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 30여초의 동영상.
나는 동영상을 보면서 가슴이 뜨거워졌다.
내 바로 뒷세대들이, 겨우 1년 차이인데 아무런 죄도 없이 정부-대학-학원의 교묘한 이익 조정에 그대로 희생되어야만 한다는 현실 때문에. 그리고 그들의 울분은 우리들의 상상을 훨씬 초월한 것이었기 때문에.
-기성 세대의 입장에서 보면 동영상의 표현 수위는 꽤 과격하고 극단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장담하건대 현 '죽음의 트라이앵글 세대'의 울분은 이 동영상에서 100분의 1, 아니 1000분의 1도 표현되지 못했다.
대한민국 교육정책에 '교육'은 있는가? 나는 '없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적어도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 교육이란 사회적 신분 상승의 수단, 돈줄, 선거 정책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이익 집단들의 이해 관계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교육 정책에서 정작 '수요자'인 학생들은 애초에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다.
만약 학생들의 피맺힌 절규를, 목숨까지 내던질 정도의 절박함을
조금이나마 헤아려줬다면 이렇게 학생들을 한계로 몰고 가는 이름만 좋은 대한민국의 교육은 지금쯤 발을 붙이지도 못했을 것이다.
아니, 적어도 발을 붙이고 있다가도 한 발짝은 뒤로 뺐을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고통은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면 심해졌지,
덜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각설하고, 나는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에게 이 동영상을 진지하게 한 번 진지하게 봐 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내가 열마디 백마디 교육혁명의 당위성에 대해서 열내며 떠들어대도 이 동영상을 보고서 얻을 수 있는 충격에는 비할 수 없다.
부디 그들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공감해주기 바란다.
하나 맘에 안 드는 점이 있다면, 이 동영상에 대한 일부 기성 세대들의 반응이다.
자기 욕하는 데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으랴마는, 생사가 걸린 학생들의 절규를 평소에는 자기들 편의대로 외면해오다가 동영상으로 인해 논의가 시작되자 그들의 변명이랍시고 하는 말들의 요지가 이렇다.
'우린 너희 때보다 더 심했다. 요즘 애들은 인내심도 없나. 참고 견뎌라.'
그러니까 그들은 쉽게 말해 '내가 당했는데 너희가 안 당하면 안 되지'라는 일종의 뒤틀린 복수심리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당한 만큼 당해봐라'라는 식으로.
할 말이 없다.
정말로 할 말이 없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고, 자신들의 힘든 시기는 지나갔으니 자신들과 직접적으로 관계되어 있지 않다면 그 누가 얼마나 더 고통을 받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자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이 이미 사회에 진출해 한자리씩 맡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짜증부터 난다.
그들의 자식들이 뒤틀린 교육정책의 압박에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내던질 때에라야 비로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깨달을 수 있을까?
한국교총의 대변인이라는 사람은 "이 동영상이 학생들을 자극해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왜 분노하고 있는지, 왜 울분을 꾹꾹 눌러참고만 있는지는 알지 못하고 단지 극단적인 행동이 일어날까봐 겁내고 있는 것일까?
학생들의 분노는 사실 언제라도 극단적인 행동이 일어날 수 있을 만큼 충분하다. 이 동영상은 고작해야 기폭제 정도라는 것이다.
학생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채로 이런 동문서답이나 해쌌는 단체가 다름아닌 교사들의 단체라고 생각하니 문득 교사가 되고자 하는 내 장래희망에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이미 유명 포탈 사이트에 퍼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파급효과는 상당하리라 나름대로 기대하지만,
포탈 사이트를 자주 안 가는 분들을 위해
아래에 주소를 옮겨 놓는다.
아무쪼록 보고 그들의 고통을, 절규를 조금이나마 나눠주길 바란다.
(Mgoon 블로그)
http://mulpi.mgoon.com/gieundiet/V166248
-문학포탈 사이트 조아라(http://www.joara.com)의 '나의생각' 게시판에 올렸던 글을 링크 하나 추가하여 이 게시판으로 옮겨 보았습니다. 공감하시는 분들은 스크랩해가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