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

푸르딩2006.04.25
조회152

어릴 때 울 집은 무척 가난했다.

의리 좋고 로맨틱했으나 현실적인 능력이 없으시던 울 아부지..

어느날 내게 가야금을 사주셨네. 뜨악...

몇 날 몇 일 노동품 팔아서..

한복도 사주셨는데..

아부지 친구가 운영하는데라서..교습비는 무료..

자존심 강한 울 아부지는 그 말 꺼내기 참 힘들었을텐데..

나는 아부지가 사주신 가야금을 들고 읍내 교습소까지 걸어다녔지.

교습소에서 행여 잊어버릴까봐

그 먼거리를 머리에 이었다가 옆구리에 끼었다가..

근데 결정적으로 의지와 열정은 좋은데

리듬감이 떨어져서...진짜 잘하고 싶었는데..

그래도 울 아부지는 교습소에 갔다오면 아무거나 치라고 자꾸만 해보라 하셔서..

아무렇게나 댕댕 치면서 두만강~띠디딩 띵띵~~~ 푸른물에 자자작작작

이럼 울 아부지는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그래두 환갑 때는 꽃타령을 해드렸는데..

울 아부지만 좋아하시고 다른 친척분들은 띠잉...이런 얼굴로..

요즘은 먼지를 둘러쓰고..

줄도 몇 개 끊어지고..

울 새언니가 고쳐서 쓴다고 하는데...

울 아부지는 무슨 생각에 나를 그런 거를 가르칠 생각을 하셨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