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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모르시는 시어머니

며느리 |2006.06.23 16:46
조회 14,475 |추천 0

(참고로 아이디 빌린겁니다.)

 

우리 시어머니 올해 연세  쉰일곱이십니다... (57세)

아직 젊다면 젊으신데 한글은 물론 숫자도 모르십니다.

그 사실을 연애할때 신랑한테 들어 알게 됐지만 내색은 안했습니다...

옛날엔 한글 모르는 분들도 있었으니까...

그리고 우리 시어머니도 어렵게 자라 학교 문턱도 못 밟으셨으니...

(그런데 똑같이 학교문턱 못 밟은 90 넘으신 울 친정할머니와 환갑 넘은 울엄마도 한글 읽고, 쓸줄 압니다. 친정엄마는 책읽는것도 좋아하구요...)

 

솔직히 시어머니를 무시하거나 그런건 전혀 없었지만

지금껏 어머니께 한글 하나 안가르쳐 주신 시아버지도 그렇고 다섯명이나 되는 시댁 형제들도 이해가 안되더군요...

가르치려고 하면 얼마든 가르칠수 있었을텐데...

어머니도 배우려고 맘만 먹었음 얼마든 배울수 있었을텐데...

답답하지 않으셨는지...

신랑 말로는... 어머니께서 한글을 아시게 되면 아버님을 떠나버릴까봐 두려워서 아버님이 어머니께 한글 안가르쳐 드린거라네요...--;;

 

저, 시어머니께 책도 선물해 드리고싶고,(좋은생각 정기구독 해드리고 싶습니다.)

편지도 쓰고싶고, 문자도 보내고싶은데...

시어머니께서 한글을 모르시니 그런거 할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나서서 가르쳐 드리자니 되바라졌다고 할까봐 나설수도 없고,

또 어머니도 며느리 앞에서 자존심 상해 하실수 있다 싶어요.

그리고 같이 사는것도 아니라 꾸준히 날마다 가르쳐 드릴수 없는 문제구요...

 

우리 어머니...

예전엔 버스도 글자 몰라서 잘못 타시곤 했답니다.

그나마 나중엔 단 두글자만 아신답니다...

시댁 들어가는 버스 이름(시골엔 버스 번호가 아니라 동네 이름을 앞유리에 붙이죠)

그 글자만 외워서 버스 타신다더군요...

그래도 시계는 읽으시더라구요. 돈계산도 하시구요...

전화 걸때는 번호를 알고 누르시는게 아니라 크게 적어 놓은 숫자 하나하나 모양 보고 같은 모양의 숫자를 누르시는거고...

핸드폰엔 단축키에 자식들 순서대로 입력 되니 쉽게 거시는거고...

시어머니 핸드폰엔 "발신자 번호표시"가 무용지물입니다. 문자메세지도 마찬가지구요...

 

그런데... 문제는...

아버님 살아계실때는 큰 불편이 없었답니다.

작년까지 아버님 살아계셨으니 각종 공과금이나 우편물등... 아버님이 다 보셨으니 큰 불편은 없었는데

어머니 혼자 되신 지금은 우편물 날라와도 그게 뭔지 어머니는 모르십니다.

대충 고지서 색깔이나 그림들 보고 전화요금 고지서인지, 수도요금 고지서인지 짐작만 하실뿐...

간혹 자식들이 가서 우편물 보고 챙겨 드리니 어머니께서 얼마나 불편하실까 싶네요...

안그래도 혼자 사시는게 불편한데 한글,숫자를 모르시니 더 답답하시겠죠...

은행볼일도 지금까지 혼자 못 보시고 아들(울신랑) 대동하고 볼일 보셨지요...

어머니 혼자서 적적한건 둘째치고라도 얼마나 불편하실까 싶네요...

그렇다고 선뜻 우리가 모시겠다고 나설 용기는 없구요...(아직 연세도 젊으신 편이고, 시숙도 있으니...)

 

그래서 말인데...

어머니께 한글을 가르쳐 드리고 싶어요...

남편에게 슬쩍 얘기 했더니 자기도 어느정도 동의를 하는거 같은데 그 방법을 찾는게 난관입니다...

어머니와 함께 사는것도 아니고 가까이 사는것도 아니니...

어머니께서 간혹 시누이 집에 몇주씩 가 계시긴 합니다. (시누집이랑 우리집이랑 조금 가깝습니다. 30분 정도 거리...)

우리집은 좁기도 하거니와 며느리 불편하신지(아들 출근하고 나면 종일 며느리랑 있는게 안편하죠...) 오시지도 않구요...

 

어머니 기분 안상하게 한글 가르쳐 드릴 방법이 없을까요?

솔직히 지금까지 어머니 한글 안가르친 시댁 식구들이 이해가 안갑니다... --;;

우리 어머니도 한글 아셔서 책도 읽으시고, 며느리가 보내는 문자도 보시고, 공과금 고지서 보고 은행 볼일도 혼자서 척척 보셨음 합니다...

아버님 안계셔도 그런 불편함 모르고 사실수 있었으면 합니다...

 

우리가 모시고 안모시고를 떠나...

어머니께서 생활에 불편하지 않으시려면 한글 아시는게 좋을듯 싶어요...

 

 

 

  에릭 박시연, 거리 데이트 파파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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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철이마누라 |2006.06.23 22:04
글쎄요, 제 생각엔 시댁 식구들이 시어머니에게 한글을 안 가르친 게 아니라-못 가르친 게 아닐까 싶네요. 시아버님의 경우에는 당신이 울타리가 돼주면 되니까...하고 딱히 절감하지 못하셨을수도 있고 자식들의 경우는 어머니가 먼저 가르쳐 달라-고 하지 않는 이상 혹여나 가르쳐준답시고 못배운 엄마 무시한다고, 시어머니 입장에서 지레 생각할까봐 조심스러운 마음에, 혹은 시아버지 생존하시는 동안은 딱히 불편한 점이 없어보이니 그랬지 않을까 싶네요. 아마도 시어머니 입장에서도 가족이기 때문에 더욱 가족에게 배우자-는 생각은 아예 못하셨을 수도 있구요. 님의 마음은 대견하고 예쁩니다만, 직접 가르치겠다는 생각보다는 가르쳐 줄 만한 다른 경로를 알아본 다음 그곳을 소개해 주는 정도의 배려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며느리한테 한글 배우는 일이 시어머니한테는 '그래도 내가 시어미인데' 란 생각에 의도와는 다르게 예기치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만큼 알아보면 꼭 노인대학이 아니더라도 주부나 한글을 배우지 못한 분들 대상으로 한글교실 여는 곳도 있으니 한 번 알아보세요.
베플방이맘|2006.06.23 22:28
울엄마도 57세인데요....성당에서 하는 한글반 들어가셔서 배우신답니다. 그런건 며늘이 해주면 좋지만 우선 시엄니 자존심 문제도 있으니 자식들이 의논해서 보내드리는게 조을성 싶어요..요즘 각 시마다 가르치는곳 있던걸요..가면 노래도 배우고 비슷한 연배끼리 친해지고..울엄마 식당하는라 힘드신데도 목욜날 가는 한글반은 안빠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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