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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당한건 난데.. 왜 내가 이렇게 아프냐고..

어리석음 |2006.06.26 11:37
조회 337 |추천 0

난 아직 어리다.

그리고 세상을 너무나 모른다.

너무 멍청하고 굉장히 어리석어서 아무나 쉽게 믿는다.

하지만 그 믿음이 이토록 좌절로 다가올지 몰랐다.

 

지난 금요일 2006년 6월 23일 오후 4시경......

 

난 배신당했다.

 

왜 내가 배신당해야 하는가.

멍청하기 때문이다.

어리석고 어리석어서 그냥 믿었기 때문이다.

 

 

내가 3년전 근무했던 회사 사장님은 참 아리송한 사람이었다.

순진하다고 해야하나 멍청하다고 해야하나......

상대방의 기분을 잘 인지 못하시는 분이셨다.

 

그러니 그당시 내나이 24살....적에 날 붙잡고 하루종일 하는 말은 애인에 관한 이야기 였다.

그때 딸이 20살 ...

나랑 4살 차이 난다.

그럼 나도 딸이나 조카 같은 기분이 안들었을까?

나라면 들었을텐데.

 

애인을 만나서 모텔을 들어가면 어떤식으로 애무를 하는지부터 시작해서

끝나고 집에 바래다 줄때까지를

아주 세밀하게 이야기 해 주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야설작가로 나서도 될만큼 세심한 배려였다.

 

하지만 난 부끄럽고 머라고 해야할지도 잘 몰라서

고개숙이고 그냥 듣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일주일정도 듣고는 사장님이 중국 출장을 가셨고,

난 회사를 그만 뒀다.

 

그래도 난 그땐 그사장님을 원망하거나 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워낙 싫어라 했던 사람이고,

 

딱 보기에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따위의 짓거리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그런놈이라고 아예 무시를 했었다.

 

그뒤로 1년간은 같이 밥이나 한끼 하자는 전화가 일주일에 한두번정도 왔었지만,

난 항상 약속이 있다는 말로 회피했다.

나는 방법을 몰랐다.

 

야멸차게 몰아붙여서 내가 기분이 나쁘다는 사실을 알렸어야 하는데,

 

멍청하고 어리석고 우유부단하고, 들떨어진 나머지

그냥 그렇게 무시했다.

 

그리고 다른 한 회사를 거쳐 2년전 지금 회사에 입사했다.

처음 입사하고 소장님의 매력에 듬뿍 빠졌다.

 

아니 처음부터 2006년 6월 23일 오후3시까지는 소장님을 너무나 좋아했다.

이성으로 좋아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로서 좋아했다.

난 내가 아는 모든사람들에게 말했다.

요즘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은 소장님의 딸이라고.

너무 부럽다고.

참으로 행복할거 같다고....

 

지난 연말 송년회때 가족끼리 모여 현장 식당에서 식사를 했었다.

보통 송년회라함은 회사사람들끼리 어울려 밤 늦도록 술을 퍼마시고,

여직원이 집으로 돌아가면 남자직원들끼리 룸살롱이나 이곳저곳 여자 나오는 술집을 전전하는....

그런줄만 알았었다.

 

그런데 우리소장님 나의 믿을을 저버리지 않으셨다.

사무실직원 20명남짓... 여직원 나를 포함 두명...

 

부인들과 아이들 모두 불러서 현장구경 시켜주시고,

남편들이 먹는밥 같이 먹자고,

집에서도 수고하지만, 밖에서도 이렇다는 거 직접 보시고, 많이 사랑해 주라고

그러셨다.

 

연말 선물이라면서 부인들에게만 화장품 주시고,

밖에서 고생하는 남편 부디 힘겹더라도 많이 사랑해 달라고 대신 아부 하는 거라고....

그러셨던 분이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접대 할 일이 있어서 룸살롱을 가셔서도

옆에 앉은 여자 손한번 안잡으시는 분이라고

현장의 모든 직원들의 굳건한 존경을 한몸에 받으셨던 분이다.

 

부드러운 카리스마... 딱 그 자체셨다.

 

구구절절 말하자면 끝이없다.

그분을 존경 안하고 싶어도 안할수 없는

너무나 대단하신 분이시고,

나와 사무실 언니 우리 두 여직원의 아버지로서 영원히 인연을 만들자 했던 분이시다.

 

그런데...

 

그분이 날 배신했다.

 

23일날 손님이 두분 오셨다.

소장님과 나의 바로 직송상관인 차장님과 공사차장님 손님두분

이렇게 다섯분이 외부로 식사하러 나가셨다.

내 직속상관차장님은 금요일오후 3시경이면 서울에 있는 가족들에게 가신다.

점심이 길어지셔서 조금 걱정을 하고 있는데

2시30분이 넘은 3시가 다된 시간에 사무실로 들어오셨다.

손님은 다들 돌아가시고,

공사차장님은 공사직원 사무실로 내려가시고,

내 직속상관 차장님은 부랴부랴 집으로 갈 준비를 하셧다.

 

이날따라 같이 있던 언니는 휴무였고,

관리과장님은 교육가시고,

사무실엔 안전기사님과 나, 그리고 내가 존경했었던 소장님 셋만 있었다.

소장님께선 약주를 조금 하셨는지 계속 소장님실을 들락거리며 왔다갔다 하셧다.

그리고 계속 나에게

"L차장은집에 갔나? ㅎ기사는 어디갔노?"

라고 질문을 하셨다.

"아예.. 소장님 차장님께선 잠시 화장실 가셨구요 ㅎ기사님은 현장 둘러보러 나간것 같습니다."

"알았데이."

나는 이때까지도 아무 의심이 없었다.

차장님이 안보이니 인사도 없이 갔다 생각하시고 섭섭해서 찾으시나 보다...

머.. 그쯤 생각 했다.

 

4시경...

차장님께서 한시간 늦게 기차를 예약하셨다며 소장님께 인사드린후 사무실을 나가셨고,

안전기사님은 현장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소장님의 인터폰이 울렸다.

"네... 소장님?"

난 아주 밝은 목소리로 즐겁게 전화를 받았다.

"미경아... 내 니 함 안아보자."

그때도 난 소장님이 잘못말씀하신 거라 생각 했다.

 

가끔 내가 신경을 안쓰고 들으면 말을 영~ 엉뚱하게 들을 때가 있어서

난 내가 잘못들었을 거라고, 웃으면서

"소장님 머라구요? 죄송한데요 제가 못들었습니다.

소장님실로 제가 갈까요? 머 필요한거 있으세요?" 

"어.. 그래그래 잠시 와바라."

난 아무 의심이 없었다.

내 믿음은 거의 절대적이었으니까.

 

난 소장님실을 노크하며 살며시 웃었다.

아.. 약주 하시고 목이 마르신가보다. 약주하신게 미안해서 말도 잘 못하시고 귀엽네...

그냥 그정도로 받아들였다.

 

울 소장님 외모를 잠시 설명하자면

키는 160정도 나랑 비슷하시고, 통통하고 눈이 작고, 항상 얼굴에 미소를 짓는 인자하신 모습

딱 보면 사람좋아보이는 인상... 그자체다.

정이 뚝뚝 떨어지는 말투,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시고,

더운 여름날 밖에서 일하시는 분들 마음아파서

차마 에어컨도 못켜겠다고 하시는 그런분이다.

 

소장님실에 들어갔더니

자리에 앉으셔서는 팔을 활짝 벌리고 커다랗게 웃으시며

"미경아... 우리 미경이 한번 안아보자."

난 이때도 믿었다.

"아유.. 소장님 약주가 좀 과하셨나 보네요."

그러면서 나역시 웃음을 지으며 소장님을 살짝 안아 드렸다.

난 소장님을 아버지라고 생각했다.

소장님도 늘상 그렇게 말씀 해오셨고.....

 

그래서 정말 사심없이 등을 토닥 거리며 마주 안아 드렸다.

 

그런데 소장님이 갑자기 내 귀에 입을 맞추시는 거다.

그래도 난 믿었다.

그냥 날 귀엽게 봐주시나 보다.. 그렇게 믿었다.

설마 아닐꺼야.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잘못이야..

그렇게 믿고 의심하는 나를 탓했다.

그런데 그순간 내 얼굴을 잡고는 입에 입을 맞추셨다.

 

순간 나는 굳어 버렸다.

이게 먼가 싶어서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소장님을 다시 날 잡고 힘주어 안으시면서 오른쪽 겨드랑이 살을 조물딱 거리셨다.

난 황급히 몸을 떼고는.......

 

웃음이 나왔다.

 

허탈했는데, 그 미소가 소장님은 오해하셨나 보다.

좋다는 뜻으로

다시 안으려 하시는 거였다.

 

욕이 튀어 나왔다.

내 마음속 소장님을 향한 존경과 믿음은 와르르 무너지고 있는데

이신발 영감탱이는 나를 또 안으려 하시는 거다.

내가 한발 물러서니

손을 내밀어 얼굴을 잡으려 하셨다.

또 입맞추려나 싶어 황급히 한발짝 물러서며 말했다.

"소장님... 아무래도 지금 저한테 실수 하시는거 같은데요."

소장님 슬쩍 미소지으며

"그래 ... 내가 술취해서 실수하는거제?"

난 어색하고, 아직 조금 남아있는 믿음을 쥐어짜며 그자리를 피해 나왔다.

아니야.. 소장님은 취했어.. 기억도 못하실꺼야.

그냥 아무일도 없는 것 처럼 넘어가면 될꺼야.

 

난 바보고 멍청이고 어리석고 들떨어진 년이다.

 

내가 잘못했다고만 생각했다.

 

문을 닫고 나오려는데 등뒤에 들리는 목소리

"나중에 또온나."

 

그 순간에 왜 그런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난 무조건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 했다.

소장님이 취했는데 왜 아무 의심없이 그렇게 들어갔을까.

왜 안아보자고 했을때 잘못 들었다고 생각 했을까.

왜왜왜왜왜 내가 왜 그랬을까

왜 웃은거야.. 왜왜왜

 

난 급히 안전기사님께 문자 넣었다.

왠지 전화를 걸면 소장님을 배신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일을 당하고도 난 어리석어 소장님을 믿고만 싶었다.

 

'현장에 일 많아요? 사무실로 빨리좀 들어와요. 제발 빨리와요'

이렇게 문자를 보내고 조마조마해서 앉아 있지도 못했다.

소장님실 문이 열릴까봐.

열리면 내가 바로 보이니까 내앞에서 제발 더이상 실수하지 않앗음 하는 마음으로

 

미쳤는지도 모른다.

아니 미쳤다.

난 그만큼 소장님을 믿었다.

소장님이 제발 나에게만은 언제나 그모습으로 있어주길 간절히 빌었다.

 

그때 인터폰이 울렸다.

 

간이 뚝 떨어지는 걸 느꼈다.

소장님이셨다.

"미경아 잠시 들어와 볼래?"

난 그때 다시 희망을 느꼈다.

아... 소장님이 아까 일을 나에게 사과하시려나 보다.

그럼 그냥 웃으면서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많이 취하셔서 실수하신건데요.. 멀...'

그렇게 말해드려야지

 

소장님실로 들어가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 미친년은 그때까지도 소장님을 믿고 싶었던 것이다.

소장님 나에게 옆으로 오라고 하시더니 또 안으려고 하신다.

난 잽싸게 뒷걸음 치며 얼굴에서 미소를 지웠다.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그생각만 들었다.

 

내 간절한 소망을 하느님은 못들으 셨나요? 왜 절 시험하세요?

저는요 이분을 이성으로 사랑하는거 아니거든요....

 

소장님 씁쓸한 미소를 지으시며

"내가 실수 하는거가?"

"네.. 지금 저한테 많이 실수 하는 겁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악수나 할까?"

난 최대한 인내심을 끌어내었다.

그 악수도 하는게 아닌데 난 어리석다.

손을 살짝 잡아 드리고 소장님실을 나왔다.

그 악수가 또다른 나의 어리석음일 줄이야.

 

소장님은 내가 그렇게 악수를 해준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셨나보다.

어쩌면 사무실이니까 내가 부끄러워서 그러는줄 아셨나보다.

 

난 안전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젠 소장님 눈치를 보고 싶지 않았다.

"어디에요? 빨리좀 와요.. 제발"

내 목소리가 아닌듯 울먹이는 목소리 처음들어보는 듯한 낯선 목소리였다.

 

얼마나 급히 뛰어왔는지 땀을 뻘뻘흘리며 사무실로 들어서는 안전기사를 보며

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놈도 남잔데 내말을 이해해 줄까?'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굴에 뛰어든건 아닐까?'

그렇게 내 의심은 시작됐다.

 

내가 거의 울듯하게 빨간눈을 하고 앉아있으니

안전기사는 무슨일이냐고 누가와서 행패라도 부렸냐고 물어본다.

난 차마 행패 부린 이가 소장이란 말을 할수는 없었다.

"혼자있기 싫으니 제발 일없으면 같이좀 있어줘요"

미친년...

이렇게 애로틱하게 말할건 없잔아?

듣는 입장에 따라선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이다.

미친년... 난 제정신이 아닌거다.

 

그리고 소장이 나오는걸 보고 있을수가 없어서 공사쪽 사무실로 내려갔다.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시계를 보니 5시가 다됐다.

 

사무실로 올라와선 소장실에 불이 꺼진것을 보고 심하게 안도감이 들었다.

 

"소장님 나가셨어요?"

"네.. 술이 많이 되셨는지 숙소로 가셔서 쉰다고 가셨네요."

"운전 직접하고 가셨어요? 술취했는데?"

"네.. 보니까 괜찮던데?"

 

난 소장이 술취해서 사고날까봐 걱정이 되었다.

나 완전 미친거 아닐까.

그런 일을 당해도 걱정이 되냐...

 

그 기사님은 내가 계속 이상한 행동을 하고 안절부절 못하니 많이 궁금한듯 말을 붙였다.

"무슨일 있어요? 애기가 아프데요? 아님 집에 사고라도 났어요?"

"아뇨아뇨아뇨... 그게 아니라...."

난 말을 해야했다.

갑자기 내가 잘못한게 아니라고 누군가 말해주길 간절히 그래주길 바램이 생겼다.

그리고 자초지정을 설명햇다.

기사님은 처음엔 못믿겠다는 투였다.

 

하지만 그의 믿음도 곧 깨졌다.

 

내 핸드폰이 울린 것이다.

 

모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어.. 미경아. 머하냐?"

소장님이었다.

"에? 지금 일하는데요."

"어.. 니 지금 숙소로 올래?"

이게 머하자는 건지... 내가 대체 머로 보인걸까.

기사님은 내가 통화하는걸 가만히 보고 있었다.

"아니요. 소장님 지금 저한테 그런말 하시면 안될거 같은데요"

기사님의 얼굴이 일그러지는게 보였다. 왜 승리감이 도는건지...

"어.. 글나.. 그러면 마치고 올래?"

"아니요. 준혁이 데릴러 가야 합니다."

"글체 그래.. 근데 와도 괜찮다.. 괜찮으니까 생각나면 온나."

그러고는 끝이다.

 

소장은 공중전화로 내게 전화를 한것이다.

이렇게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다니.

나역시도 내가 당한 것이 아니라, 사무실 언니가 당했고 그냥 말로만 들었다면

도저히 믿지 못할 일이었다.

 

기사님은 소장이 미친거 아니냐고

그때 내가 있었더라면 한대 패줬을꺼라고

힘들면 일찍들어가라고

 

그렇게 내가 퇴근할때까지 내 말을 들어주고 위로를 해줬다.

난 집에 돌아와서도 내가 멀 잘못한건가만 생각했다.

오로지 내가 잘못했을꺼라는 생각만 했다.

 

그때 소장의 문자메세지가 도착했다.

"좋은주말, 즐거운 응원 홧팅!! 언제나 밝게 이쁜아가씨"

이 메세지를 보면서 난 내가 들떨어진 년이라는걸 확신했다.

어쩜 이리도 사람보는 눈이 없는지.

어디서 그런 믿음을 보였는지.

어쩌자고 그리도 남자를 모르는지.

 

안전기사님이 그런다.

남편이랑 살면서 남자를 그렇게 모르냐고

두번째는 왜 들어갔냐고

자기가 올때까지 조금만 참지 왜 거길 또 들어가서 소장한테 빌미를 남기냐고

 

나?

나는, 나는 말이지 소장님의 따님이 너무도 부러웠다구.

단지 그것 뿐이라고

나는 말이지.... 나는

내 아버지가 못해주셨던거 그거 전부를 원한것도 아니고...

그냥 조금만 조금만 그런기분을 느껴보고 싶었던거 뿐이라구.

그분이 따님을 향해서 웃으시고,

우리앞에서 따님 이야기하시면서 부드러워지는 눈빛을 보면

아... 저런게 부성애로구나...

그게 너무 부러웠을 뿐이야.

자꾸만 잘해 드리고 싶고, 좋은거 있으면 먼저 알려드리고 싶고,

회식때 맛난거 있으면 가만히 밀어드리고 싶고,

계절좋을때 놀러가자시면 무조건 찬성해 드리고 싶고,

체육대회때 소장님 응원만 죽어라 하고 싶고,

약주 좋아하시는거 아니까 술자리있으면 꼭 소장님 떠올려지고

난 그랬다.

 

나만 그랬다구.

나만....

 

내가 멍청해서 소장님을 잃어버린거 같아서

내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누가 알아줄까.

내가 조금만 눈치가 빨랐더라면 이런일 없었을텐데...

소장님 어색해서 나 내치시면 어쩌나 하는 생각뿐인데.

이런내가 미친거 같아서 더 미칠것 같은데...

웃기는건 먼지 아니.

그래도 그래도

남편한테는 차마 말을 못하겠는거야.

내가 얼마나 자랑 했는지 아무도 모를껄.

남편한테 말하면서 제발 이런아버지가 되라구.

얼마나 구박했는데.

울 소장님 만큼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매일같이 빌었단 말야.

이 미친년은

그래도 마음속에선 이 이야기 하면

당장 그만두라고 할까봐...

머가 이리도 어리석은지 아닐꺼야 아닐꺼야 하면서

실수하기 전의 소장님으로 돌려 놓고 싶은거...

그거야. 

난 그전에 사장이 내게 그랬을땐 아무렇지도 않았어.

밉지도 않고, 전화끈고 나면 기억에도 남지 않았어.

그런데 갑자기 그 사장얼굴이 떠오르면서

소장님의 얼굴이 겹쳐지네.

왜 같은 사람으로 보이는 거야.

왜..

내가 미쳤나봐

제발.....

내가 잘못했다고 그러는 사람들 있다면 속상하더라도

수긍하고 싶은게

차라리 그래.. 차라리 내 잘못이라고 했음 좋겠다

 

나의 절대적 신임이 이렇게 가벼운 것이었을까.

나의 신앙이 이렇게 보잘것 없이 내팽겨 쳐질 것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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