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째 한신대 신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은 학교 앞에 석가탄신일을 축하는 펼침막을 내걸고 있다. 처음에는 강하게 비판하는 사람들의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반응도 점점 달라지고 있다. ⓒ뉴스앤조이 주재일
올해도 어김없이 걸렸다. '부처님의 태어나심을 축하드립니다'. 한신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 학생회(회장 최성권)가 석가탄신일을 맞아 한신대 정문에 메달아 놓은 펼침막의 글귀다. 1997년에 처음으로 축하 펼침막을 내건 이래 지금까지 학생회가 해마다 바뀌어도 이 일만큼은 변함없이 실천에 옮겼다.
처음에는 극성스런 보수 개신교인들의 반발을 많이 샀다. 누군가 밤에 몰래 와서 펼침막을 찢어놓고 가면 다음날 학생들은 새로 만들기를 반복했다. 당시에는 한신대에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고 학교 관계자는 회고했다. 어떻게 마귀의 괴수를 찬양하는 글을 공개적으로 걸어놓을 수 있느냐는 것. 심지어 김경재 전 한신대 교수는 몇 년 동안 집으로 걸려오는 협박 전화에 시달렸다고 했다.
10년이 흐른 지금은 사람들이 화계사와 한신대가 보여주는 모습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해 한신대 신학전문대학원 교정을 찾았다. 우선 교문 앞에서 수위 아저씨부터 만났다. 그만큼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생생하게 겪은 사람을 없을 것 같았다.
10년 지나자 항의도 많이 줄어
아저씨는 "내가 보기에는 우상숭배를 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저 이웃의 경사를 축하하는 일일 뿐이다"고 펼침막에 대한 소신을 밝힌 뒤. "그런데 기독교인들에게 항의전화가 아직도 걸려온다. 다행이라면 예전보다 훨씬 줄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한신대가 담장을 허물고 마련한 공원을 둘러보러 사라졌다.
한신대 앞 네거리에서 화계사로 올라가는 길에서 은영슈퍼를 운영하는 김순옥 씨(69)는 "10년 전부터 한신대와 화계사가 서로의 경사를 축하하는 일을 한다"며 "참 보기 좋다. 종교가 그래야 한다"고 박수쳤다.
한신대 앞 네거리에서 문구점을 하는 김기돈 씨(43·수유동 18년 거주)도 "뿌듯하다"며 한신대의 펼침막을 마치 자기 일처럼 설명했다. 그는 종교가 없지만 한신대와 화계사가 보여준 '아름다운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그의 기억력은 정확했다.
화계사 방화가 오히려 화합의 계기로
그의 말처럼 10년 전 화계사와 한신대는 사이가 별로였다. 1996년 화계사가 여러 차례 불이 났는데, 개신교인의 소행이라는 말이 돌았다. 그런데 한신대 교수와 학생들이 화계사를 찾아가 위로하며 청소 등을 도왔다. 이들의 진심어린 행동에 감동한 화계사는 그해 성탄절에 예수의 탄생을 축하는 펼침막을 한신대 앞에 걸었다. 이에 뒤질세라 한신대 학생들도 이듬해 석가탄신일에 부처의 탄생을 축하하는 펼침막을 걸었다.
주거니 받거니 하는 축하 펼침막은 구체적인 도움으로 이어졌다. 한신대는 석가탄신일에 학교 운동장을 화계사를 찾은 불교인들의 주차장으로 내주었다. 화계사도 대형버스를 한신대가 원할 때 빌려주었다.
또 7년 전부터 매년 가을이면 한신대 운동장에서는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종교 연합 바자회가 열린다. 송암교회(목사 박승화)·수유1동성당(주임신부 강문석)·화계사(주지 성광)가 '좋은 일'에 종교인들이 먼저 나서자고 의기투합한 것이다. 수유 지역의 축제로 자리 잡고 있는 바자회를 설명하는 김 씨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처음엔 낯설었는데 지금은 좋아요"
한신대와 화계사의 꾸준함에 생각을 바꾼 이들도 있다. 불교신자라고 밝힌 화계지업사 사장 이석환 씨(61·수유동 40년 거주)는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점점 다른 종교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같은 종교 안에서 서로 헐뜯고 싸우는 일을 자주 보는데, 다른 종교인들이 협력하는 모습은 각박한 세상에 귀감이 될만한 일이다"고 말했다. 혜화여고 3학년생 김선유 양(17)은 "평소에는 보고도 그냥 지나쳤고 친구들도 그런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자꾸 다시 보니 좋은 모습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신대의 펼침막은 한신대 운동장으로 산책하는 동네주민들은 물론 북한산을 오르는 외지 등산객들에게도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었다. 등산객 김병만 씨(56)는 학생들의 펼침막을 보고 "참 잘하고 있다. 이웃사촌인데 싸우지 말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 손자 지빈이를 데리고 산책 나온 전종렬 할어버지. 그는 한신대 학생들이 이웃과 화합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뉴스앤조이 주재일
손자 지빈이를 데리고 산책 나온 전종렬 할어버지(74·수유5동)도 "한신대와 화계사가 서로 돕고 지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잘 지내는 모습 보면서 우리 집에서도 하나의 종교만을 강요하지 않는다. 덕분에 큰 딸은 교회 다니고, 아들과 나는 절에 나간다"고 말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화계사를 찾은 무득(無得) 스님은 "종교를 넘어 더 큰 차원에서 보아야 한다. 내 어머니가 소중한 분이면, 다른 사람의 부모도 소중하다. 그런 마음으로 보면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신대 학생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일부 개신교인들, "신앙적인 모습 아니다"
한편 일부 개신교인들은 한신대 학생들의 펼침막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수유중앙교회 전종문 목사는 "종교 간의 화합을 위해 그런 일을 한 것 같은데, 보수적인 신앙인의 입장에서 볼 때 한신대 학생들의 행동은 신앙적인 모습이 아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이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풍성한교회 안덕수 목사도 "굳이 신학교에서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식의 태도는 기독교 자체를 무너뜨리는 행위다"고 비판했다.
한신대 근처에서 철물점을 하는 아주머니는 자신도 진보적인 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교회에 다니지만 학생들의 행동에는 아주 못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목회를 짊어지고 가야 할 젊은이들이 벌써부터 귀신을 인정하고 어울리는 것은 하나님을 망령되게 하는 일이다. 화계사나 한신대 모두 진정한 종교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석탄일 인정하는 한신
최소한 한신대는 석탄일을 인정한다..
기독교장로회가 예수교장로회보다 힘은 적다..
하지만 최소한 절대주의의 망상에서 벗어나있다..
그래서 함석헌 선생님 같은 분들이 나온 것이다..
여전히 보수교인들은 욕 하고 있지만..
***
석가탄신 축하 펼침막 붙인 한신대 풍경 동네주민 등산객들, 종교가 화합하는 모습에 박수…일부 기독교인들은 '잘못하는 일' 지적
주재일(jeree) [조회수 : 1488]
<IFRAME name=main_banner align=center marginWidth=0 marginHeight=0 src="http://www.newsnjoy.co.kr/banner/mainbanner.html" frameBorder=0 noResize width=570 scrolling=no height=80>올해도 어김없이 걸렸다. '부처님의 태어나심을 축하드립니다'. 한신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 학생회(회장 최성권)가 석가탄신일을 맞아 한신대 정문에 메달아 놓은 펼침막의 글귀다. 1997년에 처음으로 축하 펼침막을 내건 이래 지금까지 학생회가 해마다 바뀌어도 이 일만큼은 변함없이 실천에 옮겼다.
▲ 손자 지빈이를 데리고 산책 나온 전종렬 할어버지. 그는 한신대 학생들이 이웃과 화합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뉴스앤조이 주재일
손자 지빈이를 데리고 산책 나온 전종렬 할어버지(74·수유5동)도 "한신대와 화계사가 서로 돕고 지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잘 지내는 모습 보면서 우리 집에서도 하나의 종교만을 강요하지 않는다. 덕분에 큰 딸은 교회 다니고, 아들과 나는 절에 나간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극성스런 보수 개신교인들의 반발을 많이 샀다. 누군가 밤에 몰래 와서 펼침막을 찢어놓고 가면 다음날 학생들은 새로 만들기를 반복했다. 당시에는 한신대에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고 학교 관계자는 회고했다. 어떻게 마귀의 괴수를 찬양하는 글을 공개적으로 걸어놓을 수 있느냐는 것. 심지어 김경재 전 한신대 교수는 몇 년 동안 집으로 걸려오는 협박 전화에 시달렸다고 했다.
10년이 흐른 지금은 사람들이 화계사와 한신대가 보여주는 모습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해 한신대 신학전문대학원 교정을 찾았다. 우선 교문 앞에서 수위 아저씨부터 만났다. 그만큼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생생하게 겪은 사람을 없을 것 같았다.
10년 지나자 항의도 많이 줄어
아저씨는 "내가 보기에는 우상숭배를 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저 이웃의 경사를 축하하는 일일 뿐이다"고 펼침막에 대한 소신을 밝힌 뒤. "그런데 기독교인들에게 항의전화가 아직도 걸려온다. 다행이라면 예전보다 훨씬 줄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한신대가 담장을 허물고 마련한 공원을 둘러보러 사라졌다.
한신대 앞 네거리에서 화계사로 올라가는 길에서 은영슈퍼를 운영하는 김순옥 씨(69)는 "10년 전부터 한신대와 화계사가 서로의 경사를 축하하는 일을 한다"며 "참 보기 좋다. 종교가 그래야 한다"고 박수쳤다.
한신대 앞 네거리에서 문구점을 하는 김기돈 씨(43·수유동 18년 거주)도 "뿌듯하다"며 한신대의 펼침막을 마치 자기 일처럼 설명했다. 그는 종교가 없지만 한신대와 화계사가 보여준 '아름다운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그의 기억력은 정확했다.
화계사 방화가 오히려 화합의 계기로
그의 말처럼 10년 전 화계사와 한신대는 사이가 별로였다. 1996년 화계사가 여러 차례 불이 났는데, 개신교인의 소행이라는 말이 돌았다. 그런데 한신대 교수와 학생들이 화계사를 찾아가 위로하며 청소 등을 도왔다. 이들의 진심어린 행동에 감동한 화계사는 그해 성탄절에 예수의 탄생을 축하는 펼침막을 한신대 앞에 걸었다. 이에 뒤질세라 한신대 학생들도 이듬해 석가탄신일에 부처의 탄생을 축하하는 펼침막을 걸었다.
주거니 받거니 하는 축하 펼침막은 구체적인 도움으로 이어졌다. 한신대는 석가탄신일에 학교 운동장을 화계사를 찾은 불교인들의 주차장으로 내주었다. 화계사도 대형버스를 한신대가 원할 때 빌려주었다.
또 7년 전부터 매년 가을이면 한신대 운동장에서는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종교 연합 바자회가 열린다. 송암교회(목사 박승화)·수유1동성당(주임신부 강문석)·화계사(주지 성광)가 '좋은 일'에 종교인들이 먼저 나서자고 의기투합한 것이다. 수유 지역의 축제로 자리 잡고 있는 바자회를 설명하는 김 씨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처음엔 낯설었는데 지금은 좋아요"
한신대와 화계사의 꾸준함에 생각을 바꾼 이들도 있다. 불교신자라고 밝힌 화계지업사 사장 이석환 씨(61·수유동 40년 거주)는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점점 다른 종교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같은 종교 안에서 서로 헐뜯고 싸우는 일을 자주 보는데, 다른 종교인들이 협력하는 모습은 각박한 세상에 귀감이 될만한 일이다"고 말했다. 혜화여고 3학년생 김선유 양(17)은 "평소에는 보고도 그냥 지나쳤고 친구들도 그런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자꾸 다시 보니 좋은 모습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신대의 펼침막은 한신대 운동장으로 산책하는 동네주민들은 물론 북한산을 오르는 외지 등산객들에게도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었다. 등산객 김병만 씨(56)는 학생들의 펼침막을 보고 "참 잘하고 있다. 이웃사촌인데 싸우지 말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화계사를 찾은 무득(無得) 스님은 "종교를 넘어 더 큰 차원에서 보아야 한다. 내 어머니가 소중한 분이면, 다른 사람의 부모도 소중하다. 그런 마음으로 보면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신대 학생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일부 개신교인들, "신앙적인 모습 아니다"
한편 일부 개신교인들은 한신대 학생들의 펼침막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수유중앙교회 전종문 목사는 "종교 간의 화합을 위해 그런 일을 한 것 같은데, 보수적인 신앙인의 입장에서 볼 때 한신대 학생들의 행동은 신앙적인 모습이 아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이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풍성한교회 안덕수 목사도 "굳이 신학교에서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식의 태도는 기독교 자체를 무너뜨리는 행위다"고 비판했다.
한신대 근처에서 철물점을 하는 아주머니는 자신도 진보적인 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교회에 다니지만 학생들의 행동에는 아주 못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목회를 짊어지고 가야 할 젊은이들이 벌써부터 귀신을 인정하고 어울리는 것은 하나님을 망령되게 하는 일이다. 화계사나 한신대 모두 진정한 종교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2006년 05월 05일 03:0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