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익 쉭!쉬쉭! 세바스찬이 오고 있었다.평소의 그녀석이 보이던 모습과는 다르게 세바스찬은 무엇에 슛기고 있었는지 재빠른 속도로 기어서 내 두개골 안으로 들어왔다.그리곤 흥분이 가라 앉지 않았는지 연신 그 특유의 가뿐 혓소리를 내고 있었다.아직 해가 지지 않아서 누가 들이 닥치기라도 한다면 큰일이 날것은 분명한데...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뒤이어 어떤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거기 누구요?" 젠장 걸렸군, 낮선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아마도 나의 모습을 본 모양이겠지,나는 조용히 침묵했다. "혹시,이쪽에서 뱀 한마리를 보지 못했습니까?" 낮선 목소리의 사내는 천천히 내가 있는 곳으로 걸어 왔다. 나는 대답 대신에 손을 들어서 저었다. "이상하군 분명 이곳으로 도망치는게 보였는데" 사내는 잠시 나를 힐끔 보고는 헛기침을 했다. "흠...혹시라도 그 뱀을 보시면 조심하시오. 그다지 독성은 강하지 않지만 물리고 나면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니까." 훗..괜한 걱정이군, 아직도 이런 사람이 있던가...사내는 뱀 찾기를 포기했는지 밖으로 나갔다. 이제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어둠의 홍일점인 달이 그 고개를 쳐들고 밖으로 나올 때가 될 것이다. -워우우우우~ 늑대의 소리인가 그럼 아마도 달은 이미 떠 있겠군,나는 몸을 일으켰다.갑자기 몸을 움직여선지 머릿속에 든 세바스찬이 덜컹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미안하다 세바스찬.나는 미소를 머금었다.물론 마음뿐인 미소였지만. 다 쓰러져가는 폐가를 나오고나서는 밤인데도 환하게 밝혀진 마을을 구경할 수 있었다.세상이 변하긴 정말 변했구나, 귀족들의 전유물이던 세련된 등이 이곳저곳에서 빛을 발하는걸 보니,나는 철컹거리는 몸을 이끌고 마을의 거리로 들어섰다.내 모습이 이상한지 여기저기서 힐끔거리는 눈길이 느껴졌다.하긴 다 녹슨 갑주들을 빈틈없이 감싸고 있는 모습이니 그럴만도 하겠지,나는 커다랗게 지어진 마을의 집들을 보았다.2층집 그것도 벽돌로 쌓은집이라니 내가 살던 때에는 지체높은 인간들이나 살수 있을 집이었다.후..계속해서 놀랄일만 일어나는군,나는 천천히 느낌을 아 걸었다.남들이 계속 힐끔거리건 말건 그냥 걸었다.그리곤 천천히 그 느낌이 나는 곳을 투구로 교묘히 가려진 동공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곳까지 오게 되었다.주점이라고 적혀져 있을 듯한 건물,,글도 변했는지 뭐라 적혀있는 줄도 모르고 그냥 그곳에서 들려오는 시끌벅적한 소리에 나는 단정한 것 뿐인데 맞은 듯, 도적들은 거기에 있었다.여러사람들이 서로 술을 마시고 있는 장소에 그들은 있었다.나는 실내의 맨 왼쪽 구석에서 식사를 하던 그들의 모습을 보았다.음식을 먹다라...지금은 생각할수도 없는 일이 되었지만.아무튼 맛있게 그리고 게걸스럽게 먹고 있었다.나는 천천히 그들 옆에 비어있던 테이블로 걸어가 앉았다.여기 있는 인간들은 내 모습을 이상하게 보는 자들은 없었다.오히려 내가 그들의 모습을 보며 놀라야 할 지경이었으니.. 귀족같은 옷을 입은 놈들과 온몸을 검은 천으로 가린 놈들 그리고 나와 비슷하게 온몸을 갑옷대기로 가린 놈들등.. 각양각색인 모양이었다.내가 찬찬히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을 때였다.갑자기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 어떤 민대머리의 우락부락하게 생긴 인간이 조금 왜소해 보이는 장발의 애꾸눈을 가진 사내의 멱살을 붙잡고 서로 옥신각신 하고 있던 것이다. "이봐..이것 좀 놓고 말하자.." "미쳤냐! 어서 내 물건이나 내놔.설마 여기서 외눈깔의 생쥐인 니 놈을 만날 줄이야. 하늘의 도우심이다." 목이 졸리는지 애꾸눈의 사내는 연식 켁켁거리며 자신의 멱살을 잡고 있는 대머리에다 몸이 우락부락한 남자의 팔을 힘겹게 붙잡고 있었다. "물건을 돌려 줄께..켁..켁..돌려 준다고...그러니 놔줘.." "우선 내놔 어서!" "이걸 놔야 꺼내서 주던 말던 할거 아냐." "으음..듣고 보니 그렇군" 쿵소리와 함께 외눈의 사내는 대머리의 손에서 풀려나 바닥에 엉덩방아를 찍었다.훗...재밌군.. "휴...살았다..자자 이거나 받아.라." 그 외눈의 사내는 자신의 품에서 어떤 돌 같은 것을 그 대머리 남자에게 던졌다.순간 나는 그 대머리의 가슴에 공처럼 생긴 물체가 날아가는 것을 볼수 있었다.그 옛날,위대하던 장군 아킬레스가 죽을때 사용하던 물건,폭탄이라고 하던가 아무튼 그것이었다.이것도 변한 세월 덕분인지 저런 평민들도 가질수 있게 된것인가?젠장 또 몇일 쉬게 되겠군... -퍼어어어엉! 그러나..내 예상과는 달리 그 공처럼 생긴 물체는 과거에 강력한 파괴력을 보여주던 그 폭탄이 아니었다.외눈박이가 던진 그 물체는 대머리의 몸에 부딪히고는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주위의 시야를 가리게 만들었다.연막탄..지금시대에도 쓰이긴 하나 보구나..하는 생각과 더불어 찬스가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이정도 소란이라면 그 도적놈들도 조금은 당황하고 있을 것이다.바로 이때 빼앗긴 루비를 되찾자는 시나리오가 나의 없는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것 같은데...어짜피 지금 나는 머리가 비어있으니 아니 세바스찬이 있던가..난 몸을 일으켜서 그 도적들이 있던 테이블로 살며시 걸어 갔다.셀수 없는 오랜 시간은 빛하나 없는 미궁에서 보냈기 때문에 내게 연막같은 장벽들은 아무런 장애도 될수 없었다. "으아악! 어떤 놈이냐!" "누가 내 지갑을 턴다 도와줘! 그랜트!" "꺄~앗~! 치한이다.!!." 역시 세상에 기회를 활용할 줄 아는 자들은 많았다.참으로 세상은 어떻게 된 것인지...나는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할수 있었다.그런데...문제는 여기서 부터 시작되고 있었다.이 도적놈들이 꼼짝하지도 않은체로 제자리에 앉아 있는게 아닌가..역시 노련한 놈들이었다.그러니까 어둠군주의 미궁을 찾아 대담하게 파괴를 자행했었겠지..아무튼 이 난관을 피할 방법이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뼈다귀더미가 되어 지겹도록 오랜시간을 미궁에서 갇혀지낸 것도 억울한데 이런 하늘이 준 기회마저도 놓치게 되다니..순간 조바심이 나,울화가 치밀어 오른다..젠장..난 더이상 생각이고 자시고 할거 없이 무작정 놈들이 있던 테이블로 몸을 날려 브라이튼가 뭔가 하던 놈이 몸에 매고 있던 가방을 재빨리 나꿔챘다.물론 내딴에는 완벽하게 처리한듯 싶었지만 아쉽게도 브라이트라는 놈의 목에 가방줄이 걸려서 나는 적에게 나의 존재를 알리는 실수를 범하고야 말았다.젠장...되는 일이 없군.. 누군가가 창문들을 모두 열어 재꼈는지 그동안 내부를 장악하고 있던 연막이 사라지고 차츰 주점내부의 풍경이 들어나기 시작했다.여자에게 추근대는 놈들이나 돈을 챙기던 놈들 그리고 사람을 때려 눕히던 놈들등..모두의 모습이 들어나게 되었다.설마 이렇게 순식간에 연막이 사라지게 될줄이야 나는 들고 있던 가방의 줄을 목에 감고 있는 브라이트를 보았다.놈,어지간히도 노려보는구나..생각하고 자시고 할것 없다.즉시 녹슨 검을 뽑아 가방끈을 잘라낸 나는 브라이트와 그일당들이 뭐라 대들기 전에 재빨리 주점의 입구쪽으로 몸을 돌려 뛰었지만.....아쉽게도 이런 행동은 어린 꼬마 숙녀 도둑의 목소리 보다는 빠르지 못했다.중얼거리는 꼬마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그 뒤 어른 주먹만한 불덩이가 나를 강타했기 때문이었다.물론 이때 가지고 있던 가방은 놓치고 말았다.서서히 기울어지는 몸...과 떨어지는 가방...둘의 낙하는 같았지만 결과는 달랐다.미스릴이 워낙 마법내구성이 강해서 다행히 내 정체는 들어나지 않았지만 가방은 바닥에 떨어지며 그 안에 들어 있던 내가 그렇게 찾던 루비와 막대한 돈들을 뿌리고 말았기 때문이다.훗...당연한 소리지만 돈이 뿌려짐과 동시에 주점안은 연막의 소란정도는 가볍게 무시 할 만큼 커다란 소란이 일어났다.워낙 괴성들을 질러대서 잘 들리지 않았지만 '줍는자가 임자다'라는 소리는 확실히 들렸던것 같다.젠장...완전 난장판이 되어버린 상태에서 나도 루비를 줍기위해 짐승으로 변한 인간들의 무리로 몸을 날렸고 그 도적들도 마찬가지로 몸을 날렸다.이렇게 된 이상 나머지는 실력행사밖에 없으니까... "쿠아아악!"한놈이 날라 간다."으아아악! 큭!"두번째 놈이다."으아~아~ 놔줘! 놔줘!"세번째 놈을 날렸다.이제 내 눈앞을 막을 생각은 하는 자는 없는지 슬슬 돈에 눈이 멀었던 자들이 뒷걸음질을 쳤다.그럼..이제는 묶은 빛을 갚아야 하겠지..두눈을 크게 뜨고 나를 쳐다보는 4명의 인간들에게 공손히떨어져 있던 루비를 주워서 보인뒤 몸을 돌려 천천히 입구쪽으로 걸었다.오랜만에 힘을 쓰니 뼈다귀들이 버벅되는 느낌이지만...상쾌해진듯하다.그런데 역시..나가려는 나에게 예의 또 주먹만한 불덩이가 날라왔다.하는 수 없이 싸우는 길 밖에 없단 말인가?.."기..기다려욧!"그 꼬마숙녀로군..겁도 없이 한번 더 내게 마법을 쓰다니 좀전에도 그러더니 만 더이상은 통하지 않는다는 걸 모르나 보군..나는 내게 쏘아져 오는 불덩어리를 손으로 붙잡고는 으깨어 버렸다.한순간 불길이 피어올랐지만 미스릴로 된 건틀렛을 어쩌지는 못했다.하는수 없지 ...-크크크...무슨일인가..내게 볼일이 있는가..-나의 목소리는 괴기하게 주점 내부를 울리며 퍼졌다.소녀는 겁을 먹었는지 움츠러들고는 옆에서 구경만 하고 있던 청색 조끼를 입은 갈색머리 소년에게 꼭 붙어서 떨어질줄 몰랐다.순간 내가 던졌던 사람무더기에서 누군가가 위에 쓰러진 사람들을 던지고 일어나기 시작했다."으윽...형씨..꽤 하는군..이 브라이트님을 던지다니.."흐흐..구석에서 그대로 뻗어 있으면 더는 맞지 않아도 됐을 텐데..하긴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아직 끝난건 아니야..감히 루비를 훔치려 들다니.."하하하..적반하장도 유분수지.."잠깐요. 기다려요. 브라이트.."상당히 부드러운 목소리..검은색의 긴머리가지고 신관의를 걸친듯한 여인이 나서며 브라이트를 말리는 모습이 보였다.젠장..이제보니 크레네의 모습과도 비슷하게 생겼군..하얀 얼굴 검은 긴머리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 붉디 붉은 입술은 내가 기억하는 크레네의 모든 것이었다.이여인은 그런 크레네의 모든 것을 비슷하게 풍기고 있었다."당신은 누구십니까..저는 방금 당신의 목소리에서 꺼림찍한 어두운 기운을 느낄수 있었습니다.혹시 그 루비의 ..."잠시 나를 찬찬히 흩어 보던 여인은 다시 말을 이었다."주인이..되십니까.."이런..다 들켰군..아무래도 길보다는 흉이 더 많으리라는 생각이 드는구나.-크크큭...그렇다고 할수도 있겠지..나의 가장 소중한 물건이니까..-역시 신관이라 그런지 단번에 나의 정체를 눈치 챘는듯 했다.나는 잠시 그 여인의 깊은 눈을 쳐다 보았다."켈레드 이모..아는 사람이예요?설마 저런 브라이트 아저씨보다 더 불한당같은 사람을..""뭐야! 파라 누가 불한당이냐.."꼬마숙녀에게 놀림을 당해선지 브라이트란 놈은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지다가 일어나서 켈레드라는 여인의 곁으로 가 섰다."젠장...이런일이...켈레드 아는 사람인가..?""예..당신도 알거예요. 그가 누군지.""설마.."브라이트는 순간 켈레드에 말에 무언가 감을 잡은 듯 자신의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의 손잡이를 잡았다.흐흐흐 험상궂은 얼굴을 더욱 험상궂게 만드는군 잠시 후 나는 주문을 외우려고 하는 여자 꼬마와 어느 틈에 뽑았는지 칼을 들고 서있는 남자아이를 켈레드라는 여인과 브라이트라는 놈의 옆에서 볼 수 있었다.-내가 누군지 이제야 생각이 나는가 보군-"그렇소.."어느 틈에 브라이트의 목소리는 침착하게 가다듬어져 있었다.-흐흐흐..그래서 싸워 보겠다는 건가..사실 일전에 미궁에서 젊은이에게 당한걸 생각하니 보답을 해줘야겠는데 기회가 없었지..그런데 지금 자네가 기회를 만들어 주려고 하는군..-좋아 좋아 어디 뎀벼봐라..지금의 나는 그 당시와는 다르다..나는 천천히 녹슨 미스릴검의 검집을 앞으로 내밀려 검의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 뎄다.오랜만에 검술을 펼치게 되었군..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전투만을 했던 나다..아무리 시간이 흘렀지만 니 같은 놈에게 당하지는 않아.."잠깐 기다려요.."갈색 남자 꼬마가 나서며 말했다."여기 계신 여러분..모두 조심하세요.지금 우리와 싸우려고 하는 이자는 인간이 아닙니다. 모두 피하세요. 마물 스켈레톤입니다."젠장..인간 힘줄 같은 일이....젠장, 젠장. 꼬마가 소리치며 말한 것 때문인가..실내는 내게 절대적을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꼬마녀석이 머릴 쓰다니..순간이었다.내가 헛점을 보였는지 브라이트의 공격이 시작되었다.그리고 좌중에 구경만 하던 인간 무리들도.."흐아아압!"후후후.기합이 크다고 다 좋은 건 아니야..브라이트는 기다란 검을 뽑아서 나의 허리쪽을 공격해 들어왔다.베기인가.나는 철그렁 거리는 이 갑주들이 조금 불편은 했지만 재빨리 몸을 회전시키며 브라이트의 검을 살작 피한뒤녹슨 미스릴제 검을 뽑아 손잡이로 뒤통수를 내리찍어갔다.-잘가라..-"크아아아아"아쉽게 되었군..나의 공격은 브라이트가 괴성을 지르며 몸을 뒤로 빼는 바람에 무산되고 말았다.베기를 하는 중에 동작을 켄슬하고 몸을 뒤로 빼다니..녀석도 그리 만만한게 아니었다..그런데 내 생각은 길지 못했다.갑자기 양 옆쪽에서 인간들이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마치 미궁에서 싸우던 때가 생각나는군 그때도 이렇게 많은 적들이 어디서 나오는지 엄청난 협공을 했었지..나는 전광석화같은 속도로 검을 좌우에 쉴세 없이 찔러 댔다.어차피 녹슨 검이니 맞아 봤자 심해야 중상이겠지..공격해 들어 오던 인간들은 하나씩 나의 검에 맞고는 쓰러져가기 시작했다.점차 신이 나기 시작했다.마치 미궁에서의 그때와 비슷한 상태라선지 알수없는 쾌감마저 샘솟기 시작했다.-쿵..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방심한건가..나는 그만 어깨에 누군가의 검을 맞고 팔을 축 늘어 트렸다.다행히 왼쪽어깨였지만 왼손에는 루비가 들려있었다.역시 루비를 들고 싸우는건 무리였나..갑자기 사람들이 물러서기 시작했다.나는 뭔가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재빨리 뒤를 돌아 보았다..젠장[헤카트리스여 그대의 위대한 힘이여 적을 날려라!][사라진 생명이여 있던 곳으로 돌아가라!]-쿠아아아아!아앙!-샤아아아아끝이었다....마치 폭죽과도 같이 나는 날아 올랐다.신성 주문 때문인지 몸도 산산히 조각나기 시작했다.저 먼 아래에선 지붕이 뻥 뚫린 집 하나가 보였다.-쿠아아아악!-어둠군주의 비명도 이러했던가...11
스켈레톤 맨 2
-쉬익 쉭!쉬쉭!
세바스찬이 오고 있었다.평소의 그녀석이 보이던 모습과는 다르게 세바스찬
은 무엇에 슛기고 있었는지 재빠른 속도로 기어서 내 두개골 안으로 들어왔
다.그리곤 흥분이 가라 앉지 않았는지 연신 그 특유의 가뿐 혓소리를 내고
있었다.아직 해가 지지 않아서 누가 들이 닥치기라도 한다면 큰일이 날것
은 분명한데...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뒤이어 어떤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거기 누구요?"
젠장 걸렸군, 낮선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아마도 나의 모습을 본 모
양이겠지,나는 조용히 침묵했다.
"혹시,이쪽에서 뱀 한마리를 보지 못했습니까?"
낮선 목소리의 사내는 천천히 내가 있는 곳으로 걸어 왔다.
나는 대답 대신에 손을 들어서 저었다.
"이상하군 분명 이곳으로 도망치는게 보였는데"
사내는 잠시 나를 힐끔 보고는 헛기침을 했다.
"흠...혹시라도 그 뱀을 보시면 조심하시오. 그다지 독성은 강하지 않지만
물리고 나면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니까."
훗..괜한 걱정이군, 아직도 이런 사람이 있던가...사내는 뱀 찾기를 포기했
는지 밖으로 나갔다. 이제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어둠의 홍일점인 달
이 그 고개를 쳐들고 밖으로 나올 때가 될 것이다.
-워우우우우~
늑대의 소리인가 그럼 아마도 달은 이미 떠 있겠군,나는 몸을 일으켰다.갑
자기 몸을 움직여선지 머릿속에 든 세바스찬이 덜컹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미안하다 세바스찬.나는 미소를 머금었다.물론 마음뿐인 미소였지만.
다 쓰러져가는 폐가를 나오고나서는 밤인데도 환하게 밝혀진 마을을 구경
할 수 있었다.세상이 변하긴 정말 변했구나, 귀족들의 전유물이던 세련된
등이 이곳저곳에서 빛을 발하는걸 보니,나는 철컹거리는 몸을 이끌고 마을
의 거리로 들어섰다.내 모습이 이상한지 여기저기서 힐끔거리는 눈길이 느
껴졌다.하긴 다 녹슨 갑주들을 빈틈없이 감싸고 있는 모습이니 그럴만도 하
겠지,나는 커다랗게 지어진 마을의 집들을 보았다.2층집 그것도 벽돌로 쌓
은집이라니 내가 살던 때에는 지체높은 인간들이나 살수 있을 집이었다.
후..계속해서 놀랄일만 일어나는군,나는 천천히 느낌을 아 걸었다.남들이
계속 힐끔거리건 말건 그냥 걸었다.그리곤 천천히 그 느낌이 나는 곳을 투
구로 교묘히 가려진 동공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곳까지 오게 되었다.주점이
라고 적혀져 있을 듯한 건물,,글도 변했는지 뭐라 적혀있는 줄도 모르고 그
냥 그곳에서 들려오는 시끌벅적한 소리에 나는 단정한 것 뿐인데 맞은 듯,
도적들은 거기에 있었다.여러사람들이 서로 술을 마시고 있는 장소에 그들
은 있었다.나는 실내의 맨 왼쪽 구석에서 식사를 하던 그들의 모습을 보았
다.음식을 먹다라...지금은 생각할수도 없는 일이 되었지만.아무튼 맛있게
그리고 게걸스럽게 먹고 있었다.나는 천천히 그들 옆에 비어있던 테이블로
걸어가 앉았다.여기 있는 인간들은 내 모습을 이상하게 보는 자들은 없었
다.오히려 내가 그들의 모습을 보며 놀라야 할 지경이었으니..
귀족같은 옷을 입은 놈들과 온몸을 검은 천으로 가린 놈들 그리고 나와 비
슷하게 온몸을 갑옷대기로 가린 놈들등.. 각양각색인 모양이었다.내가 찬찬
히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을 때였다.갑자기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
어떤 민대머리의 우락부락하게 생긴 인간이 조금 왜소해 보이는 장발의 애
꾸눈을 가진 사내의 멱살을 붙잡고 서로 옥신각신 하고 있던 것이다.
"이봐..이것 좀 놓고 말하자.."
"미쳤냐! 어서 내 물건이나 내놔.설마 여기서 외눈깔의 생쥐인 니 놈을 만
날 줄이야. 하늘의 도우심이다."
목이 졸리는지 애꾸눈의 사내는 연식 켁켁거리며 자신의 멱살을 잡고 있는
대머리에다 몸이 우락부락한 남자의 팔을 힘겹게 붙잡고 있었다.
"물건을 돌려 줄께..켁..켁..돌려 준다고...그러니 놔줘.."
"우선 내놔 어서!"
"이걸 놔야 꺼내서 주던 말던 할거 아냐."
"으음..듣고 보니 그렇군"
쿵소리와 함께 외눈의 사내는 대머리의 손에서 풀려나 바닥에 엉덩방아를
찍었다.훗...재밌군..
"휴...살았다..자자 이거나 받아.라."
그 외눈의 사내는 자신의 품에서 어떤 돌 같은 것을 그 대머리 남자에게 던
졌다.순간 나는 그 대머리의 가슴에 공처럼 생긴 물체가 날아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그 옛날,위대하던 장군 아킬레스가 죽을때 사용하던 물건,폭탄이
라고 하던가 아무튼 그것이었다.이것도 변한 세월 덕분인지 저런 평민들도
가질수 있게 된것인가?젠장 또 몇일 쉬게 되겠군...
-퍼어어어엉!
그러나..내 예상과는 달리 그 공처럼 생긴 물체는 과거에
강력한 파괴력을 보여주던 그 폭탄이 아니었다.외눈박이가 던진 그 물체는
대머리의 몸에 부딪히고는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주위의 시야를 가리게 만
들었다.연막탄..지금시대에도 쓰이긴 하나 보구나..하는 생각과 더불어 찬
스가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이정도 소란이라면 그 도적놈들도 조금은 당황
하고 있을 것이다.바로 이때 빼앗긴 루비를 되찾자는 시나리오가 나의 없
는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것 같은데...어짜피 지금 나는 머리가 비어있으니
아니 세바스찬이 있던가..난 몸을 일으켜서 그 도적들이 있던 테이블로 살
며시 걸어 갔다.셀수 없는 오랜 시간은 빛하나 없는 미궁에서 보냈기 때문
에 내게 연막같은 장벽들은 아무런 장애도 될수 없었다.
"으아악! 어떤 놈이냐!"
"누가 내 지갑을 턴다 도와줘! 그랜트!"
"꺄~앗~! 치한이다.!!."
역시 세상에 기회를 활용할 줄 아는 자들은 많았다.참으로 세상은 어떻게
된 것인지...나는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할수 있었다.그런데...문제는 여기
서 부터 시작되고 있었다.이 도적놈들이 꼼짝하지도 않은체로 제자리에 앉
아 있는게 아닌가..역시 노련한 놈들이었다.그러니까 어둠군주의 미궁을 찾
아 대담하게 파괴를 자행했었겠지..아무튼 이 난관을 피할 방법이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뼈다귀더미가 되어 지겹도록 오랜시간을 미궁에서 갇혀지
낸 것도 억울한데 이런 하늘이 준 기회마저도 놓치게 되다니..순간 조바심
이 나,울화가 치밀어 오른다..젠장..난 더이상 생각이고 자시고 할거 없이
무작정 놈들이 있던 테이블로 몸을 날려 브라이튼가 뭔가 하던 놈이 몸에
매고 있던 가방을 재빨리 나꿔챘다.물론 내딴에는 완벽하게 처리한듯 싶었
지만 아쉽게도 브라이트라는 놈의 목에 가방줄이 걸려서 나는 적에게 나의
존재를 알리는 실수를 범하고야 말았다.젠장...되는 일이 없군..
누군가가 창문들을 모두 열어 재꼈는지 그동안 내부를 장악하고 있던 연막
이 사라지고 차츰 주점내부의 풍경이 들어나기 시작했다.여자에게 추근대
는 놈들이나 돈을 챙기던 놈들 그리고 사람을 때려 눕히던 놈들등..모두의
모습이 들어나게 되었다.설마 이렇게 순식간에 연막이 사라지게 될줄이야
나는 들고 있던 가방의 줄을 목에 감고 있는 브라이트를 보았다.놈,어지간
히도 노려보는구나..생각하고 자시고 할것 없다.즉시 녹슨 검을 뽑아 가방
끈을 잘라낸 나는 브라이트와 그일당들이 뭐라 대들기 전에 재빨리 주점의
입구쪽으로 몸을 돌려 뛰었지만.....아쉽게도 이런 행동은 어린 꼬마 숙녀
도둑의 목소리 보다는 빠르지 못했다.중얼거리는 꼬마 여자의 목소리가 들
려오고 그 뒤 어른 주먹만한 불덩이가 나를 강타했기 때문이었다.물론 이
때 가지고 있던 가방은 놓치고 말았다.서서히 기울어지는 몸...과 떨어지
는 가방...둘의 낙하는 같았지만 결과는 달랐다.미스릴이 워낙 마법내구성
이 강해서 다행히 내 정체는 들어나지 않았지만 가방은 바닥에 떨어지며
그 안에 들어 있던 내가 그렇게 찾던 루비와 막대한 돈들을 뿌리고 말았기
때문이다.훗...당연한 소리지만 돈이 뿌려짐과 동시에 주점안은 연막의 소
란정도는 가볍게 무시 할 만큼 커다란 소란이 일어났다.워낙 괴성들을 질러
대서 잘 들리지 않았지만 '줍는자가 임자다'라는 소리는 확실히 들렸던것
같다.젠장...완전 난장판이 되어버린 상태에서 나도 루비를 줍기위해 짐승
으로 변한 인간들의 무리로 몸을 날렸고 그 도적들도 마찬가지로 몸을 날렸
다.이렇게 된 이상 나머지는 실력행사밖에 없으니까...
"쿠아아악!"
한놈이 날라 간다.
"으아아악! 큭!"
두번째 놈이다.
"으아~아~ 놔줘! 놔줘!"
세번째 놈을 날렸다.이제 내 눈앞을 막을 생각은 하는 자는 없는지 슬슬
돈에 눈이 멀었던 자들이 뒷걸음질을 쳤다.그럼..이제는 묶은 빛을 갚아야
하겠지..두눈을 크게 뜨고 나를 쳐다보는 4명의 인간들에게 공손히
떨어져 있던 루비를 주워서 보인뒤 몸을 돌려 천천히 입구쪽으로 걸었다.
오랜만에 힘을 쓰니 뼈다귀들이 버벅되는 느낌이지만...상쾌해진듯하다.
그런데 역시..나가려는 나에게 예의 또 주먹만한 불덩이가 날라왔다.
하는 수 없이 싸우는 길 밖에 없단 말인가?..
"기..기다려욧!"
그 꼬마숙녀로군..겁도 없이 한번 더 내게 마법을 쓰다니 좀전에도 그러더
니 만 더이상은 통하지 않는다는 걸 모르나 보군..나는 내게 쏘아져 오는
불덩어리를 손으로 붙잡고는 으깨어 버렸다.한순간 불길이 피어올랐지만
미스릴로 된 건틀렛을 어쩌지는 못했다.하는수 없지 ...
-크크크...무슨일인가..내게 볼일이 있는가..-
나의 목소리는 괴기하게 주점 내부를 울리며 퍼졌다.소녀는 겁을 먹었는지
움츠러들고는 옆에서 구경만 하고 있던 청색 조끼를 입은 갈색머리 소년에
게 꼭 붙어서 떨어질줄 몰랐다.순간 내가 던졌던 사람무더기에서 누군가가
위에 쓰러진 사람들을 던지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으윽...형씨..꽤 하는군..이 브라이트님을 던지다니.."
흐흐..구석에서 그대로 뻗어 있으면 더는 맞지 않아도 됐을 텐데..하긴 나
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아직 끝난건 아니야..감히 루비를 훔치려 들다니.."
하하하..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잠깐요. 기다려요. 브라이트.."
상당히 부드러운 목소리..검은색의 긴머리가지고 신관의를 걸친듯한 여인
이 나서며 브라이트를 말리는 모습이 보였다.젠장..이제보니 크레네의 모습
과도 비슷하게 생겼군..하얀 얼굴 검은 긴머리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 붉
디 붉은 입술은 내가 기억하는 크레네의 모든 것이었다.이여인은 그런 크레
네의 모든 것을 비슷하게 풍기고 있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저는 방금 당신의 목소리에서 꺼림찍한 어두운 기운
을 느낄수 있었습니다.혹시 그 루비의 ..."
잠시 나를 찬찬히 흩어 보던 여인은 다시 말을 이었다.
"주인이..되십니까.."
이런..다 들켰군..아무래도 길보다는 흉이 더 많으리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크크큭...그렇다고 할수도 있겠지..나의 가장 소중한 물건이니까..-
역시 신관이라 그런지 단번에 나의 정체를 눈치 챘는듯 했다.나는 잠시 그
여인의 깊은 눈을 쳐다 보았다.
"켈레드 이모..아는 사람이예요?설마 저런 브라이트 아저씨보다 더 불한당
같은 사람을.."
"뭐야! 파라 누가 불한당이냐.."
꼬마숙녀에게 놀림을 당해선지 브라이트란 놈은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지다
가 일어나서 켈레드라는 여인의 곁으로 가 섰다.
"젠장...이런일이...켈레드 아는 사람인가..?"
"예..당신도 알거예요. 그가 누군지."
"설마.."
브라이트는 순간 켈레드에 말에 무언가 감을 잡은 듯 자신의 허리춤에 차
고 있던 검의 손잡이를 잡았다.흐흐흐 험상궂은 얼굴을 더욱 험상궂게 만드
는군 잠시 후 나는 주문을 외우려고 하는 여자 꼬마와 어느 틈에 뽑았는지
칼을 들고 서있는 남자아이를 켈레드라는 여인과 브라이트라는 놈의 옆에
서 볼 수 있었다.
-내가 누군지 이제야 생각이 나는가 보군-
"그렇소.."
어느 틈에 브라이트의 목소리는 침착하게 가다듬어져 있었다.
-흐흐흐..그래서 싸워 보겠다는 건가..사실 일전에 미궁에서 젊은이에게 당
한걸 생각하니 보답을 해줘야겠는데 기회가 없었지..그런데 지금 자네가 기
회를 만들어 주려고 하는군..-
좋아 좋아 어디 뎀벼봐라..지금의 나는 그 당시와는 다르다..나는 천천히
녹슨 미스릴검의 검집을 앞으로 내밀려 검의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 뎄다.
오랜만에 검술을 펼치게 되었군..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전투만을 했던 나다..아무리 시간이 흘렀지만 니 같은 놈에게 당하지
는 않아..
"잠깐 기다려요.."
갈색 남자 꼬마가 나서며 말했다.
"여기 계신 여러분..모두 조심하세요.지금 우리와 싸우려고 하는 이자는 인
간이 아닙니다. 모두 피하세요. 마물 스켈레톤입니다."
젠장..인간 힘줄 같은 일이....젠장, 젠장. 꼬마가 소리치며 말한 것 때문
인가..
실내는 내게 절대적을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꼬마녀석이 머릴 쓰다니..
순간이었다.내가 헛점을 보였는지 브라이트의 공격이 시작되었다.그리고 좌
중에 구경만 하던 인간 무리들도..
"흐아아압!"
후후후.기합이 크다고 다 좋은 건 아니야..브라이트는 기다란 검을 뽑아서
나의 허리쪽을 공격해 들어왔다.베기인가.나는 철그렁 거리는 이 갑주들이
조금 불편은 했지만 재빨리 몸을 회전시키며 브라이트의 검을 살작 피한뒤
녹슨 미스릴제 검을 뽑아 손잡이로 뒤통수를 내리찍어갔다.
-잘가라..-
"크아아아아"
아쉽게 되었군..나의 공격은 브라이트가 괴성을 지르며 몸을 뒤로 빼는 바
람에 무산되고 말았다.베기를 하는 중에 동작을 켄슬하고 몸을 뒤로 빼다
니..녀석도 그리 만만한게 아니었다..그런데 내 생각은 길지 못했다.갑자
기 양 옆쪽에서 인간들이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마치 미궁에서 싸우던 때
가 생각나는군 그때도 이렇게 많은 적들이 어디서 나오는지 엄청난 협공을
했었지..나는 전광석화같은 속도로 검을 좌우에 쉴세 없이 찔러 댔다.어차
피 녹슨 검이니 맞아 봤자 심해야 중상이겠지..공격해 들어 오던 인간들은
하나씩 나의 검에 맞고는 쓰러져가기 시작했다.점차 신이 나기 시작했다.마
치 미궁에서의 그때와 비슷한 상태라선지 알수없는 쾌감마저 샘솟기 시작했
다.
-쿵..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방심한건가..나는 그만 어깨에 누군가의 검을 맞
고 팔을 축 늘어 트렸다.다행히 왼쪽어깨였지만 왼손에는 루비가 들려있었
다.역시 루비를 들고 싸우는건 무리였나..
갑자기 사람들이 물러서기 시작했다.나는 뭔가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재빨
리 뒤를 돌아 보았다..젠장
[헤카트리스여 그대의 위대한 힘이여 적을 날려라!]
[사라진 생명이여 있던 곳으로 돌아가라!]
-쿠아아아아!아앙!
-샤아아아아
끝이었다....
마치 폭죽과도 같이 나는 날아 올랐다.신성 주문 때문인지 몸도 산산히 조
각나기 시작했다.저 먼 아래에선 지붕이 뻥 뚫린 집 하나가 보였다.
-쿠아아아악!-
어둠군주의 비명도 이러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