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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될사람은

민영미 |2006.04.08 17:17
조회 1,318 |추천 10



내 남편될 사람은..
월급은 많지 않아도 너무 늦지않게 퇴근할수있는
직업을 가진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퇴근길에 동네슈퍼 야채코너에서
우연히 마주쳐 핫~하고 웃으며
저녁거리와 수박 한통을 사들고 집까지
같이 손잡고 걸어갈수 있었음 좋겠다.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 그날있었던
열받는 사건이나 신나는일들부터
오을 저녁엔 뭘 먹을지...
시시콜콜 한것까지 다 말하고
들을수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들어와서 같이 후다닥 옷갈아입고 손만씻고
한사람은 아침에 먹고 난 설겆이를 덜그럭덜그럭하고
또 한사람은 쌀씻고 양파까고
배고파~해가며 찌개간도보는
싱거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다 먹고나서 둘다 퍼져서 서로 설겆이를 미루며
왜 니가 오늘은 설겆이를 해야하는지...
서로 따지다가 결판이 안나면 가위바위보로
가끔은 일부러, 그러나 내가 모르게 져주는...
너그러운 남자였으면 좋겠다.

주말저녁이면 늦게까지 티브이채널 싸움을 하다가
오밤중에 반바지에 슬리퍼를 끌고
약간의 서늘한 밤 바람을 맞으며
같이 비디오 빌리러 가다가
포장마차를 발견하면 누구 먼저랄것도없이 뛰어가
떡볶이에 오뎅국물을 후룩후룩~
너더먹어~ 나 배불러~ 해가며 게걸스레 먹고나서는
비디오 빌리러 나온것도 잊어버린채
도로 집으로 들어가는
가끔은 나처럼 단순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어떤땐 귀찮게 부지런하기도 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일요일 아침...
아침잠에 쥐약인 나를 깨워 반바지 입혀서
눈도 안 떠지는 나를 끌고 공원으로 조깅하러가는
자상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오는길에 베스킨라빈스 미들러
파스타지오 아몬드나..체리 쥬빌레나..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콘을 두개사들고
"두개중에서 뭐 먹을래?"
묻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약간의 구식이거나 촌스러워도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
어머님의 아들이었으면 좋겠다.

가끔 친엄마한테하듯 농담도하고,
장난쳐도 버릇없다 안하시고,
당신아들 때문에 속상해하면
흉을봐도 맞장구치며들어주며
그런 시원시원한 어머니를 가진사람.
피붙이같이 느껴져 내가 살갑게 정붙일수있는 그런
어머니를 가진사람.

나처럼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를닮은듯 나를 닮고 날 닮은듯 그를 닮은아이를
같이 기다리고픈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아이의 의견을 끝까지 참고들어주는
이해심많은 아빠가 될수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어른이 보기엔 분명 잘못된 선택이어도
미리 단정지어 말하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줄수있는사람.

가끔씩 약해지기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잠든새벽 아내와둘이 동네 포장마차에서
꼼장어에 소주 따라놓고앉아
아직껏 품고있는 자기의 꿈얘기라든지
그리움담긴 어릴적이야기라든지
십몇년을 같이 살면서도 몰랐던 저 깊이 묻어두었던 이야기들을...
이젠 눈가에 주름잡힌 아내와
두런두런 나누는 그런 소박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던져버리지 않는
고지식한사람이었음 좋겠다.
무리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지켜나가는 사람.
내가 그의 아내임을 의식하며살듯,
그도 나의 남편임을 항상 마음에 새기며 사는사람.

내가 정말 사랑하지 않을수없을것 같은 그런사람.
그런사람이었음 좋겠다....^^








추천수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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