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7년전의 일이네요.
슴셋에 막 사회생활 시작 할 무렵, 선배의 소개로 컴퓨터 용품 사무실에 취업을 했죠.
그때는 광명시에 살았는데 문정역까지의 교통편을 나열하자면 너무나 기네요. ㅎㅎ
집에서 나와 7분을 걸어+뛰다시피 버스 정류장에 도착.. 버스 기다려서 구로공단까지 25~30여분.
거기서 구로공단역까지 3~4분. 지하철 기다렸다 타고 중간 중간에서 갈아타고 문정역에 도착.
...그리고 걸어서 10여분...ㅠ.ㅠ
한달 정도는 재밌더군요. 매일아침 코앞에 있는 회사에 다니다가 장거리는 처음이라 지하철에서의
졸음도 없었구요. ^^
아무래도 난 지하철 체질인가보다.. 하면서 룰루랄라~
아.. 왠걸.. ㅠ.ㅠ 아침 잠이 많은지 몰랐던 사실을 이때 알았네요. 얼마나 잠이 쏟아지는지, 버스에
서도 죽겠는데(물론 못 앉아가죠..ㅠ.ㅠ 손잡이 잡고 꾸벅꾸벅.. 향수냄새도 진동하고 봄이 다가오니
버스안엔 축축한 땀냄새도 스믈스믈...) 더 못참는건 지하철에서..![]()
아침이 그렇게도 정신없는데 언제나 그 시간되면 잠이와 괴롭히더군요. 중간 중간에서 갈아타는건
어떻게 잘 아는지..ㅎㅎ 지금 생각해보니 참 신기..ㅋ
잠실에서 갈아타던가요.. 거기에서 문정까지 가는 지하철은 그나마 앉아갈수 있는데요. 그날도
다른날과 마찬가지로 지하철에 앉아서 편히
졸게 되었답니다.
매번 무슨역, 무슨역을 지나면서 '아- 다다음역이구나. 내릴 준비를...'하고는 번쩍!! 하고 눈을 뜨면
문정역의 문은 마치 3분동안 열려있는듯하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으면 다음 역까지 갔다와
야하는 불상사를 겪어야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곤 하죠..; (아- 진장..ㅋ;;)
그 날은 지각이었죠-.-. '아- 다다음역이구나. 이번엔 졸지 말....'하고 생각중인데 갑자기 어떤 남자의 음성이 "저기. 안 내리세요?" 라는...;; 귀에 대고 하는말처럼 크게 들렸던지라, 큰 눈을 더 크게
번쩍!뜨고선 "네?? "이러고는 두리번 두리번... '여기가 어디? 헉!! 내려내려~ 머리가 끼어도 내려
야돼!'를 외치는 머리속과는 달리 제 동작은 슬로우모션...;; 창피하잖아요..
후다다닥!! 하면 얼마
나 민망..;
얼른 발걸음을 떼고 밖으로 안전하게 나갔는데.. 아! 좀전의 그 음성은 어디로 가셨나이까.
얼굴이라도 제대로 한번 좀 보여주고 가시지...![]()
..라며 발걸음을 재촉했죠. 출근시간도 1시간
20여분짜리라 그것도 급하지만 내가 여기서 내리는걸 어떻게 알고 깨워
주셨는지, 고맙다는 말
이라도 전해야하는데...ㅋㅋ
그리고 나가는 출구로 막 가다보니 뒤로 힐끔 거리며 천천히 걸어가는 한 남자분이 있더군요.
'혹시?'하면서, "저기요.. 혹시 좀전에 깨워 주신...?" "아..네. 여기서 내리시는것 같든데, 그래서
깨웠는디요? 맞나요?".. 억지로 서울말쓰려는..ㅎㅎ(귀엽죠..ㅋ) 남자의 대꾸..
이쪽으로 출근하시나봐요라고 물었더니, 퇴근이라네요. 숙대앞 편의점에서 새벽 알바를 하는데,
일주일에 두번정도는 저를 꼭 보게 되더라고 하더군요;;(사실 그런날은 제가 지각하는 날이죠.ㅠ.ㅠ)
사무실까지 같은 방향이라 앞까지 얘기하고는 헤어졌네요.
담에 차 한잔 사라고 전화번호를 줬는데, 다이어리속에 끼워 두었던 그 쪽지가 사라지면서 연락처는
사라졌고 그 후 몇주 더 그 회사를 다니다가 1시간 20분이라는 장거리가 힘들어 그만 뒀죠. 그러니
자연히 그쪽에 갈 일도 없어지구요.
생김새도 말쑥하고 (아- 동갑인것도 알았었는데..ㅎ- ) 말도 너무 많지도 않은것 같고.. 무엇보다도
그날의 지각을 면해 준 사람..
큭- 지하철을 타는 날에는 그 사람이 생각 나네요...
"잘 지내고 있죠? 그땐 정말 고마웠어요. 지금도 그렇구요..^^; 그 고마움을 어떻게 보답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