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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ray one's emotion-31

휘오리바람 |2006.05.08 16:44
조회 338 |추천 0

 

동욱은 자신이 잘못 들은거 같아서 다시 물었다.

“뭐라구?”

(저..임신..했다구요..)

동욱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걸 왜 나한테 말하지?

“그러니..근데 저기..내가 뭐 어떡해..”

마치 오래전에 본 영화가 티비에서 다시 해줄때

감동이 되살아나는 것처럼 동욱은 모든 것이 전광석화처럼 지나갔다.

지은을 마지막으로 만난게 언제인지..그때 무슨일이 있었는지..

지금까지 까맣게.. 마치 자신의 뇌속에 없을거라고 믿었던 기억들이

맨 뒤에서 갑자기 앞으로 치고 나왔다.


“...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선배..저 어떡하면 좋을지 몰라서..)

어떡하면 좋을지 모르는건 동욱도 마찬가지 였다.

온 몸이 사막처럼 바싹 마르는 것 같았다. 전화기를 잡은 손에선

힘이 떨어져 나가고 있었다. 동욱은 겨우 말려들어가는 목소리를 붙잡았다.

“지은아..그래. 일단 내가 좀이따가 다시 전화할게”

(네...)


“무슨일이야?” 희주가 심상치 않은 동욱을 보고 물었다.

동욱은 가만히 안전벨트를 쥐었다.

“미안한데 나 잠깐 어디 좀 들렀다 갈게요. 여기서 세워줘요.”

“어디가는데? 갑자기..걔가 만나재?”

희주의 목소리가 올라갔다.

“아니요..그냥 좀 살게있어서..좀 세워줘요!”

차에서 내려 동욱은 달렸다. 어디로 가는진 알 수 없지만

무작정 앞으로 내달렸다. 희주에게 들킬까봐, 지은에게서 도망치려고

동욱은 미친 듯이 달렸다.


희주는 불안했다. 무슨일이지?


정신없이 달리던 동욱은 점점 지쳐서 뛰는 듯 걸었다.

땀이 온 몸에서 흘러내리고 심장은 숨을 쥐어오듯 뛰었다.

아무생각도 할 수 없었고, 머릿 속엔 지은의 목소리와 그 날의 일이

계속 맴돌았다.

벤치에 앉아서 숨을 고르면서 머리를 감싸쥐었다.

‘침착하자..침착해..’

동욱은 전화기를 열고 통화목록의 첫 번째 지은에게 걸었다.

(여보세요...)

지은은 아직도 울먹이고 있었다.

“지금 어디니?” 무겁게 동욱이 말했다.

(집이에요..)

“지금 나와라.” 약속장소를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어제까지 아니 두 달 전까지도 별 존재감 없던 귀여운 후배녀석과

이런 껄그러운 대화를 하게 될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자신이 원망스럽고 지은이 원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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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에 앉아 멍하지 창 밖을 봤다.

그저 모든 일들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램과

지은이 착각한 것이라고 믿고 싶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은 충혈되고 코는 빨개진 지은이 들어왔다.

이기적인 동욱은 지은의 상태같은건 안중에도 없이 다짜고짜 물었다.

“뭐라고? 너..그거 사실이니?”

“네...” 죄지은 사람처럼 지은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확인해봤어? 확실해?”

“... ...” 평소 다정다감했던 동욱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자신을

다그치는 동욱이 무서웠다. 지은은 눈물을 참으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동욱은 자신이 지나치다는 걸 인정하고 다시 물었다.

“지은아, 이건 ..솔직히 난 당황스러워..너도 그렇겠지만..

확실히할 건 해야지..”

“2주전에 친구랑 병원 갔었어요..한 달 넘었데요..”

  !!!

동욱은 눈을 감았다. 입안에 바짝 말랐다. 물을 들이키고 다시 지은에게 물었다

“미안한데..정말 미안한데..내가 확실하니?”

지은은 고개를 들어 동욱을 노려봤다.

붉게 충혈된 눈에 다시 눈물이 고였다.

둘 다 고개를 떨구고 말이 없었다..


30분이 넘게 아무말도 없었다.

“내가 어떡해야 되냐..”

동욱의 입에서 흘러나온 첫 마디였다.

지은은 입술을 깨물었다.

“선배는 다를 줄 알았아요. 저도 이렇게 된게 좋은줄 아세요?!

나도 미칠거 같아요!! 하지만 선배도 책임이 있잖아요!”

참지 못하고 지은이 소리지르듯 말했다.

지은을 진정시키고 커피숍에서 나왔다.

“일단..내일 병원에 같이가자. 그리고..그 다음은 오빠가 알아서 할게..”

“... 어떡해 알아서 할건데요?”

“아직은 나도 모르겠어..”

지은은 오늘 충격적인 사실을 안 사람한테 너무 많은 걸 요구하는 것 같아서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자신도 한가하지만은 않았다.

“... ...”

“그만울고..집에 들어가 있어. 오빠가 내일 연락할게.”

동욱은 오늘 본 나해의 모습이 떠올랐다.

기수의 정성과 많은 사람들의 축하로 너무나 행복해 하던 나해의 모습.

혹시나 잘못될까 음식도 가려먹던 나해.

“우선은 건강해야지...”

지은은 다시 예전의 모습을 동욱이 돌아온거 같아 안심이었다.

역시 동욱선배는 자신을 모른척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맞았다.

시작이야 어찌됐든 동욱과 함께하면 부모님의 충격도 덜하지 않을까

더욱더 안심이 되는 지은이었다.


집까지 어떻게 왔는지도 생각이 안났다.

소주를 사서 음료수처럼 마시고 다시 한병을 사서 마시고..

그저 걷고 또 걸었다. 침대에 몸을 뉘였을때 동욱은 눈물이 났다.

혼란스럽고 짜증나고 막막했다

희주가 다가와 무슨일이냐며 흥분해서 물었다.

“왜그래? 무슨일이야?”

동욱은 희주의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동욱의 울음소리가 더욱 더 커졌다.

희주는 미칠 듯이 불안해져서 동욱을 감싸안았다.

“희주씨...으..흑 ”

“무슨일인지 말을 해야 알지..”

“미안해..나 정말 나쁜놈이야..개자식이야...동물같은 놈이었어”

“왜그래..? 응?”

“나 버리라구!!!!”

갑자기 소리치는 바람에 희주는 더욱 놀랐다.

“나 갖다버려...어..어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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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보내세요~~

오랜만에 올렸는데 안부리플좀 올려주세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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