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뉴스는 언제까지 ‘골동품’?

임정익200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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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뉴스는 언제까지 ‘골동품’?

TV뉴스는 언제까지 ‘골동품’? 전도연에 이어 김혜수가 사상 최대 개런티를 받았다는 기사를 읽으며 착잡했다. 남의 좋은 일(?)에 재뿌릴 필요야 없으니 ‘열심히 일한 그녀들이 부자가 되는 일’을 시샘하지 않는다. 방송국으로선 ‘울며 겨자먹기’겠으나, 어쨌든 TV 드라마의 판이 대형 블록버스터 못잖게 커졌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TV 뉴스는 어떤가? 한국 TV 뉴스가 어디 미국이나 유럽 같은가? 방송의 여러 분야 중 TV 뉴스는 지난 20여년 간 아무 발전이 없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도무지 새로운 게 없다. 기자와 앵커는 바뀌었지만, 뉴스는 달라지지 않았다. 20년 전, 10년 전 뉴스와 테크닉도 리포팅 기량도, 하다 못해 기자들의 발음조차도 나아지질 않았다.

 

우선 한국 TV 기자들은 여전히 ‘글을 읽는다’. TV는 보는 것이다. TV 뉴스 역시 듣는 것이지 읽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한국 TV 뉴스는 여전히 신문기자나 다름없는 TV 기자들이 쓴 문장에 영상을 입힌 ‘통조림 보도’이다. 방송기자는 말을 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은 문장을 ‘읽는다’. ‘방송적 언어’가 아니라 ‘낡은 문어체’이다. “범인의 여죄(餘罪)를 묻기로 했습니다” “의견조율이 안될 시(時)” “금명간 상호입장을 조율하여” 등등의 문장이 나온다. 우리가 평소 말할 때 이런 표현을 입에 올리는가? 아직도 한국 TV 뉴스가 문어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한국 방송기자들의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두 번째는 왜 TV 뉴스의 머릿기사는 항상 조간 신문 머릿기사와 일치하는가 하는 점이다. 신문이 나름의 잣대로 머릿기사를 정하듯 TV도 나름대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생생한 화면, TV라는 미디어의 기능을 충분히 살릴 뉴스가 당당히 앞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 TV는 아침에 읽은 신문의 복사판처럼 ‘신문적 잣대’로 머릿기사와 주요 기사 배열이 이뤄진다. 이것은 한국 TV 뉴스가 아직도 제 자리를 찾지 못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다.

 

세 번째는 앵커 문제이다. 드라마는 김혜수가, 코미디는 신동엽이 있듯, 왜 한국에는 몸값을 제시할 수 있는 앵커가 없는가? 왜 한국 TV 앵커는 ‘앵커 아무개가 말했는데’라고 ‘인용’될만큼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까?

한국 TV의 뉴스는 언제까지 ‘골동품’일 건가? 그것도 별 시세없는 골동품 말이다. 치열한 경쟁의 시장에 TV 뉴스가 나서길 기대한다.

(전여옥/방송인)

 

 

조선일보 '전여옥의 TV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