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2Tone Coat

kano2002.11.13
조회202

 

 

 

  

 

 

 

 

 

 

 

 

 

 

 

 

 

 

 

컴퓨터가 별안간 달그락소리를 내기 시작하여 그치지 않는다.

보통 저러는건 각 부품의 팬에 먼지가 많이 끼어서 청소를 해줘야한다는 걸 뜻한다.

난 자주 해주는 편이라고 본다. 적어도 일년에 두세번 정도는 모두 분해를 해서 먼지를 없애준다

덕택에 오래 쓰기도 했지만, 8월쯤 청소를 해주었는데도 이러는걸 보면

그나마 한계인것 같다. 그도 그럴것이 이제 5년을 다채우려면 몇달 안남은 컴퓨터에게

더이상의 분발을 요구하는게 무리일런지도 모른다.

그리고

 

내겐 10년된 코트가 있다. 너무나 낡아  바랜 나머지 

처음의 남색이 2가지로 얼룩져서 분리된-

무겁게 축늘어져 바람마저 제대로 못막아주는 이 코트의 실제 나이를,

엄밀히 말하자면 11년이겠지만, 내 손에 들어와서 나와 함께 한것만을 따지면

10년이라는 이야기다.

 

나의 것

내가 그렇게 소리내어 말할 수 있는 것들을

난 몇개나 내 생에서 소유해왔을까.

너무나 좋음에도 불구하고 희귀한 음반들은 곧 그것을 받으면

유용할 누군가에게 넘어갈 것이다. 그것은 책이니 카메라니 무엇이니 대개가 마찬가지다.

오래된 로션이란 말이 어색하다면 소모품은 일단 제외하고 봐야한다는 거겠지.

 

내게로 흘러들어와서

내 곁에만 있다가

내게서 떨어지면 생명을 다할 무엇들

'나의 것'이란건 나와 함께 오래된 것이며

나를 떠나선 누구에게도 소용없을 것이며

그렇기에 내가 책임지지 않으면 이내 죽어버릴 무엇일 것이다.

 

4년된 손전화

5년된 컴퓨터

나의 투톤 코트

 

지금 내 눈에 보이는 '나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전부다.

이것들은 내가 버린다면, 누구도 원하지 않을것이기에 죽어버릴 무언가

하여 별필요없이 보일지도 모르는 이런 이유로

난 내 코트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내가 만일 결혼을 하여, 누군가에게 소유되는 것을 인정했다면

그 사람 역시 나의 것이라는 것을 받아들였다면

우리는 드라마에서처럼 한손을 들고 맹세해야할지도 모르겠다.

 

"한쪽이 죽으면 절대로 재혼하지 않겠습니다."

 

만일 한쪽이 죽고난 뒤, 다른 한쪽이 누군가에게

다시 그렇게 소용있는 사람이 되버린다면, 죽어버린 사람은

결국 그 사람을 한번도 소유한 적이 없는 것이 될것이다.

29살의 난 그런 상상을 하며

어쩌면 그런 이유로, 난 죽을때까지 재혼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 사람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그건 너무 쓸쓸한 일이니까.....

 

 

누군가에게 생은 21살때쯤 완성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때 죽을 수 있는 순간이 온다면 죽는 것이 옳다.-적어도 지금은 그렇게 느낀다.

그러한 누군가가 그런 영원의 기회를 놓치고

다른 사람들 틈에 끼어서 그들과 똑같이

건강한 사람들의 생을 흉내내어 살아가려한다면

내내 어색하고 위태롭게 보이기 마련이겠지. 애쓰는 그 모습이

내내 눈물나도록 애처롭고 안쓰러울 수 밖에 없겠지

나를 바라보던 친구의 눈빛

그건 어쩌면 그런 의미가 아니였을가 이제 와서야 퍼득 생각해내지만

친구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없다.

고마워

듣지 못하겠지만 아무튼.

 

 

위태롭게 간신히 살아가고 있던 내게, 너는  다가와

그렇게 버티던 나를 한번 죽였고

다시 태어난 나는 이미 너의 소유임을 알고

그걸 소리내어 말했다면

나와 관계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일 너를 위해

다시 죽는 그날까지, 너 아닌 다른 누구에게도 난 소유되지 않으리

적어도 나만은 너를 쓸쓸하게 만들지 않으리

 

난  오늘부터 바람부는 초겨울 거리를  이 코트와 다시 걸을 것이다.

내가 책임지는 마지막날까지, 바람으로부터 나를 분리해줄것이다.

나 아닌 누구에게도 소용없을 내 코트는 나의 것

나는 이런 이유로 내 낡은 코트를 버리지 않는다.

 

 

네가 아니고선 누구에게도 소용없을 나는 너의 것

벽장안의 나를 다시 꺼내

너만을 바라보는 나를 소리내어 불러

다시 태어난 내가 희미해지지 않도록

이렇게 투명해지는 내가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bencath the painstone

 

there lies beach


 

upon the painstone

 

a tomb of society

내맘 따라서

 

들판을 걸어가네

 

전에 와 본듯한

 

하늘은 졸고, 바람이 된 

 

나의

 

맘은 떠도네...

 

 

 

 

 

 

 

이 사랑이 죽는 날

코트도 버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