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을 고치고...(2)날벼락

아이러니200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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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바로 하작가가 말하던 그 서윤호? 앞날이 까매지는 것을 나는 바로 알수가 있었다.

바로 이 사람인 것이다. 역시 오늘은 비오는 날이다.

 

"서윤호씨세요?"

 

서윤호임을 알아버린 나는 말투를 더 사무적으로 바꾸고 그에게 다시 되물었다. 얼굴이 빨개진 그는  무척이나 당황한 눈치이다.

 

"혹시 김서희PD 님 이세요?...."

 

"내 제가 김서희예요. 하 작가님께 말씀 듣고 오늘 처음 뵙네요. 사진도 안 보여주셔서 어떤 분인가 많이 기대했는데. 구면이네요"

 

왠지 통쾌했다. 아침일에 대해 앞으로 서서히 복수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혼자서도 흡족했다.

'아차 내가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지'

 

"꽤 인상이 강하시네요. 연기경험은 있으신가요?"

 

다시 본 그는 짙은 눈썹에 쌍커플 없는 눈 남자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모델이니 몸도 꽤나 만들었을 것이고  아마 아침일이 없었더라면 여자 입장에서는 꽤 호감가는 스타일인건 분명하다. 역시 하작가가 사람 보는 눈은 탁월한가 보다.

 

"저 아침일은.. 정말 죄송...."

 

꽤나 긴장하긴 했나보다. 얼굴이 빨개지는게 아침에 그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힘들정도다. 이래서 하작가가 신인 연기자를 택한걸까? 초짜 PD한테 인기 연기자는 무리일꺼라고 생각했었나 보다. 좀 뜬 연기자들을 많이 격어보지는 못했지만 선배들한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게 연기자들 욕이다. 아마 PD한테 있어서 연기자들은 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무수히 많이 했었다. 나야 아직 단편만 했으니 항상 신인들만 겪어왔었지만 말이다. 여하튼 지금 이 상황에서 나는 아침일을 그로 인해 빨리 잊게끔 아까 그 어리버리 하던 나를 버리고 다시 사무적으로 돌아와야 한다. 앞으로 그를 휘어잡으려면 ..조금 사악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됐어요 아침일은 이제 잊어버리시구요. 이제 같이 일하게 될 사인데 일에만 전념했으면 좋겠네요. 연기 경험은 있으시죠?"

 

'설마 하작가가 연기 경험 없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쓰려고..'

 

"저 연기경험은 한번도 없습니다. 모델밖에 한 적이 없어요."

 

'설마.. 설마가 정말 사람잡았다. 일일드라마 주인공을 연기경력이 한번도 없는 생~초짜힌테 맡기다니..'

 

난감했다. 나도 경험이 많은 PD가 아닌데다가 연기자까지 연기경험 한번도 없는 생 초짜라니.. 도대체 이 여우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수가 없었다. 이래서 나한테 계약 전까지 프로필이고 머고 한번도 볼 수 없게 만든것이다. 이 사람의 어디를 보고 이 사람을 선택했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짙은 인상이 너무 강해서 하나하나 뜯어볼 시간이 없었던거 같다.  자세히 보니 속 쌍커플이 있는 부드러운 눈매와

부드러운 눈매에 비해 짙은 눈썹은 충분히 그에게 개성을 부여했다. 입술은 너무 얇지도 두껍지도 않고 적당히.. 그니깐 적당히 부드러운 입술이였다.

'헉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신인이 아니라는 점만 빼면은 어디 하나 손색없는 외모였다. 앞으로 충분히 뜰 수 있는... 내가 너무 가까이 봐서 하작가를 믿어서인지 분명 외모로서는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켜만 주십시요. 꼭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갑자기 그가 일어나더니 로비가 떠나갈듯 큰 소리로 외쳤다. 순간 당황했지만 어느새 내 입가에선 웃음이 나오고 있었다.

 

"풋 알았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하 작가님 안목인데 믿어야죠 ㅎㅎ"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여기가 무슨 군대도 아니고 남들이 보면 내가 배우 군기잡는 PD로 밖에 안 보일것이다. 아무튼 첫 만남은 조금 황당했지만 이 남자 내가 생각했던거 보다는 괜찮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근대 혼자왔어요? 오늘 계약해야한다는 얘기 못 들었나보죠? 기획사분이랑 같이 안왔나봐요?"

 

이 얘기에 그가 명함 한장을 내밀었다.

 

im기획사 대표 -서윤호-

 

이 사람이 기획사 대표였던 것이다. 그리고는 이 사람 서류를 주섬주섬 챙겨서 나에게 내민다. 설마 이 서류를 나보고 결제하라고.. 역시나 이 사람도 초짜 인생인 것이다.

 

"저 이 서류는 저한테 주실게 아니라 우선 저희 드라마 사무실로 가셔서..."

 

이래 저래 설명하려는데 그 사람 무안스럽게 호탕한 웃음을 지으면서 나를 향해 웃는다. 이 사람 기획사 일은 이번이 처음인거 같다.

 

"하하하하 그게 그런거군요 하하하~"

 

좀 황당한 사람이다.

 

"저하고 같이 사무실로 가시죠. 서윤호씨"

 

이 사람 꽤나 시끄러운 사람이다. 아까 얼굴을 붉힐때는 오히려 쑈가 아니였나 싶을 정도로 철면피다.

지나가는 연예인마다 싸인해달라면서 펜과 종이를 내민다.  이제 곧 배우가 될 사람인데.. 게다가 기획사 대표라는 사람이 이러고 다닌다는건 도저히 내 상식과 성격으론 납득할수 없는 일이였다. 그리고 점점 이 사람에 대해서 궁금증이 더해만 갔다.

 

"근대 회사에 직원은 몇분인가요?"

 

"아 회사요? 아 ~ 저 혼자예요 하하~"

 

"혼자요? 아 힘드시겠네요?"

 

더 이상 물어보면 곤란해 할까봐 그만 물어보려 하는데 이 남자 계속 옆에서 중얼된다.

 

"요즘같은 불경기에 무슨 매니져며 회사에요 저 혼자 벌어서 저 혼자 생활하는게 남는거죠 하하~"

 

보면 볼수록 신기한 일이다. 그렇담 이 남자 밀어주는 회사도 매니져도 없다는 얘긴데 도대체 어떻게 하작가의 눈에 들어왔을까.. 무슨 뒤에서 화끈하게 밀어주는 무서운 빽이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난다 하는 배우들도 하작가 작품 한번 해보려고 별짓을 다 하는게 연예계 스토리인데 말이다. 자신이 얼마나 행운아인지 이 사람은 알까? 하긴 남들이 아마 나를 두고 똑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그가 계약을 하는동안 서희는 이것저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알듯 모를듯 불안감과 새로운 일에 대한 기대감이 서희 맘속에서 왔다 갔다 한다. 그녀는 한참 동안을 멍하니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다가 버릇처럼 자판기로 몸을 옮긴다. 커피중독이라는 말이 그녀에게 어울리는 명칭이다. 하루에 커피를 몇잔을 먹는지 모른다.

 

아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바로 하진원 작가한테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루~ 뚜루루루~ 딸칵~

 

"네 하진원입니다."

 

"하작가님 저 김서희예요"

 

"아 글찮아도 김PD님 전화 기다리고 있었어요. 어때요 만나봤어요?"

 

"아~ 내 만나봤어요.."

 

"어떻던가요? 괜찮죠?"

 

"내 연기 경험이 없는 거 빼고는 괜찮았어요. 마스크도 좋았구요 매력도 있고. 그래도 역시 연기 경험이 없다는게 맘에 걸리네요.."

 

"흠 그건 김PD님 능력에 따라 달려있죠"

 

저 말이 나한테 더 부담되는 말이다. 도대체 날 몰보고 절케 믿는건지 ..

 

"아 그리고 여자 주인공 결정은 어떻게 하셨나요? 아직 결정 안하신건 아니시죠?"

 

"결정은 했죠~ 깜짝 놀랄만한 사람으로 몇일후에 발표하겠습니다"

 

"네 시간이 많은것 같아도 여러가지 준비해야 할게 많으니 빨리 결정해주세요 하작가님"

 

"네 물론이죠~ 그럼 끊습니다."

 

할말이 많았는데 하작가는 또 그렇게 끊어버렸다. 항상 이런식이라 이젠 별로 신경도 안 쓰인다. 이제 남자주인공이 정해졌으니 한시름 놓았지만 여주인공 문제가 남아있었다. 근대 이 여우작가는 여주인공 또한 나한테 귀뜸도 안해준다. 여주인공을 알아야 장소 섭외도 하고 콘티도 짤텐데 정말 PD생각은 하나도 안 해주는 작가이다.

 

"김PD 여기 있었네~ 큰 껀수 하나 물었다며~ 기대해보겠어~"

 

"이제 시작인데 머 박 선배는 이번에도 시청률 대박이라면서 부러워~"

 

"그래도 머,, 여자가 그 정도 껀수면 엄청 큰건데 잘할수 있겠어?"

 

"해봐야지 머.."

 

"참 내일 회식있는거 알지? 꼭 참석하라고~"

 

서희는 뒤돌아서서 입을 삐쭉거린다. 분명히 서희를 비꼬는 말임을 서희도 안다.  자기를 여자라고 깔보고 무시했던 선배며 동료들 앞에서 본때를 보여죠야 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지만 기회가 없었던 서희였다. 하지만 지금은 보란듯이 그 기회가 찾아왔고 악바리 근성을 보여서라도 서희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을 다시한번 하는 서희이다.

 

"김PD님 여기 계셨어요? 한참 찾았잖아요"

 

서윤호다.

 

"아 계약 끝내고 오는거예요?"

 

"내 이제야 끝났네요~ 아 너무 기대되는거 있죠"

 

맞다. 근대 이 사람 몇살일까 도대체.. 아직 나는 그의 나이조차 물어보지 않았다.

 

"근대 지금 나이가.. 어떻게 되요?"

 

보기에는 내 또래쯤 되보이는데 너무 나이가 많은건 아닌가.. 신인치고는.. 그런 걱정도 없는건 아니였다. 요즘엔 워낙 나이어린 스타들이 뜨는 추새니깐..

 

"저 올해 만으로 슴셋인데요 하하~"

 

말도안된다. 저 얼굴로 스물세살이면

'무지하게 나이 많이 들어 보이네'

 

"아 네~ "

 

"그러는 김PD님은 몇살이세요?"

 

다시 물어오는 너무 뻔뻔한 그다. 사실 나도 나이 밝힐 생각이 있었지만 그의 나이를 듣고나서 왠지 내 나이 말하기가 꺼려졌다. 아줌마란 소릴 들은 기억도 있고..

 

"아줌마 나이는 알아서 머하시게요?"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다. 내가 그 말을 왜 꺼냈을까.. 일부러 넘어가려고 했던 건데.. 후회막심이다.

 

"앗 그 일 아직도 생각하셨어요? 아침일은 정말 죄송해요 본의아니게.. 제가 불의를 보고는 조금 못 참는 성격이라서요.. 죄송해요 정말.."

 

"아니예요. 저 아줌마 아니니깐 그렇게만 알고계세요"

 

나도 참 주책이다.

 

"아 아침에 일은 제가 일부러... 아~ 그게 아니라 그냥.. "

 

"됐어요 변명 안하셔도 괜찮아요. 그럼 이제 볼일 끝나신거죠 이제 가보셔도 돼요"

 

"아 네~ 오늘 정말 죄송하고.. 아니 감사했습니다. 그럼 안녕히계세요"

 

방송국에 들어온 이후로 저렇게 잘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무식한 남자는 처음 보는거 같다. 아무튼 오늘 파란만장한 하루는 막을 내리려나 보다. 휴~ 들어가서 퇴근 준비나 하려 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하진원입니다. 김PD님"

 

"아 내 하작가님 아까 말씀 다 안 끝나셨던가요?"

 

"아뇨 아까 말한 여주인공 문제 말인데요.."

 

"아 네 그새 결정하셨어요?"

 

"김서희씨가 맡아주셨으면 해서요"

 

"네?"

 

날벼락이다. 이건 분명 날벼락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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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써본 글이라 이거 쓰기전에 무척 망설였었는데..

허접하지만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