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男女戀愛白書 [남여연애백서] -07

양윤정 |2006.05.30 09:30
조회 480 |추천 1

 

 

 

“어머어머. 어딜 만져. 이 꽃뱀새끼야.”

 

놀란 여진이 정후의 팔을 뿌리치며 순간적으로 뺨을 휘갈겼다.

힘이 과했던 것일까? 분명 뺨에 손바닥이 닿아서 얼얼한 정도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뿔싸! 어디서 이런 초인적인 힘이 발휘되었는지, 이정후가 청계광장에 나뒹굴고 있었다.

손맛이 쎄다는 걸 본인도 잘 알고 있다지만 이건 너무 쌨다.

자기 보호라고 하지만은 너무도 과했다.


“괜, 괜찮아요?”

“이 여자 사람 잡네. 아이구~”


바닥에 나뒹굴어 있는 정후의 팔을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정후는 그 손을 뿌리쳐버렸고, 여진은 자신이 저질러놓은 만행에 안절부절 못했다.

다섯 손가락이 선명하게 찍힌 정후의 뺨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다섯 손가락이 찍힌 얼굴을 손으로 감싼 정후는 자신이 왜 길바닥에 나뒹굴고 있는지, 분명 손가락 다섯 개가 얼굴로 날아들었고, 그래서 순간별이 보였는데, 왜 바닥에까지 넘어졌는지 알 수가 없다. 힘이 장사다. 소도 맨손으로 때려잡을 여자다. 그런데 도대체 왜 맞은 거야? 왜!!!



청계천 간의 의자에 앉아 아직도 얼얼한 뺨을 문지르며 씩씩대고 있는 정후에게 여진이 데일밴드를 건네준다. 너무 놀라 약국에 가긴 갔는데 뭘 사야 되는지 정신이 없었고, 약국을 나와서 보니 손에는 데일밴드가 쥐어져있었다.

 

“이걸 지금 얼굴에 붙이라고?”

“그냥 붙이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정후의 뺨에 있는 손가락 다섯 자국을 보며 여진이 소심하게 중얼거렸다.

서 여진 이 여자 때문에 여러 가지로 미치겠다.

꽃뱀으로 착각했단다. 대본 준다는 핑계로 불러내서 한탕 떼어먹을 놈으로 알았단다. 그리고 뭐? 자기를 타켓 삼아 처음부터 접근하려고 했던 수작이라고?

나 참, 어이가 뺨을 친다. 남의 속도 모르고 꽃뱀이라니.


“아니 내가 어딜 봐서 꽃뱀이 라는 거야..”

내심 속이 상한지 정후가 중얼거렸다.

집안 대청소 때문에 황금 같은 주말까지 반납하고 청소를 하고 있던 정후는 아버지 서재를 정리하다 먼지가 자욱한 오래된 박스에서 우연히 “인생은 아름다워”의 대본을 발견했다. “이거 어떻게 할까요?” 물었더니 ‘이젠 필요 없다’며 소각시키라는 말에 정후는 제일먼저 서여진이 떠올랐다.

‘다시 사랑하리.’ 대본 하나에도 천진난만하게 웃던 여자, 이선복 작가 싸인 한 장에 감격했던 여자, 감수성이 예민 한건지 몇 년이나 지난 드라마의 앤딩 장면을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이던 여자.

그 여자한테 대본을 준다면 이번엔 어떤 반응을 보일까? 호기심 반에 전화를 걸었다. 아니나 다를까 서여진은 기대이상의 반응을 보여주었다. 감히 나, 이 정후를 꽃뱀으로 착각을 해???


“미안해요”

“사람 때려놓고 미안하다고 하면 답니까?”

“그러게 왜 그런 장난을...쳐요?”

잔뜩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깨갱대는 여진이다.

자신이 생각해도 얼토당토않은 오해였다. 어쩌다가 그런 오해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어찌됐건 사람을 때렸으니 죄인이다.


“세상 살다 꽃뱀이란 소리는? 처음 들어보네.”

여진이 꼴도 보기 싫은지 정후는 돌아앉았고, 울상을 한 여진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젠장, 대본이고 뭐고, 물 건너갔다.


“가요.”

“어딜....”

“배고파요. 밥 먹으러 가요.”

정후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서며 빠른 어조로 말했다.

“밥... 살께요, 내가.. 사과기념으로..”

얼결에 따라 일어선 여진이 정후를 쫓아갔다.


밥집으로 들어온 정후는 순대국밥 2개를 시켰다. 모든 음식은 다 맛있게 먹는 여진이 못 먹는 음식이 있다면 그건 순대국밥이었지만, 내색도 못했다. 남자얼굴에 오선지를 그린 죄인이니까.

국밥이 나오자 정후는 훅훅 불어가며 금 새 한 그릇을 비워냈지만, 여진의 순대국밥은 그대로였다.

“왜 안 먹어요?”

‘빨리도 물어봐주는구나.’

“싫어해요?”

“못 먹어요.”

“그래요? 진작 얘기하지. 못 먹는다고.”

‘말할 기회라도 줬니? 이 맹충아.’

식은 순대 국을 아깝게 쳐다보고 있던 정후가 메뉴판을 살펴본다.

“해장국은 먹어요?”

“네.”

“아줌마 여기 뼈 해장국 하나주세요.”

“아니..괜...”

“배고플 시간이에요. 뭐라도 먹어야지 속이 든든하지.. 아줌마 빨리 줘요.”

‘이 남자, 보기보다 여자 챙길 주는 아네.’

새초롬한 입매를 씰룩대는 여진이 속으로 생각했다.



점심을 든든하게 먹고 나서 여진이 계산을 하려고 할 때 정후가 빠르게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든다.

“내가 낼게요.”

“됐네요. 괜히 서여진씨 한테 얻어먹었다가 또 꽃뱀으로 오해 받으라고?”

명세서에 이정후라고 멋지게 사인을 하고 있는 정후의 뒷모습을 보며 여진은 또 한번 새초롬하게 입술을 씰룩댔다.

‘웬일이야? 한대 맞더니 정신을 차렸나?’


자판기에서 따뜻한 커피를 뽑아와 청계광장에 자리 깔고 앉은 두 사람은 사람들 구경을 하고 있다. 구름 한점 없이 화창한 봄날에 산들거리는 바람을 맞으니 머릿속이 시원해 지는 게 저절로 드라마 소재가 떠오른다. 역시 사람이란, 어두컴컴한 집안에 박혀 있는 것 보단 이렇게 밖에 나와서 햇빛을 받아야 머리 회전이 빨라진다.


“나오니까 좋죠?”

“그르네요.”

“포장마차에서 술 마시면서 사람들 사는 이야기 듣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하지만, 이렇게 커피한잔 마시면서 사람들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은데, 안 그래요?”

“그르네요.”

“그러니까 한 가지만 고집하지 마요. 여진씨는 다 좋은데 그게 문제야.”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거 에요?”

“별 뜻은 없고, 그냥 새겨들으라고.”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사람구경을 하고 있는 정후를 의아하게 바라보던 여진은 설마, 이 남자가 1주일 전에 포장마차에서 술 마셨을 때를 기억해서 여진에게 조언을 해주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에이 설마~

여진은 부정했다. 오늘 이남자의 또 다른 면을 보긴 했지만, 그것으로 이정후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꿀 수는 없었다. 여진에게 이정후는 여전히 오만방자하고 얼척 없고, 오지랖 넓은 남자였으니까. 하지만 이 남자, 이정후에게는 아주 상스러운(?) 매력이 있다. 그 매력이 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있다. 오만 방자하고 얼척 없는 이정후에게만 있는....


“대본... 갖고 오긴 왔어요?”

“지하철역 사물함에 넣어뒀어요. 어지간히 귀찮더라고.”

“그럼 가죠.”

“좀만 더 있다가... 날도 좋은데.”

“빨리 보고 싶어서 그래요.”

여진이 재촉했다. 이정후와 같이 있다가 또 무슨 일이 생길까 불안 불안한 여진은‘인생은 아름다워’대본을 빨리 손에 넣어야 안심이 될 수 있었다.

“뭐해요? 안가요?”

바닥에 껌을 붙여놨는지 도통 일어날 생각을 않은 정후를 끌고 광화문 역 사물함을 찾았고, 정후가 열쇠로 사물함 문을 열 때 여진은 비장한 표정으로 침을 꿀꺽 삼켰다. 드디어, 기다리던 순간이다.

“자요. 됐어요?”

박스를 건네받자마자 여진은 박스를 열고 대본을 꺼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 겉장은 너덜너덜 하고 빛이 바랬지만, 여진의 눈으로 보이는 대본은 방금 막 찍어낸 초고처럼 보인다.


“1편부터 20편까지 다 있는 거죠?”

“아마도.”

아마도 라는 말이 의심스러운 여진이 대본의 개수를 세어보다 이정후를 흘겨봤다.

“8편이랑, 18편이 비잖아요.”

“그럴리가.”

“봐요. 18권 밖에 없어요.”

“이상하네, 그럴 리가 없는데.”

“이게 뭐 에요? 이빨 빠진 것처럼.”

“없나보죠 뭐, 그냥 읽어요.”

“안돼요. 8편이랑, 18편 찾아와요. 집에서.”

“어디서 어떻게 찾아요.”

“읽다 감질나서 안 되니까 그러죠.”


두 편씩이나 비는 대본을 받아든 여진은 속이 상했다. 한편도 아니고 두 편이나 비었고, 게다가 절정에 다다르는 18편은 드라마에서 제일 중요한 순간을 담고 있기에 여진에겐 특히나 필요한 대본이다. 절정의 순간에서 끊겼으니, 얼마나 답답할꼬..

“안되겠어요. 집이 마포라고 했죠?”

“그런데요.”

“가요.”

“어딜..”

“이정후씨 집에.”

“우리 집에?”

“네, 빨리 가요.”

“다음에 갔다 줄게요.”

“안돼요.”

여진이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오늘 아니면 죽어도 안됐다. 다음? 여진에게 다음은 없다. 오늘 받아내야 했다. 그래야지 집에서 다리 뻗고 편히 잘 수 있다.


전철 안에서도 정후는 어지간히 구시렁댄다.

“욕심이 너무 과하면 화를 부르는 거 모르나?”

“책방 가서 책빌 릴 때 1권이랑 3권은 있는데 중간에 2권이 없는 그 기분 알아요?”

“글쎄, 난 책과 안 친해서..”

“몰라서 그러는데 그거 은근히 스트레스 받아요.”

“별 걸로 다 스트레스 받네.”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밤잠까지 설친다니까요. 2권이 들어왔나 안 들어왔나 하루에도 몇 번씩 책방만 들락 달락 거리다가 결국엔 그날 서점 가서 그 책 사서봤어요.”

“어련하시겠어요.”

정후가 툴툴댔다.

“이왕 주는 거 좋게 좀 줍시다. 주고도 욕먹고 싶어서 그래요?”

“줘도 지랄이구만.”

“지랄이요?”

여진이 인상을 쓰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창밖만 내다보는 정후다.


대궐 같은 집들이 즐비하게 들어선 이곳은 마포에서도 부자들만 산다는 동네였다. 같은 마포에 살아도 여진은 한번도 이 동네에 와본 적이 없었다.

“이 동네 살아요?”

정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때 이선복 작가의 개런티가 드라마 한 편당 몇 억이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그게 뜬소문은 아닌 모양이다. 정후가 이 동네 산다는 말에 입을 딱 벌린 여진은 어서 빨리 드라마 작가가 되어 이런 큰집에서 살아봐야지 했지만 곧 고개를 가로저었다.

부자가 되기 위해 드라마를 쓰면, 그때부터 드라마의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글이 좋아서 써야지, 돈과 연관이 되면 사리사욕만 따지게 되고 그렇게 변한 드라마는 상업적인 모습만 보여주게 된다. 적어도 돈을 벌려고 드라마를 써서는 안 된다. 시청자들의 눈을 속일 수는 없다. 그래도, 소원이다. 이런 집에서 한번 살아보는 게....

여진은 고개를 길게 내빼고 높게 치솟은 대궐 같은 집을 구경하려 했지만, 담이 어찌나 높은지 그 담 넘어는 부자들이 어떻게 사나 궁금해도 볼 수가 없었다.

여진은 나름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다.


드라마에서나 보는 것처럼, 넓은 정원과 그 넓은 정원을 뛰노는 고급견공들이 복에 겨워 살고 있겠지. 뭐, 시원한 물을 내뿜는 미니 분수대도 있을 테고, 뜨거운 햇빛도 가려 줄수 있는 파라솔도 있을 테고.. 사모님들이 취미로 키우는 작은 꽃밭도 있을 테고, 회장님들이 취미로 즐기는 미니 골프대도 있을 테고. 그리고 부모 말 말 더럽게 안 듣는 삐딱한 부잣집 막내 도련님도 있을 테지, 출생의 비밀까지 있다면 금상첨화.

그 싸가지 없고 삐딱한 도련님은 분명 자신을 좋아하지 않고 튕기는 어리버리한 아가씨 때문에 자존심에 금이 가지만 뭔가 특별한 매력을 지닌 아가씨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눈치 없는 그 아가씨는 도련님의 마음을 모르고 애간장만 태울 테지. 그러다가 어렵게 사랑을 확인한 도련님과 어리버리 아가씨는 또다시 회장님과 사모님의 반대에 부딪히게 되고, 도련님은 부모의 등살에 억지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날 테고, 또 한명의 다크호스가 나타나 어리버리 아가씨에게 사랑을 고백하겠지. “오래전부터 사랑했었다고.. 그딴놈은 잊고 나에게로 오라고.”

하하하, 유치하기 그지없는 드라마 한편 나오는구나.

서여진, 너도 별수 없는 여자인가보다. 그런 만화틱한 드라마에 아직까지 환상을 가지고 있는걸 보면...

여진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싸가지 없는 부잣집 도련님과, 신데렐라를 꿈꾸는 아가씨의 사랑이야기가 본인이 느끼기에도 유치했는지 웃음이 나왔다.

즐거운 상상 속에 허우적거리던 여진은 갑자기 걸음을 멈춘 정후의 등짝에 이마를 콩 박았다.


“다 온 거예요?”

이마를 문지르며 정후를 보던 여진은 뭔가 이상해 보이는 정후의 시선이 머문 곳으로 눈동자를 돌렸다.

“왜 그래요?”

그러자 정후가 재빠르게 여진의 앞을 막아버린다.

“여진씨, 미, 미안한데 그 대본 다음에 줄게요.”

“왜요?”

“손님이 찾아와서.”

“저기 저 여자요?”

여진이 턱 끝으로 하늘색 원피스를 곱게 차려입은 여자를 가리켰다.

“애인인가보네?”

“.... 내일이나, 모레 전화 할게요.”

“그때 헤어졌다던 그 애인? 아님 새로운 애인? 와~ 능력 좋네.”

속이 타는 정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진은 저 멀리 보이는 여자에게 호기심을 보였고, 정후는 대본이 든 박스를 여진이게 돌려주며 필사적으로 돌려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눈치 없는 이 여자는 갈 생각도 않는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대본 줘요. 기다릴게요.”

“가요, 빨리.”

“여자분 께는 말하면 되잖아요. 이정후씨랑 나는 일 때문에 만난 사이라고. 오해 안하게.”

“그게 문제가 아니에요.”

정후의 얼굴이 어두워지자 그제야 머슥 한지 여진은 괜히 톡 쏘아 말했다.

“알았어요. 가면 되잖아요.”

“미안해요.”

“대본하나 가지고 되게 치사하게 굴어.”

“전화 할게요.”

“하 던지 말 던지.”

잔뜩 마음이 상한 여진은 돌아서 걸었고, 몇 초도 안돼 다시 뒤 돌아보았지만 여자에게 달려가는 정후의 뒷모습만 보일뿐이다. 그리고 여자의 팔을 이끌고 자리를 피하려는 정후를 보며 여진은 입술을 쌜쭉댔다.

‘인물 값 하는 거야. 이래서 남자는 얼굴 보면 안돼. 그나저나 저 여자가 입은 옷, 어디서 많이 봤는데.’

꽤 먼 거리라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인상이나 분위기, 그리고 기분 나쁜 하늘색 원피스가 그 누군가와 닮았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여진은 대본이 든 박스를 치켜들며 부자동네를 빠져나왔다.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내내 여진의 머릿속엔 좀 전에 보았던 그 여자로 가득 차있었다.

자꾸 신경 쓰인다. 깨름직하다. 불길하다. 뭐지? 이 기분..

떨쳐내려고 해도 떨쳐지지가 않는다. 자꾸만 떠오르는 여자의 모습에 여진은 몇 번씩이나 걸음이 멈추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가슴이 불규칙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설마...

백진우의 뒤를 쫓아갔을 때 커피숍에 앉아 있던 그 여자.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백년 묵은 여우가 꼬랑지를 살랑살랑 흔드는 것처럼 내 남자를 꼬셔대던 그 불여시. 그 여자다!!!!

여진이 뒤를 돌아 걷는다. 그녀의 걸음이 빨라진다. 더 빨라진다. 이젠 뛰기 시작한다.

세상에, 그 불여시다. 분명 그 여자다. 내 눈이 삐지 않은 이상 그 여자 맞다.

백진우가 사랑한다던 그 여자, 백진우를 쳐다보며 여우같이 웃던 그 불 여시다. 바보같이 왜 기억을 못했을까. 이렇게나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왜 몰랐을까. 눈을 감고도 그 여자의 얼굴이 떠올라 밤잠까지 설쳤는데 왜 몰랐을까.

숨도 쉬지 못한 채 여진은 달렸고, 다시 그곳으로 찾아왔을 땐, 이정후도 그녀도 보이지 않았다. 아득한 현기증이 밀려온다. 팔에 힘이 없어 들고 있던 박스가 바닥으로 떨어졌고, 대본들이 아스팔트 위로 흩어졌다. 여진은 이마를 짚으며 황량한 골목길에 서 있다. 불규칙적으로 뛰는 심장박동수는 조금씩 평정을 되찾아가고 있지만, 여진은 아직까지도 공황상태에 빠져있다.

 

===================================

 

꼬리말 달아주신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코멘트 달아놨어용....ㅋㅋㅋㅋ

 

제글을 읽으면서 잠시나마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추천수1
반대수1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