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유를 빌어 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신 고마운 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아~~ 또.. 눈물 날라 그러네..
....얼굴을 몰라도 이렇게 통하고 공감할 수 있다니....그래서 사람인 거겠죠...
어제도 퇴근 후 들렀는데....그래도 이제 제법 눈망울이 또렷해지시고 코속으로 부터 들어가 위까지 연결되어 있는 호수를 살짝 피해 귀를 만지거나 콧볼을 긁거나 하시네요...
뇌경색환자는 무의식중에 코에 꽂은 호수를 잡아 뺀다고 해서 손을 묶어 놓거든요...
그런데 어제는 호수를 빼지 않을 거란 믿음이 생겨 침대에 고정시켰던 손에 묶은 끈을 살짝 풀어 놓으셨더라구요....코에 호수 끼우는거 무지 괴로운 거라고 해요..
거울을 드렸더니 요리조리 얼굴을 들여다 보시고 신기해 하시더래요....
아주 조금씩이지만 나아지고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고마운거 있죠...
그래서 어제는 울 시아버님 얼굴을 한참 쓰다듬고 부벼 드렸어요...
칠순을 넘긴 노인의 피부가 어찌나 곱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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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00 홈쇼핑에서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얼마 전 칠순의 예비 시어머님께서 굳이 주문하셨던 4종 쥬얼리 세트였습니다.
일찍 주무시는 예비 시어머님께서 웬일인지 늦은 시간에 전화를 하셔서 혹시 금속 알러지 같은게 있느냐 하시더니 지금 00 홈쇼핑에서 방송하는 목걸이랑 귀걸이가 너무 이쁜것 같아서 우리 아가(저를 아가라고 부릅니다) 사주고 싶다고 그러십니다...한사코 말려도...아버님이랑 예전에도 그런 쥬얼리세트가 나오면 너무 곱고 이뻐서 누구 사주고 싶었는데 이제 제가 생겼으니 제게 사주고 싶으시다는 겁니다.
참고로 저는 지금의 제 애인과 9월 결혼예정으로 양가 어른 허락받고 교재중이죠...
제 애인이 5남매의 막내로 나이 마흔에 가까운데 그 동안 결혼 문제로 속꾀나 썩여 드린 모양입니다. 그러니 자연 제가 예쁠 수 밖에 없겠지요.
울 어머님 말씀이....' 아가 저게 뭐 비싼것은 아니지만 내가 너한테 뭐였든 고운 것을 주고싶은 내 마음이다 부담 갖지 말고 받아줘라'...그러시는 거예요...
솔직히 그 쥬얼리세트는 5월 어버이날 특집으로 젊은 연령대 보다는 연세가 있으신 중년용 디자인인거예요...왜 있죠? 루비. 에머랄드, 진주 등...오히려 제가 사드려야 옳을 거였죠.....
가격도 홈쇼핑 치고 좀 비싼 14만원대였는데 자식들 용돈으로 생활하시는 시부모님께 적은 돈은 아니거든요....그러니 제가 부담 안되겠어요?....
그렇게 주문했던 것이 이제 도착되어 퇴근 후 가지고 아산 병원으로 향했죠...
일주일전 시아버님께서 뇌경색으로 갑작스럽게 수술하시고 입원해 계시게 되었죠....
주문 할때만 해도 정정하시고 너무나 인자하셨던 예비 시 아버님...
지금은 다행이 겨우 사람만 알아 보는 정도로 말씀도 못하시고 위에 직접 호수 연결해서 식사를 하시고 계십니다....온 가족들은 너무나 놀랜 가슴을 쓸어 내렸죠..
아버님께 그 쥬얼리 세트를 보여 드리고 손에 쥐어 드리면서 의식을 차리시도록 하는데 마치 어린 아기가 신기한 물건 보듯이 요리조리 돌려가며 눈의 촛점을 겨우 맞추시는 거예요...
제 목에 걸린 목걸이도 만지작 만지작 하시는데....왈칵 눈물이 쏟아 지는 거예요...
불과 일주일 전만해도 허허 하시면서 별말씀 없이 그저 인자함 가득 묻어나는 얼굴로 지긋이 바라보시던 그 눈빛은 어디고 가고....앙상한 뼈에 주름 가득한 피부에 희뿌연 머리카락인데...눈망울은 어린아이의 천진함을 담고 있으니....
울 어머님은 뒤에서 눈물 닦으시면서 '니가 그것 목에 걸면 얼마나 이쁠까 하시던 양반이 에고..어쩌다 이리 되었는지 모르겠다..' 하시네요....
그때 주변에 있던 다른 환자와 보호자들도 눈시울이 붉히시더군요..
울 아버님이랑 같이 식사할때 주의 사항이 있었드랬죠.
어떤 특정 반찬을 맛있다라고 하지 말래요....왜 그러냐 했더니 그러면 아버님은 그 후로 절대로 젓가락을 대지 않으신데요....말하자면 맛있다고 하는 사람 많이 먹도록 당신은 다 식사가 다 끝날때까지 그것은 절대 안드시는 거예요....
울 시어머님은 요즘 가까운 사람들을 만나시면 제 칭찬을 많이 해주시죠.....
막내(제 애인)가 아가(저를)를 만나고 나서 더 효자 됐다고....전엔 결혼문제로 귀찮으니까 잘 안들르더니 지금은 자주 들러준다고 ....남자(아들)가 부모에 잘하고 싶어도 여자가 호응 안해주면 잘 안되는 거라고....
주말이면 부모님과 드라이브도 가고 음식도 같이 해먹자고 제가 먼저 그랬거든요....
선배들 조언에 부부사이에 생기는 문제중 대표적들중 하나가 시부모님과의 갈등이라고 하더군요..
다른건 몰라도 시어른께는 무조건 내가 먼저 나서서 잘해야겠다고 평소 생각해오던 터였는데 어차피 누구든 결혼하면 당연히 생기게 마련인 또하나의 가족을 이렇게 좋은 분들을 만났으니 저는 참 행운아인것 같아요.
사실 저도 좀 늦은 나이 (30초반) 이긴 하지만 아직 직장생활도 더 하고 결혼을 한다 해도 바로 아이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은 안하고 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아버님 손을 꼭 잡고
'아버님 막내 며느리가 빨리 손주 안겨드릴테니 어서 일어 나세요' 라고 말이 나오더라구요...
(어찌해야 하나.....허거..속도 위반이라도 해야하는거야 그런거야? -,.-;;)
...여러분 울 시아버님의 쾌유를 빌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