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우림, 팝 리메이크로 돌아와 무대에 서다.
10월 27일 오후 다섯 시, 대학로의 질러홀. 몇몇 스태프들과 촬영 기사들이 보는 가운데 자우림의 반짝 콘서트가 열렸다. 운 좋게 이 광경에 끼어들 수 있었던 비스태프로서 자우림의 리허설은 일종의 특별 콘서트나 다름없었다. 5.5집이자 팝 리메이크 앨범 [청춘예찬]의 발표 기념(?) 콘서트라 할 수 있는 MTV의 ‘트루 뮤직 라이브’를 위한 리허설은 세 시간 후에 있을 ‘진짜’ 공연과 11월 5일과 12일 밤 12시 30분에 MTV에 방영될 방송을 위한 것이었다.
관객이 없는 빈 객석를 바라보며 자우림은 “Gloomy Sunday" "청춘예찬" "Summer Time"등의 노래를 연주하고 불렀다. 라이브를 가장 사랑한다는 록밴드답게 그들의 연주는 흠잡기 힘든 완숙도를 보여주고 김윤아의 노래는 시디에서 바로 뽑아낸 듯 완벽했다. 노래가 요하는 정서를 옷을 갈아입듯 그때그때 바꿔 보여주는 그 모습은 타고난 팔색조였다. 자우림만의 그 세련되고 농익은 드라마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짧지만 의미심장했던 대화를 들어보자.
김윤아: 의외로 이것도 해 봐라하고 추천도 해 주시더라구요.
김진만: 네, 추천도 해 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 주시고
김윤아: 일단 저도 선규 오빠와 같은데, Re-make잖아요. 다시 만든다는 의미를 강조하는 건데요. 그냥 원곡을 흉내 내서 똑같이 하는 건 정말 의미없는 것 같구요. 그렇다고 원곡과 무조건 다르게 생각하는 것도 옳은 것 같지는 않아요. 원곡에 대한 우리의 깊은 애정, 존경을 표하면서도 그 음악이 적절히 자우림화된 것을 추린 거거든요. 자신의 방식으로 재해석 한 달까. 그리고 저 역시 가장 애정이 가는 곡은 “청춘예찬”입니다. (웃음)
구태훈: 원곡보다 안 좋을 것 같으면 아예 손 안 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좋아하지만 자우림화가 가능하지 않을 곡도 많았어요. 자우림이 꼭 하지 않더라도 안될 곡들이랄까요. 그런 건 해도 안되더라구요. 제가 애정을 가지고 있는 곡은 “새”예요.
김진만: 다들 리메이크들 열심히 하시는 건데요, ‘왜 했지?’ 하는 노래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제가 듣기에는. 많은 예 중에서 리듬을 보사노바로 바꾸고 건반에 텐션을 많이 줘요, 그리고 노래를 록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런 노래 들으면 왜 했지? 해요... 저는 “Goodbye to Romance"였습니다.
이선규:회의는 많이 하죠.
구태훈: 비슷한 이야기인데요, 작업 하면서 옛날 생각 많이 하게 됐구요. 그때는 공부 말고는 할 게 없었잖아요. 마음을 살찌우게 하는 방법이 없었는데 그래서 그만큼 그 당시의 음악이 소중하다는 생각, 그 음악이 없었다면 뭘 할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아요.
김진만:우리 말고 홍보팀에서. (웃음)
김윤아:앨범에 수록된 곡들도 그렇고 저희가 처음에 곡을 추리기 위해 몇백 곡을 골라 스튜디오에서 작업할 때부터 그런 생각. 지금 음악 하는 우리를 만든 음악들이 있거든요. 우리가 지금의 우리가 되도록 영혼을 살찌웠던 음악들, 그런 음악들을 프로 뮤지션이 된 지금 우리의 이름으로 다시 만들었다는 생각이 굉장히 감동적이예요, 개인적으로는. 인생이 순환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자우림 음악을 좋아하는 지금 청춘을 누리시는 분들과 우리의 동생들도 나중에 이 시절을 회고하면서 우리의 음악을 떠올릴 것 같거든요. 우리도 이번 앨범에 실린 사람들의 음악이 우리의 청춘을 채웠다는 생각도 들고, 아주 좋아요.
구태훈: 비슷한 이야기인데요, 작업 하면서 옛날 생각 많이 하게 됐구요. 그때는 공부 말고는 할 게 없었잖아요. 마음을 살찌우게 하는 방법이 없었는데 그래서 그만큼 그 당시의 음악이 소중하다는 생각, 그 음악이 없었다면 뭘 할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아요.
김진만: 질문이 뭐였죠? (일동 웃음, 재질문) 우리들은 아직도 TV를 놓고 다 함께 모여서, 아니면 공연을 하러 가서 중간 중간 깜짝 놀라거든요. 앨범 한 장 가지고 싶어서 모여서 음악을 한 게 이렇게 커져서... (일동 웃음) 이번 앨범을 만들고 나서 모른 채 지나치다가 앨범 뒷면을 보니 너바나가 있고, 지미 헨드릭스가 있고 그래서 또 깜짝 놀랐어요. What the hell is going on? (웃음)
김윤아: 대한민국에서 록밴드로 사는 것, 그렇게 힘들지 않거든요? 저는 댄스 팀들이 더 힘들 것 같아요. 그 힘든 스케줄 견뎌야 하고 오락프로그램 출연해야 되고, 녹화가 끝나면 새벽 두시에 안무하러 가야되고, 너무 힘들 것 같아요. 록밴드가 제일 좋아요, 사실. 진만이 오빠도 말했지만요, 클럽밴드로 처음에 모여서 음악할 때에는 우리가 만든 시디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거든요. 매년 그 꿈을 이뤄나가고 있고 라이브를 하고, 너무 행복해요
구태훈:록밴드는 오래 갔으면 좋겠어요. 음악 하면서 만족감이 없나봐요, 음악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 뭔가 기대를 하향 조정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좋은 음악 하면서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김진만: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건 간에 해 나가면서 자기는 A라고 생각하는데 B라고 말해야할 때가 있거나 하기 싫은데 해야할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록밴드라는 직업은 그나마 제일 솔직하게 살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구태훈: 오셔서 핸드폰 카메라로 뭐 찍지 마시고요.
김윤아: 어, 정말 이해 안돼요. 왜 공연에 와서 내 사진을 찍지, 내가 무슨 모델인가?
구태훈: 싸이월드에 올리려고 그러는거지.
김진만: 몇만 원짜리 티켓을 사가지고 오셨단 말이죠? 열심히 듣다가 가는 게 낫죠, 그거 찍어서 싸이 조회수 올라가는 게 좋은 건 아니지요.
김윤아: 그게 좋을지도 몰라.
이선규: 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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