안 서신교환만 하는거에요." "서신만 교환이라.. 무슨 이유가 있느냐?" "네.. 첫째로 저같은 천민과 서신을 교환한다는것 자체가 그분의 인품을 알수 있다는것이죠. 둘째는 서신만 교환하므로서 신비감을 주고 저에대한 애뜻함을 더 키우려는 것이죠. 만약 서신교환이 안된다면 또 다른 사람을 알아보면 되요." "다른사람을 알아본다?" "네.. 그리고 서신교환이 성공한다면 그다음은 제가 그분의 마음을 사로잡은다음 그분을 설득할꺼에요. 아직은 그것까지 생각했어요." "그것이 만약 실패한대도 너한테 피해는 없는것이야?" "네.. 물론이죠 후후" "그럼 그 첫번째 대상이 되는분을 누구로 할꺼니?" "이미 생각해논 사람이 있어요." "누구니?" "사또나리집 첫째아들 이몽룡도령이요." 뜨거운 햇빛에 이제야 적응된듯 월매는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을 내려놓는다. "저도 놀라고 있어요. 처음엔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어머니 이제 조금만 더 일이 잘된다면.." "잘된다면?" "사또나리 정실 며느리가 될수가 있어요." 밝은 표정을 지으며 춘향은 태양을 바라본다. 강렬한 태양빛에 춘향의 모습이 부숴져 사라질것만 같은 그날은 그런 화창한 오후였다.
[몽룡전] 8장. 소녀의꿈
춘향은 대청마루에 앉아 오월의 따뜻한 햇살을 쬐고 있다.
햇살이 춘향의 피부에 반사되어 반짝거려 춘향의 얼굴을 한송이의 꽃보다 더 밝게 빛난다.
한참 햇살을 맞고 있는데 바닥에 대고있는 손쪽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느낌이 들어 손을 들어보니
어떻게 이곳으로 왔을지도 의심스러운 나비 애벌래 한마리가 춘향의 손등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보통 여인네들은 이런것에 질색하지만 춘향은 덤덤한듯 꿈틀거리는 애벌래를 손으로 잡아 마당
풀숲에 놓아준다.
"잘 커야한다. 누가 널 힘들게 하더라도 꼭 나비가 되어 화려하게 날개짓하는 그날을 위해 어떤
어려움이라도 견디어야 해. 알겠지?"
춘향은 애벌래에게 격려라도 하는듯 말하고는 애벌래가 가는곳을 지켜본다.
애벌래가 나뭇잎새에 가려져 안보일때쯤 춘향의 어멈이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춘향아. 게서 뭐하느냐?"
월매는 눈부신 햇살에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춘향은 뒤돌아서 어멈에게 향한다.
"햇살이 너무 좋죠?"
"그래.. 하지만 너무 눈부셔서 자꾸 눈가가 찌그러지는구나."
"난 이런날 너무 좋은데 어머니는 아닌가봐요?"
"좋지. 좋지만...여튼 오늘같은날은 좀 싫다. 아! 너 그일은 잘되고 있는거냐? 그 사또 도련님 말이야.."
"오늘 서신을 주신다고 하셨어요."
"그래? 아직 일을 꾸민지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서신을 나눠받기로 했다니 그날 니 말이
허황된 꿈은 아니었구나."
춘향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우며 한달전 그믐날 밤을 회상했다.
그날은 달도 없는 그믐날이었고 주위엔 귀뚜라미나 개구리 소리도 나지 않는 고요한 밤이었다.
"춘향아 이 밤중에 무슨말을 하고 싶다는 것이야?"
머리를 풀고 자리에 누우려는 찰라 춘향이 방문것이 의아한듯 월매가 물었다.
"어머니께 미리 말씀드려야 할것 같아서 늦은밤이지만 이렇게 찾아와 말씀드려요."
"그래 무엇이냐?"
"어머니 저 혼인을 생각하고 있어요."
"혼인이라고?"
월매는 춘향의 갑작스런 결정에 놀랐지만 진지한 표정의 춘향을 보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혼인이라.. 그래 니 나이가 그리 빠른것도 아니지... 나도 생각하지 않은것은 아니다. 그럼 당장
내일부터라도 매파를 통해 알아보마. 근데 너도 알고는 있겠지만 우리같은 신분은 혼인을 하더라도
첩밖에 될수없다는것을.... 그래도 내가 매파한테 웃돈을 주더라도 좀 젊고 대갓집의 첩으로
들어갈수있게끔 할테니 걱정은 하지 말아라"
월매는 춘향을 위로하듯 그렇게 말했지만 그리 속이 편하지만은 않다. 자신의 신분때문에 하나밖에
없는 귀한딸이 늙은 양반의첩으로 들어가는것이 안타까울뿐이었다.
그런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질 찰라 춘향이 입을 열었다.
"어머니.. 저는 첩으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럴것같으면 제가 혼인하겠다는 말은 하지도 않았어요.
제가 하고싶은말은 정실부인으로 혼인을 하고싶다는 것이에요."
춘향의 말에 월매는 할말을 잊은체 멍한히 춘향을 바라보고 있다가 말한다.
"... 어떻게 그게 가능하겠느냐.."
"제가 생각해논게 있어요. 그것이 잘 풀린다면 저도 대갓집 정실부인이 될수 있어요."
말도 안되는 춘향의 말을 월매는 믿을수 없었지만 자신의 딸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우선 춘향의 말을
들어보기로 하였다.
"그 계획이 무엇이냐?"
춘향은 말을 하기전 밖에 누가 없는지 기척을 살핀다.
"처음엔 그분의 눈에 먼저 들어야해요. 그래서 그다음 그분이 연락을 하면 바로 만나지 않고 한동안
서신교환만 하는거에요."
"서신만 교환이라.. 무슨 이유가 있느냐?"
"네.. 첫째로 저같은 천민과 서신을 교환한다는것 자체가 그분의 인품을 알수 있다는것이죠.
둘째는 서신만 교환하므로서 신비감을 주고 저에대한 애뜻함을 더 키우려는 것이죠. 만약 서신교환이
안된다면 또 다른 사람을 알아보면 되요."
"다른사람을 알아본다?"
"네.. 그리고 서신교환이 성공한다면 그다음은 제가 그분의 마음을 사로잡은다음 그분을
설득할꺼에요. 아직은 그것까지 생각했어요."
"그것이 만약 실패한대도 너한테 피해는 없는것이야?"
"네.. 물론이죠 후후"
"그럼 그 첫번째 대상이 되는분을 누구로 할꺼니?"
"이미 생각해논 사람이 있어요."
"누구니?"
"사또나리집 첫째아들 이몽룡도령이요."
뜨거운 햇빛에 이제야 적응된듯 월매는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을 내려놓는다.
"저도 놀라고 있어요. 처음엔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어머니 이제 조금만 더 일이 잘된다면.."
"잘된다면?"
"사또나리 정실 며느리가 될수가 있어요."
밝은 표정을 지으며 춘향은 태양을 바라본다.
강렬한 태양빛에 춘향의 모습이 부숴져 사라질것만 같은 그날은 그런 화창한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