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무희가 된다.***

이희숙200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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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무희가 된다.***

 

더 이상의 잣대는 필요가 없다.

더 이상의 숫돌은 필요가 없다.

세울 칼날 필요 없으므로

삶은 눈 대중으로 가늠하고 손 대중으로 저울질해도

연륜이 이해하고 나이가 용서한다.

 

분(分)을 다투면서 깜깜한 새벽을 나서면서도 행복했다.

삼색육십일 잠 잘 채비도 못한 체 맞이한 아침은 꿈결같이 달콤한

시작이었다.

성실이 최선(最善)이며, 책임이 차선(次善)이라며

숨가쁘게 달려 왔으므로

 

누구나

 산에 가면  철학자요,

글을 쓰면  시인이요,

나이트에 가면  무희가 된다.

 

한(恨)과 함께 신명도 타고 태어났으므로

 

키 작은 악사는 화려한 조명이 어색하고

회색 양복이 계면쩍고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스포츠형 머리에

 어깨는 군인정신이요, 입은 뽕짝이다.

 

머리 위 고장난 조명등은 이 참에 쉬자며 안도의 한숨이고

늘씬한 여가수는 허스키한 음성으로 묘한 의문을 갖게하나

 

한복 입은 다섯 동서는 덧 저고리야 벗어지건 말건

치마야 밟히건 말건  시집 좋고 우애 좋다.

 

디스코음악이건 부르스음악이건

어리얼싸 어깨춤이 전부인 우리들의 표상(表象)은

표독스런 마누라도 잊었고

대가리 굵어졌다 상종은 고사하고

한 마디 말조차 부치기 어려운 자식놈도

생각해 무엇하랴.

다 도망이라도 좋아라.

살아 있음은 행복이고 아나마 춤출수 있음은 은총이니

홀로 추는 부루스의 여인은

안타까운 젊음이고

두려운 미래라네

 

글/이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