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박사님. 그럼 내일 오후 몇시쯤이 좋을까요? 네…네.. 아아~악~!!!!"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예은이가 마음 먹었으니 빨리 빨리 진행하는게 좋을것 같아.. 예은이의 담당 주치의와 전화통화를
하는데..
언제 들어왔는지.. 소리없이 다가온 그는.. 등뒤에서 날 안아버린다.
허리에 휘감기는 그의 손이 너무도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워..
괜스레 김박사님의 고막만 괴롭게 만들고 있다.
[왜 그러십니까? 무슨일이에요?!! 네?!! 아 저기..!! 정예은씨 보호자분!!! 괜찮으십니까??!!]
"아? 네.. 괜찮아요.. 죄송해요 정말.. 저기 내일 몇시까지라고 하셨죠?"
그의 손을 살짝 때리며.. 눈을 흘겨 주고는 다시 전화 통화에 몰입했다.
[2시까지 오시면 됩니다. 그런데 정말.. 괜찮으십니까?]
"네. 정말 괜찮아요. 그냥 좀 놀라서...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버렸네요. 귀는 괜찮으세요?"
[귀요? 하하… 아직도 멍멍하고 머리까지 울립니다.]
"어머? 어떻해요..? 죄송합니다."
아… 정말… 어떻하긴… 나도 마찬가지다.
그가.. 뒤에서 안은 그대로 고개를 숙여… 자유로운 왼쪽귓볼을 입술로 쓸어내린다.
금세 얼굴이 달아오르고,, 심장은 빠르게 요동치고… 숨이 막힐것만 같다.
[그렇게 죄송하시면 내일 커피나 한잔 사주세요.]
"네?? 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자신이 무슨 말을 들었는지.. 또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른채 서둘러 전화를 끊어버리고…
"전화하는거 안보여요? 대체 왜 그래요?"
다소 화난척 억양을 높였다.
"당신이 보고 싶어서 부랴부랴 달려왔는데.. 날 본체 만체 하고 전화통화만 하고 있으니 심술이 나서
그랬소. 그런데.. 누구랑 통화한거요?"
"음.. 예은이 주치의 김박사님이요."
안돼..안돼…
그가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웅얼거리자,, 화를 내야 한다는 사실도 잊어버린채...
또 순순히 대답해 버렸다.
"아. 그 젊은 의사 말이군. 무슨일로?"
"지금 그 얘기를 하고 싶어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 해요."
"아니. 이따 합시다."
목덜미를 지나 쇄골,,, 그리고 목선을 따라 올라오며 짧게.. 잦은 입맞춤을 하는 그를 저지시켜야
하는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아 날 당혹스럽게 만드는 그에게.. 더 이상은 안된다고 확실히 말해야
하는데… 제길..!! 아무렴 어때.. 다음에 하지 뭐..
유아는 평소와 달리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부산을 떨었다.
오늘 저녁 태정그룹 본가에서 회장부부와 저녁 약속이 있기 때문에…
새벽에 들어왔을때 그 메모를 보고.. 처음엔 코웃음을 쳤었다.
하지만,, 그 할망구보다 정회장에게 잘 보이면 확실히 자신에겐 플러스가 될 것이기에..
이내 생각을 고쳐먹고,, 피곤과 짜증을 잠재우며.. 지금 이 고생을 하는 중이다.
혹시 정예후.. 그도 올지 모르니 만반의 준비를 해야한다.
자신의 매력을.. 미모를.. 그가 알아볼 수 있도록.. 철저하게…
"싫어요!! 전 지금 이 반지만으로도 충분해요. 우리 당신 시계나 봐요. 그리고 그것마저 당신이 계산한다는 말.. 어림도 없으니까 아예 꺼내지도 마요. 아. 아저씨. 저것 좀 보여주시겠어요?"
여기 오기 전부터 그녀는.. 자신이 혼수를 해오는 것이 아니니만큼.. 최소한 간단히 준비하고 식을
올리자.. 누누히 얘기했었다.
그리고 지금.. 눈 앞에 놓인 예물 셋트의 가격을 듣고는.. 사색이 되어 옆으로 밀어놓고 내 시계를 고르는 중이다.
이 보석 코너안의 그 어떤 보석보다도.. 더 밝고.. 맑으며.. 아름답게 빛나는 모습으로...
"손님. 이것 말씀이세요? 음.. 이 디자인은 예쁘게 빠지긴 했지만 지금 남자 손님분께서 차고 계신 시계 보다는 한참 아래 단계인데요?"
눈치빠른 점원이 어느새 내 손목에 차여진 시계를 관찰했는지.. 더 비싼 품목을 팔려고 그녀에게
넌지시 말을 건넨다.
"아 그래요? 저기.. 당신이 골라봐요. 난 남자시계는 잘 모르겠어요."
그녀는 금세 얼굴이 붉어지더니.. 나를 보며 수줍게 미소짓는다.
딱 보기에.. 그녀가 고른 시계는 이삼천..? 그 정도는 되어 보인다.
아마도 저 점원은.. 저 가격보다 훨씬 크게 웃도는 시계를 권하겠지..
하지만 난.. 그녀가 고른 것이라 그런지.. 디자인이 꽤 마음에 든다.
그녀가 마음에 들면… 당연히 나도 그렇다.
아마도 저것은...
그녀가 나에게 주는 결혼 서약의 증표이니만큼.. 나만의 보물이 될 것이다.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최고로 멋진 시계가 될 것이다.
"아니, 나도 당신이 고른게 무척 마음에 드오. 보는눈이 꽤 있는데? 이봐. 저걸로 보여주지."
그녀에게 살짝 윙크를 해 보이며.. 점원을 향해 말했다.
"예. 손님."
그녀와 몇차례 실랑이가 오가고…
결국 주차장으로 향하는 내 손엔.. 그녀의 예물 셋트가..
그녀의 손엔.. 아까 그 시계가 들려있다.
"다시는 당신과 쇼핑하나봐요! 무슨 남자가 그렇게 손이 커요?!"
화난 듯한 그녀는 쌩하니 조수석으로 들어가 말없이 앞만 바라본다.
사실.. 이보다 더 비싸고.. 좋은 보석들을 아무리 많이 산다해도 아깝지 않은데… 그녀에게 모든걸
다 해주고 싶은 내마음을… 그렇다 해도 아깝지 않을 내 마음을… 너무도 몰라주는 것 같아.. 슬며시
부아가 치민다.
"도대체 뭐가 문제요? 당신은 당신이 사고 싶은 걸 샀고!! 난 내가 사고 싶은걸 샀소!! 그게 뭐가 문제지?!! 좋은 마음으로 산 선물인데 꼭 그렇게 화를 내야겠소?!!!"
그리하여 어린아이처럼… 큰 소리로 그녀에게 소리를 질러버렸다.
젠장!!!
왜 이 여자는 나답지 않은 짓을 하게 만드는 걸까..?
아니.. 어쩌면 감추고 있던 본성을 드러내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러나 저러나.. 날 미치게 만드는 재주는 타고 났다.
그녀는.. 입을 벌리고 날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다… 이내 마주보며 조심스레
말을 한다.
"저기.. 미안해요. 난..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 사실.. 나도 당신한테 더 좋은걸 선물해 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지금 내 능력은 그것 밖에 안되고.. 또 온전히 내가 사고 싶었기에 이걸 산건데.. 당신이 떡하니
너무 비싼 예물을 사니까 내가 초라해 보였어요. 당신은 내가 바라는 걸 사주는데.. 난 돈에 맞춰야
한다는 현실이 슬펐어요. 지금 당신이 차고 있는 시계의 반에 반 가격도 안나가는 내 예물이.. 너무나
작아보여서.. 당신이 부끄러워하면 어쩌나.. 걱정했어요."
그녀의 솔직한 대답에.. 내 자신이 부끄러워 진다.
그 마음을 진작 헤아리지 못한것이.. 마음쓰리다.
이렇게 예쁜 마음의.. 욕심도 없는 당신을.. 나.. 어찌해야 할까…?
"당신 참 바보군. 싸고 비싸고가 중요한게 아니잖소. 마음이 문제지. 당신의 그 마음이면 충분히 차고
넘칠 뿐더러.. 난 이 선물이 무척 마음에 드오. 아마 평생 차고 다닐거요. 절대 부끄럽다거나 싫지 않소. 이정도면 꽤 고가라구.. 그러니 그런 생각 하지 말아요. 또 당신이 나에게 좋은 선물을 하고 싶은 만큼.. 나도 그렇다는 걸 알아줬으면 해. 응?"
"네."
"자 그럼 이 문제로 더 이상 인상 쓰기 없기요. 알겠소?"
"네."
"이리와요."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가 너무도 귀여워 보여.. 두 팔 벌린 품으로 다가오기도 전에.. 내가 먼저
다가가 안아버렸다.
"앞으로 살면서 지금처럼.. 뭔가 마음에 안드는 일이 있으면, 서로 솔직히 얘기합시다. 욕이든 뭐든
다 꺼내보이고,, 그 다음엔 풀어버립시다. 당신과 싸우고 틀어지는일.. 난 견딜 수 없소. 알겠지?"
상큼한 샴푸향을 풍기며.. 고개를 끄덕이던 그녀는…
"맞아요. 이천 오백만원이란 돈은 작은돈이 아니에요. 그쵸? 이정도면 비싼거에요.. 당신 시계
가격을 듣고 위축된건 사실이지만 내 생애에서 가장 비싸게 주고 산 물건이에요. 거기다 내 마음
까지 담겨있으니.. 돈으로 따질수 없는 물건이기도 하구요. 그쵸? 음.. 이천 오백.. 너무 비싸..
이천 오백이면 아이스크림이 몇 개야? 껌이 몇통이야? 어휴.. 암~ 큰돈이구 말구…"
아직도 마음이 쓰이는지.. 손가락으로 꼽아가며 중얼거린다.
쿡쿡.. 이럴땐 꼭 영락없는 아이라니까…
그녀의 이마와 눈꺼플에 살짝 살짝 입을 맞추며 거들었다.
"맞아. 게다가 붕어빵과 오뎅은 또 몇개고?"
"푸훗~"
눈 앞에 앉아 뚫어질 듯 바라보는 남자 때문에 얼굴이며,, 속이 거북해진다.
"그 쯤 관찰했으면 이제 치수 좀 재지. 눈으로 치수를 재는 것도 아니면서 남의 여자를 뭘 그리 뚫어지게 보나? 아니, 자네 말고 저 옆의 여자가 하면 되겠군."
다리를 꼬고 쇼파 깊숙히 앉아있던 그가… 몸을 세우고 팔짱을 풀며 불쾌한 듯 얘기하자..
"아. 사장님. 이 사람은 옆의 여자가 아니라 제 보조 디자이너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고객이니 만큼 치수는 제가 재겠습니다. 사장님께서도 최고의 드레스를 원하시겠지요?"
찰리 박이란 남자는 개구진 웃음을 지으며 줄자를 들고 내 앞으로 다가온다.
"잠시 일어서 주시겠습니까? 아가씨..?"
"아. 네."
"음.. 제가 살았던 곳에서의 인사를 나누면 좋겠지만, 옆에서 불을 켜고 노려보시는 정 사장님때문에
포기 하는게 좋을 듯 싶군요. 안녕하세요. 찰리 박이라고 합니다. 아가씨 드레스를 지을 예정이구요. 아마, 실망 하시지는 않을겁니다. 자, 그럼 치수를 좀 재겠습니다. 팔을 양 옆으로 벌려주시겠어요?"
"네?.. 네.."
가슴둘레와 어깨,, 허리,, 엉덩이.. 수도 없는 곳곳의 치수를 재는 동안, 옆에서 바라보는… 아니 노려
본다는게 훨씬 더 어울리는 그의 시선때문에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올랐다.
머리를 맞대고 드레스의 옷감을 고르는 중에도.. 왠지 죄를 짓는것 같은 기분에 중간 중간 그의 눈치를 봐야만 했다.
이윽고 숨막히는 시간이 지나고,,
예의 그 개구진 웃음과 함께.. 4주후에 중간 점검을 하러 온다는 말을 남긴후 찰리 박이 떠나가자,
내내 팔짱을 끼고 못마땅한 표정으로 앉아있던 그가,, 일어서 다가온다.
"나 두시간 동안 당신에 대한 질투심과 독점욕 때문에.. 당장에라도 그 자식을 때려 눕히고 싶은걸
참느라 무척 힘들었소. 두번은 못할 짓이군. 내 다시는 그 자식한테 일을 맡기나 봐라."
"휴우. 그럼 다음 중간 점검때는 당신이 없는 시간을 택해야 겠군요. 혹시라도 일어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말이죠."
"그러기만 했단 봐라. 아! 이런.. 본가에 가려면 서둘러 준비해야 겠군. 자, 빨리 옷갈아 입어요."
시계를 보던 그가 내 엉덩이를 두드리고는 황급히 돌아 나간다.
"꺄~악! 이런!! 당신..두고봐요?!"
"얼마든지!"
노려보는 내 시선에도 꼼짝않고,, 윙크를 하는 여유까지 보여주며.. 이내 나가버린다.
못됐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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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들.. 제가 본의 아니게 실수를 했습니다.
먼저.. 어제 올린다고 했는데... 넘 죄송하구요.. (__) (ㅡㅡ)
아구.. 정말.. 죄송스런 마음때문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퇴근 시간에 쫓기다 보니... 약속이 잡혀 있다보니...
확실히 글이 올라왔는지 확인도 안하고 컴터를 꺼버렸거든요..
사실 저도 아침에 소설방에 들어와서 황당하기는 했습니다.
메달이 달렸는지.. 님들의 글이 달렸는지.. 확인하려 했는데...
제 글이 없는거에요..
어쨌거나.. 이러나 저러나.. 제 잘못이니.. 님들께 넘 죄송합니다.
그래서 이따 오후에 30회 올릴려구요.. ^^
기분 상하신 분들 계시다면... 풀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