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똑바로 걷기【35】

쵸코쿠키 |2006.06.22 18:31
조회 1,277 |추천 0

 

성하가 혼수상태로 누워 있는 삼일동안..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72시간 동안..          
정말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우선.. 이 모든일의 근원인 천유아는..         
그간의 행각에 대한 김정원의 진술과, 이번일을 모두 뒤집어 쓸 뻔한 폭력배들의 실토로 납치 및 성폭력 사주범으로 체포되었다.         
이 일을 조용히 무마시키려 언론과 각 매체를 매수해 들어간 천회장은, 익명을 요구한 세명이나 되는 톱스타들의 충격적인 고백으로 몸져 누워야만 했다.  
어제 아침 스포츠 신문 1면엔…
["나는 천유아의 노리개감이었다." 서로 자처하는 세명의 톱스타들.]
이란 머리글로 시작된 기사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천유아는 하루아침에 재벌가의 탕녀가 되어,, (아니 사실이 드러난 것일테지만) 여러 싸이트의

검색어 1순위가 되어버렸고, 싸이트 안에선 그 세명의 톱스타들이 누군지 조심스럽게 유추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할머니는 자신의 안목을 비하하는 이 모든 일들을 결코 인정하려 하지 않으시다.. 오늘 아침에
일어난 새로운 기자회견으로 인해 결국.. 분통을 터트리셨다.

 

 

[유하진, 천아랑 기자회견]
요즘 연예계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별이라 일컬어지는 유하진은 연신 침통한 표정으로 앞서 고백한
다른 연예인들과 마찬가지로 천유아를 비방했다.
다만 그들과 다른점은 얼굴을 공개하고, 당당하게 증오를 표출한다는 것이었다.
옆에서는 검은 상복을 차려입은 천아랑이란 여배우가 손수건으로 쉴새없이 흐르는 눈물을 훔쳐내고..
드디어 유하진의 입에서 흘러나온..
다이너마이트급의 담담한 말투에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어버린다.
그 모습에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아빠들은,, 울었을 것이다.
아니,, 나마저 울어버렸다.
세상에… 어찌.. 인간의 탈을 쓰고…

 

"저희 둘은 서로 사랑합니다. 내 여인의 뒤에 어떤 소문이 따라다니고 있는지.. 알고 있음에도 전..
사랑합니다. 왜냐면.. 저 역시 깨끗하지 않으니까요. 뒤로는 온갖 추악한 일과 심지어는 돈을 받고
몸을 팔았던 일이.. 저에게도 있으니까요. 허나 전.. 당당하지 못했습니다. 제 연기 생활에 지장을
줄까,, 가까스로 올라온 정상에서 하루아침에 추락할까 두려워 천유아에게 질질 끌려다녔습니다.
그래서 결국,, 제 여인에게 상처를 주었습니다. 평생 빼지 못할 대못을 가슴에 박아버렸습니다.
삼일전 아랑이와 제 아이가,, 하늘로 떠나갔습니다. 임신 중이었던 아랑이를 천유아가 약을 먹여
수술대에 올려놓았더군요… 여러분, 이게 사람으로서 할 짓입니까..? 그 여자는 마녀입니다.
내 아이가 얼마나 무서웠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메여옵니다. 열달 동안 곱게 자라나 세상으로
나온 그 아이가 여아인지,, 남아인지.. 또 얼마나 예뻤을지.. 자꾸 부질없는 상상만이 떠오릅니다.
제게 따라다니는 타이틀이 뭐라고,,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진작 그녀에게서 벗어나지 않은 제
자신이 죽이고 싶도록 밉습니다.
전 오늘로서 연기를 접을 생각으로 이 자리에 올랐고, 끝까지 나와 내 여자, 그리고 죄없이 사라져간
내 아이를 위해 싸울겁니다. 꼭!! 그녀가 죄값을 치루도록 투쟁할 겁니다. 돈이 많아서, 또 권력이
있기에 언젠가는 빠져 나가겠지요. 하지만, 전 싸우고 또 싸워서 끝을 보고 말겁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여기까지이고, 나머지 세세한 그녀의 악행은 지금 검찰로 진술하러 갈

생각입니다.
여러 기자분들께 죄송하지만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의 얼굴과 여전히 울고있는 천아랑의 얼굴위로 계속되는 플레시가 터져나간다.
 


"예은아! 제발… 너 만이라도 건강을 챙겨야지. 이렇게 먹지도 않고 잠도 안자면,, 그가 깨어났을때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어? 지금 니 모습을 봐, 정말이지.."
"언니.. 부탁할께.. 날 내보내려 하지마, 언니가 무슨 말을 해도 난 여기서 꼼짝 않을 거야. 성하가
깨어나지 않으면 잠도 안자고 먹지도 않을거야.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난 못해… 흑…"
"예은아.. 이러지마.. 응…?"
가슴이 아려온다.
깨어나지 않는 그로인해 예은이의 마음이 얼마나 타들어갈지.. 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고작 삼일만에 눈 밑엔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눈은 빨갛게 충혈된 채.. 헬쓱하게 변해버린
예은이를 보는건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성하는 다 듣고 있을거야. 지금은 피곤해서 깊은 잠을 자지만.. 분명 듣고는 있을거야. 내목소리..
내 숨결.. 내 손길.. 다 느낄 수 있을거야. 이 바보야!!! 어서 일어나!!! 이 나쁜놈!! 어서 안 일어나?
나 이렇게 아픈데.. 나 이렇게 힘든데.. 내가 얼마나 더 아파야 일어날 건데?! 응?!! 어서 일어나서..
나 혼내줘야지.. 왜 이렇게 헬쓱해졌냐고.. 밥먹으러 가자고.. 나.. 나… 엉엉… 엉…"
혼자 중얼거리던 예은이는 서러웠는지.. 누워있는 성하를 향해 소리를 지르다.. 이내 침대위에
얼굴을 묻고 울어버린다.
성하씨.. 제발.. 일어나요.
이러다.. 예은이.. 많이 아플까 걱정되요.
성하씨도 예은이가 아프길 바라지 않잖아요.
의사도 아무 이상 없다는데.. 상처만 아물면 된다는데.. 조금만 쉬면 괜찮아 질거라는데..
왜.. 왜 이렇게 우리.. 애를 태우는 거에요.
제발.. 눈 좀 떠봐요.
우리 예은이.. 안쓰러워서.. 더는 못보겠어요.


 

 

"너 대체 왜이러는거야?! 응? 너 때문에 성하가 이렇게 됐다고 자책하는건 알겠는데!! 이건 아니잖아!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데? 니가 이런다고 성하가 금방이라도 벌떡 일어나니? 란아씨도 있고 나도
있잖아!"
"왜 이러냐고?!! 오빤!! 란아언니가 아프면 좋다고 밥먹고!! 잠도 푹 잘거야?!! 그럴 수 있어?!!
나도 마찬가지야.. 나도 사람이라고!! 아프고 죽을것 같은데.. 어떻게.. 어떻게 그래.."
뭐…?
예은이의 말에.. 갑자기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듯 멍.. 해졌다.
지금 이 사건 또한.. 삼일동안 일어났던 많은 일들중 하나다.
그것도 아주 강력한…
"그.. 러니까.. 니말은.. 그.. 저기.. 니가..성하를 사.. 랑.. 한다는 얘기냐?"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들어 당당하게 마주보며 말을하는 예은이는..
이미 내 작고 귀여운 동생이 아니었다.
성숙한 여성미가 물씬 풍기는.. 사랑을 하는...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그래. 나 성하 사랑해. 우리 둘.. 서로 사랑하고 있어."
"하..!! 너 지금.."
"오빠.. 한마디도 하지마. 축하한다는 얘기라면 성하가 깨어난 다음에.. 그때 해주고 그게 아니라면
듣고 싶지 않아."
그순간 예은이의 기에 눌린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병실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제길..!!
내가 어떻게 된거지..?

 

 

 

멀리서 희미하게 예은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목소리가 날 어둠속에서 잡아끌었다.
점점 크게 들려오는 그 목소리는.. 화가 난 듯 보인다.
왜…?
형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날 사랑한다는 그녀의 달콤한 말..
꿈이.. 아니었구나..?
눈을 떠 그녀를 바라보려는데.. 시야엔 뿌연 안개만이 가득하다.
손을 들어 그녀를 만지려는데.. 꼼짝도 할 수가 없다.
예은아…
하지만 그 말은 입안에서만 맴돌뿐.. 입 밖으로 새어나오진 않는다.
크게 숨을 들이쉬고 여러 번 눈을 깜박여 보았다.
휴우..
이제야 조금씩 선명해진다.
자.. 이젠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여보자..
그때..
"성하야!!!!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비명과도 같은 목소리가 들리고, 시선을 내려 바라본 그곳엔…
예은이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휠체어 위에 앉아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나.. 웃고 있는데.. 표정이 어떨지.. 잘 모르겠다.
"나 보여? 응? 내 목소리 들리지? 응? 말 좀해봐!! 어서!!"
나도.. 널 부르고 싶은데.. 목안에 무언가 가득 들어있는거 같아…
"왜 이러는거야? 응? 아니.. 아니다. 언젠가 책에서 읽었는데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사람은 신체기능이
약해져 바로 움직일수 없고,, 목소리를 낼 수 없다고 했어. 그러니까 조금 진정하고 말해.. 후.. 후..
알았지? 아니. 난 못기다려. 성하야! 내 말이 들리면 빠르게 눈을 두번 깜박여봐."
응…? 빠르게…?
하지만 내 생각에 난.. 아주 천천히.. 깜박였던것 같다.
"와!! 세상에!! 깨어났어..깨어난거야!! 아참!! 내 정신 좀봐. 의사선생님을 불러야지!!"
그 말을 끝으로 예은이는 좁은 병실안에서 열심히.. 분주하게 움직였다.

 

 

 

예은이와 대화 후… 힘없는 뒷모습을 보이며 나가는 그를 뒤따라 나갔다.
천천히 걷던 그는.. 병원 앞마당에 놓여있는 벤치위에 무너지듯 주저 앉았고,,
한동안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난.. 따뜻한 커피 두 잔을 뽑아들고 그 옆으로 다가갔다.
"당신이 왜 이러는지 맞춰 볼까요?"
내가 다가온지도 몰랐는지.. 깜짝 놀란 그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들고 있던 커피를 내밀며..
"당신은 지금.. 가슴에 품어 보호하고 있던 아기새를 놓아주기가 아쉬워서 그러는거에요."
"……"
"당신만을 믿고 의지하던 그 새가 다른곳으로 간다니까 섭섭해서 그러는거에요."
"……  당신 말이 맞소. 아쉽고, 허전하고, 서운하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 가슴에 억지로 품어둘 순 없어요. 그 새가 얼마나 자유롭게 나는지..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그냥 지켜봐야 해요."
"그렇군. 당신은 언제나 옳은 말만하지."
새끼를 잃은 어미새마냥.. 슬픈눈으로 바라보는 그를.. 살며시 안아주었다.
 


형과 란아씨가 떠나가고.. 예은이와 단 둘이 남아있는 이 병실안이.. 매우 좁고 갑갑하게만 느껴진다.
아픈 와중에도 예은이를 만지고 싶어 근질거리는 손이.. 마음이.. 우습다.
눈을 뜨고 몇시간이 흐르자 손도 움직일 수 있고 목소리도 새어 나오지만,, 여전히 힘 없는 몸이..
한심하게만 느껴진다.
"뭐 먹고 싶은거 없어? 내일 아침에 언니보고 사오라고 할께. 음.. 죽 사오라고 할까..?"
"아니. 병원에서 밥 나오는데 뭐."
"아냐. 병원밥은 솔직히 맛 없잖아. 많이 먹어야 빨리 낫지. 안그래? 과일 깎아 줄까?"
"됐어. 너도 좀 쉬어. 피곤해 보인다. 얼굴살은 또 왜 이렇게 많이 빠진거야? 휴.. 니가 아무리 고집을
부려도 아까 같이 보냈어야 하는건데."
"그런말 하지마! 대체 그 말을 하는게  몇번째인지 알아? 그렇게 걱정되면 빨리 나아서 나랑 맛있는거
먹으러 다니면 되잖아. 응? 헤헤.."
휴.. 이렇게 웃는 얼굴로 애교를 부리는데.. 내가 어떻게 당하겠어..
"알았어."
"이제 그만 누울래? 침대 내려줄까? 그렇게 기대 앉아 있으면 어깨 아프잖아."
"싫어. 누우면 니 얼굴 잘 안보여."
"치…"
예쁘게 흘겨보며 샐쭉이던 예은이는 가만히 고개를 숙여 내 손에 볼을 대고 엎드린다.
"아.. 따뜻하다. 니 손.. 참 커.. 내 얼굴이 다 가려지네…? 성하야. 이제 아프지마.. 나 너무 무섭고
힘들었단 말야. 이제 나 두고… 많이 자지도 마.."
"응. 으악!!! 야!! 아프잖아!!"
그 말에 살짝 감동을 받으려 했는데 갑작스레 손가락을 무는 바람에… 감동은 온 사방으로 날아가
버린지 오래다.
"아파..?"
"당연하지!! 대체 왜 그러는거야?"
"난.. 니가 아픈거에 딱 백만배 만큼 아팠어. 그러니까 나도 딱 백만번 물어줄거야."
피식..
"그럼 난 니가 물때마다 뽀뽀할꺼다…?"
………
……
…??
어째.. 반응이 없다 했더니.. 그새 잠들어 버렸다.
자는 모습에 홀려.. 아픈 어깨를 부여잡고,, 땡겨오는 뒷머리와 온 몸이 욱신거리는 아픔을 참으며..
몸을 숙여 이마에 입을 맞췄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천천히 몸을 들어 쓰러지듯.. 세워진 침대에 기대자 현기증이 밀려온다.
이를 악물고 천장을 노려보았다.
세상에…내 몸이 왜 이러는거야!!
이 작은 몸짓 하나 만으로도 세상이 핑글핑글 돌다니..
예은이를 저렇게 휠체어에 앉힌채로 재울 순 없는데..
번쩍 안아올려 침대에 눕힐 수 없다는 현실이 원망스럽다.
아침에 일어나면 온 몸이 뻐근할텐데…
흔들어 깨우려다 너무 곤히 자고 있는 모습에.. 이내 포기하고 자신도 눈을 감았다.
니가 불편한데.. 나 혼자만 편히 잘 순 없지..
성하는 앉은 채로.. 슬슬 저려오는 손을 무시하며..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

 

 

너무 짧아 올리기 민망했지만..

하루라도 더 많이 님들을 보려고 올렸어요.. ㅎㅎ

오늘은 비가 안와요..

호호홋~ 넘넘~ 좋은거 있죠?

이제 이들의 사랑이야기도 막바지를 향해 갑니다.

그동안 얼마만큼 절 괴롭히고,, 얼마만큼의 부담을 안겨줬는지..

상상속의 네명이 가끔 밉기도 하지만,, 글이 완결지어지고 나면,, 그리울것 같습니다.

님들도 많이 그리울 테지요.

그냥.. 오늘은 비도 안오는데..

혼자 센티해진 마음에..

중얼거렸어요..^^

우리.. 내일 또... 뵐까요?

ㅎㅎ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