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13

하늘이200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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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면서 드는 미운정이 정말 무섭습디다..저랑 그 아이..이제..완전엽기적인 커플이 되었슴당..엽기적인 그녀란 영화를 본후..
이 아이가 자꾸 저랑 비슷하다는겁니다..듣기 싫다고 자꾸 그래도 문자로 계속 놀려뎁니다..슬슬 짜증이 날려고 하던 무렵..이 아이 데이트 신청을 합니다..맨날 만나는데 무슨 데이트냐구여? 저희 이상한 짓..잘함당..집에서 빈둥거리다가 주섬주섬 옷을 입고오랫만에 사람들 북적거리는 강남역으로 나들이 나가기로 했슴당..큰 맘 먹고 지하철을 타고 갔슴당..퇴근 시간이랑 맞물려서 그런지..사람들..엄청 많습디다..그 아이와 나 거의 밀착해서 간신히 기둥하나 잡고 서 있슴당..민망하더라구여..너무나 밀착되어 있어서..날씨도 더워서 짜증나는데 뒤에서 누가 짜꾸 밍기적밍기적 저에게 찝쩍대는 것이었슴당..첨엔 사람이 많아서 그려려니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가 높아지더라구여..짜증 이빠이 났슴당..여자분들..만원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그런적 많으실껍니다..그럴때는 어떡하시는지 궁금함당..전 용기를 내서 이 아이에게 물었슴당..
"야..너 싸움 잘하냐?"
난데없는 나의 질문에 아 이이..난처한 표정을 짓슴당..
"싸움 잘해? 못해..? 빨리 말해봐.."
"뭐..누구한테 맞고 다닌적은 없어.."
"그럼..니가 사랑하는 여자를 누가 건드리면..때려줄수 있어? "
"무슨 소리하는거야..창피하게..조금 있다가 얘기하자.."
그때 워낙 붙어있다 보니..사람들이 저희를 쫌 쳐다봤거든여..그러거나 말거나 그게 나랑 무슨 상관입니까? 난 뒤에 있는 이 치한을 죽여놓고 싶은 맘뿐인데..
"묻는말에 대답해..그런다면 어떻할꺼야? "
끈질기게 묻는 내게 그 아이..어쩔수없이 대답함당..
"당연히 혼내 줘야지.."
"그래? 그렇담 말이지..알았어.."
난 내 엉덩이에 닿아 있던 그 남자의 손을 잡아 하늘로 올리며 큰소리로 말했슴당..
"자..이 사람이 너의 사랑하는 여자친구의 엉덩이를..이 더러운 손으로 자꾸 만지니까..니가 때려줘.."
우리 그 아이..얼굴..파래졌슴당..주변 사람들..?? 더 놀랐슴당..그 치한..?? 민망해서 어쩔줄 모름당..화가 난 나 더 당돌하게 말합니다..
"아저씨..우리 남자친구 싸움 잘하는데..아저씨 맞고 싶어여? 지금 머하는 짓이에여? "
그런데 이 아저씨..적반하장도 유분수지..되려 큰소리를 칩니다..
"아니..이 아가씨가 멀쩡한 사람 잡네..이렇게 많은 지하철에서 닿을수도 있는거지..왜 뒤집어 씌어? "
"멀쩡한 사람? 왠일..이 아저씨..웃기는 사람일세..그럼 닿기만 하지..왜 쪼물락 거려여? 아저씨 손에는 모터 달았어여? 진동으로 손이 자동으로 움직이게? 지금 나랑 한번 해보자는거야? 경찰서에 가서 누가 잘못했는지 한번 따져볼까여? "
지하철안이 온통 난리가 났슴당..사람들이 꽉 차서 이 아저씨 어디로 도망도 못가고..멍하니 딴데 보는척 하면서 고개를 돌립니다..
이 아이..그 아저씨께 정중하게 한마디 합니다..
"아저씨..점잖게 생기신 분이 공공장소에서 뭐하는 짓입니까? 아저씨 따님이 지하철 타다가 이런 일을 당했다고 생각해 보세여..경찰서에 가서 고소하기전에 어서 정중하게 사과하십시요.."
별로 크지 않은 목소리였지만 워낙 단호해서 그 아저씨..바로 꼬리내리고 쫍디다..그리고 고개숙여 제게 사과합니다..미안하다고..
어느덧 내릴때가 되었슴당..그 아이 내손을 잡고 문이 열리자마자 뜁니다.. 한참을 뛰다가 멈춰서서..내게 말합니다..다시는 지하철 타지 말자고..근데 왜 뛰었냐고 물어보니..쪽팔려서 그랬답니다..
금요일이라 그런지 길거리에 정말 사람 많습니다..조금 걷다보니..오징어를 구워서 팔데여..전 다리만 구워서 파는걸 좋아하는데여..그 아이가 자꾸 길에서 뭐 사먹는거 안좋다고 안된답니다..하지만 저 끝까지 우겨서 사먹었슴당..그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별루 볼게 없더라구여..영화를 볼려고 그랬는데..많이 기다려야 할것 같아서 밥을 먹기로 했슴당..이 아이..오늘은 자기가 한방 크게 쏘겠다며 먹고 싶은거 다 먹으라고 합니다..근데 강남역에 대해 아시는 분들..막상 뭘 먹으려고 찾으면 눈에 차는데가 별로 없잖아여..찾다 찾다 퓨전 레스토랑을 들어갔슴당..주문을 하고 기다리는데..누군가가 자꾸 우리를 쳐다 보는것이었슴당..그 아이도 느꼈나봅니다..
"아는 사람이야? "
"아니..내가 너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알아..남녀공학을 나온것도 아닌데..그냥 쳐다보는건가부지..뭘 그렇게 신경써.."
그런데 그 남자..우리쪽으로 걸어옵니다..그리고 웃네여..
"안녕하세여?"
우린 둘다 어리둥절해서 그 사람을 쳐다봤습니다..
"아..기억을 못하시는군여..저번에 축제때 뵙던..홍배친구입니다.."
"아..네.."
뭐..기억은 안나는데..지가 그렇다고 하니..어쩔수 없지않습니까? 이 아이도 홍배선배를 아니까 그냥 웃습니다..
"들어오실때 긴가민가 했는데..맞았군여..반갑습니다..이렇게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이 남자 왜 안가고 여기 서서 이러고 있는것 입니까? 뻘쭘하게스리..
"남자친구이신가봐여? "
"네"
"홍배 말로는 밝고 명랑하다고 하던데 굉장히 말이 없으시네여.."
아..정말..짜증나게..도대체 요점이 뭐야..저 성격 또 나왔슴당..
"가서 식사하세요..음식 다 식겠네여..저희도 곧 음식이 나올꺼구여.."
"아..네..제가 실례를 했군여..그냥 다시 만났다는 반가움에..그만..그럼 식사 맛있게 하십시요.."
홍배선배랑은 다르게 꽤 핸섬하고 허우대 멀쩡하게 생긴 사람임당..
친구는 유유상종이라고 하는데..절대 상상안감니당..홍배선배란 사람..
간단하게 말하자면 보기에도 추접스럽게 생긴 사람 있잖아여..일주일정도 면도 안한거같고..지저분하고..가까기 하기에 너무 부담스러운..
정말 상상 안되져..친구 하자고 아마 돈을 줬거나..폭력으로 포섭했거나 둘중 하나임당..아..이 아이..저 사람에 대해서 굉장히 궁금해함당..
"니가 홍배 선배 친구를 어떻게 알아?"
"응..저번 축제때 선배랑 같이 왔었어..그리고 나 주차장으로 내려가면서도 잠깐 봤었거든..저 사람 생각보다 머리 디게 좋네..어떻게 날 기억하지? 그냥 스치듯이 한번 본건데.."
"너 외간 남자랑 눈빛 주고 받지마라..서방님..아직 눈 시퍼렇게 뜨고 있다.."
이 아이..놀고 있슴당..지나 잘할것이지..서방? 호호호호호....듣기 싫지는 않은 말이군여..
"니가 왜 내 서방이야..말도 안되는 소리하고 있어..요즘은 손잡고 결혼식장에서 걸어 나와도 혼인신고 하기전까지는 모르는게 남녀사이야.."
"그럼 혼인신고 하러 가자..뭐 그게 어렵나? 이제 우린 성인인데.."
참 쉽게 말합니다..아니..누가 동사무소 어딘지 몰라서 혼인신고 못한답디까? 가끔 이렇게 사람을 황당하고 어이없게 만드는 재주도 있슴당
"어머니한테 우리 결혼 얘기 말씀드렸는데.."
"누구 어머니? 니네 엄마? "
"니네 엄마가 머냐? 어머님.."
이 아이..오늘 왜 이럽니까? 정말 당혹스럽슴당..
"암튼 어머니가 널 다시 보고싶어하셔..물론 이번엔 아버지도 함께..부담가질건 없고..워낙 내가 결혼하고 싶다고 하니까..부모님이 생각해보자고 하시더라고.."
"야..결혼은 뭐 너 혼자하냐? 학교도 졸업해야하고..정신이 없는 아이로세.."
"방학때 미국에 같이 들어가자..내가 너희 부모님께는 말씀 드릴께..사실 저번에 미국에서 너희 아버님이랑 잠깐 얘기 나눴었는데..널 어떻게 생각하냐고 하시더라고.."
"울 아빠가? 그래서..넌 뭐라고 했는데? "
"나이는 어리지만 평생을 같이할 사람이라고 했지..그래서 미국까지 날아왔다고.."
"뭐?????? 너 미쳤냐? 울 아빠가 머래? 화 안내시디?"
"아니..전혀..오히려 다음에 만날때는 장인어른이라고 부르라던데? "
"말도 안돼..난 아직 그 어떤 마음의 준비도 되어있지 않아..이렇게 얼렁뚱땅 아줌마가 되고 싶지는 않다고.."
정신이 혼미해지면서..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알수가 없었슴당..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다음 얘기는 이 아이의 부모님을 만난 얘기를 해드릴꼐여..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