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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 안녕

이주찬 |2006.05.02 16:45
조회 116 |추천 1

더 마시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밀어넣었다

4분도 채 안되는 노래 한곡에

미친놈 처럼 흔들거리는 나를

부숴버리고 싶었다

아니 눈물에만 보탬이 되는

잊으려면 잊을 수도 있으나

차마 아까워 그러지 못하는 그 기억들을

부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짜증나는 일을 하다가도 그 애 생각을 하다보면

벌써 그 일이 끝났었고

언제 어디서건 즐거웠던 일들을 생각하며

혼자 웃기도 많이 웃었고

전화벨을 두 번 이상 올리게 놔두질 않았고

쇼윈도 예쁜 옷을 보면 입혀주고 싶기도 했었고

 

평범한 행동에도 왠지 특별히 느껴졌었고

생일이나 의미있는 날이면

선물 때문에 고민도 많이 됐었고

아주 사소한 일까지 알고 싶어졌었고

 

그 가족이나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질투를 느끼기도 했었고

드라마에서 멋진 행동이나 말이 나오면

못봤었길 바라며 한번 해봐야지 했었고

만나기로 한 날에는 스포츠 신문 오늘의 운세나

영구차를 찾기도 했었고

그 아이를 만나는 일 외에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고

아침에 눈을 뜨면

그 얼굴 먼저 생각이 났고

생각을 했었고

 

술이라도 한잔 하는 날이면

몇 년 못본 놈처럼 보고 싶어 죽을라 그랬었고....

더 예쁘고 더 괜찮은 애들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었고

적당히 나를 꾸며

특별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했었고

섭섭한 행동이나 소리에

별 의미 없이 한 거란 걸 알면서도

친구에게 어떻게 해야 하냐 물으며

없는 고민도 만들어 했었고

 

그 애의 아버지를

장인어른으로 모시고 싶어했었고

영어 단언 하나 외울 때도

낑낑대는 놈이

사소한 농담까지 다 기억하고 있었고

재미난 티브이 프로보다

둘이 있는게 더 재미었고

 

그랬지

그랬었지

그리곤 안녕이었지

준비할 틈도 없이

추억이 되어버렸지

 

밀어넣었던 것만큼 도로 뺕어내고

한숨 한번 쉬고

담배 하나 물고

비틀거리며

사람들 틈 속으로 끼어 들었다

지금 스치는 사람들처럼

이젠 아무런 상관도 없어진

너를 떠오릴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밀리듯 걷고 있다

내일이면

아니 내일까지도 필요없이

술이 깨면서부터 현실로 돌아 오겠지

난 계속 보상받을 수 없는 그리움을 술로 달래고

넌 그런 나를 가끔씩은 떠올리며

살아가겟지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우리 애길

잊고 살 날이 올거야

언젠가 우리 애긴

아무도 모르는일이 되고

그리곤 정말로

...........안녕이겠지.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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