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슈퍼맨이 아니다.

그 남자2006.05.06
조회51,463

남자는 슈퍼맨이 아닙니다.

전 결혼한지 만으로 8개월 된 남자입니다.

4년 연애끝에 동성동본이라는 이유로 반대를 무릅쓰고 가까스로 결혼에 골인한 남자입니다.

처갓집은 농업으로 2모작을 하는 정말 1년 365일이 바쁜 집입니다.

저희집은 조그맣게 식당을 하고 있고요

결혼하기 전 와이프는 " 우리집 일 많은데 그거 알고도 나랑 결혼할꺼야? "

그럼 난 " 당연하지 ^^ " 하면서 결혼을 했지요

근데 문제는 그게 너무 심하다는 겁니다.

부부싸움을 해도 저희 둘 문제로 싸운건 없습니다.

다 처갓집 문제로 싸워서 이젠 그러려니 하는데 얼마전 서로 폭발했습니다.

전 지난 한달 내내 주말에 하루도 쉬지 못했습니다.

5일 근무인데 2세를 잉태해서 병원비 좀 보탤까 해서 토요일엔 연장근무 하러 출근하고

일요일엔 경조사 가고 아니면 모임에 가고 양쪽 집에 들르고 그러다 보니

정말 제 몸이 피곤해서 마지막 주말엔 쉬고 싶었습니다.(참고로 양쪽 집 승용차로 15분 거리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주 토요일에 양쪽 집을 다 들르기로 하고 일요일은 쉬기로 와이프한테 얘기했죠.

먼저 본가에 가서 점심먹고 처가에 가서 저녁먹고 일요일은 집에서 쉬자고 했죠

그렇게 본가에 먼저 들르고 처가에 갔습니다. 5시쯤 가서 비닐하우스 일하시는거 마무리 도와드리고 8시쯤 밖에서 밥을 먹고 들어 왔습니다. 갑자기 장인어른이 내일 와서 모판에 흙담을테니 와서 일 도와달라고 하더군요. 저 아무말 안했습니다. 와이프한테 얘기 다 했으니까요. 그런데 와이프도 아무말도 안하더군요. 장모님도 한말씀 거들더군요 웃으시면서 "특별한 일 없으면 와서 일 도와달라고" 

저 아무말 안했습니다. 그렇게 조금 앉아 있으니 9시가 되더군요. 장인어른, 장모님도 일찍 쉬셔야 할것 같기에 먼저 일어났습니다. 저희 집까진 40~50분 거리. 와이프 기분이 별로 안좋은걸 알았습니다.

차 속에서 아무말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집에 오자마자 잠을 자더군요. 그 다음날... 일요일 아침

늦잠을 자고 아침겸 점심을 먹는 밥상에서 일은 벌어졌습니다.

-와이프: "오빠 어제 참 나쁘더라" "노인네들이 도와달라고 하면 오빠가 쉬고 싶어도 도와드려야 하는거 아니야?"

-나: "내가 이번주말엔 쉬고 싶다고 했잖아 . 말 안한것도 아니고... 당신이 무슨 핑계라도 대면서 못한다고 대신 해줘야 되는거 아니야? 그걸 내가 얘기 해야 맞아? 그리고 처남은 주말에 뭐하는데?

(참고로 처남은 아직 학생이며 취업준비도 안하고 학교 기숙사 생활로 주말엔 뭘 하는지 모르겠음)

와이프 참지 못하고 또 처남 얘기 꺼낸다고 하면서 옆에 있는 가방을 집어 던지고

"에잇 18" 하고 욕하면서 거실에 있던 이불을 발로 차고 방으로 들어가더군요.

저 돌아버리는줄 알았습니다. 이성을 찾으려고 했죠. 뱃속에 있는 아기를 생각해야지 하면서

하루동안 서로 아무말 않다가 근로자의 날 출근해서 사직서 작성했습니다.

제 생각은 이랬습니다. 아파트 팔고 처가집 가까운데로 이사가고 회사 그만 두면 가까우니까 평일에도 일하고 호출하시면 언제든지 달려가서 일할수 있으니까 이게 최선에 방법이자 해결책 이라고 그러면 와이프도 뭔가 생각할거라고...

저녁에 와이프한테 얘기 좀 하자고 했습니다. 어제 오늘 생각한거 있으면 얘기해 보라고 서운한거 다 얘기해 보라고. 와이프는 얘기하면 뭐하냐고 해결책도 없으면서 오빠가 그렇게 마음 먹고 있는한 해결책은 없다고 그러더군요. 저 한참 있다가 방에 가서 아파트 등기서류 하고 사직서 가져와서 보여줬습니다. 이 상황에선 이게 해결책 이라고 했더니 와이프 또 집어 던지고 고작 생각한다는게 이거냐고 하면서 나이 30살 먹어서 잘도 생각했다고 울면서 얘기 하더군요.

목소리 낮추고 진정하라고 했더니 놔두라고 이렇게 생겨먹어서 그렇다고 또 울면서 얘기 하더군요.

저도 더 얘기 하다간 언성이 높아질것 같고 참지 못할거 같아서 베란다로 나갔습니다.

한참을 이생각 저생각 하면서 내가 무조건 무조건 이해해야 하는가 보다. 내 몸이 피곤하고 지쳐도 와이프를 위해서 해야되나 보다... 난 슈퍼맨이 아닌데 ㅠㅠ

내 생각이 짧았다 하고 아파트 등기, 사직서 주우면서 "미안해" 하고 집 밖으로 나왔습니다.

바람 쐬고 오겠다면서 나갔습니다.

저 주말에 처가가서 일 합니다. 다만 하루 종일은 못하고 두 세시간 정도 일 도와드립니다.

저 회사에서 머슴이라고 합니다. 주말이면 처가에 가서 일한다고

와이프는 두세시간 일하는것도 일하는거냐고 뭐라고 합니다. 누가 머슴이라고 하냐고 합니다.

저 정말 미치겠습니다.

와이픈 아직 마음이 부모님한테 있는것 같습니다.

장모님은 지금도 저녁에 매일 전화하셔서 와이프하고 통화하고요.

가끔 제가 뭘 잘못해서 확인 전화하시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평일에 일하고 주말에도 일하고 그럼 전 어떡하랍 말입니까

제가 무슨 슈퍼맨도 아니고... 싸우고 나서 요즘엔 "피곤하다" "지친다" 라는 말을 와이프 앞에서 못하겠습니다. 그래도 제일 믿고 의지할 사람인데 그 사람 앞에서 못하면 제 몸은 누가 돌봐줍니까?

처남 먼저 부르고 사위 불러서 일 시키는게 당연한거 아닙니까?

아들은 아까워서 일 못시키고 사위는 막 부려먹어도 됩니까? 나도 우리집에선 귀한 자식인데.

장모님은 8개월째 결혼생활중인데도 아직도 "O서방" 이라고 안합니다. 내가 옆에 있어도 직접 말하지 않고 와이프 통해서 말합니다.

제가 제 몸 너무 챙기는 걸까요? 전 제가 건강해야 부모님 용돈도 드리고 일도 도와드린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싸움으로 해서 제가 굽히고 들어가는 걸로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제가 기분좋게 일 도와드릴순 없을것 같습니다. 와이픈 제가 슈퍼맨이 되기를 바라는것 같습니다. 그러다 제몸 망가지면 그땐 후회할까요?

"우리신랑 쉬고 싶을때 쉬게 해줄껄! "우리 부모님은 왜 이렇게 우리신랑 일만 시키는거야!"

"오빠도 있고 동생도 있으면서 왜 우리 신랑만 부려 먹어!"

그걸 빨리 자기 스스로 느끼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전 이번주 내내 근무합니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오늘, 일요일

일요일은 처갓집으로...

제 휴일은 언제 일까요? 제 사생활은 없는 걸까요?

이러다 친구들 한테 " 그 자식은 시간 없어서 못나올꺼야! 또 처갓집 갔겠지! "

그런 소리 듣지 않을까요?

우리 부모님은 또 어떡하죠? 처가에 잘 하라고 말씀은 하시지만 그래도 속은 그게 아닐텐데...

와이프는 내가 나쁘다고 오빠가 맘을 곱게 먹으라고 하니... 휴 힘듭니다.

 

 

여성 분들의 객관적인 조언 바랍니다.

 

남자는 슈퍼맨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