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니까 어렸을때 생각이 난다.
초등학교 시절 읍내에 사는 부잣집 아이들 몇명만 스파이크라고 불리우던 운동화를
신을 수 있었고 대부분이 ' 타이어표' 검정 고무신이었지
고만고만한 까까머리 아이들이 허연줄이 두세개 나있는 츄리닝 옷에 검정 고무신을 싣고
등교하던 풍경.... 제각기 다른색의 책보를 어깨에 두르고 어떤 녀석은 누런 콧물을 연신
훔치고 어떤 놈들은 뛰어가다 자빠져서 무릅이 까지고.....ㅎㅎ
콩나물 교실에 죽~ 둘러 앉으면 선생님이 출석을 부르고
꼭 대여섯 녀석은 결석이야
나도 3학년때는 일주일에 한번꼴로 안나갔으니까
뺑소니라고~ 들어봤나 모르겄네
어머니가 챙겨주는 아침밥 먹고 등교를 하는길에 학교로 안가고 개울가나 산으로 가는거야
버들피리 만들어 불고 개구리 잡고...
산에 올라 머루 따먹고
그러다가 아이들이 하교할 무렵 집으로 오는거지
그때는 그렇게 학교가느게 싫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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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학교에서 십리길이었어
산골 소년의 걸음으로 부지런이 걸어도 한시간은 걸리지
비가 오는날은 고역이야
꼬불꼬불 비포장도로는 금새 개울로 변하고 바람까지 불어대면 속옷까지 흠뻑 젖어버리지
이맘때였던거 같애
비가 몹시 오던 날 청소를 마치고 나오는데 우산이 없는거야
하나둘씩 모두 집으로 가고 ......
한참을 교실앞에 서 있다가 그냥 비를 맞으며 가보기로 했어
3시간동안 빗속을 걷는데
영문을 알수없는 쾌감이 느껴지더라
기분이 너무 좋은거야
아이들의 괴롭힘, 매일같이 회초리로 두들겨 패던 선생님에 대한 증오,,, 아무리 풀려고
애써도 풀리지 않던 산수 숙제에 대한 공포... 그런 것들이 다 날아가버리는 기분이었어
그 기분을 오래 느끼고 싶어서 솔밭길 논두렁을 굽이굽이 돌아 저녁이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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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찬 빗줄기속에서의 쾌감
때때로 그 시절이 어린 가슴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어
그 안에서 나는 아무에게도 구속받지 않는 완벽한 자유를 느꼈던거 같애
그래서 그 자리에 오래 머물고 싶었고
아마도 그때
우산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그 자유를 알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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