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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크라잉넛

Budweiser |2006.05.06 20:22
조회 108 |추천 1

모두들 제대하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한경록: 두 달 좀 넘었어요.


군대로 간 펑크밴드라, 힘든 건 없으셨어요?     이상혁(드럼) 군대 있을 때는 펑크가 아니었어요. 군악대 있어서 색소폰도 배우고.
한경록: 힘든도 없었어요!  

최근에 컴백 공연을 하셨는데요. 장수 록밴드의 컴백 공연을 보는 느낌이라, 한국 펑크의 원년 세대로서 가슴이 벅찼다고 하더군요.     한경록: 컴백 쇼는 공항에서 하는 것 아닌가요? 아르마니 옷 입고…… 부산, 대전, 수원 이렇게 주말마다 하거든요. 일단 군대에서 나오니까 좋고요. 사람들이 와서 마냥 잘 노니까 신났죠. 말이 컴백 쇼지, 저흰 재미있어서 공연 한 거예요.

    나오자마자 공연 연습 하셨을 것 같아요.     이상혁: 연습도 노는 것의 일종이라서, 군대에서는 저희끼리 연습을 그다지 못했거든요. 이 기회를 틈타서 연습 좀 많이 하자, 는 거였죠.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공연 끝나고 맥주를 많이 먹었어요.
이상면: 제대하고 이틀, 삼일 빼곤 연속으로 마셨네요.


이번 공연 컨셉트가 있다면 뭔가요?

이상혁: 일단 공연 컴백이고요, 2년 동안 여러분들께 몸 푸는 기회 드리고 저희도 몸 풀면서 잘 돌아왔다, 다시 한번 우린 달린다. 이런 거 알려드리고.


어떤 곡들을 주로 연주하셨죠?

이상혁: 정규 앨범 1, 2, 3, 4집에 있던 것이랑 [아워네이션]에 있던 것이랑. 또 저희가 군대에서 만든 신곡 하나도 하고요.


“말 달리자” 나올 때 사람들이 울부짖지 않던가요?

한경록: 아비규환이었어요. 운 사람은 없어요. 사람들 무대 올라 와서 스테이지 다이빙 하고, 무대 위에 너무 많이 올라와서 무대가 무너질 뻔도... 자기들이 기타 뺏어서 연주도 하고.

  반대로 감회가 새로워 눈물이 나진 않으시던가요.   한경록: 머리에 젤이 눈에 흘러 들어가니까 눈물이 나더라고요. (웃음)
이상혁: 공연 끝나고 술 먹을 생각 하니까 눈물 나던데요.


입대 즈음, ‘드럭’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당시 드럭에서의 크라잉 너트의 입지나 상황도 이야기해 주시고.       박윤식: 2002년에 월드컵 했었잖아요. 저희가 월드컵 공연을 많이 돌았어요. 그 해가 저희가 활동하면서 일종의 정점에 와 있었던 때란 생각에 공연을 아주 많이 했던 한 해였어요. 군 문제로 12월 말에...
이상혁: 2002년 초에 갔었어야 되는데 4집 앨범 녹음하느라 늦췄어요. 앨범 안 내고 가면 허전할 것 같아서 하고 간 거죠. 그래서 4집 앨범 내놓고도 활동을 별로 못 했어요. 그런 착잡한 심정이 있어서였는지 4집 앨범 색깔도 좀 그렇게 나온 것 같아요.

  입대 즈음에 보신 펑크씬과 지금 본 펑크씬이 매우 다르게 느껴지실 것 같습니다. 펑크는 이제 정말 ‘언더’가 된 것 같습니다. 펑크 1세대로 그곳을 지키고 있는 심정이 어떠신가요.   이상혁: 저희가 한 펑크는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펑크랑 틀릴 수 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지하로 더 숨었는데 펑크는 어느 나라를 가도 다 그렇게 비슷하거든요. 좀 더 세분화되고 전문화되는 것 같은데 저희 펑크는 정신적인 면에서의 펑크로 봐야 할 것 같아요. 굳이 펑크라고 말하고 다니지 않아요, 이제.
박윤식: 자유로운 게 좋은 것 같아요. 설명하면서 다니는 게 귀찮아요. 있는 그대로, 사는 그대로.
한경록: 좋은 밴드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요새 좀 이상한 현상이 불고 있는데, 저희 이후에 나온 밴드들 보면 너무 착한 것 같아요. 되게 재미없고 너무 진지하기만 하고. 술 좀 많이 먹고 낭만 좀 찾았으면 좋겠어요.
김인식: 저희 드럭의 경우도 펑크라고 안 하고 로큰롤이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맨 처음 했기 때문에 1세대 펑크가 되긴 했지만요.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펑크씬은 유지되고 있어요. 안 보여도 그들 나름대로 해외 진로를 모색하고 있고. 펑크가 유행이 지났다는 생각도 있지만 일단 미디어나 방송에서 아직까지도   펑크라고 하는 장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이상면: 지금 많은 장르가 더 세분화되고 다양한 밴드들이 나오고 있잖아요. 보면 다 잘 해요. 저희 없던 2년 간 연주나 테크닉 면에서 정말 많이 발전했다는 게 보여요. 문제는 부각되는, 카리스마가 있는 밴드가 안 보여요. 대신 정신적인 면, 아까 경록이가 말했듯이 정신으로서의 펑크라는 의식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이번에 그린데이가 그래미 록 부문에서 수상을 했는데요, 최근의 네오 거라지 록이 펑크를 리바이벌시키기도 했는데 여기에선 그런 것과 상관없이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입니다.   이상면: 이번에 그린데이가 자신들의 정체성을 새롭게 보여준 거죠. 사실 최근의 랜시드도 그렇거든요. 신선하다고 말하면 웃기지만, 우리나라도 그런 식으로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밴드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스타일에만 현혹돼서 너무 이것 저것 많이 섞기만 하는 것 같아요. 그런 것 보다는 자기 노래에 대한 책임감을 생각해야죠. 저희도 마찬가지고.


펑크 순수주의에 대한 강박, 주류에 대한 무작정의 혐오 가운데에서 크라잉 너트는 거기에서 자유롭게 가장 전략적으로 대처한 펑크 밴드란 생각이 듭니다. 애초 이런 식의 전략을 현실화하는 데에는, 언더그라운드의 맹주로서 고민도 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상면: 아이러니 하지 않나요. 그런 진영에서 저희들 더러 ‘펑크의 에티튜드’를 지켜라, 고 했었는데 결국 그것 때문에 꺾인 거죠. 저희의 경우는 대나무처럼 좀 유연하게 대처한 거고.
(모두 입을 모아) 너무 그렇게 봐 주시는 것 같은데 저흰 별 생각 없어요.
박윤식: 저희도 초창기 때는 술 먹고 맨날 싸우면서 ‘도대체 펑크가 뭐냐’ 고 했는데 뭐...
김인수: 그때 오히려 편했던 게 마음에 안 들면 술 먹고 그냥 받아 버리면 됐거든요.. 니넨 펑크야 아니야, 기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펑크가 아니었고, 그래서 받아 버린 거죠. (웃음) 제대로 잘 했던 사람들은 오히려 저희랑 친했고요.
이상면: 어차피 우리나라에서 진짜로 음악 하기는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예전에 친구들이었던 사람들이 달리 선택한 길이라면, 그들 나름대로 음악을 좋아해 그런 방법을 선택한 거니까 결과적으로 잘 됐으면 좋겠어요. 다만, 저희 크라잉 너트는 폼 나게 하자, 는 거죠.

 

폼이란 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죠?

이상면: 알아서 해석해 주세요. (좌중 웃음... 잠시 후) 폼이란 게 미국의 쿨이란 개념과 다른 것 같아요.
이상혁: 쿨. 너무 짜증나요. 잘난척쟁이들.
이상면: 우린 쿨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쿨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나름대로의 객기라고나 할까, 그런 걸 내 보일래요. ‘우리끼리 신나고 보자’ 하는 거. ‘나는 뭐뭐야!’ 랑은 다른 거죠.


더 많은 밴드가 나오지 않는 게 안타깝네요.

이상면: 나오긴 나오는데요, 라이브만으로 밴드가 먹고 살기가 아직도 힘든 상황이에요. 잘하던 밴드도 그런 문제로 해체하고, 안타깝죠.
김인식: 지금 나오면 망해요. 우리는 운이 좋았지.
박윤식: MP3 문제도 있고. 군대 가 있던 2년 동안 MP3가 이렇게 발전한 걸 보고 놀랬어요.
이상면: 그것도 뮤지션에게 수익이 돌아간다면 상관없는데, 많이 고민해야겠죠.
박윤식: 우리나라도 구조적으로 아직 정착이 안 된 것 같아요. 제도적으로도 마찬가지고.
이상혁: 뮤지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우는 소리 하는 것 보다 그걸 넘어서서 머리를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윤식: 우리나란 전용선이 너무 짧아서 한 곡 받는 시간이 너무 짧아. 한 한 시간 걸려야지.
(또 잠시 동안 MP3에 대한 여러 가지 성토가 이루어졌다.)

     

크라잉 너트가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펑크를 다양화했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틀에 박히지 않은 펑크 밴드로서의 활력 같은 것을 느꼈고, 결과적으로 크라잉 너트의 지평 확장이 한국 펑크 씬에 생기를 불러 넣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박윤식: 펑크 하면 영미 쪽이잖아요. 똑같이 쓰리코드 하는 게 아니라 저희는 한국의 펑크록을 하는 것이죠. 펑크란 음악의 장점이 에너지 전달이 가장 좋은 장르라는 거, 그걸 기반으로 저희만의 스타일을 추구한다고 생각해요.


'다음 음반에서 시도해보고 싶으신 게 있나요.   한경록: 여성 싱어송 라이터가 되고 싶어요. (좌중 웃음)
박윤식: 하드한 메탈 해 보고 싶어요.
이상면: 제가 생각하기에도 저희 스타일이 정신이 좀 없는 것 같은데, 욕심은 많아도 하다 보면 다섯 명이 음악스타일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절제가 돼요. 결국은 ‘크라잉 너트 식’으로 바뀌니까요. 다 걸러지죠. 개인적으로 뉴에이지부터 일렉트로니카까지 다 좋아해요.
김인식: 해체하고 조합하는 게 저희 끼는 아니고, 성격이 나빠서 그래요. 이상도 현실도 없어요, 저흰. (좌중웃음)
이상혁: 조심은 해요. 솔직하게 하자, 따라쟁이가 돼서 이것저것 하려 하지 말고, 이런 거죠.
박윤식: 원칙은 없어요. 노래 만들 때도 정해진 게 아니라, 형식을 세우지 않고 유머를 아는 게 필요하죠.

뮤직비디오를 찍는다면.

A 이상혁: 원칙은 연애 금지요. (웃음) 우리 나라 정서가 참 슬퍼요. 한이니 뭐니, 해서 뮤직비디오 봐도 다 죽어야 되잖아요.
김인식: 감미로운 발라드가 흐르는데 화면에서 때려죽이고, 총질하고(좌중 웃음). 어디 또 뭘 보니까 멀쩡한 여자를 오픈카 트렁크에 넣더니 그대로 차를 불 태우잖아. (좌중 웃음)
이상혁: 그런 것들한테 한방 먹여주는 노래를 만들고 싶어요.
이상면: 우리가 나중에 뮤직비디오로 만들 건데 지금까지 뮤직 비디오에서 죽었던 사람들 다 살리는 컨셉트로. (좌중 웃음)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공중파 방송국이나, 주류 미디어에서도 활동을 하신 편인데 좀 이질감도 많이 느끼셨겠어요.     이상혁: 많이 부딪쳤는데 저흴 다 피하더라고요.
이상면: 저흴 좀 무서워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
한경록: 우리가 대기실을 더럽게 쓰니까 그렇지. (좌중웃음)
이상면: 이상한 것도 많이 묻고. 이상하게 물어보면 저희도 이상한 대답이 나와요. 정말 옛날엔 ‘이런 질문 할 테니까 이렇게 대답해 주세요’라고 한 적도 있어요.
이상혁: 그 이후로 다큐멘터리가 다 ‘뻥’이구나 싶었어요.     크라잉 너트는 신파도 키치적으로, 펑크적으로 코드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키치란 말을 많이 하잖아요.

A 이상혁: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멤버들이 옛날 음악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배운 것 그대로 하는 거기 때문에, 의도적인 건 아니에요. 사실, 처음엔 키치란 말이 뭔지도 몰랐어요.
김인식: 우리가 그렇게 살아요.

    언제쯤 정규 5집을 발표하실 건가요.

박윤식: 올해 6월까지는 공연 하고, 좀 놀다가 하려고요.
이상혁: 해변에 가서 낭만도 즐기고.
이상면: 그래도 올해 전에는 나올 거예요.


버드와이저 웹진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 주세요.

이상면: 콘서트 많이 남았거든요. 많이 오셔서 그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 주세요.
한경록: 술 많이 드세요.
이상혁: 술 먹으면 취하잖아요. 그 취한 기분을 맘껏 즐겨 주세요.
김인식: 우리나라 주세(酒稅)가 얼마나 되나?
박윤식: 일단 크라잉 너트를 알고 싶다면 라이브 공연을 보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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