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1)
그애랑 백화점을 갔었다.
다이아를 좋아한다 했더니 가격이나 알아보자고 해서
그냥 구경삼아 다이아코너에 들렀다.
엄청난 가격에 둘은 아무렇지도 않은듯 했지만
난 그런 터무니 없이 비싼 돌덩이에 돈 들일 필요가 있을까..하며
혼자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고나서 여기저기 매장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그애가 말이 없어지고 집에 가자고 했다.
화가 난것 같았다.
왜..?일까
궁금했지만 자주 삐지는 그애가 미워
"그래 집에 가자.."
하고 돌아왔다.
나중에 물어보니 다이아를 사줄 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한심해서
그랬다고...
싸움(2)
같이 영화를 봤다.
영화 도중에 거래처로 부터 형식적인 새해 인사가 핸드폰 문자 메시지로 날아왔다.
확인을 했고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자
그애 하는 말,
"누구한테 그렇게 문자가 와? 남자야?"
"별거 아니야.."
"뭔데?"
"암것두 아니라니까 그냥 새해 복많이 받으라는거야"
"함 봐봐. 뭔데?"
하며 자꾸 내 핸드폰을 보려고 했다.
도대체 왜 이러나 싶어 한마디 했다.
"별거 아니라니깐..왜 그렇게 신경을 써어.."
그러자 그애가 또 화가 났다.
아무 말도 않하고 또 그냥 집이나 가자고 한다.
나중에 그런다.
'내 일에 그냥 신경꺼'
라고 들렸단다..
허~ 참...
싸움(3)
파전이 먹고 싶단 그애의 말에 주점에 들어섰다.
의자엔 벌써 사람들이 다 찼고 신을 벗고 들어가는 온돌방엔 자리가
몇개 있었다
내가 말했다.
"난 저런덴 싫은데.."
신을 벗기가 불편한 내가 말했다.
그래도 그앤 빈 자리를 가리키며
"야아~ 전기 장판도 있네?"
신을 벗고 들어서는 그애에게 가방을 맡기고 화장실을 갔다 오자
테이블이 하나 비어있었다.
"야! 여기 자리 있다. 여기 앉자. 일루와"
그때 나랑 마침 함께 주점 안으로 들어온 아주머니들이
그애가 일어선 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애가 또 화가 났다.
"쫓겨나는거 같잖아.."
화난 얼굴로 투덜댄다.
"뭐?"
내가 물었다.
"저 아줌마들한테 쫓겨나는거 같잖아!"
"뭐가아?"
"그렇잖아 타이밍이"
기가 막혔다.
그러면서 자기가 바닥에 세게 내려놓은 자기 물건을 찾았다.
"내 가방 어딨어?"
"여기 있어"
바로 내 옆 온돌 바닥에 있는 그애의 가방과 내 장갑을 가리키며
내가 말했다.
"빨리 일루 갖다 놔. 저 아줌마들이 갖구 가면 어떡해?"
"뭘 누가 갖구 가?"
"저 아줌마들이 갖구 가면 어떡해?"
화가 나서 그애가 말했다.
기가 막혔다.
아줌마란 말에 경멸하는 듯한 감정을 실은 그애의
어투가 맘에 안들었다.
"야! 나두 결혼 하면 아줌마 돼. 왜 자꾸 아줌마 아줌마 하냐?"
"누가 뭐라고 했어? 왜 그래?"
"..."
할 말이 없었다.
"그냥 나가자"
그애가 말했다.
"그러자"
라고 내가 말하자 그애가 뚫어지게 날 쳐다본다.
화가나서..
그렇게 주점을 나왔다.
"도대체 만날 때마다 이게 뭐니?"
내가 말했다.
"그럼 뭐하러 만나!"
하고는 그애가 버럭 화를 내더니 빙판 길을 성큼성큼 걸어갔다.
난 엉금엉금 기어가다시피 그애를 따라갔다.
어느 순간 그애가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한참을 길에서 떨다 그애에게 전화를 했다.
어디냐고 물었더니 집앞이란다.
ㅠㅠ
힘들다...
만날때마다 싸우는 우리...
이런게 성격 차이인가보다...
그앤 마음이 여려서 별거 아닌거 에도 혼자 상처를 입는다.
난 별거 아닌 일엔 별로 신경 안쓰고 넘겨버리는 편인데
그앤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다.
그래서 가끔 매우 자상하다고 느낄때도 있다.
그앤 자기가 하는 만큼 내게도 바라는거 같다..
가끔 김치 볶음밥을 만들어 갖고 나오라고 한다.
밤에...
하루에 수십번씩 ( 좀 과장스럽긴 하지만 어쨌든 많이 한다) 전화 하는 그애
맨날 자기만 먼저 전화한다며 삐진다.
난 일하다 보면 정신없어 전화할 시간이 없는데...
그래도 그애가 삐질까봐 신경써서 전화 하는 편인데...
난 그애가 아주 많이 사랑스럽다.
사랑한다고 느낄 때마다
"사랑해..."
라고 말하면 그앤 안 믿는다...
허~참~
난 주변 머리가 없어서 서른을 넘기도록 변변한 연애한번 못했다.
사실 주위에 따르던 남자는 꽤 있었지만 난 그런 그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질 몰라 그냥
내버려뒀고
그들은 그렇게 다들 쭈삣대다 멀어져 갔다.
그 사실을 대충 아는 그앤 내게 남자가 많다고 한다.
그리고 남자를 너무 좋아한다고 말한다.
난 학교때도 남자보단 여자 친구들하고 노는게 더 재밌어서 남자를 못사귀기도 했었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안 믿는다.
넘 기가 막히고 답답하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