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세월
세익스피어
나는 진실한 마음의 결합을
조금도 방해 받고 싶지 않다
다른 사람을 만나서 변한다거나
반대자에 의해 굽힌다고 하면
그런 사랑은 사랑이라 할 수가 없다
절대로 그럴 수가 없다!
사랑은 폭풍우가 몰아쳐도 결코 흔들리지 않고
영원히 고정된 이정표다
사랑은 이리 저리 헤매는 모든배에게
얼마나 높은지는 알 수 있어도
그 가치는 모르는 빛나는 별이다.
장밋빛 입술과 빰이 세훨의 휘어진 낫을
비록 피할 수는 없다고 해도
사랑은 세월의 어리석은 장난감이 아니다
사랑은 한두 달 사이 변하기는커녕
운명의 마지막 순간까지 참고 견딘다
이것이 착오라고 내 앞에서 증명되었다면
나는 글 한 줄도 쓰지 않았을 테고
아무하고도 사랑 따위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랑은 어리석은 장난감이 아니다
사랑이 변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면
한줄 글도 쓰지 않았을 것이고
그 누구와도 사랑하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인가를 꽃이라고 지칭할 때,
시간이 흘러 꽃이 시들어 버렸다면
과거에 남겨진 사진 속의 꽃을 보고 시들었다 할 것인가?
무엇인가를 아기라고 지칭할 때,
한 아기가 커서 살인자가 되었다면
지난 시간 속의 아기에게도 살인자라 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무엇인가를 사랑이라고 지칭할 때,
헤어지고 난 뒤에 사랑이 변했다고 한다면
지난 시간 속에 있던 사랑도 변했다고 할 것인가?
오랜 시간 뒤에 시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도 헤어짐을 당하고 난 뒤에.
왜 하필이면 헤어지고 난 뒤였을까.
왜냐하면 그제서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난 시간의 모든 것은
지난 시간 속에 온전히 남아있다는 것을.
내가 자대배치를 받은 부대의
야외 화장실에서 우연히 발견한 낡은 책.
그 책에서 읽었던 세익스피어의 시 「사랑과 세월」
그 때는 시의 제목이 「세월」인 줄 알았다.
이건 그냥 간단한 미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