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런 수업 받고.. 이런 시험문제 풀어보고 싶은데..

나기2002.12.13
조회207

여기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사이트들에서 최근 인기를 끌었던 문제의 시험지.. 아시죠?

우리에겐 즐거운 이야기거리였던 그것이... 새로운 문제거리가 되어있더군요. 훔,, 저런..

검정색이 아닌 글씨는 제가 쓴거니까.. 읽지 않고 넘어가셔도 무방합니다. ^^;;;

 

아래 내용은 한겨레 신문 기사를 토대로 한 것.

 

최근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정효찬 강사가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경북대학교 게시판은 때아닌 '미술의 이해' 시험 문제로 찬반논란과 함께 "나도 이런 선생님한테 배우고 싶다"며 전국에서 몰려드는 팬들의 환호성으로 떠들썩합니다. 정효찬 강사는 일약 대학가의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미술학과 사무실은 신문사, 방송국에서 걸려오는 문의전화로 학과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며 '더이상의 전화는 자제해달라'고 호소합니다.

정효찬 강사는 '신성한 시험문제'(?)로 '장난'했다는 이유로 시말서를 제출했습니다. 학교측은 '내년 1학기부터 강의를 맡기지 않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정효찬 강사가 제출한 시험문제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립니다. '상식적이고 참신하다!'-'황당하고 엽기적이다!'

올해 2학기 기말고사 문제중에 "세 명이 치는 점 백원짜리 고스톱에서 20점으로 쓰리고에, 피박에 그리고 광박에 흔들어서 났다면 총 얼마의 수입이 생기는가?"는 제대로 푼 학생이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지난 중간고사 과제는 "백설공주를 죽이시오"였다는군요.

수업방식과 시험문제가 전국 대학가의 화제로 떠오르자, 정효찬 강사는 자신의 입장을 담은 글을 경북대학교 게시판에 직접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 글에서 이런 문제를 출제한 의도에 대해 정효찬 강사는 "단답형의 답을 누가 더 많이 알고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수업에 진지했는가를 알기위한 방법이었다. 수업의 특성상 발표를 잘한 조의 조원은 무조건 좋은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다. 이런 맹점을 보완해 보고자 했던 시험이었다"고 설명합니다.

'미술의 이해'인지 '개그의 이해'인지 도무지 구분이 되지않는다는 불평과 함께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은 정효찬 강사의 이런 문제출제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이런 시험문제야 말로 진정으로 수업을 열심히 들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법"(경북대게시판 '영길선생')이라고 주장합니다. 대학을 졸업한 지 13년이 지난 '아줌마'라는 네티즌은 "처음에는 '웃기는 시험'이라고 생각했지만, 되짚어 생각해보니 재미있고 기발한 생각 뒤에 숨어있는 제자들에 대한 관심을 읽었다"고 말합니다. '그냥 강의만 하고 가는 교수님이 아니라 학생 하나 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느낌도 털어놓습니다.


아래는 문제의 강사가 경북대 게시판에 올렸다는 글입니다.

미술의 이해 강사 정효찬 입니다. 우선은..음..정신이 없군요..

정말 소중했던 우리들만의 수업이었는데...한조 한조 발표할 때마다 상대평가로 성적을 줘야 한다는 것이 참 가슴 아팠습니다.

예술의 다양함과 그 창조성에 관하여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받았습니다. 아직 모자란것이 많은 사람이라서 가르침을 주는것보다 가르침을 받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다시한번 같이 수업했던 모든 학생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모든 경대인들께 사과 드립니다. 열정적이고 진지했던 우리들의 수업이 인터넷의 엽기란에 링크된 점. 그리고 저를 믿고 강단에 세워주신 사랑하는 은사님께도요...
인터넷에 이런 저런 스켄들이 떠돌아 다니는걸 봤을땐 인터넷이 참 빠르군..이라고만 생각했었지요. 오늘은 인터넷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드네요...

많은 분들이 시험 문제만으로도 수업의 분위기를 읽어내시니 참 감사합니다. 분노하시는 분들도 이해를 합니다. 이따위 기말고사문제들때문에 인생의 성적에 오점이 남아서는 곤란하겠지요....
그렇습니다. 이 기말고사는 단답형의 답을 누가 더 많이 알고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수업에 진지했는가를 알기위한 방법이었습니다.

수업의 특성상 발표를 잘한 조의 조원은 무조건 좋은 성적을 잘 받을수 있지요. 이런 맹점을 보완해 보고자 했던 시험이었구요...

한학기를 뒤돌아 볼수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기도 했구요.
미술의 이해니까 가능한 얘기겠지요.
120여명 남짓(?)한 피끓는 학생들과 아직 피가 식지 않은 의욕많은 초보 강사...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생각들, 다양한 옷차림과 다양한 행동..다양한 장르의 시험문제..이해 할 수도 있고 이해 안 할 수도 있고 이해 될 수도 있고 이해 못될 수도 있는 우리의 삶을 한 학기라는 시간동안 즐겁고 진지하게 후회없이 나눠봤다고 생각합니다.
다시한번 시험문제를 읽어보니 경솔한 점이 없진 않은거 같군요..

이 글은 공식 사과문이 아닙니다. 그리고 시말서 역시 아닙니다. 그저 그런 시험이 나오게된 과정을 약간 이야기 한 것입니다. 저 역시 이해 될 수 있고, 이해 안 될 수도 있는 한 사람임을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너무 길어졌군요. 다음에는 좀더 재미있는 얘기를 올릴 겁니다^..^



 

문제의 시험.. 몇 항목을 보면,,

 

2) 첫 수업시간에 모두 다 같이 행했던 행위는 무엇인가?  정말 기억하기 힘든 문제 아닐까? 첫시간은 의례 휴강이려니 하고 빼먹기 쉽잖아.
  1. 휴강 2. 의자에 앉아서 자리 땡기기 3. 교실 옮기기 4. 나의 살던 고향 노래 합창 

 

14) 다음중 15조 발표때 끊인 라면의 이름은?  

  1. 콩라면 2. 신라면 3. 삼양라면 4. 바다가 육지라면 

그 수업에 결강을 했다면 모를 것이고.. 참석했더래도.. 한학기의 그 강의가 추억처럼 멋지게 각인된 사람만 알 수 있을 문제.. 학생의 성실성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강사로서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문제 아닌가..

 

15) 우리 조상들의 실용성과 뛰어난 배색능력등 탁월한 미적 감각을 XX볼 수 있으며, 그 구성미는 서구의 몬드리안이나 클레등의 회화 작품과도 간혹 비교되기도 하는 우리 민초들의 애환이 담겨져있는 전통의 물건은?  흠 잡을 곳 없는 문제..
  1. 한복 2. 자부동 3. 조각보 4. 다듬잇돌  
 
18) 사랑에! 관해 발표한 2조가 의견 및 제작 과정은 완벽했으나 발표시 곤란함을  겪은 이유는?  

  1. 사진 촬영기술 부족 2. 슬라이드 기계고장  3. 필름이 타버려서 4. 성대 결절 
이것 역시.. 학생이 당시 그 장소에 있었서야 하고.. 시험문제를 풀다가 피식 웃음지으며 다시금 그 시간대로 돌아가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문제다.. 한 학기 강의가 통째로 기억 속에 남는데.. 시험만 끝나면 곧 잊어버릴 달달 외운 화가 이름 한개, 유파 이름 두개.. 이런거 확인하는 것보다 몇배는 멋지지 않은지..

 

16) 이교실에서 선생님 다음으로 나이를 먹었다고 우기는 금속공학과 96학번 김봉진 옹(翁)의 미술관을 간 횟수는?  
  1. 한번정도 2. 두번정도   3. 여자친구 생일마다(한번도 못가봄)  4. 여자친구 생일마다(일년에 다섯번씩)  

28) 다음중 어설픈 마술사가 아닌 사람은? 
  1. 행정학과 심은경 2. 천연섬유학과 지은정  3. 인문사회 자율전공 김응엽 4. 데이빗 카퍼필드  

학생 한사람 한사람에 대한 강사의 애정이 돋보이는 문제들.. 이 강사가 이사람들 이름을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그 강의를 수강한 사람들끼리도.. 학과나 학년을 떠나서 서로들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있으리라.. 참 즐겁게들 지냈으리라 생각되는.. 어디 그러기가 쉬운가? 그런 추억으로 기억되는 교양과목.. 난 수강 못해봤다.. - -
 
32) 밤하늘의 별을 바라 보다가 은하수를 보며 견우와 직녀의 슬픈 사랑을 떠올리고 눈물짓는 친구가있다면 그 친구에게 해줄 수 있는 적당한 말은?  

  1. 울지마 나도 슬퍼지자나 
  2. 까치와 까마귀가 오작교를 놓아주니까 걱정마 
  3. 그거 다 지어낸 이야기야 콩쥐 팥쥐랑 비슷한 이야기야 
  4. 별꼴이 반쪽이네 
제일 어렵다고 생각되는 문제다. 아직도 모르겠다.. 나라면 훔.. 2번.. 정답이 없는 문제인거 같다. 정말 어렵다.. 이렇게 고민되는 문제는 본 일이 없다.. 훌륭하다.. ㅜㅜ


34) 낙서도 예술이라 말할수 있는가? 4번을 봐라.. 정말 재치가 돋보이지 않는가.
  1. 있다 2. 없다  3. 모르겠다 4. 원래 알았는데 지금은 기억이 잘나지 않는다 

 

 

전, 시험문제 자체가 재미있는 걸 떠나서.. 저런 문제가 나올 수 있는 수업이었다면.. 저런 문제를 받아들일 각오가 되게끔 만들 수 있는 수업이었다면..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이런 수업을 받을 수 기회가 더 많은 후배들에게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