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레톤 맨 7

장우영2002.12.18
조회122

                                       스켈레톤 맨



사람들은 삶이 그 자신의 어떤 것인지 모르는 때가 더 많다.
물론 그것은 자신이 죽음을 당하는 순간에도 삶이 자신의 모든
것이란 것을 모르는 것이다..여기 이 나도 그것을 모른 체
죽어갔던 한 존재에 불과한 것인가...제레미아를 위한 일단의
연기를 선보인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나갔다. 그 동안 나의
뼉다귀들은 아쉽게도 사라져서 다시 나타나지 않는 어둠의
갑주 덕분에 신성주문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한 달이란
시간을 이 숲에서 데굴거려야 했다. 밤낮으로 태양과 들짐승들에게
시달리고 나니 고통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래도 미궁에 갇혔던
것보다야 백 배쯤 나은 것 같지만...암튼 서서히 다시 모이기
시작하는 나의 뼈들이 완전히 이어지게 된 것은 제레미아
사건의 만 한 달이 지난 오늘밤이었다...

-거거걱

한참의 뼈마디 소리와 함께 온몸의 관절이 다시 붙었다.
아 이 순간을 얼마나 고대하고 기다렸던가..나의 가슴은
아직 루비의 강탈을 주도한 그 네 명의 강도들을 잊지
않고 있는 것이다. 마음속에 솟구치는 이 감정은 분노라고
불리던가.

-크크크...두고보리라..이 etc놈들...나의 복수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려주마..-

괴기스러움이 잔뜩 발휘된 웃음은 어둔 발렌타인 숲의 주위에
울려 퍼졌다. 누가 봤으면 심장마비에 걸렸을지도 모를 참으로
공포스런 모습이 연출되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한 달만에 내게
모습을 드러내는 존재가 있었으니 쉭쉭거리는 혓소리가 반갑게
들리며 미끈한 몸매의 소유자 세바스찬이었다. 전과 비교했을
때보다 살이 올라 조금 통통해 보이는 세바스찬은..내가 움직이게
되자 다시 나를 찾은 것이었다. 그래도 이 나를 잊지 않고 다시
찾다니 문득 고마움이란 감정이 나를 아주 조금이나마 타고 도는
것이 느껴진다..

-좋아..가자 세바스찬..니 녀석이 그 동안 이 스켈의 뼈를 무는
버릇없는 들짐승 놈들을 퇴치한 공로로 다시 나와 여행을 하도록
허락하마..크크크-

스켈..제레미아가 지어준 이름이었다, 나의 본명은 이미 죽은
자의 것 나는 스켈이란 이름을 이제부터 쓰기로 한 것이다.
이제 번개와 같은 솜씨로 세바스찬을 들어 다시 텅 빈 두개골
속으로 집어 넣어버렸다. 다시 한번 꽈리를 튼 세바스찬의
몸이 전에 비해 무게 있게 느껴진다..대체 살이 얼마나 찐거냐
세바스찬...이제 다시 길을 가는 일만 남았다. 그리고 언젠가는

만나리라 그 도적놈들을....휘황찬 달빛이 온몸의 뼈를 비추며
나는 걸었다...단하나 남은 나의 희망을 찾기 위해 그리고
기억에도 아득한 고향으로 가기 위해서...? 그런데 고향이
어디였지...젠장...크레네...나는 그대와 함께 했던 장소조차
잊고 말았소...

?

"으엑! 스켈레톤이다! 모두 대형을 갖추고 다른 놈이 있는지
살펴라."

"옛.대장!"

"앗! 대장 놈의 눈에서 뱀이 보인다, 익 징그러버라.."

후후훗...오늘도 어김없이 휘황찬(?) 달빛을 달게 받는 나의
백골은 일말의 우습기까지 한 사건을 직면하고 있었다.
나의 앞에서 나무막대기 몇 개를 들고 공격적인 눈빛으로
긴장하고 있는 인간들 아직 어리다해서 소년이라 불리는
이 인간들은 모두 3명이 이 몸을 퇴치하기 위해 대치하고
있는 것이다..

-크크크큿...이 꼬마 놈들이...겁도 없구나...-

나의 괴소는 어린 이들의 몸을 한차례씩 떨게 만들었다.
아마도 처음 마물을 만난 것이리라..그러자 한차례 떨고
난 아이들 중에 가운데서 대장 노릇을 하던 꼬마가 나에게
소리쳤다. 역시 대장은 대장다워야지...그런데 고작 10살정도
인 애들이..어떻게 이렇게 대담한지..세월의 탓인가..아니.

이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이리라..

"이 악마야! 나 코르타스는 결코 너의 사악함에 무릎을...꿇지
않는 닷!"

허허..나도 어렸을 때 저런 문자를 남발했던 적이 있을까?
어디서 주워들은 것이 많은 꼬마..자신을 코르타스라 밝힌
그 꼬마는 다짜고짜 다시 소리쳤다.

"공격! 가자 레온,에필!"

"이야야!대장에게 영광이!"

"..앗..뭘해야..공격!"

태풍? 아니다 미풍에 비교해야 될까 말까한 공격이 나의
전방과 좌우측에서 밀려들고 있었다. 허 것 참 이 몸이
고작 10살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아이들과 장난이나
치다니.. 그래도 아이들의 공격은 격식이 있었다. 마구잡이로
배운 것은 아니란 것이다. 쩝..나는 오른 뼉따구를 들어
전광석화와 비견될 속도로 세 번 휘둘렀다. 그리고
들려오는 따따땅..세 번의 둔탁한 마찰음은 내 눈앞에
세 명의 머리 잡고 주저앉은 꼬마를 만들기엔 충분했다.

"아야얏.."

"으악.."

"....어라..아프다.."

-크크큿...이놈들..감히 이 대마왕 스켈님께 덤비다니..
어디 혼 좀 나야겠구나!-

나는 다시 오른손을 들어 올려 때리려는 시늉을 했다.

"으악..잘못 했어요. 살려주세요. 우린 착한 아이들이에요.
잡아먹어도 맛이 없다구요."


허..대장이란 놈이..먼저 살려달라니..적어도 의연한 모습을
기대한 건 내가 노망들었기 때문일까..후훗..코르타스의
급작스런 외침과 동시에 그를 따르던 아이들도 제각기
말하기 시작했다.

"앗 대장이..빌면 나도 빈다. 살려주세요."

"으으으..빌려주세요..."(빌테니 살려주세요의 준말 빌려주세요.^^;)

푸하하하하핫...아이들 골리기가 재밌다는 건 죽어서 처음
느끼는구나..그런데 일은 그때 터졌다. 내가 웃음을 참지
못해 턱뼈가 빠져라 괴소를 울릴 때..

-크크크크큭..크카카카카캇!칵?-

그 순간 아이들은 보았다. 저 무서운 악마 스켈레톤의
몸이 급격히 허물어지는 모습을 새벽녘의 태양이 그
장엄한 모습을 보이며 자신들을 위해 정의의 햇볕을
내리쬐는 순간 악마의 뼈들이 산산이 부수어지더니
두개골이 구르는 모습을..젠장..아마도 꼬마들이 본 건
이러할 것이다..하필 태양이...으악..그리고 나는 보았다.
결연한 눈으로 나를 노려보는 3쌍의 눈을 그것은
아이들이 아닌 야수(?)의 눈이었다.

"레온 에필 계획은 성공했다. 이젠 저 두개골에 들어있는
뱀을 퇴치하자! 자 발로 까라!"

-탁!

-퍽!

-툭!

공차기로 된 나의 머리 그리고 그 안에서 심한 멀미를

일으킨 세바스찬은 그렇게 졸도를 하셨다..무참히도
아이들에게 깨지는 순간이었다..으으..진흙더미를 향해
마지막으로 날아가 박히며 나는 보았다. 아이들의
유연한 뒷모습을..크크크..내가 뭐하러 세상에 나왔을까..
크레네 당신을 알겠소? 오늘도 태양아래에서 뼈다귀를
소독해야 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