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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y Eye] Chapter #3

김기훈 |2006.04.08 18:13
조회 34 |추천 0

2006년 4월 8일

 

 

  HUE에 술마시러 갔다왔다. 21살이라는 그녀와 대화를 하고 나면 왠지 모르게 세상 근심걱정이 다 사라지는 듯 하다. 한없이 맑은 웃음과 음악에 취해 고개를 자주 끄덕이는 귀여움. Jazz를 좋아하냐고 물어봤다. 조용한 노래 (진부적 발라드 제외)는 좋아한다고 한다.

  다시금 나의 삶에 힘을 불어넣어준 그녀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다시 나의 미래를 확정짓는다. 프로겜블러가 아니면 분위기 좋은 Bar의 사장이 되기로. 그때까지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아있을 것이다. 하찮은 나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준 그녀를 위해서라도..

  나이 : 21세 (빠른생일)

  한성대 2학년 국문과

  다음에 가면 이름과 연락처라도 물어봐야겠다.

  My funny valentine

  마치 Cowboy Bebop의 발렌타인이 된 기분..

 

 

 

2006년 4월 9일

 

 

  잠이 오지 않는다. 몸은 피곤해 죽겠다. 잠은 오지 않는다. 몸은 피곤해 죽겠는데... 왜일까?

  아직 혼자만 남겨지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것일까. 난 혼자가 편하고 좋다고 생각해 왔는데 왜 잘때마다 외롭다는 생각이 계속 들까. 거의 20년동안 형과 같이 지내다가 혼자가 되어서일까. 잠을 잘 잘때도 있었는데 이젠 잘 시간이 되면 겁이 난다. 뜬눈으로 밤을 새워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럽다.

  왜 평일은 시간이 빨리 가고 주말엔 이토록 지겨운걸까, 왜 혼자서 고독을 즐긴다면서 끝없이 반려자를 찾을려고 하는 것일까, 또한 왜 사는것이 때로는 너무 즐겁고 때론 죽고싶어 환장하는 것일까, 그렇게 이별의 고통을 알면서도 다시 사랑에 목말라 하는 것은 왜일까. 도대체... 도대체...

  왜...

 

  오른쪽 머릿속이 아프다. 마치 뇌가 어디에 긁힌 것 처럼. 고개를 돌릴 때마다 신경을 건드린다. 누가 상처를 냈지? 나인가?

  왜 사람들은 정신병자나 거지, 혹은 다른나라 사람을 싫어할까. 왜 자신과는 다른 남을 부정하는 것일까.

  어쨌든 지금의 나는 무척이나 애정에 목말라 있는 듯 하다. 예전에 여자친구가 있을땐 우울증 거의(아예 없진 않았지만) 없었는데 말이지.

  변한다. 사람이 변한다. 변했다.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아니면 이렇게 좋고 나쁨을 구분하려고 하는 내가 어리석은 것일까. 그건 그렇고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만약에 있다면 참 황당해 할 것 같다. 라면에 스프대신 후추를 넣은 것처럼. 아니, 후추를 넣으면 더 맛있을 수 도 있겠다. 우유나 치즈도 넣어먹는데 말이지.

  그런데 김진표, 채림은 왜 이혼했을까. 역시 사람사는일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사정. 그 사정이라는게 너무나도 미묘해서 말하기 전에는 모르는 것. 대화 중 '사정이 있다'라는 말로 모든 말을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사정. 때로는 알고싶기도 하고 때로는 무시하고 싶은 알 수 없는 그녀의 사정. 그 사정이야 어쨌든 이 펜은 잘 써져서 글쓰는게 재미있다. 단지 배가 조금 고파서 지금 나의 '사정'이 안좋을 뿐.

  그나저나 모두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병은이, 민우, 해성이, 형수, 동윤이, 기현이, 용태, 백조, 준영이, 가현이, 정대형, 우리 형, HUE에 알바하는 그녀, 교수님, 재혁이, 석현이, 성영이형, 소라노나, 현미, 김미란 선생님, 김민혜 선생님, 203병동 사람들, 종화, 동욱이..

  으.. 더이상 생각나는 사람이 없네. 그 외 나와 인연이 있었던 사람들..

 

  조금 있으면 내 생일이다. 하지만 여태껏 제대로 한번일도 축하를 못 받아봤다. 인생 헛살았나..

  생일날 HUE에 가서 술이나 마실까 친구들 부를까 아니면 태어난지 만 21주년 기념으로 죽어버릴까.

  아직도 머리가 아프다.

  이제서야 난 알았다. 내가 진정 하고싶은것이 무엇인지.

  피곤하다. 자고싶은데..

  이나영누나 이영은누나 실물로 보고싶다. 손 한번이라도 잡아보면 소원이 없겠다.

  내몸에선 여성호르몬이 분비되나보다. 이 이른 나이에 우울증도 걸리고 봄도 타는 것 같고 감수성도 예민하고.

  빨리 여름이 되면 좋겠다.

  냉면 먹고싶어 죽겠다.

 

  나의 가명을 정했다. 이 책의 제목이 될 지도 모른다.

  Inspiration = 영감 이다. 늙은 영감 말고 마음속에 떠오르는 영감.

  홀수번째 글자만 따면 Isiain이 된다. 이지아인. 난 그렇게 몇년동안 이 단어를 썼다. 이젠 명확하게 정해야 겠다. 이지아인≒이지아이(Easy Eye).

  정했다.

  이제부터 나의 활동명은 Easy Eye다. 쉬운 눈. 쉽게 보는 눈. 보이는 것이 다인듯한 세상사람들. 그들을 비판하고자 하는 나. 하지만 나 역시 눈에 보이는 것을 믿는 사람.

  어쨌건 이제 역설적으로 난 Easy Eye다.

 

  오늘은 기분이 좋아. 랄랄라 라랄랄랄라.

  밖에 산책이라도 갈까요?

  황사 시바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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