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레톤 맨 10

장우영2002.12.29
조회180


-쉬익!쉭!쉬이익!

거친 혓소리 미끈한 몸매에서 나오는 유연한 몸짓 그리고
조금 맛이 간 듯한 몸짓(?)..이것은 다름 아닌 세바스찬의
현 모습이었다. 썬더 드래곤 마에스트로와의 싸움이 있은
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지만 전격 브래스를 몸에 받았던
세바스찬은 후유증이 있는지 어쩌다가 한번씩 이렇듯 발작을
하는 것이다.

-크..또 시작인가..-

몇 번 겪어 보았지만 정말이지 세바스찬의 경기는 참기 힘든
고통을 주며 나로 하여금 미궁에서와 비슷한 인내(?)의
고통을 주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밤이 아닌 꼭 내가
산산 조각난 낮에만 하는 터라 이 중요한 해골 뼉다구에서
덜덜거리니 흐..머릿속에 전쟁이 나면 이러할까? 다행히도
내가 수많은 시간을 수행했기에 그나마 참지 다른 언데드
같으면 이미 세바스찬은 동족이 되어 있을 터였다. 흐흐흐..
괴롭군..젠장..

-들들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난건가. 세바스찬은 잠이 들고
태양의 내리쬐는 빛살들이 따가운 지금 나는 어느 사이에
해골이 이상한 그림자의 그늘 안에서 머물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뾰족한 귀, 녹색의 피부 오돌한 두드러기가 덕지덕지
나 있으며 키가 작은 종족이 만든 그림자라 불리는 그늘에.
그래 죽기 전에도 이런 생김새를 한 적을 본 기억이 있었지
아마도 고블린이라 하던가? 유난히 코가 길지만 이목구비의
갯수는 인간과 같던..젠장. 그대로 그 고블린의 손에 나의
해골이 들려지며 그 고블린의 얼굴과 해골을 마주쳐야 했다.
나를 보고 씨익 입을 찢으며 웃는 그의 모습은 과거와는
달리 친근하기까지 했다. 아마도 내가 마물이 된 탓이리라.
누런 이빨들이 드러나긴 했지만..말이다.. 그렇게 나는 이
친근한 미소를 지은 고블린과 함께 해골 이외의 뼈들과는
잠시 이별을 고하게 되었다. 이번이 두 번째인가? 자의가
아닌 타의로의 이동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깡충거리며 뛰어가는 고블린 덕에 잠든
세바스찬이 눈구멍을 통해서 풀숲에 떨어지긴 했지만..뭐
생활력이 좋은 친구니까 ....과연 또 무슨 일이 나를 얽고
있는 것인지. 불길하다..

...

몇 시간을 걸었을까. 날은 이미 어둑해진 후였지만 이놈의
고블린친구는 조금도 쉬지 않은 체 내 몸통이 미쳐 따라오기
힘든 속도를 내며 계속 내달리고 있었다. 얼마 전 날이
어둑해진 뒤에서야 나는 몸통을 윈격조종하여 해골을 찾도록
하고 있었지만 이 고블린 친구의 발이 워낙 빠르고 대가리가
없는 몸통이라 방향과 그 걸음속도가 무시무시할 정도로
나빠 내 해골과 몸통의 거리는 계속 멀어지기만 하고 있는
것이다.

아..크레네..당신의 약속도 당신의 정표도,,,나는 모두 흑..이렇게
내가 궁상의 늪으로 빠지려는 순간이었다. 어느센가 고블린의
걸음은 멈추어졌고 그 붉은 두 눈으로 무언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길죽하며 연하게 생겼으며 잘 묶일 것 같은 모습을
한 그것은..나무줄기? 나무덩굴? 암튼 꽤 질겨 보이는 줄기였다.
그리곤 나의 해골은 그대로 그 줄기에 눈구멍이 꿰어진 체
완벽한 목걸이 신세가 되고 말았다. 흑. 서럽다 해골신세가..
젠장..그래 고블린아 니 맘대로 하자꾸나..목걸이가 된 체 내
해골과 고블린은 다시 이 밤이 새도록 달리기 시작했다..아..
나는...젠장..


다음날이었다. 고블린은 진짜 이 밤이 새도록 달려 그가 사는
고블린 마을까지 왔던 것이다. 뭐 인간들의 마을과는 달리
번화한 맛은 없지만 그래도 옹기종기 촌락을 이룬 모습은
그런데로 봐줄 만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 곳이었다.

"그룬버드 어디서 그런걸 주웠냐?"

턱하니 나...아니 내 해골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을 한 것은
어느 틈에 불쑥 나타난 고블린이었다. 당연한 것이지만...고블린
마을이니까.

"아..이거 내가 인간 죽이고 얻었다."

그룬버드..나를 목걸이로 만든 고블린의 이름인가 보다..이놈은
나를 목에 찬 것이 자랑스럽기라도 한지..연신 케케 거리며
어느 틈에 모여든 자신의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말도 안돼는 말이지만..

"뭐.....니가 인간을 잡았단 말이냐?"

"..칼도 못 집는 바보 고블린인 니가?"

"그래..못 믿겠냐 ?"

친구들의 의심스럽다는 눈빛에 찔린 감이 있는지 숨이
거칠어진 그룬버드는 그 붉은 눈을 슬쩍 돌리곤 말을 이었다.

"잘 봐라..내가 가진 건 분명 인간들의 해골이다...그러니
내가 죽여서 얻은 거야.."

회심의 대사를 을펐다는 듯 다시 우쭐대는 그룬버드..나는
이 고블린의 모습에서 왠지 슬픈 느낌이 들었다. 과거..나도
이런 시절이 있었다. 별 볼일 없던 실력으로 크레네에게 자
랑하기 위해 마물을 잡으러 갔다가 사고로 죽은 마물을 들고
돌아와 거짓말을 했던 때가..하하..물론 진상이 밝혀져
크레네에게 죽도록..음..어떻게 됐었지..기억의 강은 더
이상 물줄기를 흘려 보내지 않았지만..잠시 잠긴 회상
속에서 바보라 말하는 그녀가 보인다..흑...

"그룬버드..거짓말 마라....그건 백골이잖아..니가 우리한테
놀림 당하고 나간 건 삼일전인데"

날카로운 친구의 지적에 움찔하는 그룬버드는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다..내가 죽여서 얻었다..."

훗..진상은 언제나 밝혀지게 되어 있다..거듭 부인하는
그룬버드의 항변에도 그의 친구들은 비웃음을 남긴
체 하나둘 사라져 갔다.

친구들과 헤어진 체 자신의 움막으로 돌아온
그룬버드는 신경질적인 손놀림으로 내 두개골을
구석에 던져 버렸다. 난 속으로 부글거리는 느낌이
났지만 왠만하면 좀 참고 있기로 했다. 괜히 질질짜기
시작하는 고블린에게 말 걸어서 난리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기 때문이었다.

"젠장. 이놈이나 저놈이나 다 나쁜 놈들이다. 힝!"

줄줄 흐르는 자신의 눈물과 콧물을 서서히 닦던 고블린
그룬버드는 그렇게 잠이 들었다. 저런 모습을 보고
이상하게 옛일이 생각나는 것은 무엇 때문이련지...
하하하..추억이란 여전히 나를 괴롭히는...것인가..



그 뒤 나는 그룬버드가 잠에서 깨어날 때까지 두 눈이
꿰어진 두개골 신세로 계속 움막의 구석에 있을 수밖에
없는 듯 했다. 젠장..허나 기다림이 길진 않았으니 ...

- 인간들이다!! 인간의 습격이다!!

밖에서 들려오는 고블린들의 괴성과 뒤이어 들려오는
무지막지한 병장기 소리는 기나긴 거리를 달려오고
친구들에게 구박받아 피곤한 그룬버드의 잠을
깨우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크륵..뭐지??"

멍청하게도 잠시 상황파악을 못하던 그 고블린 녀석은
다시 들려오는 고블린과 인간들의 싸우는 소리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곤 재빠른 속도로 나..다시 말해 눈이 꿰어진
두개골을 들고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제 서서히
어두워지는 시간 나의 몸은...어디에..하하하하...얼마
멀지 않는 곳에서 느껴진다. 어두워만 지거라..

..

"헉헉...크륵.."

아직 피곤이 가시지 않은 체로 인간들을 피해 도망을
쳐야 했던 그룬버드는 재차 가쁜 숨을 들이쉬며
내달렸다. 그의 뒤쪽에선 일말의 인간들이 재각기 검과
도끼를 든 체 쫓아오고 있었다. 허나 운명의 장난인가?
아니면 시련이라 불려야 할까? 그룬버드는 그만
나무뿌리에 발이 걸려 쓰러지고 내 두개골도 같이 땅에
키스를 하고야 말았다. 그러나 이건 시련이 아닌
축복이었는지 그룬버드는 뒤에서 쏘아진 화살을 넘어진
덕분에 피할 수가 있었다. 물론 대신 인간들에게 포위가
되곤 말았지만..

"이런..빌어먹을..고블린 한마리가 우릴 이렇게 힘들게 하다니.. "

가장 먼저 쓰러진 그룬버드에게 다가온 인간은 이렇게
말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검으로 겁을 먹어 바들거리는
불쌍한 고블린을 내려 치려하고 있었다. 이 순간 나는 계속
침묵하고 있는가 아니면 나서야 하는가를 생각했다. 비록
있지도 않는 머리 속이지만..왠지 내 과거를 생각하게 하는
이 고블린을 죽게 놔두기엔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은? 물론
생각은 그리 길지 못했다. 나는 이 고블린 친구(?)를 살리기로
한 것이다. 비록 지금은 대가리뿐인 상태지만 얼마 멀지 않는
곳에서 어두워진 지금 서서히 내게 다가오는 몸체가 있었으니
조금만 시간을 끌면 어떻게든 되겠지..하하하..

-잠깐만...나랑 대화를 좀 하지 않겠나 인간이여...-

마치 영겁의 시간이 들이닥친 듯 내 기괴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 장소에는 놀라 눈을 치켜든 인간들과 똑같이 놀라
정지한 고블린이 서로를 응시하며 침묵하고 있었다. 그런
조용한 야간의 침묵을 깬 것은 다시 말하기 시작한 나의
목소리였다. 옅은 쇳소리 비슷한..

-그만 검을 거두고,..크크크크...크.. 물러서라.-

있는 대로 사악한 암흑투기를 십분 집어넣은 소리라
그런지 검을 들고 언제든지 내려치려던 인간은 움찔하며
이상한 낌세에 재빨리 몸을 뒤로 피했다. 그제야 그룬버드는
그 말을 내가 한 것임을 깨닫고는 천천히 내게 그 붉은
눈의 초점을 모아갔다. 흐흐..나는 답례로 내 턱뼈를 몇
번 흔들어 주었다. 하하하.

-덜그덕.덜그덕..

-크크크크크 카카카...-

"으가가가각! 크겔!"

아..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분명 지를 살리기 위해
나서 준 은혜를 모르고 내 웃음소리에 너무 겁을 먹은
그룬버드는 자신에 목에 걸고 있던 내 두개골을 재빨리
땅에다 던져 버리고 말았다. 이런 젠장..이럼 계획이
틀어지는데...역시 살아있는 것들은 죽은 자를 너무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어..

-크케르르륵! 칵!-

덕분에 웃다가 땅에 충돌한 나는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으니.
.허나 그보다도 긴장의 끈이 풀려버린 상황이 더 문제였다.
인간들은 내 두개골이 땅에 구르는 순간 제각기 멍청한
표정에서 즉각 공격준비를 다짐하는 비장한 모습을 하고
만 것이다. 젠자~앙. 이렇게 계획은 틀어지고 얼마 있지
않아 탐색을 끝낸 인간들이 하나 둘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헌데 안타까운 일이지만 고블린 친구는 아직도 덜덜...
부동자세니...

기다란 장검을 재차 두 손으로 부여잡은 몸이 좋은 인간은
동료 3명과 함께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공격이라 해봤자.
땅에 굴러다니는 것도 맘대로 못하는 두개골 하나를 검과
도끼로 내려치는 것이지만..흐흐흐..

"모두 조심해라 ! 저놈은 보통 해골이 아닌 것 같다."

앞장 선 남자의 목소리와 함께 인간들은 재각기 검, 도끼,
망치, 그리고 검을 있는 힘껏 내려치며 내 두개골을 아작
내려고 했다.

-까가가가깡! 째앵! 파직!

쇠가 갈리는 소리..깨지는 소리, 그리고 불똥 ..마지막으로
무엇인가가 고정된 형체에서 벗어나는 소리가 남과 동시에
인간들은 모두 다시 경악스런 표정으로 몸을 돌려 뒤로 내뺐다.
당연한 일이지만..아니 예상된 거지만 그딴 철 쪼가리들로 이
단단한 내 두개골을 부수기엔 무리가 있던 것이다.
운이 좋은 건지 인간들의 무기는 내 대가리에 충돌함과 동시에
형태를 달리하게 된 것이다..

-크크크크....크..너무 무르군 네놈들의 무기는..-

"저런..."

놈들은 어벙한 표정으로 나의 그로데스크...아니...엘레강스한
모습에 넋을 놓고 있었다. 아.. 휘황찬 달빛은...고고하고...인간들
사이에서 한 명이 몸을 돌려 달렸다. 마법사를 부른다라고
했던가...힘든 일이 있겠어...놈들은 도무지 내게 공격할 길이
없는지 나와 놈들과 그룬버드 사이에는 잠시간의 평화..아니...
정적이 지나가게 되었다.

바스러진 무기들의 부수어진 철 조각들이 흩뿌려지고 내
두개골은 그 단단함에 어울리는 흠집하나 잡히지 않는 모습으로
턱뼈를 이리저리 흔들거리며 웃는다라는 표현이 지금에
어울릴까?

-크크크크 -

인간들은 황당한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잠시 서로를 응시했다.
그리곤 드디어 무엇인가 결심한 듯 다시 내 두개골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돌진해 왔다. 지금 그들이 가진 무기는?

"코크! 상대는 대가리뿐인 마물이다! 발로 까!"

헉..리더같은 인간의 한마디는 나로 하여금 골 때리는 일을
만들고 있었다. 이 두개골뿐인 내가 무얼 할 수 있겠는가..
마법도 쓸 줄 모르는데..그 뒤 나는 그대로 코크라 불린
인간에게 그 거대한 발로 차이게 될 운명에 놓이게 되었다.

"죽어라! 마물!! 크아아아!"

비대한 몸에 어울리지 않는 쾌속한 다리의 움직임..그러나..
코크는 그가 기대했던 경쾌하며 상쾌한 소리는 나지 않는
다는 사실에 자신의 발을 내려보았다. 그 곳 다시 말하자면
다리의 말단부분에는 필사적으로 장화를 물고 늘어진 한
괴기스런 해골을 볼 수 있었다. 코크는 기겁을 하며 내
두개골을 떼어내려 했으나 내가 누군데..비록 지금은
뼉다귀 신세지만 살았을 적엔 한 가닥이 아닌 몇 가닥 하던
몸이었으니...

"으악! 레스터,하르트 도와줘! 이 해골이 내 발으..으..."

나를 떼어놓기 위해 코크는 필사적으로 발을 휘둘러 봤지만
내 단단한 턱은 결코 떨어지는 일없이 그 굳건함을 과시했다.
흐흐..더불어 그의 동료들까지 들러붙어 나를 떼기 위해
노력했지만..

"빌어먹을! 떼어지질 않아!"

"젠장..!"

들리는 건 그들이 내게 보내는 찬사(?)였을 뿐..이렇게 실랑이가
길어질 무렵 드디어 나의 대가리께서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몸통이 가까이 왔음을 느꼈다. 그렇게 서서히 나의 몸통은 내
두개골에 정신팔린 인간들의 곁으로 다가갔다. 한 걸음 한 걸음
소리를 지우며 지금은 아름다운 달의 푸르스름한 자태가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순간 비록 주위는 인간과 고블린의 전쟁으로
그리 조용한 편은 아니었으나.. 아 슬슬 일을 끝내기로 할까?

누군가 자신의 어깨에 손을 대는 것은 느낀 인간들의 리더는
미려한 나의 대가리를 잡던 손을 놓고는 그의 어깨에 놓인
손을 잡아채며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장난하지마! 레스터!"

그러나 손의 임자는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은 체 그대로 있었다.
그 순간 그에게 들려오는 목소리..

"마크..내가 뭘?"

그리고 돌려지는 고개..바로 그 타이밍으로 나는 물고 있던
인간의 발을 놓아주고 다시 턱뼈를 달달거리며 괴소를 흘렸다.

- 크크크크...잘자거라.-

전광석화! 미쳐 단말마의 비명조차 없이 내게 무례하던 놈들은
그대로 내가 내려친 수도 삼연참에 졸도행을 하고 말았다.
천천히 쓰러져 가는 그들의 동체와 함께 나는 두개골을 들어
몸에다 다시 꿰어 맞추었다.

-크하하하하-

음산한 나의 괴소가 흐르는 가운데 달님은 서서히 먹구름에
가리워 지고 겁에 질려 있는 고블린 그룬버드의 모습은 한없이
두려운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다. 흐흐 겁도 우라지게 많구나..

-그만 일어나라 그룬버드...-

그제야 고블린 그룬버드는 아직도 덜덜거리는 몸을 힘겹게 들며
일어났다.

-이제 네가 가려는 곳으로 가라!-

허나 그룬버드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여전히 떨고 있기는
하지만 놈의 눈은 무엇인가 나에게 호소하는 듯한 빛을 띄우고
있었다. 뭘까..불길해 지는데...젠장..



"커헉! "

내게 복부를 강타당한 인간 전사는 그 거대한 바스타드 소드를
붙잡던 손을 놓고는 자신의 배를 감싸고 쓰러졌다. 벌써 30명째
그러나 아직도 많은 인간들이 내게 두 눈을 부릅뜨고 죽일 듯이
달려들고 있었다. 젠장.....하필이면 그룬버드 놈이 내게 이런 부탁을
할게 뭐람..아..그냥 좋은 일 하나 하는 셈치고 나섰지만..조금...하하..

"젠장! 어디서 저런 괴물이 나타난 거냐! 저놈 고블린 스켈레톤은
아니잖아!"

"정신차려! 저놈이 다시 공격해 온다! 모두 붙어!"

"쿠아아아! 뒈져!!!"

-아직 무르다....-

-퍽!

묵직한 몽둥이를 들고 내려치는 인간과 협공을 위해 내
좌우의 갈비뼈를 도끼로 패려는 인간들..나는 그런 그들의
공격을 두 손 뼉다구와 단단한 대가리로 가볍게 제압했다.
몽둥이는 그대도 내 해골의 강도를 이기지 못한 체 공중분해
되었고 두개의 도끼는 내 손뼈에 잡힌 체 미동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헉!"

"이런...악!"

"칵!"

-너희도 이만 쓰러져라..-

하하..슬슬 신이 나려고 한다. 나는 도끼를 빼앗은 뒤 양손에
잡고는 그대로 위험하지 않은 도끼의 옆면으로 인간들을
팼다. 그리고 들려오는 단말마와 그 뒤에서 자신들도 똑같이
쓰러지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덤벼드는 인간들 그렇게
시간은 새벽을 향해서 가고 있었다. 웬만하면 더 놀고 싶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젠장.. 하하하. 그래도 지금 이
순간은 내가 정말 죽어서 뼈만 남아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이렇게 싸울 때면..

...

"저런 무지막지한 놈! 제기랄!"

자신을 지키던 3명의 부하가 나의 쌍도끼에 쓰러지는 것을 본
인간은 그대로 험한 말을 쏟아내곤 검을 더욱 강하게 쥐었다.
이젠 혼자 남게된 인간..그리고 마지막 발악을 하려는 듯 내게
돌진을 하고 허나 그의 검이 나의 갈비뼈를 통과하는 순간 내
쌍도끼는 이미 그의 목에 겨누어져 있었으니 싸움은 그렇게
끝이 났다.

-말하라..어째서 이 고블린 마을을 공격했는가..크크크-

내가 묻는 물음에 도끼가 목에 겨누어져 사색이 된 인간은
간신히 입을 열었다.

"크..날 죽여라 마물! 너나 고블린 같은 마물을 공격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것이다."

훗..상당히 재미있는 말을 하는구나, 허나 이것은 진실이 아니다.
나는 분명히 그룬버드에게 들었다. 이놈들이 이 고블린 마을을
노리는 이유를..

-크크크 그런가...내가 알기론 너희들이 이 곳을 노린 이유가
이 곳에 있는 금을 차지하기 위해서였다고 들었는데..-

그렇다 나도 인간과 고블린의 원한관계에 의한 다툼이었다면
나서지 않았겠지만 단지 노략질로 인한 싸움이라면 내가 당한
일도 (?) 있고 하니 남일 같지가 않아 좋은 일 하는 셈치고
나선 것이다. 생전에 지은 죄가 많아서 속죄하는 것이다.
흐흐 내게 거짓말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려줘 볼까?
비록 무딘 날을 가진 도끼들이었지만 어디 쏨시를 보여주지..
나는 노략질단의 두목 녀석을 위협하던 도끼중의 하나에
암흑투기를 싫어서 숲에 던졌다. 그와 동시에..

-콰드드드득!

내가 던진 도끼는 그대로 나무 댓 그루의 몸을 자르고 들어가고
나무들은 굉음을 내며 쓰러졌다. 그 광경에 숨죽이며 구경하던
고블린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뭐 당연히 내 위협적인 행동에
도둑놈의 두목은 그만 있는 데로 불기 시작했다.

"사..살려주십쇼..다신 마왕님께서 계신 이 고블린의 마을을
넘보지 않겠습니다..으흑.."

닭똥 같은 눈물이 떨어지며 두목은 주저 않았다. 흐...이런
마음 약해지게 나는 고개를 들어 저편에서 빼꼼히 나오려는
태양을 보며 말했다. 이런 새벽이 다가오는군 너무 시간을
끌었었나 보다...허나 할말은 해야지..

-놈! 가라..그리고 잊지 말아라. 이 고블린들은
마장군(魔將軍) 스켈님의 비호아래 있음을..크크크크-

살았을 때 나는 위대한 장군 아킬레스를 존경했었지..
한번 나도 장군이나 해볼까해서 한 말이었다...이제
놈을 잡고 있던 손을 풀고 그렇게 나는 두목 놈을 풀어
주었다. 꽁지 빠지게 도망치는 두목과 어느 틈에 일어나
그 뒤를 부리 나게 뒤따라가는 인간들...어쩌다가 드는
생각이지만 나는 과연 무엇을...후...훗..

-그룬버드..이리와라..-

기괴한 내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구경하던 고블린의
무리에서 그룬버드가 나타났다. 나는 가지고 있던 도끼를
놈에게 건내주었다.

-인간들에게 당하기 싫으면 쥐어라! 크크크-

그렇게 말한 나는 몸을 돌리곤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뒤쪽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시선들을 등지고..과연...젠장..
골에 금이 가려는가..하하하..

...

정오가 되서야 어느 정도 마을이 복구가 되고 고블린
마을의 촌장 고르세는 이번 인간들의 습격에서 죽은
고블린이 없다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곤 모든 고블린들을
모아 자신이 곰곰이 생각했던 바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고블린들이여! 우리는 위대한 마장군 스켈님의 가호로
단 한 명의 형제도 잃지 않고 무자비한 인간들의 습격에서
승리했다. 자 위대한 마장군님의 동상을 만들자!"

그런데 왠 마장군동상.. 촌장의 연설이 끝나고 고블린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러 댔다. 그중 가장 커다란 함성을 지른
것은..자신의 머리보다 커다란 도끼를 힘들게 잡고 버팅기던
그룬버드...이렇게 고블린 마을의 전설이 되는 마장군 스켈의
동상은 만들어지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이 동상은 이 고블린 마을의 상징이 되어 훗날
최강의 전투 고블린 집단을 탄생시키며 고블린의 혁명적 전사
그룬버드를 탄생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고블린의 왕국을....
믿거나 말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