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 편의점 알바녀 - 07

도도한병아리2006.04.27
조회313

 

 

뼈다귀해장국.


나는 대빵만하게 붙어있는 간판을 보고 들어갔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밥을 파는 곳은 해장국집 말고는 찾기가 힘들었다.
나는 자리에 안자마자 주문을 했다.

 

"여기 뼈다귀 두개요!"

"뭐예요! 왜 뭐 먹고 싶은지 안 물어봐요?"

"뼈다귀해장국집에 왔으면 뼈다귀해장국을 먹어야죠."

"피.. 매너없어."

"이런건 리더쉽이 강하다고 하는 겁니다.훗.."

"-_-..재수도없고.."

"-_-;;"

 

대충 밑반찬이 나오고 해장국이 나왔다.

나는 살을 발라내고 뼈를 골라내어, 밥 한공기를 넣고 비며 주위를 둘러봤다.


모자를 쓴 한 남자.

맞은 편엔 그 청년이 먹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는 한 여자.

손님은 그 뿐이였다.


"음.. 저기 그런데.."

"네 뭔데요?"

"하나 물어봐도 되요?"

"네. 이빨자국 나지 않게 살살 물어봐요."

"-_-..그런데 이름이 뭐예요?"

 

헉...그러고 보니 우린 서로의 이름을 몰랐다.
아니.. 알 필요가 없었다고 해야되나-_-;


"제 이름은요..."

 

 

 


혜린이와 첫번째 만남..

우리는 그날 소주를 먹고

그녀가 나에게 연락처를 물어왔다.

핸드폰 번호가 어떻게 되요?


"011-353-4335요."

"오호. 제 번호는 019-1234-2146이예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정혜린이요! 그쪽은요?"

"...-_-"


솔직히.. 난 그때 좀 망설였다.

내 이름을 들은 사람은 누구나 다 하나 같이 풉.. 하고 실소를 터트렸으니까.-_-;


"혜린. 이름 예쁘네요~!"

"말 돌리지말아요."

-_-;


"그..그게..처..철수예요.. 김철수-_-.."

"아.. 그렇구나.."


엥?
왜 안 웃는거지! 당연히 웃길줄 알았는데..!


"아.. 저희 아버지랑 성함이 같으시네요! 쿠쿠.
제 친구중에도 철수가 두명이나 있어서.. 이젠 익숙해져버렸거든요."

"-.,-.."

그나저나.. 정혜린.. 이쁘다.. 그녀의 얼굴만큼이나..

 

 

 

"저기요? 이름이 뭐냐니까요?"


내가 생각에 잠겨있자 아르바녀가 날 부르며 한번 더 물어왔다.

우씨.. 이름...;;;

개명하고 말테닷;;

 

"김철수요-_-"

"그렇군요 철수씨."


"엥? 안웃겨요?"

"네. 제 친구 중에도 철수가 두명이나 있어요. 그때 다 웃었어요."


-_-;; 뭐야 이여자..


"근데 제 이름은 안 물어 보세요?"

"아.. 이름이 뭐예요?"


"권영희."

"풉........."

 

철수와 영희라니.. 이게 무슨-_- 국민학교 교과서 국어 같은 상황이래?

그런데 그녀의 표정을 가만 보고 있자니.. 날 놀리고 있는거 같았다-_-;;

 

"-_-머예요. 영희 아니잖아요!"

"눈치는 빨라가지구..풉.. 권희영이예요."


"에~ 그래도 거꾸로하면 영희네. 하하"

"-_-+ 밥이나 드삼!"

"네-_-;"


뭐야;; 인상 쓰니까 무섭잖아-_- 농담한건데;;

 

그때 였다.. 옆 테이블에서 밥을 먹고 있던 여자가 울기 시작했다.
남자는 그여자를 달래주며..말했다.

 

"그깟 2년 뭐라고. 금방이야. 임마! 걱정마."

"흑흑흑.. 내가 니가 걱정되서 우는줄 알아?
너같은놈이 군대가서 우리 나라가 잘 돌아갈까 해서 그러는거야! 흑흑."

"-_-;;;"


-_-;; 뭐지 이 시츄에이션은..

저 남자 군대가는가 보구나...
저 여잔 애인이고..


"저 여자.. 남자 군대 보내면서 울고싶지 않았을텐데..
기어이 눈물을 흘려버렸네요.."


가만히 옆테이블을 바라보던 아르바녀가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남자..

여자..

군대.....

눈물....

 


나.. 군대 가기 일주일전..


난 대뜸 혜린이에게 말했었다.


"우리 헤어지자."

"뭐야. 미친?"

"-_-;.. 나 군대 가잖아."

"근데 왜 헤어지는데!"

그녀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눈망울을 하고서는..

나의 가슴을 툭툭..

아니.. 퍽퍽-_- 치면서 말했다.


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그녀에게 두 주먹을 저지하며 말했다.

 

"나 없는 동안 딴 남자 만나.
2년.. 허비하지 말고, 다른 남자들 만나.

그러다가 나 보다 좋은놈 나타나면.. 그 남자 계속 만나고.
나 제대할 동안.. 이놈 저놈 다 만나도 아니다 싶으면..

우리 그때 다시 만나자..."

 

"까고있네.."

"-_-.....아..안멋있냐?"

 

"그딴 소리 다시 한번만 더 하면 죽어!"

 

..-_-;;..

내 딴엔 멋있다고 준비한 대사 였는데.. 웁스..

나 입대 전에 혜인이가 그랬었는데..

 

"너 기다리는 2년은 허비하는게 아니라, 투자하는거야!"

 

그때 조낸 감동 먹었었는데..


그.. 투자한거..

왜 안가져 가는거니?....

후....

 

 


어떻게 옆 테이블하고 반대로 놀았지-_-

저게 정상인데..;;


그렇게 아르바녀와 밥을 다 먹고..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후~ 지갑이 다시 돌아오다니.. 정말 다행이야..라는 생각을 하며.

왠지 모르게 그녀가 고맙게 느껴졌다.

 

"고마워요."

"밥을 얻어 먹은건 전데 뭐가 고마워요?"

"지갑 찾아주셨잖아요."

"그거야 뭐.."


역시 사람은 만나봐야 안다고 했던가..

싸가지 없을꺼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꽤나 착하잖아! ㅠ0ㅠ


"음..."


왠지 이대로 헤어지기엔 아쉬웠다.

뭐라고하지?.. 영화나 한편 보자고 할까..?

 

"저기요...어짜피 지금 들어가봐야 잠 밖에 더 자겠어요?
차라리 그 시간에 문화활동을 즐겨서 인생에 좀더 도움 되는일이 좋지 않겠어요?
저 그러니까 그게.."

 

"영화나 한편 볼래요? 보고 싶었던 영화가 있었는데.."


"그..그게 그러니까..네?"

 


"영화 한편 보자구요."

 

 

 

 

by 도도한병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