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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의‘흡혈귀’ 모기

이시원 |2006.04.15 13:58
조회 63 |추천 0
고성능 냄새 감지 레이더로 20m 밖에서도 젖산 감지
신진대사 활발한 사람이 더 잘 물려

(전문게재)

기상청 예보에 의하면 올해는 예년에 비해 기온이 높을 전망이다. 모기는 변온(變溫)동물로 체온이 외부온도에 영향을 받으므로 기온이 높을수록 체온이 올라가 대사 활성이 활발해져서 성장과 번식 속도가 빨라진다. 3㎎밖에 안되는 가냘픈 몸매의 모기는 1억년 전 중생대부터 지금까지 지구의 세찬 변화를 이겨낸 생태계의 또다른 강자(强者)다. 과연 무엇이 모기의 끈질긴 생명력을 지속해 주는 것일까?

◎ 일대기
모기는 알, 유충(장구벌레), 번데기, 성충의 네 단계를 거치는 완전변태의 생활사(史)를 갖는데, 물 위에 낳은 알은 2일 내에 부화해 유충인 장구벌레가 된다. 모기의 유충기간은 약 1~2주 정도. 그동안 4번의 허물을 벗으며 자란 후 번데기가 된다. 다른 곤충들과 달리 2~3일 간의 번데기 상태에서도 자유롭게 헤엄을 친다. 장구벌레나 번데기는 물 속에 살지만 물 밖으로 숨관을 내밀어 호흡을 한다. 성충이 된 모기는 1∼2일 내에 교미를 하는데, 수컷 모기는 3m 내외의 공중에 수십에서 수백마리가 모여 정지비행을 한다. 초당 250~500번의 날갯짓에서 나오는 비행음은 종(種)에 따라 파장이 다르므로 같은 종인지를 감지하여 암컷과 만나 교미를 한다. 교미 후 바로 흡혈(吸血)에 나서는 암컷은 정충을 보관하는 주머니가 뱃속에 따로 있어서 매번 알을 낳을 때마다 저장된 정충을 이용하므로 다시 교미할 필요가 없다.
▲ 흡혈한 빨간모기흡혈 후 난자가 충분히 자랄 때까지 2~3일 간 휴식을 취한 암컷은 물을 찾아 산란을 한다. 암모기는 약 1개월 정도 생존하며 보통 3~7회의 알을 낳는다. 한 번 낳는 알의 수는 100~150개. 따라서 모기 어미는 평생 500~700개 정도의 알을 낳게 된다. 산란 장소는 종에 따라 다르고 먼저 물 맛을 본 후에 자손들이 안전하게 양질의 먹이를 먹고 자랄 수 있게 한다. 일본뇌염 매개모기와 말라리아 매개모기는 논, 농수로, 미나리꽝, 못 등지에 많이 산란하고, 도시에서 가장 흔한 종류인 빨간집모기는 생활오수가 많이 섞인 개천과 하수, 보일러 폐수, 정화조, 방화수 등지에서 번식한다. 숲속이나 해안가에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흡혈하는 숲모기들이 많은데, 이들은 나무 구멍의 물, 낙엽 위에 고인 물, 염분이 약간 있는 해안가 인근의 바위 웅덩이 물에 산란한다.

▲ 빨간집모기(좌),흡혈한 숲모기(가운데),일본뇌염 매개모기(작은빨간집모기)성충◎ 피를 빠는 이유
흡혈귀처럼 동물의 피를 빠는 모기는 암컷이다. 알 성숙을 위해서는 암수 모기의 먹이인 식물의 당즙이나 꿀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암컷은 난소의 알에 동물성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 흡혈 전선에 나선다. 따라서 피를 배불리 먹으면 알을 낳는 개수도 많아진다. 더듬이에 털이 많아서 암컷과 쉽게 구별되는 수컷 모기는 피부를 뚫을 만큼 주둥이가 발달하지 못한다. 모기는 자기 몸무게의 2~3배에 해당되는 3~10㎎의 피를 뱃속에 채우는데, 배 안쪽으로 여분의 주름이 있어서 한 번에 많은 양의 피를 저장할 수 있다. 피를 빤 모기는 가까운 곳의 벽, 나무, 풀 등에 착륙해 휴식을 취하며 소화를 한다.

◎ 냄새 레이더를 이용한 사냥
모기는 흡혈 대상을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데, 사람이 호흡할 때 필연적으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땀의 주성분인 수분, 젖산, 아미노산 등의 체취를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 모기는 1~2m에서 사물을 겨우 볼 수 있는 근시이지만, 젖산의 경우는 20m에서도 냄새를 감지할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는 10m에서도 감지가 가능하고, 근거리에서는 체온과 체습에도 유인된다. 모기는 더듬이 아래에 있는 ‘촉수’라는 예민한 감각기가 있어서 각종 화학물질을 감지한다. 모기가 발이나 얼굴에 몰려드는 것도 발에서 젖산이 많이 배출되며 얼굴엔 호흡시 이산화탄소를 내기 때문. 나이가 어릴수록 모기의 유인을 받기 쉬운데, 이는 어릴수록 신진대사 작용이 활발하여 몸에서 많은 유인물질들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모기에게 잘 물리는 사람은 땀을 많이 배출했거나 신진대사 작용이 활발하다는 증거.

◎ 스텔스 흡혈 전략
모기에 물리는 순간 아픔을 느끼지 못하다가 나중에야 가려움을 느낀다. 모기가 흡혈할 때는 6개의 침돌기(흡혈관, 타액관, 톱날침 1쌍, 가는침 1쌍)를 사용한다. 이 중에서 직경이 가장 큰 것이 흡혈관(상순)인데, 직경은 20~60um로 이 정도의 굵기로는 피부를 뚫을 때 신경을 건드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침돌기가 들어오는 것을 감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모기의 침샘에 의해 생산되는 타액은 흡혈하기 전에 몸 안으로 주입되는데 이때 말라리아 원충이나 뇌염 바이러스가 몸 안으로 들어간다. 모기의 타액은 약 20가지의 아미노산, 소화효소, 혈액항응고 성분이 있다. 물린 후 가려움증은 이러한 이물질 (항원)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다. 모기의 뱃속에는 두 종류의 위장이 있는데,  목구멍에 해당하는 부위에 ‘구강도 밸브’라는 판막이 있어서 흡혈한 혈액은 바로 위장으로 들어가게 하고, 식물의 당즙은 ‘구강도 밸브’를 조절, 등과 배에 있는 ‘맹낭’이라고 하는 저장탱크 속에 들어가게 한 후 필요할 때마다 꺼내 소화시킨다.

◎ 물리지 않는 방법
창문에 설치한 방충망에 구멍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한다. 2㎜ 정도의 구멍이 생기더라도 모기는 들어갈 수 있다. 또 방충망과 벽이 만나는 곳의 틈도 모기가 자주 이용하는 출입구이다. 이때는 실리콘을 이용해 틈새를 막고, 주위에 모기 기피제나 살충제를 수시로 뿌려준다. 출입문에 붙어 쉬다가 문을 열 때 들어오는 경우도 있으므로 미리 모기 기피제나 살충제를 출입문과 주위에 뿌린다. 출입문 밖에 방충문을 설치하는 것도 한 방법.

건물에 유독 모기가 많이 발생하면 대부분 보일러실이나 근처 하수구와 정화조가 근원지이다. 특히 보일러실이 있는 경우, 폐수 탱크 내의 물이 산란장소가 된다. 따라서 폐수 탱크의 물을 주기적으로 배수시키거나 모기 천적인 미꾸라지 한두 마리를 약간의 먹이와 함께 넣어두면 해결된다. 집안에선 화분 물받이에서도 모기가 산란하므로 물이 고이지 않도록 자주 비운다.

산에서 몰려드는 모기를 쫓기 위해 팔을 휘젓는 행동은 도움이 안되며, 약국에서 모기 기피제를 구입하여 바르는 것이 좋다. 모기는 주로 해질녘부터 활동을 많이 하므로 모기에 덜 물리려면 밤에 바깥에서 활동하는 것을 피한다.

◎ 방어 전략
모기 성충은 대개 반경 4㎞까지 날아갈 수 있으나 대부분 1㎞ 이내에서 활동하며 모기의 산란 장소 주위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 따라서 모기들이 많으면 틀림없이 그 주위에 발생 장소가 있다고 봐야 한다. 가장 효율적인 모기 퇴치법은 유충 단계에서 방제하는 것이므로 집안부터 동네 주위의 물이 있는 장소는 모두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모기 유충의 서식장소는 한정되어 있으므로 장소만 확인된다면 손쉽게 수 백, 수천 마리를 단 한 번에 제거할 수 있으나, 성충으로 우화하면 1만배 이상의 넓은 면적으로 확산된다.

모기 유충방제는 수질오염을 일으키지 않고 모기만 죽이는 천적 미꾸라지, 미생물 살충제인 B.t.i. 제제와 곤충성장억제제(IGR) 등의 선택성 살충제를 사용하여야 함이 필수적이다. 미꾸라지는 하루에 한 마리가 1000여마리를 포식한다. B.t.i. 제제는 모기 유충의 위장에서만 독성을 나타내므로 다른 수서생물과 인축에는 전혀 해를 주지 않으며 거의 모든 모기 유충들이 죽는다. 곤충성장억제제는 수서곤충을 유충 단계에서 성장을 멈추게 하므로 모기 유충만 많은 오수(汚水)에 살포하면 큰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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