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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만큼 행복할때>-3

네시사십오... |2006.06.27 20:54
조회 573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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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맡고 있는 사건들 상황 보고해봐.

김형사부터..

수사5반의 회의 상황이다. 민석아 볼펜을 돌리며 말했다.

-어제 의뢰가 들어온 사건인데요..김치 도난 사건이요..

-어 그래..

제법 진지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옆집에 사는 동생이 가져간걸로 밝혀졌어요. 말한다는 걸 깜빡했대요.

-다행이군... 그 아줌마 그거 인삼넣고 정성들여 만든 김치라고 꼭 범인 좀 찾아달라고 했었잖아..

-그러게요..동생이 먹은 건 괜찮대요..

-다음은..

이번엔 연희가 수첩를 보며 말했다.

-음란전화건 있잖아요. 20대 여자가 혼자사는 방에 매일밤 10시에 전화가 걸려온다는거요..

-그래...

-번호추적했더니..남자친구로 밝혀졌어요. 자기 여자친구가 어떤 성취향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었대나.뭐래나..

-그자식..그거 변태 아냐? 그래서 피해자는 뭐래..당장헤어지라 그러지 왜..

-안그래도..남자친군거 알고..경악을 하던데요.. 뻥 찰거라고 하더라구요..

-잘됐군..

이번엔 만수의 눈빛이 늦게 출근한 향순에게로 옮겨 갔다.

향순은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만수가 눈치빠르게 대처를 했다.

-그래..어쨌든 다들 수고했고 최형사랑 김형사는 수사3반에서 지원요청 했으니까 지금 거기로 가도록 해..

그리고 ...정형사는 나 좀 보고..

만수가 향순에게 따라나오라는 손짓을 보냈다.

-또 지원이야?..우리 이리저리 너무 돌려지는 거 아냐?.

연희가 푸념삼아 말을 던졌다.

-반장님이 일부러 그러시는거 같애. 큰사건들 맡는 딴반에 가서 많이 보고 배우라고..

솔직히 김치도난이나..음란 전화추척 같은 사건들이나..맡는..우리반에선 발전이 없잖아..

훗.근데 반장님 향순선배 감싸는 거 봤냐..따로 불러내기도 하고 말이야..요즘 사이가 심상치 않아.

지금 무슨얘기 하고 있을까..

민석의 호기심 어린 말에 연희가 찬물을 끼얹졌다.

-심상치 않긴..지금쯤 애들얘기하고 있을거야..요즘 아이의 진로때문에 향순선배 걱정하는 것 같더라구..그래도 한때 부부였는데.. 자식들에 관해선 함께 의논해야지...

반장님은 몰라도 향순선배는 재결합 같은건 꿈도 꾸지 않아.

-에이 잘됐으면 좋겠는데..두사람..

-그건 나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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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이길 수 없으면 친구가 되면 돼 ...

유민은 아침에 연희와 나눴던 대화가 생각났다.

아침밥을 먹을때 연희가 유민에게 물었었다.

-아직도 걔네들이 너 괴롭히니?

-학교 안에서만요... 여기로 이사온 후에는 집을 몰라서 그런지 찾아오는 일은 없어졌어요.

-내가 그러지 못하게 할까?

유민이 단호히 말했다.

-아니요. 제가 해결할래요..

-어떻게?

그러자 유민이 한숨을 푹 쉬며 말한다.

-아직은 방법을 모르겠어요.

-그럼 지금처럼 계속 당하고 있겠단 말이야? 죽을만큼 아프다면서.

-그래도 혼자 해결하고 싶어요..어떡해서든..

무슨방법이 없을까요? 나혼자..그고통에서 벗어날 방법이?
생각 좀 해봐요..당신이.어서 나에게 희망을 줘봐요.

-니가 이기면 되겠네..걔가 너한테 못덤비도록..이기면되지.

-네? 그게 말이 돼요? 현석이가 싸움을 얼마나 잘하는데요..

-그래? 결코 갤 이길 수 없단 말이니?

-당연하죠..

-그럼 친구가 되라.

적어도 친구를 괴롭히지는 않을테니까..

적을 이길 수 없으면 친구가 되면 돼..

희망이 됐니?


유민은 자신의 최대의 적인 현석과 친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연희에게도 말했듯이 학교 짱인 현석을 이기는 건 불가능하니까.

유민은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우리 친구하자

-이새씨가 미쳣나 나 너같은 새끼랑 친구할 생각없어.

현석은 가소롭다는 듯 유민을 밀치고 지나갔다. 유민이 힘없이 땅바닥에 쓰러졌다. 이러기를 벌써 다섯 번째..

-나랑 친구 왜 안하겠단 건데.

민석이 현석을 앞을 가로막고 물었다.

-야 그걸 몰라서 물어? 내가 뭐가 아쉬어서 너같은 친구를 둬..너같이 기집애 같은앨.

넌 단지 내 돈줄일 뿐이야...잔말말고 돈이나 가꾸와 이새끼야! 맞고싶지 않으면..

현석은 유민의 배를 강타하고 유유히 사라졌다.

통증이 오는 배를 움켜쥐며 유민은 생각했다..

친구가 될 수 없다면..한가지 방법밖에 안남았네...널..이기는 것..

어렵겠지만...무슨수를 써서라도 널 이겨주겠어..반드시.

그후로 유민은 권투체육관을 다니기 시작했다. 앉아서 그림만그릴줄 알았지,운동같은 거엔 별 취미가 없던 그였지만 강해지고 싶었다. 강해져서 자신을 괴롭히던 현석을 시원히 때려주고 싶었다. 유민은 밤낮없이 운동에 매달렸다.

역시 노력하면 무엇이든다 이루어지나 부다. 유민의 몸에 힘이 붙기 시작햇다. 밋밋햇던 배는 근육이 붙어 단단해졌고 팔에도 알통이 생겻다. 성실히 권투도장을 다닌결과, 남들이 흔히 말하는 격투에도 웬만큼 자신이 생겼다.

-야 이우민 너 많이 쎄졌는데 처음엔 비실비실 기집애 같더니 여느 학교 짱과도 맘먹겟는걸..

스파링을 보고 관장이 한마디 한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김현석 니가 나한테한 짓 모두 복수해주고 말거야..'

유민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보며 다짐했다.


#

연희는 요즘 유민이 이상하단 생각이 들엇다.

화실이 아니라 체육관을 다니는 것도 그렇고, 방에 있던 미술작품들을 다 떼어버리고 대신 이소령의 사진들로 온 벽을 도배한 것도 그랬다.

밤에 돌아오면 각종이종격투기시합을 보고 있고, 비디오도 옛날에 보던 멜로가 아니라 액션만 빌려왔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예전에 유민인 집에 돌아오면 집도 다 치워놓고 식사까지 만들어놓고 연흴 기다리는 가정적인 남자였는데..

지금은 집도 온통 난장판이고 밥은커녕 설거지조차 하려고 하지 않앗다.

-야 너요즘 이상해진 거 같애.

참다못한 연희가 한마디 했다.

-이상해진게 아니라 남자다워진거 아니겠어요.솔직히 예전엔 너무 기집애 같았잖아요.

저 체육관 갔다올께요

그리고 횅하니 나가버렸다. 이것도 달라진 점이었다. 예전엔 연흴 혼자두고 절대 밖에 나갈질 않았었다. 연희가들어오면 모든시간을 그녈 위해 투자했었다.

-유민아 빨리와봐 연속극 나온다.

야 지금 나올라 그래 빨리

하지만 유민은 꼼짝도 안하고 컴퓨터만 들여다 보고 있다.

그리고 심드렁하게 말한다.

-저 그딴 드라마 안봐요. 내가 무슨 기집애도 아니고.. 저그냥 격투기 챔피온전이나 볼래요

연희는 어이가 없었다.

참! 옛날에 녹화까지 해서 볼땐 언제구..

하지만 연희는 특별히 자신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한 유민에게 터치하지는 않았다.

그냥 유민을 지켜보기로 했다.

-언젠가 자신이 아니다 싶으면 그만두겠지

연희는 유민의 판단력을 믿었다.

유민은 점점 더 자신의 바람대로 남자다워졌다.

옷스타일도 예전엔 깔끔한 면바지에 남방을 많이 입었는데 언제부턴가 헐렁한 힙합바지나 군복바지 딱 붙는 런닝 종류를 선호했다.

가방도 옛날에 매고 다니던 배낭이 아닌 옆으로 매는 스포츠 가방으로 바뀌었다.

-야 학교 갈 준비 다했어?

-네

연희는 유민의 모습이 참 가관이라고 생각했다.. 넥타이는 일부로 조금 푸르고 교복자켓도 단추를 다 열어제끼고...도대체 남자다워지려는건지, 불량스러워지려는건지..

-가방 새로 샀나부네 옛날 것도 괜찮았는데 깔금하니.

-솔직히 옛날껀 너무 기집애 같았잖아요.

연희는 어이가 없었다. 말끝마다 기집애 기집애

-가방에 가슴이 달린것도 안니데 뭐가 기집애 같아??


#

유민은 이제 만발의 준비를 갖추었다. 이제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기회만 찾아오면 된다. 그리고 기회는 자연스럽게 마련되었다.

-야 이유민~

조롱하는 듯한 목소리 김현석이다.

-이자식봐라 가방바꾸고 교복그렇게 입으면 기집애같은 게 어디가냐? ㅋㅋ

유민은 현석을 무섭게 쏘아보았다.

-다시한번 말해봐.

-어~ 이게 째려보는 것좀봐..누가 그러면 무서워 할줄 아냐..

너 기집애 같다구.기집애.

-그 입 닥치지 못해?

유민은 온 몸을 실어 현석에게 주먹을 날렸다. 현석은 저만치 나가떨어졌다. 현석의 얼굴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정작 당황한건 유민이었다.. 자신의 주먹이 이렇게 쎘던가 유민은 자신감이 붙었다.

-나 예전에 이유민이 아니야. 나 얕보는 놈들 다 죽여버리겠어.

유민은 내침김에 현석을 향해 발차기를 날렷다. 현석은 다시한번 나가떨어졌다.

현석은 정신이 없었다. 정말 앞에 있는 녀석이 예전의 이유민 맞던가.

현석은 다시 몸을 추수렸다.

'그래도 내가 이학교 짱인데 고작 저런애한테 짓밟히면 안되지.'

현석은 공격자세를 취하고 주먹을 날렸다. 하지만 분명 유민을 향해 정확히 날렸는데 손에 느껴진 감촉은 바람뿐이었다. 그리고 배의 통증을 느끼며 앞으로 꼬꾸라 졌다. 유민이 재빨리 현석의 주먹을 피해 회심의 강펀치를날린 것이다. 현석은 바닥에서 쉽게 일어서지 못했다. 괴로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유민은 이기회를 놓치면 안된다고 생각햇다. 이대로 계속 밀어붙쳐야 상대를 완전히 넉다운 시킬수 잇다. 유민은 그동안 자신이 보았던 무수한 격투 경기들을 떠올렸다. 상대가 약해져 있을 때가 최대의 공격기회이다. 이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케오 다운을 얻어낼 수 있다. 유민은 강한 승부욕으로 현석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벽쪽으로 밀어붙쳤다. 거의 무방비상태인 현석을 향해 마지막 펀치를 날리려는데 공포에 질린 그의 눈과 마주쳤다. 순간 유민은 예전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위치만 바뀌었지 현석의 모습은 예전 자신의 모습이었다.

'이자식도 지금 죽을 만큼 괴롭겟지 그때의 나처럼?'

순간 현석의 멱살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민은 고개를 흔들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아니야 이유민 마음약해지지마 니가 얼마나 이순간을 기다려왔어. 곧끝나 한방이면 이자식 이길 수 있어'

다시 유민은 현석을 향해 펀치를 날렸다. 현석은 눈을 질끔감고 앞으로 다가올 고통을 맞이하고 있었다. 무서운기세로.적을향해..곧장 날아가던 유민의 주먹은 현석의 뺨을 가볍게 스치며 벽에 닿앗다. 주먹에서 피가 흐르는데 유민은 그것을 느낄새도 없이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흐느꼈다.

-너 그때 날 왜그렇게 때렸던 거냐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줄 알아? 내가 널 이길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냐구..

겨우 이따위 기분 때문에? 김현석 너 정말 나랑 친구하기 싫으냐.. 우리 그냥 친구하면 안되겠냐..널 때리면 무지 통쾌할줄 알았는데 나 지금 기분이 너무 더럽다. 이기는게 이런 기분이라면 나 더 이상 누굴 이기고 싶지 않아. 적이든 뭐든. 우리 그냥 친구하면 안되겠냐.

유민은 그대로 쓰러져 대자로 누워버렸다.

현석은 모든 상황이 당황스럽기만 했다. 이새끼 도대체 어떤놈이야..이모든 일들과 유민의 행동등 모든걸 정리할 새도 없이 웅성웅성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어? 벌써 상황 종료됐네..

그럼그렇지 현석이랑 유민이랑 게임이 되겟냐.. 보나마나 현석이가 한번에 케이오 시켰겠지.

저자식이 죽을려고 환장했나. 감히 누구한테 덤벼? 기집애 같은게..

아이들은 현석이 서있고 우민이 쓰러져 있는 광경만 보고 제멋대로 이야길 지어냈다.

현석은 황급히 상황을 수습해야 햇다.

자신이 명세기 학교 짱인데 애들마저도 깔보는 유민이한테 맞았다는 사실을 그대로 말한다면 분명 웃음거리가 될게 뻔했다. 어떻해야 하지..

현석은 바닥에서 꼼짝 않고 있는 유민의 멱살을 잡아 억지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친구들이 들을 수 없는 귓속말로 재빨리 속삭였다..

-야 그래 니말대로 우리 친구하자. 그대신 부탁좀 들어주라. 내 체면좀 세워줘.

우민은 고개를 끄떡였고 현석은 재빨리 큰소리로 연기에 들어갔다.

-야 이새끼 한번만 더 까불면 아주 죽는다.

그리고 멱살을 세차게 뿌리쳤다..

우민은 또 그대로 땅바닥에 내평켜 쳐졌다.

-현석아 떡볶이나 먹으러 가자.

아이들은 현석이를 앞세워 모두 사라져 갔다.

유민은 땅바닥에 누워 하늘을 보았다. 금새 그 하늘은 연희의 얼굴로 뒤덮여졌다.

-당신말이 틀렸어요..

적을 이길 수 있어야만 친구도 될 수 있는거에요.

유민은 웃음이 나왔다. 예전의 그 기집애 같은 웃음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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