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 13억 마음 훔친 '중화영웅'

임정익200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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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표, 13억 마음 훔친 '중화영웅'

브라운관의 신사 차인표가 아시아 드라마의 천왕을 꿈꾼다.
 
차인표와 사극. 그림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도회적이고 세련된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그동안 드라마 제작진이나 본인도 미처 사극 출연은 생각지 못했다.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일종의 선입견. 그런데 그 선입견이 중국 대륙에서 깨졌다. 중국 명나라 때 전국을 호령했던 포도대장으로 변신, 그 모습을 국내 팬들에게 최초로 공개했다.
 
#명나라를 배경으로 한 FBI 수사극 <사대명포>
 
차인표는 현재 중국 상하이에 머물고 있다. 30부작 드라마 <사대명포> 촬영을 위해 지난 5일 출국, 8일 첫 촬영에 들어갔다. 중국과 대만의 합작품인 이번 드라마는 중국 내 유수 기업인 중성그룹이 전체 제작비를 지원하고, 세트장 제작과 감독·촬영 등을 포함해 150여명의 대만 스태프가 참가했다.
 
<사대명포>는 명나라를 배경으로 한 수사극으로 차인표는 4명의 명수사관 중 가장 두뇌가 뛰어나고 인간적인 수사관 역을 맡았다. 총 30부작으로 3개의 에피소드가 10회씩 나뉘어 방송되는데, 반역과 음모가 난무하는 가운데 독극물과 살인사건 등이 현실감있게 다뤄진다.
 
제작진은 기획 단계부터 차인표를 점찍었다. 차인표가 출연했던 드라마 <불꽃>이 2년 전 대만에서 방영된 후 현지에서 차인표신드롬이 몰아쳤기 때문이다. 차인표는 당시 대만에서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를 제치고 인기 연예인 1위에 뽑히기도 했다.
 
제작진은 이런 배경을 염두에 두고 차인표의 출연작 등을 꼼꼼하게 분석, 적임자로 결정했다. 캐스팅 제의에 차인표는 고민을 거듭한 후 출연을 결정했고, 제작진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차인표 드라마'를 구상했다.
 
#"돈을 주고라도 배워야 할 게 많다."
 
상하이에 도착해서 처음 드라마 세트장을 본 순간 차인표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약 5만평 규모의 세트장은 명나라 시대 사람들이 금세라도 뛰어나올 듯 사실적이었다. 세트장 곳곳에 위치한 강, 호수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고 나무들은 100년은 족히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살았을 것 같았다.
 
차인표가 가장 놀란 부분은 무협장면을 찍는 기술. 리안(이안) 감독이 할리우드를 놀라게 했던 영화 <와호장룡>의 대만 스태프가 이 작품을 위해 한데 뭉쳤는데, 협객들이 하늘을 날고 심지어 하늘 위에서 걸어 다니는 듯한 장면 등을 비롯해 액션신이 아름답고 환상적이었다. 또 스태프들의 척척 맞는 호흡과 능숙능란한 노하우도 부러웠다.
 
차인표는 "사극의 제작능력 전반에 관한 노하우와 기술 등은 돈을 주고라도 배워야 할 부분이다"며 이번 작품 선택에 대해서도 만족스러워했다.
 
#상하이는 온통 차인표 붐
 
차인표가 처음 상하이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현지 분위기는 차분했다. 그러나 지난 8일 본격적으로 촬영이 시작됐고 그 이튿날부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상하이 방송국이 차인표와 인터뷰하고, 사극 분장을 한 모습과 현장의 차인표를 세심하게 취재하면서 '인간 차인표'에게 후한 점수를 줬기 때문이다.
 
상하이 방송은 약 1주일간 오후 7시에 방송되는 뉴스 프로그램에 차인표의 일거수일투족을 방송했다. 이후 차인표는 가는 곳마다 사인 공세에 휩싸였고, 음식점·백화점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도 사인 요청을 해오는 탓에 소란이 일 정도였다.
 
"촬영이 끝나면 눈에 잘 띄지 않는 스태프들에게 다가가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하는 모습에 특히 높은 점수를 줬다"는 게 이번 작품을 차인표에게 소개한 최석민씨의 전언이다.
 
그렇다고 차인표가 인간성만으로 현지인을 사로잡은 것은 아니다. 사극 분장을 한 차인표의 전체적인 모습과 희로애락을 담은 표정 등이 중국 배우들과 차별화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배우로 평가받고 있다.
 
#<중화영웅>의 화영웅
 
입소문은 어디에서도 빠른 속도로 번지기 마련. 중국 내 수많은 제작자들이 지금 차인표를 주목하고 있다.
 
중국에서 활동 중인 엔터테인먼트 관계자 최석민씨에 따르면 차인표는 현재 50여편의 작품에 출연 섭외를 받았다. 향후 1년에 4편씩 차인표와 고정으로 일을 함께하고 싶다는 제의도 있고, 무협사극 <중화영웅>의 주인공 화영웅 역을 맡아 달라는 요청도 끊이지 않는다. <중화영웅>은 그 내용이 잘 알려져 있으면서도 매번 새롭게 제작되고 또 그때마다 반응이 뜨거운 드라마로, 중국 배우라면 화영웅을 연기해야 명함을 내밀 수 있을 정도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드라마 소재다.
 
한편 <사대명포>는 사전 제작 후 내년 중국 전역과 화교권 동남아시아에서 방송될 예정이며 국내 방영도 계획돼 있어 시청자들은 중국 사극에 출연한 차인표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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