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ray one's emotion-29

휘오리바람2006.05.08
조회272

 

재혁이 동욱에게 다가와 말을 건다.

“이제 곧 인턴평가할텐데..어때요? 잘 나올거 같아요?”

동욱은 태연하게 대답한다.

“글쎄요..저는 잘 못한거 같아서요.”

“그래도 신팀장이 하는건데 동욱씨가 유리하지 않겠어요?”

순간 발끈해서 동욱이 일어섰다.

혹시나 다른 사람들이 들을까봐 목소리를 낮췄다.

“왜 그러시죠? 대체?”

“뭐가요?”

“이런 얘기 굳이 이렇게 사무실에서 해야되나요? 재혁씨 그 정도로

경솔한 사람이에요? 재혁씨가 믿든 믿지 않든 난 신팀장님의

뒷배경으로 들어온 사람이 아닙니다. 만약 신팀장님과 내가 지인관계라는

사실이 알려진대도 난 떳떳하구요. 재혁씬 자꾸 나를 자신과 같은 사람으로

만들려는 모양인데... 그러지 않는게 좋을겁니다.”

재혁을 뒤로 하고 사무실을 나왔다.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거울을 봤다.

이런 경우 난생처음이라 동욱은 어떡해 해야할지 막막했다.

차라리 들어오지 말걸..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평가표에 희주는 동욱와 재혁을 거의 같은 점수를 주었다.

두각을 나타낸 분야는 달라서 잘하면 둘다 회사에 좋은 인재가 될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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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혁은 집에 돌아와 이모부의 전화를 받았다.

(내가 인사과에 알아봤다.

신팀장이 점수를 잘 줬어. 그 다른 인턴사원이랑 비슷하던걸..

어차피 네가 돼겠지만, 인턴생활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나중에

회사에 들어와 일할때도 아무 말이 없을거다. 알았니?

낙하산도 낙하산 나름이야!! 잘해라!)

의외의 소식에 재혁은 놀랐다.

하지만 아직 모른다..아직 한 달이라는 기간이 남았고,

지금의 평가는 연막작전일지도 모른다. 결국 남는건 동욱이 될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자 재혁은 이모부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모부, 저 재혁이에요. 깜박잊고 말씀 안드린게 있어서요.”

“뭔데 그러냐?”

“알고보니까 그 다른 인턴사원 말이에요. 한동욱이라는 사람.

그 사람도 신팀장이랑 잘 아는 사이같더라구요.“

“뭐?”

“회사에서 둘이 친하게 얘기하길래 혹시나 했는데..

저번에 밖에 나갔다가 우연히 둘이 같이 있는걸 봤어요.

아주 친해보이더라구요. 같이 마트에 있던걸요.“

“신팀장이랑??!!”

“예..”

“신팀장이 어떡해..인사과에 아는 사람이 없을텐데...”

“그야..모르죠. 전...”

“쳇,,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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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희주는 출근하자마자 호출을 받고 윗층으로 올라갔다.

기획팀에 고실장이 무슨일이지? 부서도 달라서 인사하기도 힘든 사인데..

무슨 할말이 있을까?


희주는 들어가기전 옷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별 얘기는 안하겠지만 자신보다 나이도 많고 직급도 높으니 예의는 차려야 한다.

[똑똑]

“오셨어요?” 비서가 일어나서 희주를 맞는다.

“예.”

“실장님, 신희주씨 들어왔습니다. 예”

비서가 전화를 놓고 희주에게 눈짓을 한다.

희주는 사무실문을 열고 들어갔다.

“잠깐 앉아요.” 고실장이 자리를 내준다.

“무슨 일이신지..?”

“아, 다른게 아니고 신팀장 부서에 인턴사원 말야.”

“예”

“두 친구 어때? 일은 잘하나?”

“예. 기대만큼 잘하고 있습니다.근데 고실장님이 그건 왜 물으시는지...”

‘음..듣던대로 깐깐하군. 어른이 물으면 대답이나 할 것이지’

고실장은 약간 심기가 뒤틀렸다.

“두 친구 실력이 비슷비슷하면 박재혁이 뽑아!”

고실장은 생각보다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희주는 갑작스런 말에 황당했지만 다시 되물었다.

“그게 무슨말씀이시죠? 저희과 인턴사원입니다.

인사과도 아닌 기획팀에 고실장님이 이런 말씀하시니까 좀 뜻밖이라서요..“

“한동욱이나 박재혁이나 둘 다 낙하산이야. 신팀장 입장에선

박재혁 뽑아놓는게 나중에 뒷탈도 없을거 아냐.”

“예?”

“왜이리 말길을 못 알아 듣나? 한동욱이 신팀장 빽으로 들어온거 다 알아.

정식사원도 아니고 인턴사원인데 그 정도는 뭐 일도 아니지..“

희주는 당황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점점 일이 꼬여가고 있다는건 알았지만, 결국 끝이 보인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실장의 사무실에서 나와 옥상으로 올라갔다.

결국 다른 사람들은 동욱을 자신의 빽으로 들어온 사람이라 취급할 것이다.

꼭 연인관계가 아니고서라도..아는 사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오해를

살 만했다. 억울하고 황당했다.

고실장이 어떡해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잠시 동욱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자신의 커리어는 늘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자부했고

또 여지껏 그렇게 해왔었다. 누군가 때문에 이런일을 당해본건 처음이었다.

그 누군가가 동욱이라는 사실도 희주를 할 말없게 만들었다.

옥상에서 내려다본 도시는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빼곡히 들어찬 창문안에선 사람들이 기를 쓰고 일을하고 있을 것이다.

한참을 생각한 끝에 희주는 결론을 내렸다.

‘꼭 이 창문이 아니어도 상관없지..’

이런식의 회사라면 더 다니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희주는 사무실로 내려왔다.

책상서랍에서 인턴사원 근무성적표를 꺼냈다.

그리고 최종 우수인턴 사원명에 ‘박재혁’ 이라고 적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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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걸 결정하고 나니 마음이 후련해졌다.

봉투에 사직서를 쓰고 직속후배사원을 불러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일하던 직원들이 하나 둘 고개를 들어 신팀장을 주목했다.

“팀장님, 갑자기 이런걸 저한테 왜 설명해주시는데요?”

“이대리, 잘들어둬 우리 아직 프로젝트도 몇 개 남았지? 2개는 내가 마무리

하고 가겠지만, 나머진 이대리가 해야될거야. 나랑 같이 여지껏 해왔으니

무리는 없을거야.”

“팀장님 어디 가세요?”

“나 회사 그만둬..”

희주의 갑작스런 발언에 직원일동과 동욱 그리고 재혁은 놀라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특히나 동욱은 어제까지도 아무말이 없던 희주가 갑자기

사직이라니...


희주는 상관에게 사표를 내고 돌아섰다.


동욱은 아무일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희주와 당장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

희주는 복도에서 전화기를 열었다. 그리고 유진의 번호를 찾았다.

“유진, 나야..그 제안 아직도 유효하니?”쓴웃음이 나왔다.

(희주? 당연하지. 언제라도 환영이야!!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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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저녁, 동욱은 버스정류장에 서있었다.

생각에 잠겨서 버스가 오는지 가는지도 보지 못하고 있었다.

희주의 차가 앞에 와서 섰다.

창문을 열고 희주가 말했다.

“타!”

동욱은 망설이면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런 결정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리는 희주가 원망스럽고 서운했다.

“동욱아, 제발 타라. 응?”

자신과 달리 희주는 뭐가 좋은지 웃고있었다.

동욱은 차에 타서도 아무말도 안하고 밖을 보고 있었다.

한참을 가던중 동욱이 말문을 열었다.

“우리 지금 어디가는 거에요?”

“니 후배집에. 짐 가질러”

“무슨 생각인거에요?”

“미안해..유진의 거절을 뿌리칠 수 없었어..”

“그럼? 그 회사로..”

“응..그리고 너 인턴사원 최종우수자는 못돼겠더라..”

“.. ...”

“미안..”

“.. 아니에요. 희주씨가 왜요.”

동욱은 오히려 맘이 편해졌다. 그 회사에 들어간다해도 별로 기쁠거 같지 않았다

일하는 동안 좋은 기억이 없었다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 둘다 이제 백수됐다. 어쩌냐?”

“헤헤헤..뭐 먹고 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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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에 올려서 28인지 29인지 헷갈리네요..

한 달도 넘은거 같애요..얘기도 기억안나시는 분들 있을거 같아요.

죄송해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