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의 키스[2]

쭌이200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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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미처 그 싸가지가 내 가방을 열어 볼 것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지갑에 학생증을 넣어 둔 걸 깜박하였다

 

"너 내 뒤통수 치고 무사할 줄 알았어?"

 

그러고는 검지로 내 이마를 튕기면서 계속 퍼부어 대었다.

 

"가방은 던지고 왜 안가지고 가서 사람 두 번 일 시키는 거야?

 

너 때문에 조퇴하고 왔잖아! 엉?"

 

"누가 조퇴하고 오래!"

 

나도 앙칼지게 쏘아 붙였다.

 

멀리 경진이는 그 싸가지가 내 이마를 손가락으로 미쳐내는 모습을

 

보곤 뭐가 잘못되어가는 것 느끼는 눈빛이었다.

 

난 손짓으로 경진에게 가라고 하였다.

 

한참을 싸가지한테 당하다 두 손을 뻗어 그 놈의 손목을 잡았다.

 

"그만해!"

 

그만하라는 내 말에 싸가진 어이없어 하면 말을 내뺃었다.

 

"가방 안찾고 싶어? 지갑에 만 천원도 있던데?"

"알았어! 사례할께! 얼른 가방이라 돌려줘!"

 

싸가진 가방을 어깨에 메고서 대뜸

 

"너 뭐 좋아하는 음식있어?"

 

나 무의적으로

 

"고기!"

 

"그래! 나도 출출한데 고기나 먹으러 가자!"

 

싸가진 등을 돌려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가방을 포기할까라고 생각했지만 여기서 말없이 사라지면

 

지구 끝까지라도 쫒아 올 대세라 순수히 그 싸가지 따라갔다.

 

그 녀석의 발이 다다르는 곳은 학교 근처 갈비집이었다.

 

평소 지나치면 한 번 들어가 먹고 싶은 곳이었지만 비싼 곳이라 엄두를

 

못 내고 있는 곳이었다.

 

"여기 맛있겠다!"

 

싸가진 내 의견도 묻지 않고 갈비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내가 얼른 쫒아 들어 갔을 때 의자에 앉아 메뉴판을 보고 있었다.

 

"고기라면 한우가 좋겠지? 언니! 한우 갈비 5인분요

 

콜라? 사이다? 아니다 언니 콜라 사이다도요?"

 

일사천리로 주문을 하였다. 난 지금이라도 주문을 취소하고

 

그 싸가질 끌고 나갈려고 하였다. 그러나 주문을 하는 동시에

 

고기가 들어 왔다.

 

난 하는 수 없이 의자에 앉았다.

 

아무 말도 없이 씩씩거리며 녀석만 째려 보고 있었다.

 

싸가진 내 눈빛도 보이지 않는 지 내 손목을 냉큼 만지더니

 

"팔뚝이 굵어서 설거지 잘 하겠는데.."

 

녀석은 뻔히 내가 돈을 없는 줄 아는 눈치지만 날 골탕먹이려

 

비싼 고기집에 날 끌고 온 것이었다.

 

나!쁜! 놈!

 

녀석은 고기를 불판에 올리며 냉큼 냉큼 입으로 고기를 쳐 먹고 있었다.

 

"왜? 안 먹어? 맛있다! 오랜만에 포식하겠는데

 

잘 먹을께!"

 

게걸스레 먹어대는 모습이 마치 욕심쟁이 놀부같아 보였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녀석이 조금이라고 고기를 못먹게 하려고

 

고기를 집으려고 하면 젓가락으로 방해공작을 폈다.

 

"그렇게 맛있어? 언니 여기 3인분 추가요!"

 

이게 아닌데 녀석은 정작 내가 이러는 이율 내가 고기를 맛있어서

 

그럴 줄 알고 주문을 더 해버렸다.

 

이젠 머리가 온통 고기값으로 새하얗졌다.

 

어떻게 계산하지? 저 녀석 말대로 설거지 하면 될까?

 

온갖 생각이 머리를 찢어 뜯고 있었다.

 

계산서를 보니 머리는 더 아파왔다.

 

11만원! 내 한달 용돈보다 더 많은 돈이 나왔다.

 

카운터 앞에서 계산서만 들고 머뭇거리는 내 모습을 보곤

 

싸가진 속사정도 모르고

 

"계산 안하고 못해!"

 

날 재촉할 뿐이었다.

 

그래 매도 먼저 맞는 사람이 낫다고 사실대로 말하고 양해를 구해보자.

 

"저기!" 난 용기를 내어 직원에게 말을 했다.

 

그때 녀석이 갑자기 내 손에 들고 있던 계산서를 빼고서는

 

"여기요! 고기 너무 맛있어요!"

 

계산을 해버리는 것이었다.

 

그 녀석의 행동에 어리둥절하고 있으니깐

 

"뭐해 안나가고?"

 

정신 차려야해 저 싸가지 무슨 꿍꿍이가 있을 거야!

 

"너!"

 

"윤주야! 요 근처 팬시점에 들르자!"

 

녀석은 금새 팬시점에 들어가 인형을 고르고는 직원애게 포장을

 

부탁하였다.

 

"너 친구 이름이 뭐지?"

 

"엉?"

 

"편지 쓴 친구!"

 

"경진이"

 

녀석은 내 손에 인형 포장을 쥐어주면

 

"그 친구 전해줘!"

 

그리고 싸가진 아주 차가운 목소리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외면하는 게 좋아

 

그게 처음에 냉정하게 보이지만 친절을 베풀면 상대방은

 

기대를 하게 돼 그것만큼 잔인한 행동도 없어!"

 

녀석은 내게 대꾸한 틈도 주지않고 팬시점을 나와 택시를 잡았다.

 

택시가 서자 뒷문을 열어 날 앉히고 그저서야 내 가방을 돌려 주었다.

 

그 녀석은 택시 기사 아저씨에게 만 원 한장을 건네주었다.

 

"잘가!"

 

그리고 문을 닫고 택시는 이내 출발하였다.

 

갈비값 계산 경진이 선물 택시비

 

모든게 이해되지 않는 행동들이었다. 왜 내게 그렇게 친절을 베푸는 것지

 

문득 아까 녀석의 말이 떠올랐다.

 

친절이 어쩌고 잔인함이 어쩌고 설마?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안에서 내내 그 녀석의 꿍꿍이가

 

뭔지를 생각하였다.

 

혹시 친절속에 감쳐진 잔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