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자본-관료-로펌 삼각 연줄이 ‘먹튀’ 투기 펀드 만들어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위원 , 2005-10-06 오전 9:36:12
지난 9월29일 국세청은 론스타 펀드를 비롯한 칼라일, 골드만삭스, AIG 등 5개 외국 투기펀드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들 펀드의 탈세에 대해 2천148억원의 세금을 추징한다고 발표했다. 그 동안 외국 투기자본이 국내에 들어와 막대한 이득을 챙기고도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는다는 국민적 비난에 국세청이 뒤늦게나마 대응에 나선 결과였다.
그런데 국세청이 6개월간의 세무조사를 하면서 갖가지 유무형의 압박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 외국계 펀드와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 인사들이 ‘외국계 자본에 대한 세무조사는 국가 이미지를 해칠 수 있다’는 논리로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세청 내에서 ‘매국노들 참 많더라…’ 하는 독백이 흘러나왔다고 한다.
외국자본은 투명하다?
외국자본의 긍정적 역할을 내세우는 사람들의 첫 번째 논거가 외국자본은 투명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론스타의 경우는 세무조사를 나온 국세청 직원들을 실력으로 막고 세무조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론스타코리아의 한국 대표 스티븐 리(이정환, 36)는 국세청의 세무조사 발표 직전에 대표직 사임을 발표하고 미국으로 달아났다.
또 다른 논리가 외국자본은 선진금융기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탈세가 선진기법은 아닐 것이다. 탈세는 국내세법을 알아야 가능하기에 오히려 선진 탈세기법(?)을 가르쳐준 곳은 한국의 대표적 법률 사무소인 김&장 법률사무소와 삼정KPMG라는 회계법인이었다.
외국자본의 긍정적 기능을 강조하는 논리는 어떤 때는 ‘선진금융기법’ 이었다가 또 어떤 때는 ‘투명성’ 이었다가, 그것도 안 통하면 ‘국가 이미지’가 동원된다.
이렇게 탈세를 한 외국 투기자본 중, 특히 론스타 펀드가 국세청의 검찰고발에 대응하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역시 소송은 국내 최고 로펌인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잠깐 외환은행을 론스타가 불법적으로 인수한 경위를 살펴보면 국내 실력가들이 인수과정에 어느 정도의 유무형의 압력을 행사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2003년 9월26일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외환은행은 부실금융기관이 아니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바로는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하기 위해 ‘비관적 시나리오’라는 있지도 않는 추정을 만들어서, 결과적으로 BIS(자기자본결제비율)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법률 및 회계자문을 매개로 한 외국계 펀드와 국내 유력 인사들의 연줄 관계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당시 론스타 펀드의 법률자문은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맡았고, 이 로펌에 이헌재 전 부총리가 고문으로 있었다. 진념 전 부총리는 론스타의 회계를 책임지는 삼정KPMG의 고문이었다. 이들과 관료들의 검은 거래가 바로 암호명 ‘Knight Project'라는 외환은행 인수작전이었다.
2000년 9월8일 한미은행을 인수해 7천억원의 차익을 얻었다가 이번에 세무조사를 받은 칼라일 펀드의 한국대표가 김병주인데, 바로 박태준 전 총리의 막내 사위다. 그리고 삼정KPMG의 대표는 박태준 전 총리의 맏사위다.
투기자본과 국내 유력가들의 부패고리
변호사와 회계사 등 이른바 자격증 소지자들은 ‘의뢰인을 위해 일한다’고 한다. 김&장 법률 사무소가 200명이 넘는 직원을 거느리고, 그 직원들의 평균 급여가 7억원을 넘고, 대표변호사의 한달 수입이 40억원이 넘는 것은 그들의 능력과 지식의 대가일 수도 있다. 그러나 론스타 펀드의 교묘한 탈세, 외환은행의 불법적 인수에 대한 조력의 대가라면 그들도 공동 범죄자에 지나지 않는다.
나아가 칼라일 펀드의 한미은행 인수 당시처럼 금융감독위원회에 펀드의 은행인수가 가능하다고 자문을 한 바로 그 변호사가, 칼라일 펀드를 대리하여 금감위에 한미은행 인수 승인서를 제출한 것은 일종의 부당내부거래이고, 그것은 관료와 펀드와 변호사의 삼각 부패고리다.
이제 또다시 론스타 펀드라는 의뢰인을 위해 김&장 법률사무소가 나선다고 하니 똑똑히 주시해 볼 필요가 있다. 매국의 대가인지, 아니면 능력의 대가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