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소설)-알약(6) -

임마누엘200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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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를 사랑해  -


1

  

 어둠속에 고요한 한 회장의 저택에는 승우와 한 회장만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조용했다. 늦은 시간 모두가 잠든 그 시간에 그 고요함을 깨고 이 한밤중에 전화벨이 온 거실안과 집안에 울려 퍼진다. 피곤한 표정의 한 회장이 침실에서 그 소리를 듣고 수화기를 들어 확인한다. 이내 목소리 톤이 높아지는 한 회장.

 

 

“ 그래 오랜만이구나. 그 동안 잘 지냈던 거냐? ”

“ 예. 아버지. 주무시고 계셨어요? 제가 좀 더 일찍 전화 했어야 하는 건데. ”

“ 아..아니다. 전화 잘 했어. 안 그래도 요즘 전화가 뜸해서 네 소식이 궁금하던 참이었다. ”

 

 둘째 아들 선우였다. 호주에서 벌써 2년 째 유학 생활 중인 선우는 승우의 동생이다. 남들 보다 머리가 좋아 수재라는 말을 듣고 자랐고 한국에 있는 대학보다는 유럽 쪽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여 더 많은 것을 공부하고 싶다는 선우에 말에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호주로 유학을 가서 공부 중이다. 선우는 남들 보다 공부 욕심이 많았고 워낙 주위에서 수재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란지라 자신감이 넘친다. 승우보다 어린 나이인데도 오랜 시간 타지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소식까지 가끔 들려주는 선우가 한 회장은 기특하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요즘 바빴는지 연락을 자주 못하던 아들 선우가 집으로 전화를 해준 것이다. 늦은 밤이고 모두가 잠들어야 하는 그 시간에 전화해서 자신의 달콤한 잠을 깨웠다 해도 밉지 않을 만큼 한 회장은 아들 선우를 사랑한다.

 

“ 형은 잘 있죠? ”

“ 그래.. 네 형은 잘 지내지. 여기서 학교생활도 잘 하고. ”

“ 그래요. 아버지 그럼 다음에 또 전화 드릴게요. ”

“ 그래..잘 지내라. ”


2

 다양한 반찬들이 차려져 있는 식탁에 앉아 있는 한 회장과 승우. 나란히 앉아서 파출부가 차려 놓은 음식으로 아침식사를 하는 중이다. 별 다른 대화가 없다가 한 회장이 입을 연다.

 

“ 어제 밤 12시쯤에 호주에서 전화가 왔더구나. ”

“ 아~ 그래요? 선우는 잘 지낸데요? ”

“ 그런 것 같더구나. 얼마 전에 선우가 쓴 경영학 논문이 어떤 잡지에 실렸다는데. 어디였는지 .... ”

“ 역시 선우네요. 잘 하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

“ 너도 선우처럼 유학을 준비 해 볼 생각은 전혀 없는 거냐? ”

“ 저번에도 말씀 드렸지만 저는 한국에서 공부하는 게 더 편해요.  ”

“ 그래도 한번은 생각해 봐라. 사람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

“ 예..그럴게요. ”



3

  5월말이라  날씨는 더워지고 있었고 사람들의 옷차림도 긴소매에서 반팔 소매로 바뀌고 있었다. 아무런 무늬가 없는 흰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수현은 화려한 옷으로 자신을 꾸미지도 화장으로 자신을 가꾸지도 않았지만 수수하고 청아한 들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강의를 듣고 있는 수현. 한 참을 듣고 있는데 문자 메시지가 도착한다.

 

[수현아. 공 강 시간 언제야? 같이 밥 먹자. 경미씨도 같이.]

[1시부터 2시까지~ 경미한테 물어볼게.]

 

문자를 빠르게 보내고는 경미의 팔을 툭툭 친다. 수현을 보는 경미를 향해 승우가 보낸 문자를 보여 주며 웃어 보인다. 그런 수현을 보면서 약간은 얄밉다는 표정을 한 번 지어 보이고는 수첩에 무언가를 적은 다음 수현에게 건넨다.

 

[나 오늘 점심시간에 교수님들과 약속 있어. 안 그래도 너한테 말하기 좀 미안했는데 잘 됐네. 승우씨랑 먹으면 더 맛있 겠다~ ㅋㅋㅋ]

 

경미가 쓴 글을 보고는 아쉽다는 표정을 짓고 경미를 기분 좋게 흘겨본다. 수업이 끝나고 경미와 헤어지고 나서 도서관으로 향하는 수현. 이미 도착해 있는 승우에게 반갑게 뛰어간다. 수현을 보자마자 학생식당이 아닌 교문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승우를 따라 들어간 곳은 아기자기하게 잘 꾸면 음식점이었다.

 

 

“ 뭐 먹을래? 골라봐~ 오늘은 내가 쏘지~”

“ 음.. 떡볶이? ”

“ 에이~ 떡볶이가 뭐야~ 점심인데 맛있는 거 먹어야지~ ”

“ 난 떡볶이가 좋은데~ 음..그럼.. 오랜만에 칼질 한번 해 볼까? ”

“ 그래그래~~ 그런 걸 골라야지~ ”

“ 뭘 로 주문하시겠어요?  ”

“ 헤헤. 치킨 돈 까스랑요. 돈까스 스페셜 정식 주세요. ”

 

주문을 하고도 방금 자신들이 말 했던 돈까스를 시키면서 칼질한다는 말이 우스웠는지. 아니면 마냥 서로를 보고 있다는 것이 즐거운 것인지. 방긋방긋 웃기만 하는 두 사람. 물은 셀프라고 써있기에 승우는 물 서비스까지 하고 포크와 나이프를 꺼내 수현 자리부터 진열하고 그 다음에 자신의 자리에 진열한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수현은 식 기도를 간단히 하고는 “잘 먹겠습니다 ” 라고 외치고 포크와 나이프를 들어 돈까스를 자르기 시작한다.

 

“ 헤헤. 오늘 고기는 조금 질긴가봐~ ”

“ 그래? 질기면 씹는 맛이 더 있잖아. 하하 ”

 

조금은 힘겹게 돈까스를 자르고 있는 수현을 보는 승우는 피씩 웃고는 수현의 접시를 자신의 앞자리로 가져오고 자신이 이미 잘라 놓은 돈까스의 접시를 수현에 자리에 놓아준다. 맛있게 먹는 수현과 승우. 매일 그렇게 보는데도 뭐가 그렇게 할 말이 많은지 끊임없이 대화가 오고 간다.

 

“ 수현아. 먹어봐~ ”

“ 아니야. 내가 먹을게. 오빠.”

“ 내가 먹여 줄게. 먹어봐. 자..아~ ”

 

주위 눈치를 보면서 승우가 먹여주는 돈까스를 입에 넣고 민망한 표정을 짓는 수현. 그리고는 수현이 보라는 듯이 승우 자신도 입을 벌린다.

 

“ 수현아 나두. 아~  했어. ”

생각지도 못한 자상함. 게다가 애교까지. 피씩 웃고는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승우에게 먹여주는 수현. 두 사람은 누가 봐도 너무 행복해 보인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강의 시간이 다 되어 가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으로 헤어져야 하는 두 사람. 수현의 강의실까지 데려다 주는 승우. 교수들과의 점심약속을 마치고 강의실로 오는 경미가 수현을 데려다 주고 돌아가는 승우와 마주친다.

“ 어? 승우씨? 수현이 데려다 주러 온 거에요? ”

“ 아~ 경미씨. 그럼요. 헤헤. ”

“ 지극 정성이다. 진짜~ 둘이 그렇게 너무 행복해 보이면 나 질투 나요. 내가 수현이 좋아하는 거 알죠? ”

“ 하하하하하. 경미씨 여자를 좋아하는 취향도 있었어요? ”

“ 뭐라구요? 하하하하하. 점심은 맛있게 먹었고요? 하긴.. 어련하시겠어요.. ”

“ 하하하. 최고로 대접해 드렸습니다. 경미씨도 나중에 대접하지요. 나중에 또 봐요. ”

“ 졸지 말고 수업에 집중하세요.~ ”



4

 신문 부 동아리 실. 민섭을 기다리던 승우가 편한 쇼파에서 그만 잠이 들어 버렸다. 어젯

밤에 수현을 집까지 데려다 주고 자신도 집에 돌아와서도 수현이 잠들 때까지 전화 통화를 하다가 잤으니 피곤할 만도 하리라. 그렇게 승우가 잠을 청하고 있을 때 동아리실 문이 열렸다. 승우의 같은 과 후배 민정이었다. 당연히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찾아 온 곳이었는데 이런 곳에서 평소 자신이 맘에 두고 있는 승우를 만난 건 행운이었다. 게다가 승우는 지금 잠을 자고 있으니 말이다. 승우가 기대어 자고 있는 쇼파로 다가가는 민정. 승우에 옆에 서서 숨죽이며 지그시 바라보는 민정의 눈빛을 그 어느 누구라도 본 다면 민정이 승우를 맘에 두고 있다는 것은 한 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승우의 얼굴을 자세히 하 나 하나 살피는 민정은 약간은 떨리는 손으로 승우의 머리카락을 살짝 쓰다듬는다. 혹여나 승우가 깰까봐 조심스러운 민정의 손은 오똑한 승우의 콧날을 한 번 만져 보고 싶다는 생각에 다을 듯 말 듯 승우의 코를 한 번 쓰다듬는다.

 

‘ 선배. 선배는 내가 안 보이나요? 1년 이상을 선배만 바라보는 나는 안 보이나요? ’

 

비교적 오랜 시간을 승우를 마음에 품고 있었던 민정은 조심스럽게 승우에게 몇 번이고 접근도 해보고 자신의 마음을 알리는 아리송한 말도 여러 번 해 봤지만 그럴 때마다 자신을 후배 그 이상도 이하로도 안 보는 승우가 어쩔 땐 너무 무심하다는 생각에 밉기도 했었다.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자 포기할까도 생각했었는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마음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에. 어떻게든 승우의 마음을 얻고 싶은 민정이었다. 이 장소. 아무도 없는 이 장소에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해 버릴까 하는 충동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곤히 잠들어 있는 승우에게 키스하고 싶은 충동도. 민정은 승우에게로 얼굴을 밀착 시켜나갔다. 그리고 승우에 볼에 입을 맞추는 순간. 문을 열고 민섭이 들어 왔고 그 광경을 목격한 민섭. 갑작스런 민섭의 등장에 놀라서 뒷걸음질 치다가 옆에 세워져 있는 대걸레를 건드려 쓰러뜨렸다. 민섭의 뒤를 이어 천진난만한 표정을 하고는 웃으며 들어오는 수현은 뭔가 요란한 소리에 깜짝 놀랐고 대걸레가 바닥에 떨어지는 요란한 소리 때문에 승우가 잠에서 깨어났다.

 

 

“ 음... 깜박 잠이 들었네. 어? 민정아? ”

“ 네? 선배...”

정신을 차리고 일어서려고 몸을 돌렸는데 문 옆에 서 있는 민섭과 수현을 보고는 놀라는 표정이었다.
“ 수현아.. 너도 왔어? 민섭아. 어떻게 된 거야? ”

“ 어? 아... 어.. 오다가 만났는데. 지금 너 만나러 가는 길이니까 내가 같이 오자고 했지. ”

승우에게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계속해서 민정을 보는 민섭. 그런 민섭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민정은 그 자리를 떠나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 전 이만 가 볼게요. 말씀들 나누세요. ”

서둘러 그 자리를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민섭을 지나쳐 문을 열려고 하다가 수현과 부딪치는 민정. 약간의 신음 소리를 내는 수현을 보며 달려오는 승우.

“ 괜찮아? 다쳤니? ”

“ 아..아니야...”

“ 아..미안해요. ”

“ 아..아니에요.. 괜찮습니다. ”

“ 그럼..가볼게요. ”

 

문을 열고 동아리 실을 나가는 민정. 안에서는 승우가 수현을 걱정하면서 괜찮 냐고 묻는 소리가 들린다. 쓸쓸한 표정을 짓고 빠르게 걸어가는 민정. 두 사람을 지켜보는 민섭은 방금 전에 나간 민정이 신경 쓰인다.

 

‘ 방금 전에 내가 본 광경은 내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거지? ‘

 

잠에서 깨어 난지 얼마 되지 않아 정신이 들지 않던 승우는 수현을 보면서 묻는다.

“ 수현아. 배 안고파? 우리 간식 사먹으러 갈까? 뭐 먹고 싶어? ”

“ 떡볶이. 헤헤헤. ”

“ 또? 또 떡볶이가 먹고 싶어? ”

“ 응. 난 떡볶이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 던데. ”

“ 그래그래. 알았어. 가자.  ”

동 아리 실을 나가는 세 사람.




5

 승우와 수현은 자동차를 타고 어디론가 달리고 있었다. 학교 안 가는 토요일인데다가 오랜만에 드라이브도 하는 기분이여서 신이 난 수현. 운전석 옆에 앉아서 창문을 열고 달릴 때 느껴지는 바람은 사람이 걸어 갈 때 느낄 수 있는 바람과 분명 차이가 있다. 불어오는 바람. 게다가 6월이 돼서 날씨가 제법 더워졌기에 시원한 바람을 체험할 수 없었는데 이렇게 차로 빨리 달리다 보면 시원한 바람도 느낄 수 있으니 신이 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오빠. 더웠는데 바람이 너무 시원해~ 헤헤헤헤. 좋다~ ”

“ 네가 좋다니까 나도 좋다~ 더우면 에어컨 틀어줄까? ”

“ 어우~ 아니야. 민섭씨 한테 빌린 차라면서 에어컨 함부로 막 틀면 안 되지~ 이렇게 자연풍이 있는데. 난 이걸로 만족해~ 푸헤헤헤헤 ”

“ 어? 아.. 민섭이 걔 성격이 좋아서 에어컨 트는 거 가지고 뭐라고 안 그래.. 하,하.하. ”

“ 그래도~ 난 그냥 바람이 좋아~ 에어컨 틀려면 창문 닫아야 하잖아~ ”

 지금 승우와 수현이 타고 있는 차는 승우에 차이지만 민섭한테 빌렸다고 거짓말을 하게   됐다. 본이 아니게. 수현을 만나는 동안 최대한 수현에게 맞춰주고 싶었다. 수현이 혹여나 자신의 환경을 부담스러워 할까봐. 그리고 되도록 수현과 같은 눈높이이고 싶었던 승우. 혹시나 나중에라도 자신의 주위 환경을 알게 되더라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 난다 해도. 수현이라면 자신을 위해서 그런 것일 거라는 것을 알고 이해해주리라 믿고 있지만 아무래도 지금은 아니라는 생각에....

 

“ 근데. 오빠 지금 어디 가는 거야? ”

“ 응? 아~~ 도착하면 알게 되겠지? ”

“ 도대체 어딜 가 길래. 말도 안 해주는 건데? 음...궁금하다. ”

“ 하하하 궁금해도 조금만 참아~ 곧 도착하니까. ”

 

 

 잠시 후 선유도 공원에 도착했고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려 걷기 시작했다. 토요일인지라 사람들도 많았지만 벌써 두 사람은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물론 승우보다는 오늘 이 장소에 처음 와본 수현이 더 감탄하고 있었다. 이 곳 저 곳을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며 구경하는 수현을 보면서 매일 같이 아르바이트에 학교 공부 때문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어쩔 때는 끼니도 챙겨 먹을 시간이 없이 하 루 하 루를 바쁘게 지내는 게 안타까웠는데 밖에 나와 이렇게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승우도 뿌듯하다. 승우는 자신의 계획한 대로 수현이 움직일 수 있도록 은근히 유도했고 두 사람은 사람들이 지나쳐 가는 나무의자가 배치된 의자 쪽으로 향했다. 가까이 가면 갈수록 붉은 색의 무엇인가가 보이자 수현은 궁금하다며 먼저 뛰어가서 확인했다. 그 곳 바닥에는 장미꽃으로 하트 모양 장식이 꾸며져 있었다. 신기하다는 듯이 보면서 승우를 부르는 수현.

 

 

“ 오빠~~ 빨리 와봐~ 장미꽃이 하트야~ 우와~~ ”

“ 우와~ 정말 하트네? 한번 하트 안으로 들어가 봐~ ”

“ 하트 안으로? 그래도 되나? 헤헤헤헤 알았어. ”

“ 사진 찍어 줄게. 포즈 취해봐~ ”

“ 음..이렇게? 아니..이상하다..다시. 이렇게? ”

 

 나름대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수현을 바라보면서 승우는 양쪽 손가락을 가위바위보 게임    을 할 때 하는 가위 모양으로 하고 손으로 카메라를 만들었다.

“ 자아~ 찍는다. 찰칵~  우와.. 예쁘게 나왔다..이것 봐. ”

“ 어디..어디? 우와~ 우리 오빠 사진 잘 찍는구나. 헤헤헤헤. 이 사진은 두장 씩 뽑아서 우    리 둘이 한 장씩 나눠서 간직하자. ”

“ 그럴까? 그래~어? 근데 수현아 저건 뭘까?  장미꽃 안 에 뭐가 있는데? ”

승우에 말을 듣고 보니 장미 꽃 안에는 작고 예쁜 카드가 들어 있었다. 카드라는 것을 알고 불안한 표정을 하고 승우를 바라보는 수현.

“ 오빠... 이거 카드 같은걸? 설마. 이 장미꽃 하트.. 어떤 사람이 자신의 연인을 위해서 만    들어 놓은 건 아닐까? 이건 그 사람한테 보내는 카드일거고.. 이건 예의가 아니지..안 되    겠다. 빨리 나가야지. ”

 

 수현의 말을 듣고는 벌써 눈치를 챘나 하고 조바심을 내고 있던 승우는 약간 빗나가는 수현의 생각과 행동에 순간 당황했지만 티는 최대한 안내고 웃는 승우.

“ 재미있잖아. 그 카드에 뭐가 써있나 한 번 읽어봐. ”

“ 우리 것도 아닌데. 그러면 안 되지. 근데 그래도 좀 궁금하긴 하당..그치? ”

“ 풋.. 풋.. 그..그래.. 한 번 읽어봐. ”

장난 끼 가득한 표정을 하고는 카드를 열어 보는 수현.

[사랑하는 수현아. 너의 21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내 옆에 있어줘서 너무 고맙다. 자아~ 이제 뒤에 있는 벽을 봐~ ]

!!!!!!!!

 

 

이건....자신한테 보내는 생일카드였다. 너무나 놀란 수현은 승우를 바라보았고 그런 수현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던 승우는 눈으로 뒤를 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는 수현.

멀리서 장미꽃 하트를 발견하고 달려왔을 때는 한 곳으로 시선이 집중되어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벽. 무심코 일반 벽화처럼 그림이 그려져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뒤를 돌아 자세히 보니 예쁜 그림을 물론 시가 적혀 있었다.


   사랑해...사랑해...널 만나게 해준 하늘에게 감사해.

   너를 사랑해..내가 널 사랑하는 건 네가 뛰어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야..

   네가 좋은 사람이기 때문도 아니고 네가 올바른 사람이기 때문은 더욱 아니야

   그렇다고 네가 나보다 못하기 때문이라거나 나보다 못하는 것이 많기 때문도 아니고.

   네가 나보다 불행하기 때문은 더욱 아니야 널 사랑하는 건

   그냥 너이기 때문이야 나하고 조금은 비슷하고 조금은 다른 바로 너이기 때문이야

   이유 같은 건 없어.. 이유 같은 건 난 몰라 왜인지는 몰라도 너를 사랑해

   그대로의 너를 사랑해.

                                            -  6월 11일 -


 시를 읽어 내려가면서 이렇게 신경써주는 승우에게 감동 받아서, 자신도 기억하지 못한 생일을 기억해주었다는 고마움. 자신도 모르게 이런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끝까지 자신을 배려해준 승우의 마음에 너무나 감사해.... 수현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수현이 시를 다 읽고 뒤 돌아 서서 눈물 흘리며 승우를 바라본다. 승우도 장미꽃 하트 안에 들어와  수현의 눈물을 손으로 닦아주고 그런 승우를 와락 안아버리는 수현. 고맙다는 말도. 감사하다는 말도.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었기에. 몸이 먼저 반응한 것이리라. 사랑스런 눈빛으로 수현의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서서히 자신의 입술을 수현에게 입 맞추고 처음에는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처럼 부드럽고 달콤하게.. 그리고 점점 더 정열적인 프렌치 키스를 하는 두 사람.

“ 축하해.. 그리고 사랑해...”

“ 나도...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