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굴욕’ 시리즈가 유행이다. 연예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거의 매일 연예인 굴욕 시리즈가 등장하고 있다.
‘굴욕’이란 스타의 돌발적인 사진이나 민망한 장면을 담아 ‘아무개의 굴욕’이라고 칭하는 일종의 네티즌 놀이다. 예를 들어 스타의 팬사인회에 모인 팬이 1~2명밖에 없거나, 키가 큰 연예인(비연예인 포함)이나 몸매가 날씬한 연예인, 얼굴이 작은 연예인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특정 연예인이 상대적으로 옹색하게 보이는 경우 등에 ‘굴욕’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우선 ‘굴욕’이란 단어 자체가 재밌다. 실은 굴욕이라는 단어를 쓸만큼 굴욕적이지 않다. 단어 자체가 주는 ‘황당’과 ‘과장’으로 인해 시너지 효과가 강해진다.
또 ‘굴욕’은 연예인이 망가지는 모습을 자연스레 즐기는 대중의 기호와 합쳐진 현상이라는 점에서는 파문놀이 등 패러디 문화와 겹쳐지지만 고유성과 차별성을 갖는 부분도 있다.
사진 한장면만 패러디하던 방식과는 달리 ‘굴욕’은 제법 서사구조를 갖추고 있다. 몇개의 사진이 이어지기도 하고 말풍선 등을 활용해 그럴듯한 과장된 대사를 첨가해 웃음을 유도한다. ‘굴욕 ○종 세트’가 그런 경우다. ‘불량가족’에서 건달의 체면을 구기는 ‘김명민의 굴욕 12종 세트’는 인터넷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굴욕’은 대중문화 콘텐츠를 수용자 방식으로 해석해 생산에 영향을 미치려는 ‘프로슈머’의 작품이다. 과거에는 ‘오렌지족’ ‘노블레스족’ 같은 개념을 매체가 만들고 대중은 이를 소비하는 형태였다면 ‘굴욕’은 대중문화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던 수준에서 한 단계 나아가 자신들의 메시지를 담아 되쏘는 문화주체적 행위다. 그래서 또 다른 방식으로 대중문화 담론을 재가공해 대중문화를 주도하는 문화다.
이밖에 ‘굴욕’은 사진(동영상 포함)과 글을 가지고 놀기를 좋아하는 네티즌 문화와도 닿아있다.
‘굴욕’을 만드려면 쉬울 것 같지만 많은 내공이 필요하다. 인터넷 공간에는 ID로만 자신을 드러내는 ‘굴욕’ 제작의 고수들이 계급장 떼고 열심히 승부를 벌이고 있다.
‘굴욕’의 초기 생산자는 매체의 보도방향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정도다.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등에서 소위 ‘짤방’(짤림방지)용 사진으로 ‘굴욕’ 사진을 자주 올리면서 쌓은 내공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굴욕’에는 편집과 조작 등 권력이 개입될 소지도 있다. 말풍선으로 생산자의 자의적 해석을 추가할 수도 있다. 웃기 위해 만드는 ‘작품’이라 해도 연예인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령, 특정스타의 사인회장에 여자 꼬마 두명만이 와있는 사진에다 아무개의 굴욕이라는 캡션을 달고 인터넷에 올렸는데 사실 그 뒤에 많은 팬들이 대기하고 있었다면 해당 연예인의 기분이 좋을 리 없다.
물론 이는 예외적인 경우고, 대부분은 재치 만점인 ‘굴욕’의 기발성을 보고 즐기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요즘 마이클럽과 베스티즈 등 연예관련 인터넷 사이트에는 많은 연예인 ‘굴욕’ 시리즈가 올라와있다.
한 여성팬이 케익을 들고 찾아온 지성을 옆에서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연예사병 홍경인의 굴욕, 한계단 위에 서있는데도 키 차이가 별로 없는 김태희의 굴욕, 얼굴 작은 여자연예인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조정린의 굴욕, 레이싱걸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 날씬함이 무색해진 채연의 굴욕, 날씬한 한채영과 사진을 찍은 여자연예인들의 굴욕, 팬클럽 멤버가 거의 초등학생인 서지영의 굴욕 등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굴욕’ 시리즈다.
출저: 네이버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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