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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인생의 로맨스 >> - 57

마녀본색 |2006.05.26 15:33
조회 969 |추천 0

 

(57)

 #16장. < 웨딩드레스 휘날리며.. >


결혼준비는 일사천리로 되어가고 있었고, 겉으로 보기에 미우는 잘 적응하는 듯 했지만..

왠지 생기가 없다. 윤호가 아무리 잘해주려고 노력해도, 미우는 그런 미우를 보는 윤호를 비즈니스 파트너 이상으로는 대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윤호는 쓴웃음을 지어야 했고.. 점점.. 자신의 오기에 지쳐가기 시작했다. 미우의 마음때문이 아니였다... 미우의 마음이.. 태봉에게 머물러.. 자신쪽으론 절대로 오지 않는다는 사실보다..

뾰족하고 경계심은 강했지만.. 그래도, 쾌활한 미우의 모습은.. 눈씻고 찾아 볼래야 없었기 때문이였다.

그 모습을 사라지게 한것이... 자꾸만.. 윤호 자신의 오기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미 신혼산림도 준비가 다 되있었고,,, 몇일뒤.. 결혼식만 남았지만.... 아직도,, 미우는 윤호가 남남이였다.. 조금의 친분도.. 마음도 없이.. 철저하게 거래만이 오간 사이....


윤호는 앞에 놓인 스테이크에 거의 손도 데지 않고.. 칼로 찌르기만 하는 미우의 모습을 보고.. 슬그머니.. 자신도,, 나이프와 포크에서 손을 놓았다...


“다른데.. 갈까요?”


“...다른데.. 어디요?”


“이거.. 맛없어 하는거 같은데.. 다른데.. 갈까요? 뭐.. 따로 먹고 싶은거.. 있어요?”


“...없어요.. 잘 먹고 있는데 왜 그래요?”


“그게.... 잘 먹고 있는겁니까? 칼로. 고기만 찌르고 있는거지?”


“...그냥... 드세요....”


윤호는 미우의 접시를 끌어당겨.. 스테이크를 작게 조각조각 잘랐다.. 그리고, 다시 미우앞에 놓으며 약간은 명령하듯 말했다.


“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으니까.. 그냥.. 먹기만 해요...”


“........”


미우는 잘게 썰려져 앞에 놓여진 스테이크 접시를 내려다 보다가.. 윤호의 말대로 포크로 찍어 입에 넣었다.. 미우가.. 한조각이나마.. 제대로 입에 넣은걸 본 윤호는 그제서야 다시. 나이프를 들었다...

하지만.. 고기를 씹는건지.. 뭘 씹는건지... 아무 맛도 느끼지 못하고.. 거의 기계적이였다.

윤호와.. 미우 둘다....


미우를 무사히 집으로 데려다준 윤호는.. 한참을 차 안에 앉아있었다...

그리고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강변옆의 한 공원 벤취에서.. 태봉은.. 윤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늦게까지 사무실에서 서류들과의 사투에 가까운 전쟁을 자초하고 있을 때, 윤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었다... 뜻밖이였다.. 다시는 볼일 없을 줄 알았는데...

잠깐.. 조용히 흐르고 있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자니.... 발자욱 소리가 가까워졌다..

태봉을 고개를 돌려 보았고.. 예상대로,, 윤호가. 태봉을 향해 저벅저벅 걸어오고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차태봉씨!”


“네... 그렇네요...”


“얘기 들었습니다.. 'm‘그룹에서 일한다구요...”


“네..... ”


“.....잘..됬네요..”


“......... 무슨 용건으로 만나자고 하신겁니까?”


“.........”


윤호는 대답대신.. 태봉을 물끄러미 훑어보았다.. 이 자식은.. 도대체.. 미우에게 어떤 존재로 각인 되었길래... 잠깐을 대답없이. 태봉을 훑어보던 윤호는 시선을 강물쪽으로 돌리고, 하공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모레... 저 결혼 합니다....”


“...하....“ 


태봉은 자신도 모르게.. 헛웃음을 짓고는 어의 없는 눈빛으로 윤호의 옆모습을 보았다.

말 안해도,, 알고 있는데, 설마.. 그 말 하려고, 이 시간에 불러냈나? 그렇지 않아도.. 미칠 지경인데..


“알고 있습니다...그런데.. 그말 하려고.. 나오라 했습니까?”


“축하한단 말도 안해주십니까?”


태봉은 기가 찼다.. 이 자식이 얼음조각인건 알고 있었지만.. 뻔뻔하기 까지 하다니... 지금 태봉에게 축하를 바란다니...


“그게 지금.. 저한테 할말입니까?”


“.... 나도.. 그쪽에게 요구하기엔 적당하지 않은 말이란건 알아요... 그런데... 그냥.. 그럴수 있는지.. 궁금했을뿐입니다..”


“하하하....”


윤호는 다시. 태봉쪽으로 몸과 시선을 돌리면서 말했다.


“한가지.. 물어봅시다!”


“..........”


“대체.. 당신... 미우씨와 만난시간.. 길지도.. 않으면서.. 그렇게 애틋할게 뭡니까? 이해를 할 수가 없네요... 당신.. 얼굴이나.. 미우씨 얼굴이나.”


태봉은 잔뜩 나빠지던 기분이. 윤호의 입에서 나온 말에.. 멈칫했다.


“미우..얼굴이 왜요?”


“꼭!.... 당신같은 얼굴을 하고 있거든요.. 까칠해져서는 야위고...”


“...........많이 힘들어 합니까?”


“....글세... 난 잘 몰라요.. 힘들어 하는건지.... 그저.. 그냥.... 내가.. 처음 미우씨를 봤을 때...그 사람이 아닌것 같아요....”


“........”


“한.... 10년쯤? 유학중에... 처음 봤어요... 그때부터.. 간간히 봤었는데... 한번씩..요즘같은 얼굴을 한적이 있었거든요?금방.. 사라지긴 했지만... 그런데... 이번처럼.. 오래 유지된 적이 없어요... 그래서.. 궁금해졌어요... 차태봉이란 사람이.. 그 여자한테.. 어떤 의미였는지...”


“..........”


“....훗... 압니까? 당신이.. 그 여자한테 어떤 의미인지?”


“......몰라요... 하지만.. 듣고 싶다면.. 나한테.. 미우가 어떤 의미인지는 말해줄 수 있어요...”


윤호는 말해보라는 듯..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태봉은.. 잠시.. 생각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처음 느끼는 행복같은 여자에요...”


태봉의 말에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윤호는 뭐라고 딱히 해석을 되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에... 명치끝이 아릿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헤어지네요? 난.. 그날 만나서, 도망이라도 갈줄 알았는데...”


“그러고 싶었습니다... 잡은손.. 놓기도 싫었고.. 보내기도 싫었어요...”


윤호는 태봉의 말에.. 인상을 찌푸리며 태봉을 노려보았다..


“그런데요?”


“그런데.. 그럴 수가 없었어요.. 미우가.. 힘들어질게 뻔하니까요... 고생도 할거고... 마음도.. 아플거고...”


그말에.. 윤호는 헛웃음 밖에 나오지 않았다... 미우가 상견례를 바람맞히고 사라졌다가 돌아왔던 그날.. 그녀도 저런말을 했었다.. 태봉이 다칠일은 하지 않겠다고....

둘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게.. 윤호로선.. 뭐라 설명할수 없는 질투가 생겨났다..

분명.. 질투였다...


“잘 생각했어요.. 미우씨는 앞으로도 쭉! 고생할 일도 마음 아플일도 없을겁니다.. 내가.. 행복하게 해줄테니까... 처음 느끼는 행복이라고 했습니까? 그럼..난. 그 여자의 마지막 행복이 되면 되겠네요.”


말을 마친 윤호는 몸을 돌려 성큼거리는 걸음으로 태봉에게서 멀어져 갔다.

태봉은 그런 윤호를 보고는 공허한 표정만 지을 뿐이였다.


[당신의 마음이 진심이라면....그 마음 변하지 말아 줘요... 미우가,,, 울면... 나는....]



이른 아침.. 미우는 은은한 조명이 깔린. 메이컵 룸에서.. 맛사지를 받은 후.. 뺀질 거리는 얼굴을 하고.. 얼굴위에 두꺼운 신부화장이 칠해지길 기다리고 있었고. 그 곁에는 하다가 깔끔한 정장을 입고.. 조간신문을 유심히 들여다 보고 있었다.


“하다야... 저 언니도 참 안됬다!”


“뭐가?”


“가뜩이나 화장해도 표안나는 얼굴 만나서는.. 피부도 안좋아서. 맛사지 시키느라.. 새벽에 일어나고..”


“......... 괜찮아?”


“.. 뭐가... 넌.. 뭘 자꾸. 묻냐? 아프지도 않고 멀쩡한 사람한테..”


“...그래.. 알았어...”


곧. 미우의 얼굴위로, 여러 가지 화장품들이 칠해지기 시작했고, 하다는 그 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살면서.. 저렇게.. 행복이라곤 눈꼽만큼도 묻어있지 않은 신부의 얼굴은 처음봤다...

하지만,, 당사자가..이 사실에 순응하겠다는데... 안타깝지만.. 그냥 지켜보는수 밖에 없었다...

상당한 시간이 흐르고.. 미우는. 완벽하게.. 결혼식장에 들어설 신부의 모습으로 탈바꿈했고.. 예식장의 신부대기실로 이동했다... 예식 시간이 가까워져 가자.. 동창들.. 친구들이.. 하나둘..미우를 찾아왔고.. 짧은 수다와 함께... 시간을 메워 나갔다.


윤호는 간단한 메이크업을 끝내고, 턱시도까지 입은 뒤... 차에 올랐지만... 시동도 걸지 않고.. 굳은 듯 자리에 앉아있었다.. 이제.. 이 차를 몰아.. 예식장에 가면.. 그리고,, 한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몇 년간 바라던 일이 이루어진다... 이를 악물고 미친듯 뛰지 않아도.. 되는.. 여유가 있는 인생이 될것이다...

하지만.. 윤호의 손은 핸들위에 올려진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자꾸만... 힘없이 생기 잃은 미우의 얼굴이 떠올랐다. 처음. 그런 얼굴을 보았을 때.. 자신이. 미우의 생기를 찾아주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럴수 있을줄 알았고,,, 미우가 사실을 알기전.. 자신에게 호의적이였을때만 해도,, 그렇게 되가는줄 알았었다... 하지만... 윤호는 문득. 자신의 손바닥을 들여다 보았다.

피렌체의 성당을 다녀왔던 그날... 짙은 와인에 취해서.. 눈물을 흘렸던. 미우,,, 그 눈물이 닿았던.. 자신의 손바닥을 들여다 보았다...


"전미우... 당신 그 눈물.,...... 아마... 마르지..않을 것 같아.....“


윤호는 낮게 중얼거리다가. 차에 시동을 걸었다.... 좀 전부터.. 나타나지 않는 신랑덕분에.. 전화가 빗발치고 있었지만.. 무시하고.. 차를 몰았다.


예식장 앞은 몇몇의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예식 시간이 다되가는데도 나타나지 않은 신랑 때문에.. 찜찜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일년전 미우의 결혼식에 왔던 사람들은 이번 결혼식은 무사히 치러질지 의심마저 하고 있었다..

그리고,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태봉이. 단정한 정장을 입고.. 운전석에 앉아.. 예식장 입구를 보며,, 갈등어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제... 영원히 다른 사람의 여자가 될 미우에게 행복이라도 빌어주려고.. 자신도 모르게 근처까지 왔지만... 차마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런 자신의 꼴이 우스웠는지.. 태봉은 질책하듯.. 말했다.


“차태봉... 한심하다.. ”


그리고는 두 눈을 질끈 감고는 핸들을 돌려 예식장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어제까지만도.. 담담하고 아프기만 했는데.. 막상.. 새벽이 밝아오기 시작할 시간부터..태봉은 안절부절 하지 못했다... 차라리.. 술이라도 진탕 마시고 뻗어있어야 했다고 후회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이 들수록. 태봉은 가속을 올렸다... 아무래도.. 오늘은.. 이 도시에 있으면 안될것 같았다.

태봉은 고속도로로 차를 올리기 위해.. 핸들을 꺽었다...

겨우.. 톨게이트 근처까지 갔을 때... 옆에 있던 핸드폰이 울려댔다..

태봉은 자꾸만 생겨나는 미련을 떨쳐내려고 머리를 흔들며.. 전화를 받았다.


“네, 차태봉입니다..”


[권윤홉니다...]


태봉은 인상을 굳히며.. 차를 근처 도로에 세웠다...


“.....네...”


[이제.. 10분뒤면... 저.. 미우씨와 결혼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축하... 안해주십니까?]


“...... 끊겠습니다!”


태봉은 화난 얼굴로 전화를 끊으려고 했지만.. 윤호의 목소리에... 계속 전화기에 귀를 대로 있었다.


[그러면서! 어떻게 헤어집니까? 등신처럼]


“이것보세요! 권상무님..”


[저!.... 예식장에.. 가지 않을겁니다...]


“뭐라구요?!!!”


태봉은 갑작스런 윤호의 말에.. 놀란 얼굴로 허공을 응시했다...


[마지막 기회입니다... 빨리 가서.. 미우씨... 데려가요.. 어디든... 행복할거라 믿습니다.. 당신 옆이면...]


윤호는 태봉이 더 이상 뭐라고 하기전에 전화를 끊었고,, 태봉은 잠시.. 벙찐 얼굴로 허공만 바라보고 있었다....그리고,, 방금 윤호가 전화기에 대고 내뱉어놓은 말을...충분히 이해해야 했다..

그리고,,,, 태봉은... 급하게 차를 틀어... 자신이 지나쳐온.. 예식장을 향했다..


처음부터.. 그랬어야 했다.. 비겁하게 사실을 가리지 말아야 했고... 미우의 손을 놓지 말아야 했다..

태봉은... 이제야.. 후회하고 자책하며.. 미우에게로 달려갔다.....

오늘... 미우의 손을 잡으면.. 그 손은.. 평생,,, 놓지 않을거라고, 다짐하면서...



그 시각... 예식장아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으로 소란스러웠고, 윤호의 부모와. 미우의 부모... 권여사눈. 초조하고 불안한 얼굴로..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권여사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자네! 지금 어딘가? 왜? 여지껏 안와!”


[사고가.. 났습니다...]


“뭐야? 어디서.. 많이 다쳤나?”


[네.... 지금... 예식장으로 갈수 없을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 어디를 얼마나 다친게야? 어딘가.. 내 사람을 보내겠네..”


[아닙니다.. 나중에.. 말씀 드리겠습니다..]


권여사는 전화를 끊고.. 미간을 찌푸렸다..

말은.. 사고가 났다고 하지만.. 그런것 같지 않았다.. 대체.. 어찌된 일인지.. 우선은 이 예식장의 상황부터 정리를 해야했다..


“아범... 권상무가.. 사고가 났다는 구먼.. 하객들에게.. 말씀드리고, 여기 정리 좀 하게나.. 아니.. 이게 무슨일인지..”


하다는 미우에게로 달려갔다...

미우는 여전히 생기없는 얼굴로, 손에든 부케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미우야.!!!”


“어... 이제.. 들어가야되?”


“....아니.. 그게 아니고, 권상무.. 사고나서 못온대?”


미우는 눈을 끔뻑거리며.. 하다를 올려다 보았다...


“사고?,,,,,,,”


“어.. 자세한...어?,,,,”


말을 하려던 하다는 손에든 전화가 진동을 울리자 액정을 들여다 보았다...

윤호였다...


“여보세요?”


[권윤홉니다... 미우씨좀.. 바꿔 주세요...]


하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미우에게 전화기를 건네주었다...


“여보세요?”


[........권윤홉니다...]


“사고... 많이.. 다쳤나요?”


[.......네.... 많이.. 다쳤습니다...]


“..........병원으로 갈까요?”


미우는 오늘따라 이상하게 들리는 윤호의 목소리에.. 약간은 걱정되는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뇨... 미우씨... 미우씨...]


“..........네...”


[지금이.. 마지막 기횝니다... 달리세요... 뒤돌아보지 말고... 가세요...차태봉.. 그 사람...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뚜...뚜...뚜...)


미우가 미처 뭐라고 말하기 전에.. 다시 되묻기 전에... 전화는 끊어졌다..

미우는 잠깐.. 멍하게... 서있었다...


“뭐야?,,,, 권상무님.. 많이 다쳤대?”


미우는 말없이.. 하다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서서히.. 그녀가 잃었던.. 생기가.. 얼굴에 돌기 시작했다..


“나.... 소박 맞았다?!”


“응?”


하다는 갑자기 얼굴 가득 생기가 돌며 뜬금없는 말을 내뱉는 친구의 말에 의아했다...


“나... 소박 맞았다구!! 아! 나.. 니 가방좀 빌리자!”


“..야..야 전미우!!”


하지만.. 말의 내용과는 너무나 다르게.. 미우의 얼굴에 생기가 돌다못해.. 환하게 웃음까지 번지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자신의 핸드백을 들고 뛰어가는 미우를 멍하게 바라보았다...


돌연 취소된 결혼식에 하객들은 수군거리며.. 예식장으 빠져나가고 있었고, 가족들은.. 미안한,, 그리고,, 왠지.. 부끄러운 얼굴로, 하객들을 마중하고 있었다..

그때, 신부였던 미우가.. 웨딩드레스를 감아 올린채. 홀로 뛰어나왔다...

결혼식이 취소가 됬는데.. 신부의 얼굴엔.. 웃음꽃이 가득했다.. 미친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권여사는 갑자기 뛰어나오고 있는 미우를 잡았다..


“미우야.. 권상무한테 가는거냐? 연락이 왔어?”


권여사가 눈을 초롱초롱 빛을 내며 말했지만, 미우는 고개를 가로젓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할머니!!! 저! 또! 소박맞았어요! 권상무가! 나랑 결혼 안한대요!!”


“뭐야?”


하지만. 더 뭐라 할 사이도 없이. 미우를 뛰기 시작했다...

이대로.. 뛰어서.. 태봉에게 가면.. 이대로.. 둘이서.. 멀리 갈거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뛰었다..

길게 늘어진 면사포가 거슬려 벗어던지고.. 치렁치렁한 귀걸이가 거슬려 벗어던졌다..

빠르게도 낙아채 온. 하다의 가방을 들고, 미우는 바로 옆에 보이는 신발 매장으로 들어가. 운동화를 사 신었다... 그리고... 열심히.. 뛰었다..

이젠..누가 뭐래도.. 태봉이 헤어지자고 하든말든... 다시는.. 그의 곁을 떠나지 않을 거라고 다짐하면서..




태봉은 급하게 몰고온.. 차를 요란하게 세우고 예식장 안으로 들어섰다.

예식장은 때아니게 웅성거리며,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태봉은 급하게 식장안으로 뛰어들어갔지만.. 예식장안에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태봉은 다시 신부 대기실로 발길을 옮겼지만. 대기실도 텅텅 비어있었다...


“... 어디갔지?”


그때, 누군가가 태봉의 어깨를 잡았다.. 하다였다.

하다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태봉을 보고 있었다.


“태봉씨!!! 여기 어떻게 왔어요?”


“...하다씨.. 미우는... 미우는요?”


“미우....”


하다는 그제서야.. 어리둥절한 표정을 얼굴에서 지웠다.. 그리고, 미우만큼 활짝웃으며, 말했다.


“빨리 따라가요.. 아마.. 태봉씨 찾아가는 길일거에요... 그리고..”


태봉은 하다의 말이 채 끝이 나기도 전에 뛰기 시작했다..

하다는 그런 태봉의 뒤에.. 미처 끝나지 않은 말을 하며 웃었다.


“내 전화기 가지고 있으니까... 전화부터 하고,, 만나면,, 되는데.... 하하하...”



태봉은 정신없이 뛰어나 급하게 세워놓은 차에 올라탔다.. 자신이 오는 쪽으로는 못봤으니.. 분명.. 반대쪽일 것이다.. 태봉은 차를 몰았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은곳에서.. 하얀 웨딩드레스를 휘날리는 발랄한 여자를 볼수 있었다..

한눈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웨딩드레스에... 운동화를 신고... 종아리가 다 드러나도록. 드레스를 감아올려서는 앞만 보고 뛰고 있었다... 태봉은 차를 세우고.. 미우를 따라가. 잡았다..

미우는 갑자기 누군가가 자기를 잡자.. 뒤쫒아온 경호원인줄 알고.. 누군지 확인도 하지 않고.. “놔!”라고 소리를 지르며..정강이를 후려찼다.


“아!!”


태봉은 바로. 다리를 잡고 엎드렸고, 미우는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걸음 가지 않아. 미우는 놀란 눈으로 태봉으 돌아봤다...


“태봉씨... 왜? 여깄어?!!”


“아... 이젠 막 때리네... 그러는 미우씨는 미우씨는 그꼴을 하고 어딜가?”


그리고, 둘사이엔.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되는 교류가 흘렀다..

태봉은 재빨리 미우의 손을 잡고.. 차에 태우고는 곧장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는 빠르게 차를 출발시켰다.


“꽉잡아! 이대로 안 멈추고 달릴거야~”


“바라는 바야... 멈추면,, 알지! 내손에 죽어~~!!”


둘은 달렸다....이제. 다시는 헤어지지 않으려고... 다시는... 서로에게 등을 보이는 일 없을거라고...


 


태봉이 미우와 도피를 한사이.. 윤호는 권여사 앞에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권여사는 더 이상 화도 내지 않고.. 눈을 감고 있었다...

침묵이 길게 이어졌다...


“그래.... 최선의 방법이였나?”


“네.. 회장님...더 이상.. 말라가는 미우씨를 볼수가 없었습니다..”


“...........”


“차태봉이란 사람... 좋은 사람입니다... 그러더라구요... 미우씨는 자기에게... 처음 느끼는 행복같은 사람이라구요.... 아마.. 그건... 미우씨도 마찬가지일겁니다... 그 사람은.. 미우씨가.. 재벌집 딸인지.. 누구인지. 아무것도 모를 때... 미우씨 있는 그대로를 사랑한 사람입니다... 이제 그만... 허락해 주셔도 될겁니다....”


“자네는.... 후회하지 않겠나?”


“후회....할수도 있을겁니다...어쩌면.. 하지만.. 세명의 혹은.. 더 많은 사람들이 평생 안타까워함을 후회하는것보다는... 작은... 아주 작은 후회일겁니다....”


“........내가.. 사람 하나는 잘 봤군!! 비록.. 내 손주사위로의 인연은 아니였지만... 회사에는 계속 있어 주겠지?”


“...네... 그럼요!”


이젠 권여사도 어쩔수 없이... 인정할수 밖에 없었다..

윤호가 찾아와.. 자초지정을 설명하기도 전에.. 미우가.. 그렇게 환한 얼굴을 하고 뛰어나가고 있을 때.. 이미.. 권여사는 인정하고 있었다...

체면 때문에... 결벽증 때문에... 가장 사랑하는 손녀의 시들해지는 모습을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권여사에게... 미우의 그 표정은 다른 그 어떤 설명을 대신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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